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를 막아낸 후의 이야기를 가정합니다.

*엘리트 스토리 업데이트 전에 구상된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반영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날조 다수 포함

*상하편으로 나뉩니다. 모두 무료공개 예정입니다.




카르티스의 고뇌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흐른다. 서민들의 축제가 이어진 지 일주일, 재앙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한 각 나라의 중진들이 아발론 왕궁에 모였다. 평소 검소하지만 세련된 외양을 유지하던 궁 내 인테리어는 타국에 밀리지 않도록 은근한 화려함을 과시했다. 나라 재건에 정신이 없던 알드 룬 왕국의 바네사의 도착을 마지막으로 세계를 지킨 모두가 한자리에서 축하연회를 즐기기로 하였다.

흰 정복을 입은 카르티스는 따스한 빛이 나는 연회장 바깥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제인 그는 아발론의 왕인 로드 바로 앞 순서였다. 그것은 그가 갈루스의 황제 자리에서 책임을 지고 내려온 뒤에도 암묵적으로 이어진 지위였다. 후계도 없고 당장 황궁을 대표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아직 황제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는 다시금 제 모습을 점검한다.

쉬이 흐트러지는 은색 머리카락을 아래쪽으로 그러모아 리본으로 묶고, 얼굴에 전체적으로 분을 발라 이제는 옅게 남은 상처의 흔적들을 감춘다. 고집스럽게 입고 있던 갑주도 벗은 채였다. 목을 조이는 크라바트가 몇 년 만인지 그는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목을 스치는 레이스의 까끌까끌한 느낌이 거슬렸지만 어깨를 짓누르던 철갑의 무게보다는 나았다. 다리를 조이지 않은 편한 스타일의 정장 바지와 구두는 오랜 시간 철갑주를 입던 사내에게는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곳에는 적도, 그가 위협할 그 누군가도 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신경질적으로 사각지대를 신경 쓰고 만다. 초조한 기분이 그의 호흡을 잠식했다. 그는 애써 시선을 연회장의 불빛에 집중하도록 한다. 다양한 영웅이 한 자리에 모여 있을 연회에서는 이미 왁자지껄한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갈루스 황실 대표, 카르티스 클라우디스 전하 나오십니다!”


어린 소년 목소리의 수행원이 목청껏 그를 호명하고, 그는 앞으로 한 발 나가 섰다. 불쾌한 시선이 따라붙으리라 예상을 하였으나, 생각보다 그를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나라 별로 구성된 테이블에 서로 모여있는 이들은 카르티스를 잠깐 보았다가 금방 자신들의 대화로 돌아갔다. 그는 이미 정해진 그의 자리에 선다. 곧 주인공이 등장할 터였다. 조금 긴장했으리라. 그는 눈앞에 보이는 자리에 선 탓에, 바로 옆의 조슈아가 손을 떨다 샴페인 잔을 거의 쏟을 뻔한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의 시선은, 연회가 내려다보이는 연단 중앙, 용이 새겨진 왕의 길에 고정되어 있었다.


“용이 수호하는 땅, 대 재앙 연합의 수장이자 경애 받아 마땅한 우리들의 로드, 0000나오십니다!”


그 순간 카르티스가 한 생각은 우습게도 그가 로드의 이름조차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었다. 로드는 아름다웠다. 세심하게 땋은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은방울꽃 모양의 장식이 달려 샹들리에 불꽃에 일렁였다. 목을 감싸는 드레스는 최소한의 노출로 단아함을 연출했다. 여러 겹으로 부풀린 치마는 밟아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종아리에서 단이 맞춰져 그녀가 걸음을 걸을 때마다 꽃잎처럼 하늘거렸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옷차림은 밝은 연회 분위기의 하나의 구심점이 되는 것 같았다. 그녀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숨소리조차 멎은 것 같았다. 그러나, 엘펜하임의 지도자가 맑은 얼굴로 치기 시작한 박수에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카르티스는 뒤늦게 그들을 따라 박수를 쳤다.


