안녕하세요, 동네방네 퀴어 여러분.

 

랜선, 부치언니 & 팸 친정언니인 레온입니다.

 

<레즈비언 성생활 기본편> 시리즈가 10만뷰를 달성했어요.

이 변방의 작가 포스타입에서 10만을 넘은 시리즈가 단 하나였는데 (얘 덕분에 먹고 살고 있음...얘는 35만뷰임..자랑임..‘한낮의 탱고’라고 진짜 봐봐라. 다시는 없을 69금 성인글이란다 얘들아!)

 

의리 쩌는 레즈비 언니들 덕분에 또 하나 10만뷰 갑니다.

 

어째서 성생활의 기초도 몰라서 레쥬를 고통받게 하는가, 제 트친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이 글이 어느덧 14편에 다다랐고 정말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아직도 어리둥절합니다. 한두 편 부치팸조크 적당히 버무린 성교육 기초지식 글 적고 적당히 낄낄깔깔하다가 끝나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글을 올려보니 ‘정말로’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셔서 더 잘 적어야겠다는 소명의식이 활활 타올랐죠.

 

여기서 갑자기 좀 그런데, 언니가 너희 퀴어들 많이 애정한다. 일면식이 없어도 애정합니다. 레즈비언, 바이, 트렌스젠더, 기혼이든 미혼이든 비혼이든 네가 누구든 말입니다. 이 험한 세상에서 퀴어로 무럭무럭 자라 19금 글까지 읽을 수 있다니. 그간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우리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서로서로 의지하면서 늙어 뒤질 때까지 잘 살아보십시다.

 

부치와 팸을 가르는 이분법적인 발언을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의 조크는 사회가 규정한 남성성과 여성성, 즉 쟤는 남자 같은 애 쟤는 여자 같은 애와 같은 지적,에 기인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레즈비언으로 살면서 수시로 마주했던 그런 편견을 오히려 개그로 비웃으려는 시도, 우리만의 전용 재미 포인트로 승화해보자 하는 것이에요. 모쪼록 심각하지 않게, 가볍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래서 왜 왔냐믄, 제가 또 올드 부치라서 (만두도 좋아함...) 뭔가 기념을 해야 하지 않을까?싶은 거예요.

 

그래서 준비했다.

 

언젠가 우리가 사랑했던 부치 st 모음.

레쥬의 가슴 속에 이들을 위한 작은 방 하나는 마련되어 있으니까요.

 

자, 추억 놀이 가십시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어.... 이십 년 전인가...(눈 침침)

 

1. 전교회장/과대st 부치

 

실제로 전교회장(미성년자버전)이거나 과대표(성인버전)를 맡는 부치 유형이다. 전교생의 우러름과 선생님의 깊은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대부분 집도 잘 산다. 부족함이 없이 자라난 덕분에 성격 자체가 긍정적이다. 웹소설에 나오는 햇살 캐릭터가 주로 이 1번 유형의 부치이다.

 

이들은 보기만 해도 눈이 부시다. 그들이 뿜어내는 건강한 에너지와 바른 이미지가 뭇 학생들을 감화하기에 충분하다. 목소리는 단단하고 언제나 정돈된 발언을 내뱉는 이들은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다.

 

편한 스타일의 옷을 선호하지만 그것이 후줄근하게 보인다거나 예의 없이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셔츠 위에 니트 조끼를 겹쳐 입는 모범생 스타일의 옷차림도 자주 선보인다. 운동화는 두 개 이상의 색이 조합된 것이 드물다. 검은색이면 검은색 흰색이면 흰색, 단색의 운동화를 신으며 이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는 나XX나 아XXX로 운동화와 양말을 깔맞춤하는 것이 특색이다.

 

안경은 공부할 때만 쓴다.

 

모두에게 친절하다. 그런 성향이 뭇 후배들의 연심을 자극하지만, 애초에 매너가 좋기 때문에 섣부른 고백을 받아도 젠틀하게 거절하여 거절당한 연심을 더 휘몰아치게 하는 부작용이 속출한다.

 

밥을 잘 산다.

무리의 중심에 존재한다.

