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여주는 나재민한테 파트너 할 생각 없으니까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말했지만 듣지도 않고 다음날 또 찾아와서 별말도 안 되는 소리 늘어놓을 줄 알았어. 근데 예상과 다르게 안 찾아오는 거야. 역시 그냥 내 특이체질이 신기해서 한번 찾아와본 거겠지. 하면서 가볍게 생각하고 잊으려고 했겠지.





언제나처럼 늦게 알바를 마친 여주가 한쪽 귀에만 이어폰을 끼고 집에 걸어왔는데 집 앞에 검은 형체가 보여. 뭐야. 누구지? 하고 눈을 찌푸리며 자세히 보는데.





"안녕? 네가 김여주지?"





인상이 험악한 남자가 씩 웃으며 아는 척을 해왔고 여주의 표정이 바로 구겨졌어.





"사람이 인사를 하면 받아줘야지 표정이 그게 뭐야?"


"누구세요."


"어어, 내가 누구냐고?"





그치. 자기소개를 해야지- 하면서 중얼거리더니 명함을 하나 주는 거야. 경계를 풀지 않고 남자를 째려보던 여주가 명함을 받아 봤어. 여주를 찾아온 남자의 정체는 사채업자였어. 자신과 연관이 없는 사채업자가 왜? 여주가 명함을 보고 있던 시선을 올려 다시 남자를 쳐다봤고





"그래도 손님이 찾아왔으면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내어주면서-"


"손님 아니잖아요. 제가 부른 것도 아닌데."


"하하. 어린 게 예의도 없네?"


"찾아오신 이유가 뭐예요?"


"그래. 이유가 궁금하겠지-"





그러더니 옆구리에 끼고 있던 가방에서 꺼낸 서류를 여주한테 주는 거지. 남자를 한번 째려보고 여주가 서류를 받아서 확인했어. 차용증이었어. 채무자에는 친척의 이름의 적혀있었고 그 밑에 연대보증인에 여주 이름이 적혀있는 거야. 그것도 자기는 절대 찍은 적 없는 도장과 함께.





"ㅇ, 이게 뭐예요?"


"뭐긴 뭐야. 네 친척이 돈 빌린 거지."


"아니. 나는! 이 서류에 내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은 적도 없는데!"


"그건 나도 모르지- 근데 네 친척이 돈도 안 갚고 튀어버렸네?"





차용증을 쓴 날짜를 보니까 떠오르는 기억. 그날도 알바를 끝내고 늦게 돌아온 여주는 집에 멋대로 들어와있는 이모를 보고 놀랐었어. 하도 연락이 없어서 잘 지내나 얼굴 보러 들렸다면서 냉장고에 먹을 것도 없더라. 밥은 잘 먹고 다녀야지. 하며 걱정하더니





'이모가 반찬 좀 챙겨와서 냉장고에 넣어놨어. 그거 잘 챙겨 먹고. 그리고 집이 좀 지저분하더라. 그래서 이모가 좀 치웠다.'





그때였구나. 그때 집에서 도장을 훔쳐 간 거였어. 여주가 덜덜 떨면서 남자를 쏘아보며 말하겠지. 자기는 이거 쓴 적도 없고 내 도장도 훔쳐서 작성한 거니까 명의도용으로 신고하겠다고. 그러니까 여주 말을 듣던 남자가 재밌다는 듯이 소리를 내며 웃다가 어이, 아가야. 하면서 껄렁거리면서 쳐다보더니





"우리가 이렇게 돈 빌려주는 자체가 불법인데 뭘 하겠다고?"





신고? 어. 해봐. 어쨌든 나는 우리 돈을 빌려 간 네 이모 아니면 너한테라도 돈을 받아야 되니까. 하며 정말 우습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거야.





"하, 하... 그럼 제가 이모한테 연락해 볼게요. 내일 당장 이모 집에 가서..."


"이미 튀었던데?"


"아.... 미친. 진짜.... 사기야 이건. 저도 이모가 제 명의 도용 당해서 사기 당한 거라고요."


"그래서 너도 돈을 못 주겠다고?"


"진짜 저 이거까지 갚을 능력이 안돼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되나... 아, 그래. 이러는 건 어때?"





