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지 후기

2. 회지 내용 코멘트

(그냥 웹공개에 올렸던거 복붙 백업입니다. 웹발행 결제 안하셔도 읽을 수 있게끔 여기다 옮겨놓아요. 읽으신 분들은 쭉~ 쓰루하셔도 됨!)

<호우주의보>에서 <대설주의보>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대협이의 태도가 '가볍다'고 표현한것에 대해 약간의 보충이 필요할 듯 하여 또 메모장을 열었습니다.


뭔가... 매번 사족 붙이는거 안좋아한다고 하면서 둔둔한 글을 쓰게 되는데...(사족 붙이는거 좋아하는듯...) 이번엔… 첫 장편(?)이고 능력의 한계로 풀어내지 못한 설정들이 좀 있어서 길~게 적어봅니다…



여기에서는 회지의 내용에 대해서만 코멘트를 하도록 하고, 회지의 제작이나 배경 취재 등 내용 밖의 이야기들은 따로 포스팅을 해 보도록 할게요.



제가 적절하게 표현을 못한 것 같긴 하지만…

<호우주의보>에서 대협이가 태웅이를 밀어냈던 데에는 태웅이가 '남자'여서 라는 이유도 있어요. 이게 제 머릿속에서는 제법 큰 부분이었는데 다시 읽다보니 전혀 표현이 안되어 있는 느낌이군요…(머쓲…) 동인지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 다룰 수 있는 이야기를 피해가려 한 것도 조금은 있었지만… 


<호우주의보>에서 대협이는 태웅이의 기사를 일일이 스크랩해 모아둘 만큼 태웅이를 의식하고 있지만, 절대 '계속 함께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거리를 두고 말죠. 대협이가 이런 느낌을 받는 건 태웅이의 재능과 농구에 대한 집착 때문이 컸지만, 한편으로 동성이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시대가… 시대이기도 했고. (90년대 동아시아는 미디어의 개그캐나 조연으로조차 퀴어를 접하기 힘든 곳이었으니…)


그런데 대협이는 사회로 나와 20대를 살면서, '관계'가 영원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사랑'이 항상 숭고하거나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것, 살면서 가끔은, 선 넘는 짓을 해도, 길게 보면 사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 뭐 그런 것들을 배웁니다. 


여기서 대협이는 20대 후반이잖아요. 

그것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을 타입의.


게다가 시대가 이제 2000년대 초반… 동성간의 사랑이 낯선 실체가 아니게 되었고…


그래서 <호우주의보> 말미에 대협이가 한 결심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태웅이랑 평생 함께 하겠다는 사명도,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고자 하는 용기도, 누군가를 등질 의지도 아니었어요. 그냥, 살면서 너무 오랜만에, 어쩌면 10대 이후 처음으로. 자신을 순수하게 욕망해주는 상대를 만난 거죠. 나도 얘한테 마음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과거 밀어냈던 것에 대한 약간의 죄책감도 있고… 신경쓰이던 차에. 한 번 선을 넘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예쁘게 연애하다가,

나중에 각자 갈 길 가게 되어도, 

괜찮은 거겠지.

인간관계란 원래 흘러오고 흘러가는 거니까.

너무, 무거워지지 말자.

딱 이 정도.


그러니까 이 시점에서,

윤대협의 사랑은 복잡하지만 가볍고,

서태웅의 사랑은 단순하지만 무겁습니다.



<대설주의보>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대협이의 이 모호한 태도를 태웅이가 몰랐을까요.

서태웅은 단단하고 무뎌 보이는 사람이고, 실제로 단단한 사람인건 맞지만, 무딘 편은 아니에요. 정확히는, 스스로 무뎌질 만큼 인간관계의 풍파를 안겪어봤어요… (웃음) 태웅이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누군가의 질투를 받더라도 본인이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만큼 잘났었으니…


그러니까 얘를 유일하게 거부하고, 껄끄롭게 만들었던 게 윤대협이었던 거에요.


대협이랑 사귀게 되었지만 태웅이는 그리 안정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태웅이에게 윤대협은 너무 어렵거든요. 도대체 진심이 뭔지 모르겠어요. <대설주의보> 1부 초입에서, 자연스레 상대의 집을 드나들 정도로 관계가 발전하지만, 태웅이는 아직 윤대협이 왜 자신을 받아줬는지조차 모릅니다. 그도 그럴게, 아직까지 윤대협은 태웅이에게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거든요. 적당히 상냥하고 애인처럼 구는 주제에.


