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


세련된 인테리어와 식기, 그리고 비싸지만 제 값을 하는 맛깔난 식사. 희수는 오랜만의 서울 데이트가 무척 만족스러웠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들어오는 길에 계산 부탁한다며 카드를 점원에게 맡겨 놓은 것이었지만, 영인은 알지 못할 게 분명했다. 


"맛있다~ 그지?"

"응. 김민수 데이트 장소 목록 받아내야겠어. 다 맛있네."

"헤어지셨다며 왜 자꾸 파내는 거야."

"이제 극복할 때도 됐잖아."

"참나…."


자신에게는 아직도 조심스럽기 짝이 없으면서, 희수는 어이가 없었다. 장례식 때 가족과 함께 있는 영인을 지켜본 결과, 영인은 가까울수록 퉁명스러운 경향이 있었다. 다만, 그 예외가 조희수였을 뿐이었다. 9년을 친구 사이로 지낼 때에도 영인은 희수에게 (투덜거리긴 했을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대하듯 퉁명스레 대하지 않았다. 유민이나 지수랑이야 원체 치고 박고 해서 그렇지, 원래 무심해도 상냥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봐도 객관적으로 (물론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남에게 마냥 상냥한 타입은 아닌 것 같았다. 


"영인아. 나 궁금한 게 있다?"

"뭔데 또. 이상한 거 궁금해할 거지."

"아…. 아닌가 나한테도 별로 안 상냥한가?"

"뭔 소리야. 나만큼 상냥한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

"아하하. 나한테는 맞는데. 다른 사람한테는 딱히 그런 것 같지 않아서."

"모든 사람이 너처럼 친절하고 싹싹하게 타인을 대하는 건 아니라고."

"갑자기 칭찬하니까 쑥스럽다…. 고마워."

"여하간. 내가 너한테만 상냥해서 그게 이상하단 거야?"

"응. 애인이어서 그런다기엔, 예전에도 그랬던 거 같아서."

"너는 착하잖아."


영인은 별일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대답을 건넸다. 뭔가 묘하게 이해는 되나 완전히 납득이 가는 설명은 아니었다. 희수가 약간 벙찐 표정을 하자 영인은 추가 설명을 늘어놓았다.


"늘 정의롭고 선하잖아. 나는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지만, 너 같은 사람 덕에 세상이 좋아진다고 생각해. 나름 존경하고 있어."

"헉. 너무 과찬이야! 무슨."

"여하간 그리고 딱히 너한테만 엄청 상냥했던 건 아닌데. 네가 욕 먹을 짓을 안 해서겠지."

"그런가……."

"너 최유민한테 내가 너 싫어하는 거 같다고 물어봤었다며. 상냥했음 네가 그렇게 생각했겠어?"

"뭐?! 유민이가 그거 말했어? 아니. 싫어한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아!"

"그때는 약간 의아했던 거겠지. 뭐 아무 생각 없었을 수도 있고."

"뭐가 의아해? 내가?"

"뭔가 약간…. 뒤가 구린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졌달까."

"뭐어?!"


영인은 희수와 처음 만났을 무렵을 떠올렸다. 유민의 동창이라는 이쁜이(얼굴에 홀려 또라이인 줄은 그땐 미처 몰랐다), 그 옆에 있던 착하게 생긴 안경 범생이. 반듯한 외모에 피부도 새하얬지만 이목구비가 참 (쌍꺼풀 수술 전이라) 밋밋하구나. 희수의 인상은 딱 정도였다. 교양 수업에서 처음 만나 넷이 같이 다니게 됐지만 묘하게 거리가 있었다. 


사실 영인은 희수가 자신을 어려워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딱히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굳이 노력을 하지 않아도 넷이 함께 있을 때는 (자신은) 불편하지 않았으므로. 

그리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사실 알지 못했던 것도 컸다. 영인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엔 신경을 쓰지만 개선하는 데에는 노력을 그다지 많이 기울이지 않는 타입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조희수는 공영인과 너무 다른 사람이었다.

'호군가?'

