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그것은 말하자면 불과 1분 만에 이야기가 끝나버릴 아주 단순하고도 쉬운 일이다. 


이야기 해줄까? 먼저,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손을 펼친다. 그리고 목덜미를 잡고 닭의 목을 꺾어버리는 것처럼 확 비틀어버리면 되는 것이지. 조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힘이 많이 들어가 힘들지도 모른다. 


곧이어 미미한 반항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감내한다면 금방 끝나버릴, 말 그대로 아주 간단명료한 일이다. 퍼덕거리는 것이 멈추면 그리고 손아귀에 잡힌 것은 그대로 무가치한 무기물 덩어리가 되어 버려지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망설이면 안돼.


 "필요 없는 것은 버리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 


...어라, 상처 받은 표정이로군. 미안하다. 그런 표정을 짓고 싶게 한 것은 아니였어. 그렇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기에 시간을 감는 것은 한낱 인간이 해낼 수 없고, 그것은 정말 시간의 여신이 도울 수 밖에 없는 일이지. 그리고 난 그런 미-라클을 원하지는 않아. 내 미-라클은 내가 만드는 거라고? 메이드바이미-다! 하항!


주변에서 말리지 않았냐고? 사람은 누구나 가치 있는 것이니까 그러면 안된다고? 그런 것은 윤리와 모-럴에 어긋난 인간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그래. 그렇구나.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는 군? ...훗.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나는 다시 말하면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이건 또 무슨 엉뚱한 말을 하고 있냐고 묻고 싶은 표정이로군. 뭐, 그런 것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온 바이긴 하지만... 어쩐지 지금 귀가 조금 가려운 것 같은데.


 "...오우, 결국 나는 '나'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아아, 이런. 당신을 두고 또 깊은 혼돈에 홀로 잠길 뻔했군. 하지만 이것도 얼마 안 가 사라질테니까 조금만 어울려주면 좋겠군. 이렇게 생각없이 떠드는 것도 오랜만이거든. 


그래, 나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고, 또 사람을 죽이기도 했지. 


"그래. 그건 '자살'이라고?"


가능한 이야기지? 나의 손은 고귀한 생명을 빼앗지 않고도 깨끗하고 순결한 채로 그대로 고이 죽음을 맞이하는 거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디선가 목을 매달고 죽지도 않았으며, 건물에서 화려한 최후를 맞이하지도 않았고, 드넓은 대양의 품에 안겨 가이아에게 돌아가는 것도 하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자살을, 자신의 목을 꺾어 죽어버리냐고? 아하하, 처음 한 말을 잘 기억해주었군. 죽음은, 육체적인 죽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에고, 자아, 그리고 영혼. 모두 비슷한 말들이지. 


그래, 나의 자살은 나의 자아와 영혼을 죽여 완성되는 죽음이다. 육체는 살아있지만 정신이 죽어 서서히 겉으로도 이유없이 죽어가는 자신이라.


"어때, 정말 미스터리하고 멋지지 않나?"


딱, 나의 우상에 견줄만한 죽음 아닌가. 


뭐, 우상의 죽음이라던가 육체적 죽음이라던가, 시각적 매체로 경험하는 죽음, 서적으로 경험하는 간접적 죽음 등, 이 세상은 너무나 당연할 정도로 생과 사가 양면의 동전처럼 접해있어, 마치 당신이 좋아하는 승과 패만이 전부인 도박과 같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는, 비참한 승자보다는 화려한 패자가 더 좋았을 뿐이다. 그 석양 속에서 그렇게 다짐했을 뿐이고.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 였는가?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화려한 것이 좋다는 거야.  


....오우, 시간이 다 된 것 같군. 자. 보이지? 이 어둠이. 곧 이곳도 무너질 거다. 그 전에 당신, 돌아가도록 해. 이미 내 자아는 나에게 죽어 사라졌거든. 그저 나는 그저 혹시나 이곳을 방문하는 자를 돌려보내기 위한 마지막 나의 '걱정'일 뿐이야.


나는, 다시 살아나지 않아. 

그럼 안녕히. 오소마츠 형.

내세에 또.






보이지 않는, 그 일곱 번째.


[자살]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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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요즘 영 안써지네요 ㅠㅠ...


졸리면 왜 더 글쓰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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