그와 동시에 여주에게로 한 발자국 다가오는 남자. 상체를 숙이며 얼굴을 가까이 하더니





"너 오메가라며?"





그 말에 여주가 반사적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났어. 그 반응에 남자가 재밌다는 듯이 반응하며 페로몬을 푸는 거지. 기분 나쁜 페로몬 향이었어.





"네 페로몬 좀 풀어봐."





네 페로몬이 마음에 들면 내가 좀 봐줄 수도 있잖아? 강한 욕정이 담긴 남자의 페로몬에 여주는 입술을 한번 꾹 깨물고 속으로 카운트를 셌어. 하나, 둘... 셋. 일단 밝은 곳으로 도망가자. 가서 아무나 붙잡고 신고해달라고 소리 지르면 될 거야. 생각을 하고 미친 듯이 달려 내려가는데.







“여주씨?”





나재민을 보자마자 일단 그쪽으로 달려갔어. 나재민이 왜 여기로 왔는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아. 현재로선 나재민하고 있는 게 좀 더 안전할 것 같았거든. 나재민은 안 그래도 여주 보려고 가고 있던 차에 여주가 자기한테 달려오는 모습에 짧게 당황했다가





“뭐예요? 안 그래도 보고 싶어서 가던 중이었는데 여주씨도 그런 거예요?"





우리 뭐, 텔레파시라도 통한 건가? 해맑게 여주를 보며 얘기하는데 뒤이어 느껴지는 남자의 페로몬에 나재민 표정이 바로 싸악 굳겠지.





“어이, 형씨. 걔는 나랑 볼일 있는 애니까 신경 쓰지 말고 가던 길 가지?”


“여주씨 아는 사이?”





여주는 남자가 자신을 보지 못하게 나재민의 뒤로 숨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어. 나재민은 다시 고개를 돌려 남자를 쳐다보고서 여주씨는 그쪽하고 볼일 없다는데? 하고 말하겠지. 그러자 남자가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내뱉으며 자기를 아냐고 묻는 거야.





“아니? 모르는데. 왜? 내가 알아야 해?”


“근데 왜 말을 놓고 그러지? 사람 기분 나쁘게?”





딱 봐도 자기보다 어려 보이는데 반말해서 기분이 나쁜지 잠시 인상을 쓰며 혀를 차더니, 형이 그 여자애랑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그냥 곱게 가- 한 번 더 봐준다는듯한 식으로 얘기하는 남자를 보며 피식 웃겠지. 여주의 반응을 보니 딱 봐도 감이 오잖아? 남자를 조져놓기 전에 여주를 먼저 이 자리에서 보내기로 하는 거야. 뒤에 서있는 이 비서에게 눈짓으로 여주를 데리고 가있으라고 하는데.





"어디 가? 나랑 얘기 안 끝났잖아?"


"여주씨. 이 비서 따라 가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고 내가 잘 얘기해 볼게요. 알잖아요. 나 말 잘하는 거."


"김여주씨. 이사님 말씀대로 저랑 같이 가있으시죠."





제가 편의점 가서 좋아하시는 초콜릿 원하시는 만큼 사드리겠습니다. 정중한 말투로 얘기하며 여주를 어깨를 붙잡고 남자랑 나재민한테서 멀리 떨어져 내려가겠지. 여주가 눈에 안 보이는 걸 확인한 재민이는 바로 표정을 싹 굳히고서 삐딱한 자세로 남자를 쳐다보는 거야.





"그럼 이제 나랑 얘기해 볼까?"


"하하. 재밌네? 어떻게, 혼자로 괜찮겠어?"





그쪽이야말로 감당 가능하겠어? 지금이라도 그냥 가면 보내줄게.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나재민.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를 남자는 소리를 내며 크게 웃고서 목을 좌우로 한 번씩 꺾더니 건들 건들한 걸음으로 다가가겠지.





"아, 오랜만에 오메가랑 한번 해보나 했는데-"





나재민의 표정이 찌푸려졌어. 남자는 그 말이 안 그래도 불편한 나재민의 심기를 건드릴 거라 생각 못 했겠지. 뿜어져 나오는 나재민의 페로몬에 남자가 움찔했어. 어?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그제야 남자가 나재민은 자기가 건드릴 사람이 아니었다는 걸 눈치채겠지.