태웅이가 여기서 불안을 느끼는 이유가, 서태웅은 사랑을 농구 하듯이 하거든요. 숨 쉬듯 당연한 거. 평생 아무 의심 없이 해야만 하고, 할 예정인 것.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 늘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방법을 몰라요. '상대'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상상을 못합니다. 그런데 어른 윤대협의 태도는 그렇지 않거든요. 평생 너 하나만 보겠다, 라거나, 네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라는 식의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본인이 원할 때 떠나버릴 것 처럼. 그래서 태웅이는 여전히, 대협이에게 묻고싶은 게 많지만, 물을 수가 없어요.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 할 까 봐.



그런데 윤대협의 침실에서 스크랩북을 발견하게 되죠.

이게 태웅이가 대협이의 진심과 처음으로 마주하는 순간이에요.


여기서부터, 마음 속에 품고 있던 불안과 궁금증이 뒤섞여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너를 찾으러 갔다'며 운을 뗀 건, '너도 그때 나를 봤어?'라는 물음을 던지기 위해서였고요.


1부에서 3부까지, 태웅이는 그렇게 내내 대협이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나 봤으면서 왜 떠났어?


또 그렇게 떠날거야?


이 불안상태가 정점을 찍은 게 3부 도입의 태웅이의 꿈인데, 살짝… 딴 얘길 하자면 이 부분 자체가 작년 여름에 BGM인 Next 2 U를 듣다가 떠오른 거거든요. (이거… 사실 작년 여름 유럽 가던 비행기 안에서 떠오른 거라… Way Back Home을 구상하던 시기에 얘도 같이 구상했던 거랍니다…) 


원래 <대설주의보>의 모든 BGM은 1980-1990년대 음악으로 구성하려했었는데 이 부분만큼은 노래를 먼저 듣고 떠오른 장면이라 어쩔 수 없었던 어쩌고저쩌고… (6부 Way Back Home은 애초에 시대배경 자체가 2010년 이후이기 때문에… 요즘 노래여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어쩌고저쩌고…)



암튼, 내용으로 돌아와서


그런데 딱 이 때 즈음 부터, 대협이에게도 변화가 생깁니다.

<호우주의보>에서부터 윤대협은 이제껏, 언젠가 서태웅과 함께하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끝없이 상기하고, 태웅이를 너무 좋아하지 않기 위해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내 옆에 있는' 서태웅이 '딴 세상 사람 같다'고 느끼는 순간, 무서워집니다.

자신의 삶에서 태웅이가 없어지면 안될 것 같은 거에요.


물론 대협이는 알고 있습니다. 태웅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요. 

그런데, 그것 말고도 좀 너무 많이 알아요. '관계'란 어느 한 쪽이 좋아하는 마음 만으론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 까지. 다 알거든요. 대협이는.


이제까지는, 우리가 어떤 이유로 틀어지면 각자 갈 길 가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떤 이유로 얘랑 틀어지면 내가 안 괜찮을 것 같으니까,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안하던 짓을 하죠. '매니저'같은 단어에 꽂혀서 말싸움을 건다거나. 여유가 없어진 거죠.


그래, 평생 연애만 했던 윤대협이

처음으로 사랑을 시작하는 겁니다.


<호우주의보>에서, '나는 그거로 안 될 것 같다'라는 말은, 네 마음은 잘 알고 있고, 너와의 관계에서 선을 한 번 넘어보겠다… 라는 선언이었다면

<대설주의보>에서, 정확히는 4부 'Stay With Me'에서 반지를 선물하는 장면은, 네가 어떤 생각이든 너 잡고 안 놔주겠다, 라는 선언이에요.



그런데 태웅이도 같은 날 똑같은 선언을 하고 있잖아요.

심지어 선수를 쳤죠. (^^)



사실 태웅이는요, 대협이와 만나고 부터 줄곧 대협이와 함께 살아갈 생각을 합니다.

관계의 초반, 윤대협이 얘랑 연애할 생각을 할 때, 얘는 윤대협이랑 같이 살아갈 생각을 해요.

자연히 일본의 프로농구 출범 과정에 껴 있는 내내 여기 윤대협이 같이 있으면 좋겠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죠.