“자, 와주어서 고맙네. 오랜만에 이런 옷을 입었더니, 숨을 제대로 못 쉬어서 연회 음식은 즐기려나 모르겠어.”


로드의 짧은 연설은 격식은 부족하나 다정하고 축하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모두가 동화처럼 웃는 낯을 하고 있었다. 음악이 울린다. 손에 든 샴페인은 줄어든 적이 없는데 카르티스는 취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로드가 곧장 그에게 다가오는 것조차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카르티스.”


그의 눈 앞에 내밀어진 손은 작아서, 그는 조심스레 마주 잡는다. 부끄럽게도 그는 리드 당한다. 갈루스의 황실이었다면 그의 치세 내내 놀림감이었겠지만 다정한 아발론의 왕은 모른 척 그를 무대의 한 가운데로 이끈다. 바이올린 선율을 시작으로, 춤이 시작되었다.


“퍽 잘 추는군.”

“내가 황제가 되기 전에는 망나니 3황자였다는 말을 했던가?”


황망했던 방금과 다르게 카르티스는 금세 정신을 차리고 로드와 영양가 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는 로드의 허리 위에 손을 올린 채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 존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두 사람의 춤을 시작으로 무도회장 안은 조금씩 춤추는 이들이 늘어난다. 춤사위를 걱정한 로드의 염려가 무색하게 사람들은 제각각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카르티스의 시선에 마도대전의 전 영웅들과, 황야를 지키는 부족이 스쳐 지나간다. 춤추는 무리 안에는 옛 갈루스 8검 역시 있었다.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로드가 이루어낸.


“연회 음식은 맛있던가? 주방장이 걱정을 하던데.”

“카나페는 그럭저럭 입에 맞더군.”

“어렸을 때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던 이는 은퇴하고 그의 딸이 처음 맡은 큰 업무야. 소식을 전해주면 좋아하겠어.”


거짓말이었다. 연회 음식은 한 입도 대지 않았다. 사실 무엇이 있는 지조차 제대로 몰랐지만 둘러 댄 말을 로드는 그대로 믿는다. 그저 상냥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스텝은 꼬이지 않고 턴은 부드럽게 이어진다. 놀랍게도 두 사람은 바로 전날 하루 합을 맞추어 봤을 뿐, 따로 연습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누가 그러던가. 춤의 합이 곧 인연의 합이라고. 카르티스는 다시금 스멀스멀 올라오는 감정을 삭힌다. 그것은 자신의 어깨에 얹어진 로드의 손가락이 느껴질 때마다 파도 앞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종류였다. 그런 동상이몽과 함께 음악은 한 소절이 끝났다. 카르티스는 무의식중에 한 걸음 물러나 가슴에 손을 얹고 인사를 했다. 그 행위는 영혼에 새겨진 황족의 예절과도 같아서, 그는 로드의 잔향을 느낄 새도 없이 그녀에게서 멀어지고 말았다. 그녀 역시 그의 인사에 치마 끝을 들어 화답하였다.


이렇게 끝인가? 카르티스가 주저하는 사이 그 둘의 사이에 사람들이 채워진다. 로드를 찾는 목소리를, 상냥하고 애정이 듬뿍 담긴 말들.


“로드, 오늘 뭐야? 왜 이렇게 예뻐.”

“신경 쓰셨네요. 머리카락은 누가 만져준 거예요?”

“로드, 아름다우십니다.”

“아발론의 군주는 엘펜하임의 설원만큼이나 빛이 나더군요.”
“봐줄 만은 했다.”


밝은 연회장 안에서 그녀는 사랑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애정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그녀는 당연하게 호의를 받아들인다. 그것은 너무나도 정당해서, 카르티스는 눈을 떼지 못한다. 그는 진리를 거스를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로드, 나랑도 춤추자.”


그에게도 견딜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 있었다. 카르티스는 로드를 향해 내미는 손의 주인이 누구인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당연하게 그 손을 잡을 로드를 볼 자신이 없었다. 그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다른 이에게도 춤 상대를 허락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 황제는 로드를 끌어 제품에 가둔다. 그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연회장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침묵에 잠겼다.