"크, 윽....."





하지만 그걸 눈치챘다고 도망가기에는 너무 늦었어. 곧이어 남자는 나재민의 페로몬에 숨이 막혀오겠지. 자신의 페로몬은 발끝에도 못 미칠 정도의 강한 공격성을 풍기는 페로몬에 괴로움에 헐떡거리다 결국 무릎을 꿇었어. 자존심이고 뭐고 지금 그럴 거 챙길 때겠어? 지금 나재민의 페로몬에 자기가 죽게 생겼는데. 잘못했다고 페로몬 좀 거둬달라고 숨을 헐떡거리며 빌자





"뭘 잘못했는지는 알고?"


"커헉....윽...."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던데."


"허억... 컥...."







"우리 여주씨가 오메가인 건 또 어떻게 알았대?"





씨발. 페로몬 맡았어? 남자가 절대 아니라며 힘차게 고개를 저었어. 여주는 뒤늦게 오메가로 발현한 거라 여주가 오메가인 거 친척들도 모르는 사실이었거든. 근데 이모가 여주의 도장을 찾는다고 뒤지면서 억제제 약을 봤고 그걸 남자한테 말해서 알게 된 거였어. 자기도 들은 거라며 여주 페로몬 맡지도 않았다고. 빌어도 나재민의 기분이 나아질 리는 없지. 재민이의 감정에 따라 페로몬은 더 짙어졌고 남자는 여전히 괴로움에 앓는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구르고 있는 거지.





"귀한 건 알아가지고 감히 내 것에 눈독을 들여?"


"크흑...ㅇ, 아닙ㄴ..."


"어떤 이유던 지 간에 다시는 여주씨 앞에 나타나지 마."





참고로 이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경고야. 으르렁거리며 다시 한번 풍겨 나오는 위협적인 페로몬. 남자는 고통스러움에 침까지 줄줄 흘리고 있어. 이게 경고라면 다음은 얼마나 끔찍할지 예상이 되겠지.






* * *






"얼른 드세요. 단 거 좋아하시잖아요. 더 사드릴까요?"


"아뇨. 이것도 너무 많아요."





다 먹다간 이가 썩을 정도로 젤리를 한가득 사줬으면서 뭘 더 사준다는 건지. 게다가 나재민 개인카드로 사는 거니까 더 맘껏 써도 된다며 편의점 간식칸 다 털턴데. 근데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모시고 있는 상사인데 이렇게 태평하게 나랑 있어도 되는 건가? 그런 여주의 생각을 읽었는지 이 비서가 봉투에서 젤리를 하나 꺼내 깐 다음 여주 손에 쥐여주며





"정말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사님이 다 해결하고 오실 거예요."


"아니. 그래도..."


"이따 이사님 오시면 말씀 드려야겠네요."


"뭘요?"


"김여주씨가 이렇게나 이사님을 걱정하셨다는 걸 아시면 얼마나 좋아하실지..."


"....이 비서님. 혹시 복숭아 맛 싫어하세요?"


"아뇨. 좋아합니다."


"그럼 이거 하나 드세요."





봉투에서 복숭아 맛 젤리를 꺼내서 주는 거지. 고맙습니다. 두 손으로 젤리를 받은 이 비서가 까서 먹으려다가 멈추고서는







"혹시 이거 뇌물인가요?"


"....제가 젤리까지 줬으니까 말하면 안 돼요."





찌릿, 여주가 이 비서를 째려봤어. 알겠죠? 받아놓고 말하기만 해봐요. 그럼 진짜 배신자야.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은 표정과 말투로 얘기하면 이 비서는 네. 그럼요. 전 김여주씨 편이에요. 하며 입가에 힘을 주고 웃음을 참는 거지. 그럼 이제 얘기를 마친 나재민이 오겠지? 나재민이 보이자 여주는 바로 겉모습부터 살펴보겠지. 다행히 상처는 없어 보여.





"여주씨. 아무래도 오늘은 집은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네. 안 그래도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럼 제가 잘 가는 호ㅌ..."