 

여자친구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모두에게 잘해주는 타고난 성향이 여친과의 갈등을 생기게 한다. 희한하게도 여친 운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FA 시장에 나오자마자 그간 눈독을 들이고 있던 팸의 공격적 대시가 이어져 바로바로 팔린다.

 

 

2. 까불경망 부치

 

이들은 어디에 있든 강제적으로 알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연예인 포스를 타고났기에 누구보다 유명하고 어디서든 이슈를 만든다.

 

시끄럽고 웃기고 특히 가무 (성인이 되면 음주까지)에 능하여 소풍이나 축제 때 앞에 나가서 마음껏 끼를 발산한다. 그런 연유로 팬심을 품은 비밀결사대를 보유한다. 물론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간혹 이런 인기에 질투를 느끼는 꼰대 중년 남자 선생님이 계시고 그들의 견제가 이어져 수난을 겪기도 한다.

 

풍요 속 빈곤이란 이들을 위한 은유.

 

인기가 많으나 마음을 오롯이 줄 여친은 없다. 생겨도 팬심을 가진 비밀결사대들의 항전에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그러면 안 나가떨어지게 하면 되지 않느냐, 물을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눈치가 없다.

 

의외로 순정파다. 그러나 정착할 여친이 없다. 인기를 한몸에 받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한 사람에게 어떻게 마음을 주어야 할지 잘 모른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좋아해서 부딪쳐 와도 눈치가 없는 치명적 결함으로 인해 때를 놓치고 만다.

 

옷을 잘 입는다. 드문 일이지만 선을 넘는 저 세상 패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좀 조용히 입을 다물 만도 한데 다무는 일이 좀처럼 없다. 자유분방한 주둥이가 쓸데없는 추임새를 남발하고 웃는 소리가 큰 것과 더불어 꼭 웃을 때 박수 치거나 옆의 사람을 치는 의미 없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은근히 터프하다.

 

한 성질 한다. 인기가 많은 내가 참아줄게, 정신을 가지고 하수들의 시비를 쳐내지만 한 번 마음 상하면 전면전을 피하지 않는다.


3. 과묵 부치

 

목소리가 너무 예뻐서 그것이 부치가오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에 입을 다문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같은 결로 이름도 예쁘다. 누가 들어도 여자 이름이다. 본인의 이름을 풀네임으로 불렸을 때 경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친한 친구들이 별명으로 부른다.

 

친구가 별로 없는데 항상 친한 친구가 옆에 있어서 혼자 있는 일이 드물다.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나 일단 마음을 열면 다정함이 화수분처럼 쏟아진다.

 

가슴이 크다. 체육시간에 교복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다가 너무나 갑작스런 큰 가슴의 출연에 눈이 휘둥그레질 수도 있다.

 

당연히 운동을 잘한다. 그에 동반한 신체적 우월함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잠자리에서도 힘이 세고 오래간다. 그것에 대해 알고는 있으나 과시하지 않으며 애인이 칭찬을 하면 몰래 좋아하는 귀여움이 있다.

 

처음 사귄 여자친구와 오래 간다. 기본 8년에서 10년을 사귀고, 사귀는 내내 큰 트러블 없이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연애를 이어간다.


유혹에 단호하다. 곁눈질하지 않는다.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리고 옷차림도 신경 쓰지 않는다.)

 

4. 퇴폐음울 부치

 

스치듯 봐야 예쁘다. 멀리서 봐야 예쁘다. 왼쪽이면 왼쪽, 오른쪽이면 오른쪽, 한 쪽 방향만 멋있어서 사진도 그 옆모습으로만 찍는다. 가끔 정면을 마주하면 이질감을 느낀다.

 

이들은 똑바로 보는 일이 드물다. 시선은 사선으로 처리하는 것이 국롤. 목소리를 깔고 이야기하는 특징이 있으며 이런 꾸며낸 의도적인 낮은 목소리에 항마력이 딸리면 안티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각 여고마다 있는 ‘만화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며 이 부치는 그만의 전용 언어 세계가 있어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손가락이 길고 예쁘다.

 

무리가 있는데 그 무리의 구성원들이 같은 유전자에서 자가분열을 한 것처럼 스타일이 똑같다. 가끔 교복 타이를 느슨하게 하고 제 몸보다 훨씬 큰 셔츠의 소매를 2-3번 접는다. 신발 역시 제 치수보다 큰 단화를 신는다.

