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올렸던 것 적당히 다듬어 올립니다.



본즈커크로 늑대의 탈을 쓴 양 커크 보고 싶다. 정확히 말하면 드센 척하며 쌈박질도 하고 이사람 저사람 자고 다니기도 하는데 사실 엄청 선한애인 거… 반항기같은 건 없지만, 외부에 보일 이미지로 필요하니까 하는 애인 거ㅋㅋㅋ

본즈는 커크 첨 봤던 날 피 칠하고 나타난 데다 은근한 술냄새도 풍겨서 저 못지않은 밑바닥이라 생각했음 문제는 레너드맥코이의 밑바닥의 기준도 잘못된데다 무엇보다 짐커크는 딱히 그런 밑바닥도 아니었다는 것임 뭐, 이혼했고 돈도 없다고는 하지만 또래 나잇대에 비하면 커리어도 빵빵하고 누구는 몇년씩 공부해서 들어가는 곳을 아무렇지 않게 입학했다는 걸 보면 그렇게 망한 인생이라고 할 수는 없었음. 스타플릿에 입학한 레너드 맥코이 나이가 겨우 28밖에 안됐었으니까.

사복이나 입고 입학실 날 등장한 둘의 모습도 가관이었지만, 우연의 결과로 기숙사까지 같이 쓰게 되면서 본 커크는 생각만큼 밑바닥은 아니었음. 물론 시비가 걸리면 잘됐다는 듯 싸우기도 하고 곧잘 남의 침대위로 올라가곤 하는 녀석이긴 했음 하지만 요리도 할 줄 알고 기숙사 살면서 부딪히기 좋은 청결문제나 소음따위의 문제는 거의 없었음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 그렇게 사납게 구는 타입도 아니었고. 레너드가 몸집이 큰 남자라 시비를 안거는게 아니었음. 그냥 먼저 시비거는 타입은 아닌 듯 했음 그래도 주변에서 '그런'눈으로 볼만한 것들을 일단은 하고 있어서 본즈 내면에는 '좋은 애긴하지만 어딘가엔'이란 생각이 있었음. 제임스커크는 처음 본 때와 다를바 없는 행동들을 꾸준히 보여줬거든. 줘터져 들어와서 치료해준 적도 많았고, 아무나 후리고 다니다 뺨맞고 돌아온 적도 있었으며 가끔은 교관이랑도 싸웠음

실은 시비가 걸릴 때마다 커크는 약해보이지 않기 위해 몸을 부풀리며 싸운거였지 시비거니까 잘됐다 싶어 문건 아니었음 그렇다고 커크가 입만 재바른 녀석도 아니고 주먹도 매서웠기 때문에 소문은 소문대로 부풀려졌지

그리고 연애문제로 누군가를 울린건 고의는 아니었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뺨을 맞을 때마다 암말도 못했지만 변명할 거리는 많았음 커크는 애착관계를 제대로 형성해본적도 없었고(부모의 부재, 형제의 가출, 폭력적인 보호자) 그래서 관계 이어가는 법을 잘 몰랐음 게다가 깊어졌다 헤어지면 어쩌나 두려웠던 것도 있었음 그런데 어릴 때 배운 섹스는 좋았고… 멈추기는 힘든 일이었지. 오픈릴레이션십이니 좋은 말들이 많았고 커크도 나는 그런 사람이야, 말했지만 그에게 쉽게 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음 게다가 그 사람들이 반하는 모습이 진짜 커크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었음 반하는 모습들도 진짜 커크와는 좀… 달랐음 너라면 이런건 쉬웠겠지? 하고 묻는 말에 대강 쿨한 미소지어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은 자기도 힘들 때가 많았고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은 커크가 살아남기 위해 만들었던 이미지들이었음.

교관이랑 싸우는건 걍 교관에게 질문했는데 워낙 이미지가 이미지고 스스로 만들어온 행동거지에 감화돼서 공격적인것두 한몫했음ㅋㅋ

하여튼 그래서 생기는 오해들이 보고 싶은데 대략 이런 상황들이다.