"근처 찜질방 가서 하루 자면 되니까 저는 가볼게요."


"네? 어디를 간다고요?"


"찜질방이요."


"아니. 안돼요. 거기도 위험해!"


"네?"





위험해서 안된다는 나재민의 말에 여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요? 하며 묻겠지.





"이사님 말씀대로 위험합니다. 제가 며칠 전에 뉴스를 봤는데..."





역시 이 비서. 나재민 밑에서 기른 눈치와 말빨로 여주를 설득하기 성공했고, 그럼 근처 모텔이 낫겠죠? 하고 또 나재민 현기증 일으키는 대답을 하면 그것도 위험하다며 어디서 또 본 뉴스를 들먹이며 설득하겠지. 그럼 어떡하지. 이 비서 말을 들으니 이것도 위험하고 저것도 위험하고. 그렇다고 집에는 못 가고 머릿속이 복잡한 여주에게





"뭘 고민하십니까. 안전하고 편안한 숙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물주가 바로 앞에 계시잖아요."


"?"







"네. 제가 바로 그 물주입니다."





이제 나재민의 화려한 말솜씨로 여주를 호텔로 가기로 하는 것까지 얘기가 됐어. 여주 맘이 그새 또 바뀌기 전에 이 비서가 호텔에 연락 넣어놓고 아까처럼 여주를 등 떠밀어 차 뒷좌석까지 태우겠지. 호텔까지 가는 동안 재민이는 눈을 또 반짝이며 여주를 부담스럽게 쳐다보면서 입을 여는 거지.





"여주씨 솔직히 아까 저 보여서 좀 반가웠죠?"


"......"


"대답이 안 하면 내 맘대로 생각해버려요?"


"......우리 조용히 가면 안 돼요?"


"오케이- 그럼 반가운 건 맞고 멋있기도 했죠?"


"네? 아뇨? 반갑기만 했어요. 아주 조금!"





엄지와 검지로 조금 반가웠다고 강조를 하며 이사님은 그놈이랑 다르게 말은 통하잖아요. 이제 대답 했으니까 조용히 가요. 하고서 다시 고개를 돌려 창문을 쳐다보는 거지. 그 모습에 큭큭 웃어 보이던 나재민.





"그래도 우리 대화 좀 해요- 3일 동안 안 봤잖아."


"......"


"그 3일 동안 제 생각은 안 났어요? 그 사이에 제 제안에 대한 결정은 바뀌진 않았고?"


"네. 전혀요. 앞으로도 바뀔 일 없을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 단정 지어요. 당장 5분 뒤 일도 모르는 게 사람 일인데."


"이사님이 살면서 절대 안 할 거라던 거 있죠."


"네. 제가 저번에 말했잖아요. 다시 한번 말해줄까요?"


"아뇨. 다 기억해요. 마약. 담배. 도박."


"나한테 관심 없는 척하면서 제가 하는 말 다 기억하고 있고."





여주씨 츤데레구나? 사람들이 왜 츤데레 좋아하는지 이해 못 했는데 이제 이해가 되네요. 진짜 설레는 것처럼 두 손을 뺨에 올려 감싸고 좋아하는 모습에도 여주는 무표정이야. 이사님이 그렇게 정한 것처럼 저도 살면서 절대 안 하기로 정한 게 있어요. 그게 뭔지 아세요? 그 말에 뭐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을 기다리겠지.





"아무리 돈이 없어도 몸은 절대 안 팔아요."


"...?"


"그러니까 또 물어보지 마세요. 제 생각은 변함없으니까."


"잠깐만요 여주씨. 뭔가 또 오해하고 있는 거 같은데?"


"제가 뭘 또 오해를 해요."


"제가 파트너 하자고 한 걸 무슨 파트너로 받아들이신 거예요?"


"....그걸 제가 굳이 꼭 집어 말해야겠어요?"


"설마 섹스 파트너로 생각하신 거예요?"





