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경험으로 서두를 여는 게 쉬울 것 같다. 트위터를 하기 시작한 건 2014년의 겨울로, 벌써 5년 째 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애용 중이다. 10대때부터 워낙 드라마라는 장르를 사랑했는데 늘 내 감상을 어딘가에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공유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10시 55분에 수목 미니 시리즈 드라마가 끝나면 12시에 잠들기 까지 오늘 회차의 내용을 곱씹고 10초 남짓한 짧은 예고편을 수없이 머리에 재생시키며 전개 방식을 예측하고 60분 분량으로 늘려서 상상하는 유희를 매일같이 했는데 중학생쯤 되고 나니 혼자 하는 걸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가장 처음 내가 드라마에 관련해 가입한 커뮤니티는 베스티즈 드라마방이었다. 한참 드라마의 스틸컷이나 예고편을 다시 보기 위해 인터넷에 검색하다가 어떤 작성자가 올린 팬메이드 매쉬업 무비를 보게 되었는데 출처가 드라마방이었고 들어가보니 많은 드라마 애청자들이 이번 회차에 대한 본인의 생각, 예상 전개 내용에 대해 활발하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그 커뮤니티에 들락 거리며 다른 사람 감상을 보다가 스물이 넘고 나에게도 아주 깊게 빠진 드라마가 생겼다. 여기서 말하는 깊게 빠진 드라마는 트위터에서 소위 일컬어 지는 “치인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갑자기 차에 치인 것 같이 큰 충격을 받았음을 나타내는 표현기법으로 지나치게 폭력적으로 느껴져 나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는 표현에 부합하는 드라마로, 보통 한 드라마가 끝나면 한 달 사이에 새 드라마 이야기로 뒤덮이는 드라마방의 특성에 답답함을 느껴 찾게 된 대안이 트위터였다.

 누군가 덕질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트위터에 가라고 했던가. 그건 참으로 맞는 말이었다. 트위터는 타임라인을 내가 원하는 사람들로만 꾸릴 수 있어서 원하는 정보를 모아보기엔 최적의 SNS 였다. 그냥 언제든 들어가도 하루 종일 그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트위터에 있던 것이다. 이 점은 아직까지도 내가 트위터를 계속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데, 관심사 하나로 사람 모으기가 참 편리하다는 점이 그렇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꾸준히 하다 보면 그 사람의 나이, 직업, 외모, 학력에 상관없이 취미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매일 무릎 맞대고 이야기하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는데 그런 특성으로 인해 서로 아주 빨리 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30분 만에 멤버를 모집해 100일 글쓰기 달리기를 하고 있다는 현재의 상황도 이 글에 맞는 아주 적절한 사례가 된다.)

 친구 중 하나는 내가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람을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던 적이 있는데, 이 역시 내가 트위터 친구를 오프라인으로 만나기 전까지 수없이 했던 고민으로, 온라인으로 알던 상대가 오프라인에서 완전히 그 모습이 다르면 어떡하냐는 것이었다. (가장 극적인 예를 들자면 성별을 감추고 만난다던가-안전에 아주 큰 위협요소이므로) 물론 생각했던 것 보다 잘 안 맞았던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운 좋게도 그런 경우는 아주 적었으니 다행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SNS 특성상 서로 재고 감추고 어느 부분까지 날 보여줘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좋다. 관계를 취사선택할 수 있고 그 관계는 나의 주거지, 학군, 대학, 직업에 영향 받지 않은 자유로움이 있다는 점도 좋다. 지금 있는 친구들도 앞으로 만날 친구들도 전부 소중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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