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성(榮華城)을 떠나 화경(華京)의 현왕부(賢王府)에서 지내게 된 현왕(賢王)은 그제서야 숨통이 조금 트이는 것 같았다. 비록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재무처(財務處)의 일을 살피고 치국전(治國殿)으로 가서 경치제(暻熾帝)를 마주하여야 했으나, 해가 진 뒤에는 곧바로 퇴성(退城)을 할 수 있으니 현왕은 마음이 편안하였다. 현왕은 가례(嘉禮) 이후에 정왕(諪王)이 자신을 더욱 증오하고 경계하게 된 것을 알아차렸으나, 더는 그 불편한 마음과 오해를 풀어주려 애쓰지 않았다. 다만 자신과 함께 지내게 된 영왕후(榮王后)가 화경을 낯설어할까 근심하였기에 자신의 배필(配匹)에게 더욱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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