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피넬>을 업로드하기 위해 재검토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2014년의 나는 약간 불쌍할 정도로 세상의 중심이 '사랑'이었고 애정에 목 말라 있었으며 외로움에 쉽게 무너지는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무슨 글을 타인과의 연애 감정 없이는 더는 살 이유가 없을 것처럼 써 놨다. 그때의 불안정한 정신만이 쓸 수 있는 애절한 글귀들을 대고 말고 막 집어넣으며, 당최 이게 맞는 문장인지 틀린 문장인지 신경 쓰지도 않고 쓴 걸 보면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 나온다.

말도 안 되는 문장들이 화수분처럼 넘쳐나는 바람에 일일이 하나하나 쳐내가며 문맥에 벗어나지 않을 범위 내로 다시 쓰는 중인데, 갑자기 문득 한때는 나도 이렇게 사랑 없인 죽을 인간처럼 살았었구나 싶었다. 그땐 그저 '이런 사랑 받고싶어' 란 맹목적인 생각으로 썼겠지만, 지금 읽어보면 문장 하나하나에 외로워 죽을 것 같은 감정이 꽉꽉 눌러져 있어 당황스러울 지경이다. 스물둘의 난 정말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사랑을 꿈꿨다. 겨우 십 년 전에.

지금 다시 쓰라 하면 불가능하다. 쓸 자신이 없다. 그때처럼 온 힘을 다해 애정 만을 갈구할 체력이 못 되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십 년이란 세월이 날 너무 많이 바꿨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이게 정말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 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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