직접적인 단어에 여주는 표정을 찌푸리고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어. 오우, 세상에. 나재민은 입을 크게 벌렸다 닫더니 손을 올려 얼굴을 만지고 잠시 부산스럽게 굴다가 정말 억울함이 담긴 눈빛으로 오해라며 얘기하겠지. 그때 딱 마침 도착한 호텔. 체크인하고 올라가서 얘기하자며 말하면 여주가 불신에 가득 찬 눈빛으로 째려보겠지.







"저도 같이 올라가겠습니다. 저는 법 없이도 사는 도덕적인 사람이에요."


"네. 이 비서님은 믿음이 가요."


"와, 이 비서 뭘 보고 믿는다는 거예요?"





뭘 보고 믿긴. 저번에도 말했지만 이 비서는 얼굴에 '근면 성실'말고도 '청렴'이라고도 적혀있다니까. 하여튼 이 비서와 함께 방까지 들어와서 이제 재민이가 오해를 풀기 위해 여주와 마주 보고 앉겠지. 재민이가 말한 파트너는 비즈니스 파트너 같은 걸 얘기한 거야. 재민이가 처음으로 오메가 페로몬에 관심을 갖고 계속 생각나고 끌리니까 가까이 두고 싶어서 곁에 둘 페로몬 파트너. 근데 여주는 섹스 파트너로 알아듣고 혐오한 거고.





"진짜 억울하네? 대체 절 뭘로 보시고 그런 오해를...!"


"아니. 처음부터 제대로 설명을 했어야죠!"


"주어 없이 설명한 이사님 잘못이죠."


"가만 보면 이 비서 계속 여주씨 편만 드는 것 같아?"


"오해십니다. 전 정직한 사람이라 맞는 말 하는 사람 편에 서는 사람이에요."


"네- 너 잘나셨어요."





어쨌든 이제 오해는 풀린 거죠? 저 그런 쓰레기 인간 말종 같은 놈 아니에요. 그제야 조금 이해가 가는 여주.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하면 재민이가 그럼 다시 한번 생각해 볼래요? 나랑 파트너 하는 거? 물어보겠지.





"어... 글쎄요. 그런 거라면 조금 생각해 볼 만 한데."


"오, 긍정적인 반응...! 저 조금 많이 두근거려요 여주씨."


"일단 저 이제 좀 쉬고 싶은데요."


"아아- 네. 그래요. 저희 이제 갈게요 그럼."





필요한 거 있으면 프런트에 연락해요. 다 말해놨으니까. 그러고서 나가려고 하기에 여주가 아! 하길래 재민이가 쳐다보면 조금 부끄러운 듯 시선을 피하며 오늘 고마웠다고 얘기하는 거지.





"여주씨 저 좀 생색내도 돼요?"


"뭘요?"


"고마우면 페로몬 한번 풀어줘요."





3일 동안 여주씨 페로몬 생각나서 달려가고 싶은 거 꾹 참았단 말이에요. 도대체 제 페로몬이 어떻길래 이러는 건지. 여주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지. 뭐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여주가 알겠다는 뜻으로 눈을 한번 꾹 감은 뒤 서서히 페로몬을 풀겠지. 계속 생각났던 여주의 페로몬을 느낀 재민이가 정말 기분이 좋은 듯 입꼬리를 올려 씩 웃겠지.





"고마워요 여주씨. 저 이제 진짜 갈게요."


"네."


"푹 쉬고 잘 자요."





마지막으로 눈을 찡긋거리며 웃은 뒤 방을 나온 나재민. 그러더니 바로 표정을 굳히고 주변을 둘러보겠지.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는데도 안 타고 가만히 있길래 버튼을 꾹 누르고 있던 이 비서가 뭐하고 있냐는 표정으로 쳐다봤어.





"뭐 하십니까? 안 가실 거예요?"


"....아니. 가야지."







느릿한 발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문이 닫혔어. 재민이가 왜 바로 엘리베이터에 안 탔을까? 혹시 다른 방에 알파라도 있을까- 다른 페로몬이 느껴지나 확인하느라 늦장 부린 거야. 그리고 혹시 모를 대비로 그 층 복도에 자기 페로몬을 쫙- 풀고 내려온 거지. 아직 여주가 파트너 계약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여주에 대한 소유욕은 불타오르고 있는 거지.









>어,,,음,,, 쓰다보니 좀 길어졌네용...?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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