물론 대협이처럼, 어떤 프로젝트의 생리나 정치적 알력다툼에 대해 깊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능력 있는 선수로 굴러온 짬밥이 있으니, 본인의 영향력에 대해 모르진 않거든요. 

윤대협 혼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을, 

태웅이는 늘 해 왔던 대로, 단순하고 묵직하게 밀어붙입니다.

대협이는 다른 논리보단 이런 태웅이의 태도에 설득이 되고요.


이렇게 윤대협의 인생 2막이 열립니다. 태웅이에 의해서요.

이 삶을 다루자면 이젠 더이상 동인지가 아닌 너무나 그먼씹(…) 이야기가 될 것 같아 두 페이지의 서술로 생략해서 표현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을 겁니다. 


그래도 이제는 태웅이랑 함께니까, 힘들면 의지하며 잘 해 나갔을 거에요.


그리고 그 끝은, 역시 태웅이의 은퇴겠죠. 코치의 수명은 좀 더 길지만 선수는 언젠간 반드시 필드를 떠나야 하니까. 더 이상 새로운 '한 판'이 존재하지 않는 삶, 그게 태웅이에게 찾아오는 순간이 올 겁니다.


농구 없는 서태웅. 이건 팬들도 본인도,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에선 괜찮을 겁니다. 윤대협이 함께니까요.


서태웅의 인생 2막은 대협이에 의해 열릴 거에요. 역시나 제가 자세히 다룰 순 없겠지만, 6부 'Way Back Home'에서는 이후 둘이 평생 의지하며 살아갈 것임을 최대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좋아하니까,

강해지면서.


그리고 여기까지 그리니 한 190페이지 왔다갔다 하길래…

이왕이면 200페이지를 채워보기 위해 번외로 슬쩍. 이후 둘의 삶을 짧게 다뤄봤습니다. (<이게 보너스트랙, 락페스티벌)



그럼,

<호우주의보> , <폭염주의보>, <대설주의보> 총 약 330p에 걸친 센루 주의보 시리즈는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3. 행사 후기





4. 말이 많다

이고 여기서부터는 일본 다녀와서 짧게 추가... 

(다른건 이미지인데 여긴 줄글이죠? 가독성 미쳤죠?? 죄송합니다 ㅠㅠ 글씨 크기 막 왔다갔다하고 난리도 아닐텐데 하,,진짜 별거없고 일기용이니 읽지마세요(,,,?)) 

여기서부터 또 혼잣말 (반말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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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러고 적어놨구나… 4일전의 나는 진짜 욱긴 사람이었네 역시 후기는 진짜 딱 삘 왔을때 써야하나봄 지금 썼으면 다른 이야기를 했을듯…


모암튼 이삼일 할 일처리를 반나절만에 하고 업무통화 꺼버리고 (?) 가마쿠라로 떠났는데 뭐 두 번째 가서 얼마나 새삼스럽겠어 했지만 진짜 새삼스러웠다. 나에겐 든든한 배포전 회지와 굿즈들이 있기에... (일정상 기내 캐리어만 들고 가서 많이는 못가져갔지만…)


센루레이디들 진짜 짱… 저는 센루 온리전이 열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여긴 그래도 트위터보단 개인적인 공간이니까 적어보자면 내가 예전에 참여했던 OO른배포전은 만화회지 신간을 낸 사람이 나…? 밖에 없었었음… (글회지도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았다. 신간은 10권…?) 뭐 이미 한참 흥한 시점에서 4-5년 후에 내가 늦덕으로 들어간거라 부스도 20개정도였고 그래서 더 그랬던 것 같은데… 


내 배포전 경험은 저거 하나라 이번 배포전에서 책 많이나와서 신기하고 좋았다. 물론 슬덩온때도 책은 많이 나왔지만 내씨피가 많다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단일씨피 온리전에서 책이 이만큼 나오는 걸 보니 뭔가… 와 대단하다 싶었음.

