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like the rain outside

밖에 비가 내리듯

Your body sweating, dripping' wet

네 몸은 땀을 흘리며, 뚝뚝 떨어질 정도로 젖어있어

And I just can't control myself, no, baby

그리고 난 자신을 통제할 수 없어, 베이비

Be my obsession

나의 강박관념이 돼줘

My possession

나의 소유

Baby, I got fine selection

베이비, 난 특산품을 가졌어

This must be your lucky day, baby

오늘은 틀림없이 네 행운의 날이야, 베이비

I wanna jack it, smack it

잭1을 치고 싶어

You know the shit that turns you on?

널 흥분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I wanna lick it, kiss it

난 핥고, 키스하고 싶어

I'll give you everything you want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거야

Howling out your name

너의 이름을 울부짖어

Red like champagne

샴페인 같은 붉은 색

You're gonna feel the vibes

너는 그 분위기를 느끼게 될 거야

When the wolf comes out tonight

오늘 밤 늑대가 나올 때

When the wolf comes out tonight

오늘 밤 늑대가 나올 때

When the wolf comes out tonight

오늘 밤 늑대가 나올 때

I watch you burn this place to ashes

네가 여기를 불살라 재로 만드는 것을 지켜보네

Move that ass

엉덩이를 움직여

And raise a glass to how you love to misbehave, baby

그리고 네가 발칙한 걸 좋아하는 것에 축배를 들어, 베이비 

Be my addiction

나의 중독이 돼줘

My prescription

나의 처방전이

Baby, I got a condition

베이비, 난 질환이 있어

It must be your lucky day

틀림없이 네 행운의 날이야

I wanna jack it, smack it

잭을 치고 싶어

You know the shit that turns you on?

널 흥분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I wanna lick it, kiss it

난 핥고, 키스하고 싶어

I'll give you everything you want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거야

I wanna see you breathing

널 들이마셔 알고 싶어

I got the windows steaming

난 창문에 김이 서리게 했어

I wanna see you breathing

널 들이마셔 알고 싶어

(Can you feel the vibes?)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When the wolf comes out tonight

오늘 밤 늑대가 나올 때

When the wolf comes out tonight

오늘 밤 늑대가 나올 때

When the wolf comes out tonight

오늘 밤 늑대가 나올 때


X






아오 머리야... 전두엽이 지끈거린다.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눈부신 햇살이 눈을 간지럽혔다. 응? 새하얀 가슴팍?

"헉!"

몸을 일으키자 허리에 전기가 통하듯 찌르르 아파왔다. 왜지? 왜 이렇게 아픈 거지? 왜 불길하지?

그러고 보니 시야에 보이는 이곳은 우리 집이 아니다. 풍경 자체가 달랐다. 그래. 여긴 우리 집이. 내가 사는 곳이 아니다. 여긴... 호텔?

내가 왜 호텔에. 그것도 남자랑 있는 거지?

본능적으로 몸을 살피니 이불 시트를 제외하고 내 몸을 두르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 그래. 나체였다!

고개를 돌리자 이름 모를 한 남자가 자고 있었는데 시력이 나쁜 탓에 보이지도 않았다. 안경, 아... 안경은 집에 있지. 렌즈도 없고... 아니.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일단은 이곳을 나가는 거야.

바닥에 발을 딛고 일어서자 허리에 강한 충격이 들었다. 허리를 부여잡고 일단 눈에 보이는 옷을 빠르게 입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허리를 찌르는 고통에 숨을 참았다. 나 어제 도대체 무슨 짓을 했던 거야!

아주 조심스레. 남자가 깨지 않게 조심히 방을 나왔다.

"미쳤어! 미쳤어 유진아!"

드디어 숨이 트였다.

호텔방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재빠르게 탔다.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버튼에 적혀 있는 숫자도 알아볼 수가 없었다. 버튼에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자 정확히 엘리베이터 층이 보였다.

핸드폰 배터리는 이미 방전. 그나마 지갑에 있는 건 만원이 전부였다.

로비에 내렸다. 호텔을 나와 눈에 보이는 아무 택시나 잡아탔다. 후. 그제야 숨이 돌았다. 도대체 어제 내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생각해내. 생각해내는 거야 유진아!

그러니까... 어제로 되짚어 돌아가보자면........

"뭐 그런 놈이 다 있어? 그걸 그냥 보냈어? 거기를 확 차버렸어야지!"