지수의 응석을 받아 주는 것도 그렇고, 간혹 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착해 빠졌었다. 길가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휴지통이 언제 나올지 몰라도 들고 보고, 낯가림도 심한 주제에 (당시엔 지금보다 심했다) 곤란해 보이는 이가 있으면 먼저 슬금슬금 다가가는 희수가 영인은 이해가 안 갔다. 저런다고 무슨 이득이 있다고, 봉사활동 동아리와 모태신앙으로 가톨릭 신자라는 점까지. 착하고 정이 많지만 입이 험하고 냉소적인 집안에서 자란 영인에게는 모두 다 불가해했다. 

그래서 한때는 정말 뭔가 꿍꿍이가 있어서 그러는 건가 아니면 뭐 자존감이 낮아서 인정욕구가 있는 건가. 다양한 의심도 했다. 그러나 그런 의심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언젠가 넷이 만나서 카페에서 공부하기로 했는데 언제나와 같이 지수와 유민이 각자 다른 사유로 늦은 날이었다.


"아. 채지수도 늦는대?"

"응. 지수 방금 일어났대."

"둘은 맨날 늦네. 짜증…."

"그러게. 아하하."

"웃음이 나와? 넌 안 열받아?"

"음…."


영인은 별 기대 없이 말한 거였다. 착한 척이든 자존감 때문이든, 뻔한 답이 돌아올 거라 생각했기에. 괜히 불편해질 말을 했나 싶어 후회가 됐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열까진 아니고 짜증은 나지!"

"엥. 그래?"

"응. 그래도 화내고 짜증낸다고 달라질 것도 없잖아~"

"그런가?"

"응. 그리고 막 1시간 이렇게 늦은 것도 아니니까. 오늘은 카페 가서 기다려도 되고."

"그래도 자꾸 늦잖아.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하루이틀 아니니까 그때마다 열받으면 내가 힘들 것 같아서. 아. 그래도 잔소리는 할 거야! 이따 같이 해!!"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 자신이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달라서 영인은 피식 웃음이 났다. 착하긴 한데 바보는 아니네. 자존감이 낮은 것도 아니고. 배시시 작은 눈을 접으며 웃는 모습이 퍽 귀엽게도 보였다. 


"그래도 솔직히 영인이 네가 대신 화내 주니까 기분이 좀 좋은 것 같긴 해."

"나를 앞잡이로 쓰겠다 이거지."

"아니이. 그런 거 아니야!"

"뭐 네 말도 맞긴 하네. 개지랄 한다고 사람 고쳐 쓰는 것도 아니고."

"어…. 음.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뭐 영인이 기분 풀렸으면 됐어!"

"다음부터는 아예 나도 늦게 나올까. 너도 그래."

"으으응. 약속 시간을 지키는 건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거니까. 나는 지킬 거야."


영인은 눈이 살짝 커졌다가 가늘게 휘었다. 재밌네. 착한데 나름 심지도 굳고. 호기심 섞인 인간적인 호감이 그때야 비로소 생겨났다. 피식 웃으며 영인은 희수에게 말했다.


"혼자 기다리세여. 다음부턴."

"와? 진짜 안 나올 거야…?"

"너 하는 거 봐서."




"그런 얘기를 했어? 나랑 너랑?"

"응. 언제였지 벚꽃 폈을 때쯤이었나."

"그랬구나."

"응. 그때 뭔가 그냥 앞뒤 똑같이 착하고 단단한 애구나 생각했어."

"그때 반한 거였으면 좋았을걸……."

"무슨?"

"농담이야. 그랬구나. 다행이다."


희수는 옛날 얘기에 맑게 웃었다. 영인은 그때 너 진짜 촌스러웠다는 이야기는 꾹 참고 "쌍꺼풀이 참 잘 됐어"라고 말했다가 희수의 눈총을 샀다. 



55.2. 


"생일 선물. 결국 못 정했지?"


디저트까지 다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영인에게서 뜬금없는 질문이 들어왔다. 내일모레가 생일이었지만 영인의 조모상부터 해서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던 터라, 당연히 생각을 못했다. 희수는 혹시 이 식사가 선물이었던 건가? 깨닫고 카드를 회수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영인은 대답을 기다리는 건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주고 싶은 게 있어서."

"응? 응. 나 네가 주는 거면 다 좋아."

"그렇게 쉽게 말하면 사기당한다."

"진짜 다 좋은데? 뭐 네가 나한테 몹쓸 걸 주진 않을 거잖아."

"조금 약하긴 해."

"그래?"

"어. 좀 약간 나쁜 면도 있고, 근데 그래도 보기 좋아. 꽤 품질이 좋지."