 

 

어딘지 불쾌한 한숨을 내리 쉬더니만 짐커크는 결국 패드를 집어던졌다. 쟨 또 무슨 문제가 생겨서 저래? 룸메이트의 행동에 움찔하며 레너드 맥코이가 안색을 살폈다. 그러나 짐커크는 면밀히 살펴주는 친구의 눈이 부담스러웠다. 상세히 설명하기는 귀찮기도 하여 그냥 '나가 봐야겠다'라고만 일갈한 뒤 자리를 떴다. 눈을 피하는 것이나 뒤에 불붙은 양 재바르게 뛰어나가는 모습 모두 의아한 레너드는 제임스가 어째서 나갔을까 고민했다. 계속해서 불편해 보이는 표정이었기 때문에 또 누군가와 싸움질이나 하는 것은 아닐까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닌 탓이다. 그는 결국 제임스를 찾아 나서야 겠다고 생각했다. (중략)

 

제임스가 있을 법한 유흥가나 펍은 모두 돌아다닌 것 같은데 머리털 하나 찾지 못했다. 레너드도 나름대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워 들은것들이 있었다. 또래 남자애가 갈법한 곳은 다 갔지만 제임스의 머리꼭지 하나를 못찾았다. 제임스가 다니는 곳은 엔간해서는 모르는 곳일지 모른다. 어딘가 지하의 내기 싸움장같은 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레너드는 한숨을 쉬며 뒷머리를 긁었다. 제임스를 찾아 무엇하리. 제가 해줄 것도 없고, 생각해보면 왜 찾는지도 잘 모르겠다. 뭐 얼마나 친하다고. 레너드는 그런 심경으로 천천히 스타플리트 교내로 걸어 들어갔다. 그 사이 보이는 것은 운동 기구들이 늘어져 있는 공원…… 쟤가 왜 저기 있지? 열심히 기구위에서 발을 구르고 있는 제임스에게 다가가자 여상한 태도로 인사하는 동거인이다.

안녕?

너 왜 여기있냐? 그가 고개를 까딱하며 기분이 안 좋아서 땀빼려고 여기 있었지. 하며 별 대수롭잖게 대답한다. 레너드는 어느새 벌어진 입을 다물며 고개를 저었다. 멈춰선 제임스는 레너드의 몸에서 밤거리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물었다.

내가 어디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네가 여기 있을 줄 몰랐지.

레너드는 어쩌면 여태 자신이 생각했던 제임스는 죄다 잘못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머리에 박히기도 전에 제임스가 이마를 손등으로 닦아내며 레너드의 멱살을 잡는 게 아닌가.

너는 어디 있었어? 안도리언 냄새가 나잖아.

(*안도리언, 트렉세계관에서 테란에게 있어 마약과 다를게 없는 분비물을 온몸에서 뿜는 외계인)

레너드는 그저 천천히 대답했다.

그냥 의료실습키트를 놓고 와서 가지러 갔다가, 다른 학부생들이 그걸로 실험하는 걸 잠깐 봤거든.

다만 속으로는 아주 빠르고 집요하게, 제임스가 안도리언과 엉켜있는 장면이 그려졌다. 역시 제임스는 그런 애일지도 몰라. 우습게도 그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판별을 하기보다 레너드는 자신이 제임스 앞에 서기에는 어딘가 초라하단 생각이 들었다.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 듯한 기시감. 순식간에 요 전의 제임스만큼 뜨겁고 불쾌한 한숨이 흉부에 가득 찬 레너드는 제임스 옆으로 섰다.

안되겠어. 나도 땀이나 빼야겠다.

제임스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로 레너드의 팔뚝을 치며, 넌 이미 몸 좋은데. 우스갯소리나 했다. 레너드는 제임스야 말로 얼마나 몸이 좋은가를 생각하며, 축축하게 달라붙어 형태를 드러내는 옆 사람을 훔쳐보다가 그만뒀다.

그냥 기분 좀 풀려고.

 

머 이런거 보고 싶다

Life is disaster but we have each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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