아, 오늘 아침의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어제의 일을 까먹고 있었다. 나는 어제 믿어왔던 남자에게 어장을 당했고 잔혹한 배신을 당했었다. 그 충격에 난생처음 친구와 클럽에 가게 되었다. 무슨 개연성인진 모르겠지만. 그저 그 참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간략하게 말해 도피성 클럽... 이랄까.

"안 되겠어. 너도 남자 찾자!"

그런 이유로 인해.

내 손을 잡아 이끄는 서원이의 악력에 보란듯이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오늘 너 최고로 예쁘게 꾸며줄게."

갑자기 분위기 렛미인.

뷰티 전공을 하는 서원이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었다. 서원이는 평소에도 나를 꾸며주고 싶어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때마다 미꾸라지처럼 자연스레 빠져나갔지만 오늘은 도망칠 기력도.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아냐 이대로 가도 되는데..."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메이크업 브러쉬를 들고 다가오는 서원이의 눈빛이 마치 지금 이 순간만을 기다려온 사람 같았다. 그 눈빛이 너무 부담스러워 나도 모르게 몸을 뒤로 주춤하게 됐다.

"너 지금 이대로 들어가면 클럽에 들어가지도 못해 이것아..."

밤낮 가리지 않고 울어서 부은 눈과 빨개진 코. 불어튼 입술과 매마른 피부.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안경과 안경알의 두께는 눈을 작게 만드는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움직이지 말고."

차렷 자세가 이리도 힘든지 처음 알았다. 그냥 앉아 있으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서원이는 눈을 감게 만들고 마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화장해줬다.

"크큭.... 서원아 간지러워."

"씁- 가만히 있어. 그래야 예쁘게 그려진단 말이야."

간지러움을 많이 타는 난 몇 번이나 몸을 부르르 떨어 서원이에게 잔소리를 들은 후에야 눈을 뜰 수 있었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실로 놀라웠다. 거울에 비친 여자는 내가 아니었다.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화장의 힘은 놀라운 거구나.

그뿐만 아니라, 내 몸을 두르고 있는 패딩 거적대기를 던지고 자신의 옷장에 넣어둔 클럽 전용 옷을 입혀줬다. 겨울에 입었다간 얼어죽을 것 같은 짧고 얇은 것들만.

"서원이 이 옷 너무 짧은데..."

"무슨 소리! 이 정도는 돼야 돼! 클럽 가면 우리는 양반이야. 양반."

서원이는 클럽 VIP다. 그러니 누구보다 클럽의 생리를 잘 알겠지. 그래도 이 정도가 양반이라니. 거긴 한국이 아니야? 나 은근 꼰대란 말이야.

"그래도... 너무 파이고 너무 짧은데."

"넌 가슴도 큰 애가 뭘 그렇게 숨겨. 누구는 작아서 가슴 수술까지 고민하고 있는데."

서원이가 건네준 티셔츠는 가슴골이 훤히 보일 정도로 드러나 있는 브이넥이었다. 부담스러워 다른 옷을 달라고 부탁했지만 서원이의 완강한 고집에 입을 수밖에 없었다. 허리 절대 숙이지 말아야지.

그래도 서원이가 꾸며준 나는 평소와는 전혀 달라서 나라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것이지 싫은 게 아니다. 외려 마음에 들었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

실연의 아픔으로 난생처음, 클럽의 문턱을 넘어보았고 그곳은 가히 신세계였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노래에서 나오는 파동과 귀를 아프게 만들 정도의 노래소리. 내가 여지껏 살았던 세계와는 전혀 달랐다. 그때 깨달았다. 아, 나는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어설프게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췄고 남자들이 건네주는 양주와 칵테일까지 마셨다. 마셔보지 않던 술을 들이키니 빠르게 취해버렸고 서원이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서원이를 찾으러 클럽을 돌아다녔지만 보이지 않았다. 하필이면 클럽 안의 담배연기 때문인지 눈이 너무 건조했다. 그렇지 않아도 렌즈를 껴서 건조한데 배로 건조해지니 미칠 지경이었다.

수많은 인파 속 서원이를 찾기란 어려웠고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통에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다리는 휘청거리지 눈앞은 돌지. 눈은 간지럽지. 아주 대환장이었다. 눈을 계속 긁자 렌즈가 떨어지는 불상사가 생겼고, 이미 떨어진 렌즈는 찾을 수가 없었다.

"어!"

렌즈를 찾으려 허리를 숙이려다가 웬 남자의 가슴에 부딪혔다.

"죄송합니다..."

내 렌즈...