"뭔데?"

"비밀이지롱."

"아. 공영인~~"

"맞춰 봐."


좀처럼 선물이 뭔지 이야기해 주지 않는 영인에 희수는 오기가 생겨 몸을 바싹 기대어 앉았다. 두 사람의 스무고개가 시작됐다. 


"음. 물건이야?"

"물건 아니면 뭔데?"

"아니 막 없어지는 그런 거…. 밥이나. 호텔이나."

"아 그런 건 아니야. 호텔 가고 싶어?"

"아니이!"

"또."

"음. 옷이야?"

"아니. 음. 아닌 건 아닌가."

"뭐야. 부정확해!"

"정확하게 답한 거야. 옷이 선물은 아니라고 해 두자."

"어. 옷도 아니고. 그럼 신발?"

"아니."


몇 차례 더 문답이 오갔지만, 희수는 좀처럼 답을 맞추지 못했다. 사실 묻는 내내 떠오른 게 한 가지 있었다. 희수는 자신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면서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귀금속이야?"

"음. 귀하긴 한데 그것도 아니에 가깝네."

"아, 아니구나."


'반지 아니구나' 커플링을 조금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던 희수는 약간 실망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반지는 너무 비싸지. 반지는 같이 사러 가자고 해야겠다. 민수 샘 시댁이 금은방이라고 했던가. 


"힌트는 부가로 따라오는 게 많아."

"사은품?"

"응."


어느새 제 의자 옆에 서 있는 영인에 희수는 부드럽게 웃었다. 뭘까. 부가로 따라오는 게 많고 먹거나 써서 사라지는 게 아닌 귀한 무언가. 

영인은 의자에 앉은 희수와 눈높이가 같아지도록 바닥에 무릎을 대고 앉았다. 뜻 모를 행동에 희수가 당황하자 웃음기어린 목소리가 돌아왔다. 


"땡. 시간초과."

"으아. 모르겠어! 알려 줘."

"맘에 들지 모르겠어."

"뭐든 맘에 들 거라니까!"

"쉽게 말하네."


툭. 영인은 희수의 무릎에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치마에 볼을 문대며 응석을 부리다가 희수를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희수는 선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너야?"

"완전히 정답은 아니랄까."

"그럼 뭔데?"

"내 남은 모든 시간을 줄게."


영인은 희수의 왼손을 꼬옥 잡고 다정한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남은 모든 시간, 모든 공영인, 고급스러운 프렌치레스토랑. 창밖에는 눈이 소복하게 쌓이고 있었다. 


"정말?"

"응."

"나도 주고 싶어."

"응. 안 주면 좀 곤란해~"

"똑바로 말해 줘.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아?"

"말보단 행동이지."


영인은 품에서 흰 상자를 꺼내 들었다. 희수는 눈이 동그래졌다. 제 차보다 비싼 가방을 파는 유수의 명품 브랜드였기 때문에. 브랜드를 상징하는 주황색 상자는 아니었지만 H로 시작하는 브랜드명이 또렷하게 박혀 있었다. 상자를 열자 심플하지만 고급스럽기 짝이 없는 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무슨…. 공영인!!"

"내가 너 그런 잔소리 할 줄 알았어. 근데 일단 좀 받아 줄래?"


이게 얼만데. 미쳤어. 이런 말이 나와야 하는데. 절실해 보이는 영인의 표정에 희수는 눈물부터 차올랐다. 왜 이렇게까지 귀한 것까지 주는 거야. 만 너만 있어도 되는데. 그리고 눈앞의 물건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하며 손을 내밀었다. 


"착하다."

"…말도 해 줘."

"욕심이 많네. 크흠. 음."


영인은 울먹이는 희수의 손을 꼬옥 잡고 특유의 나긋한 목소리로 고르고 고른 예쁜 말들을 꺼내 놓았다. 


"법적으로는 아직 어렵더라도 가족이 되어 줬으면 좋겠어."

"훌쩍."

"너 안 울리게 노력할게. 사랑해. 희수야. 나랑 평생 함께 하자."


네 번째 손가락에 꼭 맞는 반지를 끼워 주곤 영인은 일어나 희수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고선 키스를 했다. 그리곤 눈을 맞추곤 물었다.


"대답은?"