그리고 하나둘 읽다보니 내 책, 굳이 나왔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몬가 여러모로 깊이가 부족한 듯 한…

그래도 작년에서야 제대로 만화라는걸 그려 본 입장이라 이 정도면 최선이었다 싶기도! 할 땐 와 나 진짜 이거보다 더 잘 할 수 없음!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


사실 저렇게 미련 없이 마무리를 해 놔서 아 이거 그리면 나는 완덕하겠구나~ 생각했고 행사 끝났을 때 까지만 해도 그럴 생각이었다. 좋아하는 장르 새 영화가 개봉하기도 해서 슬슬 그쪽을 더 하게 되려나~ 했는데 이번에 가마쿠라를 가서 생각난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아마 7월 대운동회까지는 책 한 권을 더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고딩센루는 한 번 그려봐야 하지 않겠음? 도입만 짰는데 30p쯤 나오는 것 같아서 50p로 줄이는 게 가능한 말인가? 하면서 쫌 심각해짐. 이번엔 또 며칠이 걸리려나…? (이게 길어지면 준브페에 나올 순 없을 것 같고, 준브페는 진짜 떡으로 가득 찬 20p이하 중철 떡인지나 내볼까…)


근데 문득 돌발본…이라는건 어떻게 하는걸까 난 20p여도 한달은 걸릴 것 같아서…

이번에 회지 내신 분들 후기도 쭉 보고 그중 몇몇 분들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글보다 만화가 편해요~'하시는 분들이 제법 계셨다. 와 만화 잘 그리는 사람들은 다 이런건가? 근데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긴 해… 스케이트 국대들은 걷는거보다 스케이트가 편하겠지... 싶어져서…ㅋㅋ 난 평생 그건 좀 어렵지 않을까… 하고 생각 해 버린…(난… 저 위에 후기의 이상한 민머리캐릭터 그리는거도 되게 낑낑거린다… 죽…여줘………)

어리고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넘칠 때 이것 저것 낙서하며 그림을 시작했던게 아니라 성인 되고 한참 후 처음부터 일러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듯 배워버려서… 요즘은 쫌 결과물이 동인에서 즐기기엔 부담스럽게 나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고… 


각설하고… 아! 또 이번에 깨달은게 있는데 내가 실물원고 치고는 컷을 너무 크게 쓰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칸 크기를 줄여볼 생각인데 그래서 페이지 수 자체가 줄어들긴 할수도 잇겠다. 

내가 취미 장비 밖에 없어서 작업하는 화면이 좀 작은 편인데 그거로 보다 보니 나는 작다고 생각한 장면이 A5로 뽑혀 나오면 대빵 커지고…그래버려서… 이것도 한 번 의식적으로 조정을 해 볼 생각! 모 암튼 대운동회때 회지는 50p는 아마 넘을 것 같고 기력 이슈로 너무 길게는 안하지않을…까 ? 암튼 고딩센루. 고2x고1 ~ 고3x고2 쯤되는 무언가... 인터하이 직후~ 윈터컵 직전에 태섭이가 제법 나오게 될 것 같은… (로맨스로 엮이는건 아니고요! 바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는데 꼭 필요한 애라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어쩌고저쩌고…)


너무 길어질 것 같으면 웹에 연재로 풀고 재록 형식으로 책을 내게 될 듯… 몰라 지금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어…



많은 분들 후기에서 "내가 2월까지 센루를 할 줄 몰랐다…"를 봤는데 ㅋㅋ 저도…ㅋㅋㅋ

왜 뭘 하나 잡으면 기본 2-3년인지 모르겠는… 



아니 근데 완덕은 어떻게 하는거야? 나 하이큐도 아직 완덕을 못했어… 

… 



진짜 이야기 너무 왔다갔다해서 죄송한데 이번 가마쿠라 여행에서 새롭게 본 게 있어서 마지막으로 그거만 붙이고 끝낼게용…

 


트위터에도 올렸는데…  뭔가 튀어나온 곳(저런걸 둑? 도크? 라고하나? 저 진짜 용어를 몰라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봤다! 보고 넘 설레버려서 거기까지 내려갔는데… 

거기서 후지산이 보이는거야… 


(사진은 허락받고 찍어서 올립니다!)