노래 소리가 너무 커서 상대적으로 내 목소리가 묻혔다. 렌즈를 찾고 있는 탓에 고개는 아래로 숙여져 있었다.

"이 봐. 사과는 눈 보고 해야지."

정수리에 내리꽂는 남자의 허스키한 음성에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렌즈를 끼지 않아 남자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흐릿하게 실루엣만 보였다. 그런데 그 실루엣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보통 잘생긴 남자가 아니겠구나.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어두운 클럽에서 하얗다고 느껴질 정도로 하얀 피부.

"죄송합니다."

그리고 남자의 하관만 보였다. 뾰족한 턱과 입술. 눈이 마주친 것 같기도 하고.

"뭐 찾아?"

남자의 입술이 움직인다. 내게 말을 거는 듯하다.

"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귀를 가까이 가져다댔다. 그러자 남자는 허리를 숙여 내 귀에 대고 말했다.

"뭐 찾냐고."

귀에 전달되는 남자의 숨결과 은근히 다정한 음성. 왜 목소리가 낯익지?

"아 렌즈가 떨어져서..."

에이 설마.

"포기하지. 이미 밟혀서 으스러졌을 걸?"

남자는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렇겠지. 시무룩해졌다. 서원이가 사준 렌즈인데... 눈 긁지 말걸.

그 뒤로부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사실 남자의 얼굴도, 내 귀에 속삭이던 목소리도 모두 잊혀졌다. 드문드문 생각이 나지만 그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그 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호텔에 가게 되었고, 그 호텔에서 우리는 사랑을 나누었다. 아니지. 그건 사랑이 아니지. 그러면 뭐지? 육체적... 관계?

아무튼...

"도착했습니다."

처음으로 외박했다.





X





- 내가 너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미안..."

- 그래서 어디 갔었는데? 클럽을 뒤져봐도 안 나와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다고. 연락도 안 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학교로 직행했다. 씻으면서 충전해둔 핸드폰에서는 부재중이 무려 20통이 넘게 와 있었고, 그 부재중은 모두 서원이었다.

어디 갔냐는 서원이의 질문에 대학교 교문에서 걸음이 멈췄다. 어디... 갔었냐고? 호텔... 이라고 하면 화내겠지? 아마 노발대발할 게 분명하다.

"지... 집!"

- 집?

"응. 너무 피곤했나 봐."

- 그래? 아무 일 없었으면 됐지.

다행이다. 눈앞에 서원이가 있었다면 거짓말이라는 게 금방 들통났겠지만 전화여서 자연스레 넘길 수 있었다.

아직 숙취가 남아 있어 상태가 그리 온전하지만은 않았다. 강의도 듣는 둥, 마는 둥 들었다. 얼른 집 가서 침대에 몸을 던지고 싶다. 침대가 나를 기다린다... 침대가 나를!

강의가 끝나자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는데

"억."

단단한 무언가와 부딪혔다. 뭐야... 벽이야? 아니네. 사람이었네.

"미안..."

부딪힌 이마를 매만지며 사과했다.

"앞 좀 보고 다니지."

권태로운 눈매. 날 내려다보는 그 눈빛이 실로 무료해 보였다

"미안..."

부딪힌 사람은 다름 아닌 변백현. 우리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일명 한 번 빠지면 답도 없는 남자라고 불리는 녀석이다. 나는 아직 그 녀석의 매력을 모르겠다만, 여자애들 말로는 변백현에게 빠지면 답도 없다고 한다.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외모이긴 하다. 외모, 재력, 성격은... 친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하다.

나태한 눈빛. 낮은 중저음 목소리. 그리고 사람들 압도하는 분위기가 또래 남자아이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다. 뭐랄까... 다른 남자들과 비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눈빛에 짙음 정도가 다르달까.

사람들은 말한다.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막는다고. 그런데 왜 내 앞길은 막는 거니...

"사과할 땐 눈을 보면서 말해야지."

응? 이 대사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그저 순전한 기시감일까.

지금 그런 걸 구별할 때가 아니다. 어제의 여파로 속이 말이 아니다. 얼른 얼큰한 국물을 먹고 싶다.

"아, 미안."

고개를 들자 정확히 들어오는 변백현의 얼굴. 첨예한 눈빛이 맞닿았다. 왜인지 더 마주보면 안 될 것 같다는 적신호가 울렸다.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다.

"백현아 뭘 그렇게 봐?"

강의실을 나갔다.

아, 조금만 자고 알바 가야지.


사랑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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