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마스 피폐물


*마스체니 사망 소재 있습니다

*매우 짧아요

*조각글입니다. 나중에 이어 쓸 수도 있어요.

*마스체니가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모에 포인트를 넣어 보았어요

*하진성이 모종의 이유로 마스체니를 서서히 독에 중독 시킵니다.









초콜릿을 입에 물었다.

달다 못해 쓴 초콜릿에 하진성은 인상을 찌푸렸다.

 

숨이 막혔다. 쇼콜라티에가 빚은 검고 작은 구형의 물체가 설육을 감싸고 진득하게 눌러붙어 목이 메었다. 새카만 그것은 심연에 빠진 그를 용히 알아보고 집어삼켰다.

 

손톱달보다 못한 만큼의 어스름한 빛이 불 꺼진 촛대를 위태롭게 비추었다. 녹아내린 촛농은 양초를 타고 내려오다 메두사라도 본 것인지 굳어버렸다. 뜨겁게 타오르던 때도 잊고 차갑게 식어버린 채, 갈빗대 사이에서 썩어버린 심장처럼 목적을 잃고 하강하다 문득 멈추었다.

 

그녀의 관심은 바람만 불면 쉬이 꺼졌노라고, 하진성은 잠시 회상했다.

 

주인의 성격을 받들어 촛불은 푸른 백합이 세공된 자기 밑에도 살다, 때때로는 밤을 지새우던 그녀의 곁을 지키며 푸른 양초를 여럿 녹였다.

 

아직 포장조차 뜯지 않은 최고급 초콜릿 상자가 방의 한 켠에 쌓여 있었고, 늘 그랬듯이 온 사방은 칠흑에 갇혀 있었다. 환기를 위해 열어둔 창문 새로 차가운 밤바람이 못 다한 서류 더미를 간질이고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코코아 잔의 연기를 흐렸다. 별다를 것 없는 그믐밤이었건만, 방의 주인이 숨을 다했다는 것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랬다. 그는 방금 사람을 죽였다. 사랑해 마지않던 그 자신의 피앙세를, 그의 손으로. 서서히 독에 침전시켜 목을 매었다.

 

그러자 그녀는 허무하게도, 속이 처참하게 문드러지며 그의 앞에서 죽어갔다. 향긋한 차와 달콤한 초콜릿을 한가득 머금었던 혀끝에서부터 그녀를 태우기 시작한 독은 아마 그녀의 오장육부를 찢어발겼을 테다. 새파랗게 질린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춘 하진성은 아직 식지 않은 그녀를 일으켜 침대에 고이 뉘었다. 설화석고 같은 이마로 흘러내린 물빛 머리칼을 쓸어올려 정리해주고, 별이 도망가 비어버린 눈을 감겨주었다. 눈으로 그녀를 쓸어내리던 하진성은 생전 그녀가 사랑하던 초콜릿 조각을 하나 베어 물고 유유히 방을 나섰다.

 

초콜릿은, 지독하게 썼다. 단 음식만을 선호하던 그녀의 취향과는 정반대로.












공방주인.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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