아, 근데 여기 능남에선 좀 멀기도 하고… 원작에서 대협이가 앉아있었던 무슨 닻… 을 매는 무언가… (…?) 도 없고 해서 원작에 나온 장소라고 하긴 좀 그런데 낚시를 한군데서만 하진 않았을테니까? 여기도 왔을 확률이 있지 않을까? 걸어서 30분이면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걍 집앞이었다는데… 


모 암튼 디협이가 바다를 바라볼 거라는 생각은 많이 했지만 걔 앉아있는데 이렇게 멋진 윤슬과, 에노시마(슬램덩크 마지막에 루카와가 바라보던!)와, 후지산이 보일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엄청 새롭게 느껴졌다! 이건 캐해라고 할 건 아니고 그냥 센루 하시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저 할아버지(? 아버지?) 두 분이 정말 재밌었는데… 

내가 수상하게 다가가서 서툰 일본어로 말을 걸자… 


나: '아노… 샤싱 톳때모 요로시이데스까?'(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건데 솔직히 나도 맞는 문법인지 잘 모름)

낚시하는 분: 무슨 사진? (난노 샤싱? 돈나 샤싱? 둘 중 하나였던듯)'

나: '후따리노 우시로다께… 난까 캌코이이 또 오못떼…' (두 분 뒷모습만…  뭔가 멋있다고 생각해서요…  라고 말하고싶었는데 제대로 말한걸까?)

낚시하는 분: 멋있긴 무슨! (캌코이쟈나이요! 대충 이런느낌으로 말씀하셨던듯 내가 알아듣긴 했는데 완벽한 문법으로 복기할 순 없다… 그리고 낚싯대 치지 말라고 조심하라고 말씀하셨던듯)



모 암튼 이런 대화를 했다. 그리고 낚시하는 두 분은 진짜 쿨하게…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열심히 낚시를 하셨다… (피사체가 렌즈를 의식하면 렌즈를 통해 그게 느껴지는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으셨음…)


아 뭔가 낚시 하는 사람들은 이런가? 싶어져서 좀… ㅋㅋ 아 이 와중에 윤대협 생각하면 너무나 오타쿠같지만… 누군가 말 걸어도 낚시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즐거웠음


그리고 아유카상의 도움으로 토케이 시큐리티 히라츠카 체육관에 들렀다! 능남vs북산의 경기가 열렸었던!

원래 경기가 있으면 내부 견학이 불가능한데, 알아보지 않고 간 거였지만 이 날은 운 좋게도 가능했었다. 20%정도의 확률이었다고…


대부분 미츠이쿤을 보러 오는지, 관계자분께서 저기 미츠이쿤의 계단이 있어요~ 하면서 우리를 데려가 주셨는데 포카리 못떼 나이노?(포카리 안 가지고 왔어요?) 하시더니 포카리를,,ㅋㅋ 가져다주셔서 넘 웃겼다 아니 다들 들고 오시나요…

우리 말고 다른 분들도 있었는데, 친구를 계단에 앉히시더니 "자! 좀 더 분한 티를 내봐! (못또 쿠야갓데~ 대충 이런 말이었던듯)"하셔가지고 빵터져벌임…


객석에 올라가 봤는데 생각보다 경기장이랑 진짜 가까워서 와 이정도면 응원하는거 다 들리지… 싶긴 했음.  예전에 센다이체육관은 내부를 못들어가봤고, 도쿄체육관은 들어가본 적 있는데 도쿄는 본선 하는 곳이라 그런지 엄청 크고 객석과 거리가 넓어서 이러면 진짜 오케스트라는 데려와야 응원이 들리겠다 했는데 지역 예선 경기장은 정말 작고… 친위대 소녀들 이 거리에서 루카와쿤을 봤다는게 넘 부러워… (심지어 농선들은 키도 크니까 진짜 얼굴이 걍 1~2m 앞에 있었을 것 같움 나였으면 경기 한 번 보고 무조건 저항없이 팬이 되…)




뭐라고 끝맺어야할지 모르겠어서 또 급 여기까지…  할 말은 다 한 것 같습니다.


암튼 나는… 

센루 온리전이 열려야한다고 생각해… (수동적으로 요구하기)



-

5. 윤대협 광고 일러스트 작업기

탐라에 갑자기 대협쿤 광고 후기가 많이 보여서 이거도 짧게 추가 해 봅니다...

컨택이 아마 작년 10월쯤 왔던 것 같은데 사실 첨에 컨택 주셨을 땐 '광고판'이라고 생각을 못하고(이 때 걷고 있느라 제대로 안읽음... 죄송합니다) '윤대협 광고 프로젝트의 리워드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OK를 했다. 그 때 즈음 배포전 준비로 완전 정신없음 상태일 것 같아서 기력을 너무 쓸 순 없을 것 같…


그런데

외경 삼… 삼천이면 삼십센치…삼백센치… 삼…삼미터???

