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heart recipe

-Prologue-

w. Jude


“레몬을 짤 때는 가르기 전에 이렇게 도마에 놓고 힘주어 굴려 주면 더 쉽게 많은 양의 즙을 얻을 수 있어요. 물론 시중에 파는 레몬즙을 쓰셔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진우는 맨 앞이지만 잘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자리에서 열심히 수업을 들으며 노트에 옮겨 적고 있었다. 아니, 옮겨 그리고 있었다. 크로키 하듯 빠르게 그려 나가는 것은 다름아닌 레몬을 굴리는 손.

‘완벽해. 뼈 마디 굵기의 밸런스도 좋고 길고 곧은 손가락도 완전 퍼펙트야.’

수업 내용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제가 찾던 이상적인 손 모양을 하나라도 놓칠 세라 집중해서 작은 스케치북에 담아내고 있었다.

“이제 한 번 해 보실래요?”

셰프와 눈이 마주쳤다. 딴짓 하고 있던 진우를 알아챘다는 듯 눈썹을 한번 들어올리는 바람에 진우는 후다닥 스케치북을 접어버렸다. 으… 웬 망신이야. 마치 ‘진우 씨 집중 안해요?’ 묻는 듯한 표정에 진우는 얼굴이 빨개져 버렸다.

“뭐부터 하면 되나요?”

같은 조원인 아주머니께 속삭이며 묻자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앞치마를 두른 아주머니가 진우를 향해 코를 찡그리며

“으이구, 진우 씨 또 하나도 안 들었지?”

“죄송해요, 제가 사정이 있어서…….”

두 손을 모아 비는 시늉을 하며 애교스럽게 말하자 아주머니는 이내 웃으며 그런다.

“알아, 진우 씨 화가지? 매번 보니까 스케치북에 뭘 그리는 것 같더라니.”

“아, 네…….”

화가는 아니지만 엇비슷한 무언가는 된다. 하지만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이해 하실 수 있을까? 진우는 웹툰 작가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BL웹툰 작가다. 그러니 화가로 알고 계시는 것이 아주머니에게도 진우에게도 더 나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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