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뭐가 문제일까.

다정은 한껏 가늘어진 눈으로 맞은편을 보고 있었다.

꼼짝않고 앉아 벽면을 노려본 것도 벌써 삼십여 분째. 시선은 TV 화면에 닿은 상태이지만, 정작 눈에는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다. 이미 머릿속에 다른 생각들이 꽉 들어찬 까닭이다.

손기영.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눈앞에 있었던, 그 말랑말랑한 얼굴의 주인 때문에.

오늘 오전, 드디어 손기영을 만났다. 나, 쟤 주라. 뻔뻔하고 당당한 요구에 펄쩍 뛰는 수진을 회유하고 협박해가며 얻어낸 자리였다.

기영과 함께 보낸 시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운 편에 속했다. 물론 중간에 아주 조금 짜증나는 일이 있긴 했지만…… 그런 기억 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조명을 환히 밝혀둔 가게에서 재회한 얼굴은 일전 보았던 때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한층 더 하얗고 말랑말랑한 것이 먹음직스러워 보이기까지 했으니.

한 마디 던질 때마다 침을 꼴딱거리며 눈치를 보던 모습이란. 눈이 마주친 순간, 설핏 지어 보인 웃음에 붉어지던 귓불은 또 어땠던가. 일순 만져보고 싶은 욕망에 애꿎은 주먹만 쥐었다 펴길 반복했더랬다.

그런데…….

뭐가 문제일까, 대체.

분명 좋았다. 분위기도 좋았고 대화도 곧잘 나눴고, 다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쉽사리 떨쳐낼 수 없는 찝찝함이 있다.

마치 묘하게 겉돌고 있는듯한, 석연치 않은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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