(위로 다시 올라가서 자세히 읽음) 아 헐. 전광판이요? 저를요?

살짝 당황했지만 침착한 척… 알았다고 했다.


음…



이제 와서니까 말하는 거지만 엄청 부담스러웠다… 그리는 내내 후회를 음청 함

이게… 내 연성 내 회지면 그냥 원작을 존중하는 선에서 내 맘대로 그리면 되겠지만…

이건…

모두의 염원과 금전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모두의 맘에 들어야 한다…!!!!


일단 난 얼굴 그리는 건 딱히 자신이 없는데다 캐릭터 단독 일러<는 진짜 별로 경험이 없는데…

내 그림은 대체로 캐릭터 동세가 정적이고 배경에 뭘 채워서 어떻게든 있어보이게끔 <해 놓은 것들이라, 저렇게 '빛'과 '아이템'을 싹~ 빼고 오직 '얼굴'과 '근육'과 '동세'로만 승부 보는 그림은 그려본 적이 거의 없다. (그렸어도 결과물에 만족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와 이런 그림은 진짜 기본기가 없으면 어렵구나… 하는 생각만 했던) 보는 입장에서는 '다 같은 그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쨌든 이번 작업은 요청사항을 딱 봤을 때 내가 잘 그릴 수 있는 류의 그림은 아니라고 생각했움.



광고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납득할 만한 조형(생김새) 이어야 할 것 같고<

그럼에도 센루 소녀들의 서포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센루레이디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가 살아 있으며<

캐릭터 하나만 띡. 그려도 허전하지 않은 동세가 있어야<

게다가 강남역이면 일러스트 학원도 많은데… 적어도 누가 봤을 때 이상하진 않을 만큼은 그려야 할 것 같고…

혹시라도 컬러라던지 유니폼 디자인 틀리면 그 날은 공론화당하고 죽을테다…(극단적)



뭐 암튼 자잘하게 신경쓰이는 게 많았다…


최종의_최종의_최종의_최종



정말 많은 자료를 보고 여러 번 수정했는데 한 가지 웃겼던 거… 내 개인적인 취향은 배제하고 '누가 봐도 윤대협'으로 보일 만한 조형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어서 원작 컷을 진짜 많이 봤다. 초반부터 후반까지 전부 모아놓고 봤는데,


이 녀석,


경기중에 절대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하… 이노쎈쎄는 태섭이의 경우 후반부로 갈 수록 가닥가닥 브로꼬리가 흘러내리는… 디테일을 잡아주시기 때문에 그 분이 그리지 않았다면 진짜로 흘러내리지 않는 거다… 넌… 대체 무슨 왁스를 쓰고 있는 거니?


암튼 아무리 찾아봐도 머리카락 흘러내린 컷이 없길래 쫌 울 뻔함 난… 머리카락 내리는 걸 좋아하는데 (개취) 경기 장면이라면 절대 내려선 안되겠구나… (개취 배제)


머리카락 안 내리고 어떻게 잘생기게 그리냐고~


아, 그리고 원래는 체형이 좀 더 크고 우락부락했는데 (내가… 내가 광공을 그렸다니… )

머글 X세대 남성분(현생 업무관련 지인)이 중간과정을 보시더니 '윤대협은 좀 더 부드러운 이미지 아닌가?'라고 말씀하신 게 신경쓰여서 최종적으로 저런 느낌으로 그리게 되었다… 



암튼 그리는 내내 너무 스스로의 한계를 느꼈고 막 자다가도 윤대협이 꿈에 저 포즈로 달려 나와서 새벽 세네시에 깨서 그림 수정하고(멘헤라) 정서적/기술적으로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압도적으로 감사드립니다 흑흑…


그래도 회지랑 마찬가지로 내가 그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는 생각은 해서 딱히 후회도 미련도 없움 후후 앞으로 한동안 내 퀄리티 '최대'의 기준은 저 그림이 되지 않을까… 


일러스트 공개 당일까지 긴장해서 단모종 치와와처럼 바들바들 떨었는데 다행히 반응이 괜찮은 것 같아서 안심했다… 인증샷 남겨주신 것들 구독탐라에 흘러오는 대로 다 잘 챙겨보고 있답니다 흑흑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센루하시는 분들 모두 친절하고 상냥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한 마음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야…… 최고의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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