 

손편지를 쓰는 걸 좋아한다. 편지 중간마다 아주 조그만 그림 (= 마음을 표현하는 참고 이미지)을 그리는 버릇이 있다. 꽃도 좋아한다. 성급한 꽃다발 선물로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일도 있다. 상대가 제 마음처럼 선물을 좋아하지 않으면 수줍어 말 못 하고 돌아서서 눈물 흘려버리는 벨벳과도 같은 심성의 소유자.

 

졸업하면 꼭 생각나는 부치이다.

 

각 잡고 친해지면 나긋나긋하고 사근사근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헌신적이다. 이런 이들만의 귀한 매력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고 이런 이들의 결합은 세상 무엇도 갈라놓을 수 없다. 애인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 행복해질수록 얼굴이 밝아진다. 얼굴을 가린 앞머리가 짧아지거나 이마 위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5. 너드 부치

 

되게 아무렇게나 사는 것 같은데 성적이 좋다. 되게 안 씻은 몰골인데 옆에 있으면 항상 좋은 향이 난다. 되게 안 꾸미는데 꾸민 것처럼 인상 깊은 패션 포인트가 있으며 한 달 동안 안 빤 체육복을 주워 입어도 타고난 몸매 덕분에 맵시가 넘친다.

 

말랐는데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와서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섹시한 몸매의 소유자들이 많다.

 

안경은 필수. 안경 벗었는데 느닷없이 존나 빽빽하고 긴 속눈썹을 나풀거려서 사람 당황하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너 그럴 거면 그냥 안경 쓰지 말라고 하면 세상 귀찮은 표정으로 미간 찌푸리며 쌉소리 하지 말라고 정색한다.

 

창백한 얼굴에 마른 몸에 어떻게 보면 젓가락질도 똑바로 못할 것 같은데 의외로 다부진 면이 있으며 운동도 준수하게 한다. 그러나 언제나 에너지가 금방 동이 나서 사람 안절부절못하게 한다.

 

고백을 삼 천 번 정도 해야 아 얘가 나 좋아하나 보다 인식을 할 정도로 눈치는 애초에 밥 말아 먹었다.

 

말이 잘 안 통한다.

 

6. 긴머리 부치 (응, 그거. 긴머부 응. 갸가 야다.)

 

희한하게 후배들에게 인기가 많다. 물론 남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소개팅 요청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러한 관심에 초연하기에 상대를 더 안달나게 한다.

 

머리 감고 말리지도 않은 젖은 머리로 간혹 눈꼽을 달고 학교에 오지만 늘 피부가 좋고 무엇보다 존나 예쁘다. 얼굴이 예쁘거나 분위기가 예쁘거나 아무튼 ‘예쁘다’라고 생각할 만한 강력한 매력이 있다.

 

긴 머리를 대충 묶고 다닌다. 때가 되면 마르겠지, 하면서 머리 끝에 머리끈을 아슬아슬하게 묶고 다닌다. 그러다가 끈이 떨어지면 길고 굵은 삼단 같은 머리카락이 출렁거려서 괜스레 사람 설레게 한다.

 

잘 안 씻는다. 실제로 안 씻고 그래서 조금 냄새가 날 수도 있는데 그것을 향수로 떼운다. 그래도 예쁘기 때문에 후각을 대충 마비시키곤 한다.

 

목소리가 걸걸하다. 성격도 쿨하다. 뒤끝 없다. 돈 잘 쓴다.

신장이 크다. 본인보다 키가 작은 친구에게 어깨동무 하는 것이 버릇이다. 이들에겐 반드시, 키가 작은 베프가 있다. 

컨버스화 광인들이다. 밑창이 거의 닳아도 구겨서라도 신고 다닌다.

 

똑바로 못 걷는 특징이 있다. 자주 넘어진다. 하지만 괜찮다. 주변에서 일으켜주기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7. 운동부 부치

 

너희들이 아는 그 부치. 끄덕. 

 

 

별 거 없이 또 사담이 남겨져 있으니까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그만 나가보셔도 좋습니다. 뭐 또 구구절절 얘들아, 얘들아, 하면서 잔소리를 하고 있겠지요. 다들 고마워요. 나가시기 전에 하트 꼭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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