"…사랑해. 너 말고 다른 사람은 이제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 영인아. 나 너랑 결혼할래."

"그 단어는 안 꺼냈는데. 한방 먹었네."


자리에서 일어나 와락 끌어안고 우는 희수에 영인은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울며 웃었다. 그리곤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영인에 희수는 더 엉엉 울었다. 



55.3.


"붕어래요."

"놀리지 마."

"놀리는 것도 좋으면서."

"그건 그렇지만."

"역시 잘 어울리네. 예쁘다."


맞잡은 왼손에는 같은 디자인에 같은 색, 다이아 유무만 다른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생각보다 더 잘 어울리는 디자인에 영인은 만족스레 웃었다.


"비밀이라던 게 이거야?"

"응. 예쁘지."

"미쳤어. 대체, 얼마나 쓴 거야!?"

"C나 H나 비슷해. 생각보다 막 더 비싸진 않더라."

"얼.마."

"쓸 만큼 썼어."

"공영인. 나 너네 집에서 진짜 얼마 안 되는 월세 내면서 살고 있거든? 이 반지 하나가 내가 12달 어치 낸 월세랑 맞먹는 거 아니야?"

"아니거든."

"내가 웨딩밴드 가격, 모를 것 같아?"


프로포즈는 안 받았었지만 재석과 반지를 보러 갔던 희수였다. H에서 반지도 하는 줄은 몰랐지만, 다른 명품 브랜드와 비슷하다면 알 만했다. 게다가 다이아까지 박혀 있었으니. 


"나는 모르네요. 그리고 집세도 이제 내지 마. 가족이잖아."

"점입가경이네."

"진심이야. 나 너한테 집세 받는다고 개털렸어."

"아……."


장례식장에서 영인의 부모님이 왈칵 화를 내시던게 떠올라 희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집도, 반지도 모두 영인이 한다는 건 말이 안 됐다. 희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도 그건 아니야. 나도 뭘 해야겠어."

"하긴 뭘 해. 백년해로나 해."

"아."

"왜?"

"낡아빠진 아파트라고 맨날 괄시했지."

"어. 뭐 문도 잘 안 닫히고…. 화장실 뻑하면 물새고."

"냉장고도 요새 맛 간 거 알아?"

"또 그 모양이야? A/S 불러야겠네. 그거 최유민이랑 살던 집에서 전 세입자한테 산 거라."

"너랑 나는 집에서 엄~청 오랜 시간을 보내잖아."

"응. 그건 그렇지. 뭐 왜. 무슨 짓 하려고."

"쇠뿔도 단 김에 빼랬어."

"아앙?"




"조희수 미친 년……."

"약혼했다고 바로 그렇게 상냥하지 않은 소리 할 거야?"

"프로포즈 받은 날 리모델링 하겠다고 바로 견적 내러 가는 게. 미친 사람이지. 아니야?!"

"생각보다 괜찮지 않았어? 가격? 저기 되게 유명한 사무소라고 민수 샘이 그랬는데. 빨리 계약해야 할지도."

"안 괜찮아!!"


인테리어 사무소에서 견적을 떼고 차로 돌아오는 길, 영인은 기가 막혀서 답지 않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희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꾸를 했다.


"나 그 집에서 공짜로는 못 살아. 너만 저축…. 아 영인이는 집만 있고 저축은 없겠구나."

"놀리는 거야?"

"나 저축 있어. 많지 않은 월급이어도 성실하게 모았고. 30년된 아파트 고칠 돈은 있어."

"한두 푼이어야지. 미쳤나 봐."

"아파트 값의 반의 반도 안 돼."

"나는 물건이지만 너는 아니잖…. 노려보지 마. 그래. 우리 집이지. 우린 가족이고. 그래도 너무 큰 돈이니까."

"반지 사느라 저축도 다 썼을 거 아니야."

"적금 깨면 돼…. 한 500…도 안 되긴 하겠다."

"그니까. 잠자코 해. 어떻게 할까? 우리 빨리 집에 가서 고민해 보자."

"너를 누가 말리겠어."


영인은 한숨을 쉬고선 조수석 문을 열어 주고 히이 웃는 희수를 바라보았다. "나도 노빠꾸지만 정말 너도 못 말린다." 하니 "부부는 닮는다잖아."라며 맞대거리를 하며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그 모습에 영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체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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