“뭐야, 카르티스.”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시도는 역시 로드가 먼저 시도한다. 그녀는 그녀의 등 뒤로 느껴지는 황제의 심정을 파악하려 애를 써 보았으나 돌아오는 것은 침묵과 조금 빠른 숨소리뿐이었다. 혹시라도 주군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것이 아닌가 바짝 긴장한 기사들에게 눈짓으로 안심시키며 로드는 팔꿈치로 카르티스를 툭툭 쳤다.


“카르티스. 구설수에 오르는 것에 조심하라 한 건 너다.”

“…”

“뭔가 상태가 안 좋은 건가? 그렇다면 자리를 비켜줄 수 있어.”


상냥한 말씨에 겨우 고개가 끄덕여진다. 로드는 다른 이들을 물리며 카르티스의 팔을 잡아 품에서 벗어났다. 그는 잠시 반항하였으나 곧 순순히 로드를 놓아주었다. 로드가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카르티스는 로드를 따라 연회장을 벗어났다. 계절에 맞는 꽃이 피어 있는 정원에서 그들의 걸음이 멈추었다. 로드는 영 시선을 맞추지 않는 카르티스에게 짐짓 화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표정은 어떤 말보다 효과가 좋았다. 변명하듯 카르티스는 두서없이 자신의 죄를 고해한다.


“그대가 준비가 안된 것이라면 괜찮다. 나는 기다리는 것 하나만은 잘 할 자신이 있어.”


뜬금없는 말이었으나 로드는 어렴풋하게 과거를 끄집어 카르티스가 하려는 말의 근원을 생각한다. 그는 재앙이 끝난 이래 무엇을 할 지 몰라 정지되어버린 것이다. 죄인은 말을 고르다가, 작게 미안하다고 속삭인다. 결국 그 죄란, 사랑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지니지 않았다. 다른 이가 로드의 춤상대가 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그를 제지한 행위의 이유에는 특별한 변명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대는 밤이었다. 달이 두 사람을 비추었다. 카르티스는 로드의 머리를 장식한 은방울꽃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저지하는 로드의 만류도 그는 못 들은 채였다. 그의 키가 워낙 커서, 한 쪽 다리를 굽혔는 데도 살짝 고개를 드는 것 만으로 로드의 얼굴을 완연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카르티스.”

“허나, 그런 것이 아니라면… 내가 그대에게 유일의 존재가 될 수 없다면 나는...”


카르티스에게서 은은하게 식물성 기름향이 풍겼다. 뺨에 닿는 장갑의 차가운 온도에 로드가 한쪽 얼굴을 살짝 찡그린다. 그는 조심스럽게 귀 앞쪽으로 옆머리를 모아 고정한 장신구를 톡 치고는 머릿결을 따라 손끝을 훑어 내렸다. 로드는 그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지만 침묵은 길었다.


“카르티스, 그대는 항상 생각이 너무 깊은 면이 있어.”

“나의 삶을 생각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

“그래, 그렇지.”


로드는 굳이 카르티스의 말을 부정하지 않는다. 카르티스는 제 손을 등 뒤로 옮겼다. 다시 견디지 못하고 로드를 붙잡을 것 같아서였다. 그 욕망은 생각보다 끔찍해서 그는 주먹을 쥐었다. 그러나 그 어떤 행위도 로드가 그를 조금이라도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로드가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을 때 그는 답지 않게 화들짝 놀라 입을 살짝 벌렸다. 멍청해 보이는 얼굴에 로드는 쿡쿡 웃음소리를 내었다.


“네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나는 한 사람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미 전에도 말했지. 나도 안다. 나의 욕심인 것을.”

“기다려. 아직 내 말이 다 끝나지 않았어.”


로드의 손이 카르티스의 어깨 선을 따라 팔로 내려가 조심스레 그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의심 가득한 얼굴로 천천히 무릎을 바닥에서 뗐다. 카르티스. 속삭이듯 부르는 소리에 그는 작게 고개를 젓는다. 받아주지 않을 것을 예감하는 실패하는 사랑의 주인은 여지를 원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다시금 그의 이상을 깨부수기 위해, 로드는 그의 손을 잡아 그 손등 위에 입을 맞추었다. 눈꼬리를 접어 웃으며 고개를 들면, 장신의 사내는 자신이 겪은 일을 뒤늦게 이해하고 귀를 밝히고 있었다.


“하나의 이상을 쫓은 적이 있는 사람이, 하나의 사랑을 좇는 것이 무어 이상하겠어.”

“그 선택이 나의 강요로 인한 것이라면.”

“아니, 내가 네가 강요한다고 따를 사람인가?”


그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 색이 없다 못해 투명해 보이는 속눈썹 안의 눈동자가 놀랍도록 흔들리고 있었다. 재앙을 물리친 직후에도 딱 저런 눈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는 그 의미를 환희라고 생각하였으나, 그녀는 이제 그 감정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래, 지금 당장 사랑한다고 하기에는 우리 둘 사이의 감정의 간극이 크겠지. 그러니 기다려라, 카르티스. 언제나 그렇듯. 이미 너를 좇은 적이 있으니, 두 번은 쉽겠지. 아니, 이것으로 네 번째인가?”


그녀는 거대한 것에 휩쓸리는 운명인 것 같았다. 항상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가슴 가득 끌어안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한 아름에 들어오지 않는 황망한 이를 특별하게 여기었다. 그녀는 그런 종류의 운명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곧, 그녀는 익숙해질 테였다.


“호칭부터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 특별한 감정을 공유해볼 사이로써, 괜찮은 새 시작이지?”

“그래, 이제는 대적자라고 부르기에는 어감이 좋지 않군.”


로드의 입에 호선이 긋는다. 사랑스러운 나의 재앙. 카르티스는 따라 웃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대가 정하라. 내 감히 그대를 청할 단어를.”


재앙의 진언 앞에, 운명을 알 수 없게 된 인간은 더 없이 하찮아 질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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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펭맘입니다!

온리전을 마지막으로 참가한 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 하네요.. 세상에.  분명 그 온리전이 끝나면서 다시는 부스러 안한다! 외치던게 어제 같은데.. 그렇습니다.. 또 부스를 내고야 만것입니다.

하지만 제 잘못이 아닙니다. 이게 다 하드 스토리에서 황제로드가 찐이었기 때문이라고요. 견주는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한 사람 구하겠다고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우리 멈머들에게 기다려! 라고 하지 않거든요? 이건 견주가 사랑에 돌아버려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말밖에는;; 어흠어흠. 다만 자기 감정을 깨닳을 때까지 상당한 눈새일거란 생각은 좀 듭니다.

황제는.. 그렇습니다. 딱히 설명할 필요없는 감정선의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억겹의 고통스러운 굴레를 끝내줄 구원자가 나타났을 때, 그에게 빠져들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그게 건강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해서, 어쩌다보니 카르티스가 너무구시대적 로판남주 재질이 되어 버린 것 아닌 가 하는 느낌이 들어요. 이자식.. 21세기 최고의 플러팅인간 로드에게 사랑 맴매를 맞아라..!

생각보다 황제와 로드가 대화방식이 제기준으로 그렇게 재밌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중간중간에 다른 캐릭터도 조금씩 언급하고.. 소설 초반에 혜성처럼 등장한 우리 프라우가 도움을 많이 줬습니다. 며칠 전에 트위터에서 프라우가 "어이어이 나를 동인 이벤트의 개연성으로 쓰지 말라고!" 라고 외치고 다니는 트윗을 본 것 같은데.. 미안하다 프라우 하지만 네가 최고야.

어휴 후기가 기네요. 오늘 중으로 마감을 칠 수 있다면 짧은 성인 글이 유료로 올라올 지도 모릅니다.. 안..되면 어쩔 수 없구요.. 조금 써뒀는데 황제로드 (검열삭제)의 방향성을 아직 정하지 못했거든요.. 허허.. 어쨌든 황롣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주최해주신 총괄님께 무한한 사랑 드립니다..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망사랑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사람. 댓글 피드백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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