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less Nights (legatus505.blogspot.com) 

원본 블로그에는 삽화가 포함되어있으니 같이 확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D  

삽화 표기- *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을 저주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잠은 언젠가는 반드시 맞이할 죽음의 굴레에 있어 유일한 탈출구였다. 우리 모두가 받는 형벌에서 일시적으로 받을 수 있는 유예기간이었다. 잠은 편안과 안락을 안겨다 주었다. 정신의 전원이 꺼지고, 몸이 스스로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삶과 죽음의 틈새에 갇혀 나 자신을 방해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불면증을 앓은지 얼마나 지났는가? 도축 사건 이전, 그정도는 확신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그 나이때 더 자고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나는 내 눈을 속이려던 남자에게 더 친절하게 굴 수 있었을 것이다. 수술 받기 훨씬 이전, 내 영혼에 비춰진 탁한 창문들은 당시의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 때 그렇게 지치고 망가진게 아니었다면 어떻게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처럼 부활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단 한번도, 밤을 내리 지나는 잠을 자본적이 없을지 모른다. 내가 꾸는 꿈은 잠을 자는 꿈이었고, 잠은 인간의 휴식이라는 어떤 인공적인 개념이리라.




유리컵에 담긴 맑은 액체를 한모금 넘기면 그 통로를 따라 목구멍이 불타고 있는 것 같았다. 가슴께가 열이 오르기 전에 잠시 멈췄다. 눈이 조금 크게 떠졌다. 간신이 인식할 수 있는, 흡사 어둠속의 그림자 같았다. 꿀꺽, 액체를 넘겼다.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흘러 내려갔다. 목 옆에 있는 두개의 손가락이 인후(咽喉 )2의 기능을 확인했다. 나는 컵을 다 비운 뒤, 한잔 더 따랐다. 침묵이 구석에서 끝없이 똑딱거리는 아날로그 시곗소리에 의해서 깨졌다.



잠을 잃은 밤들은 사실 축복일 수 있다. 내 머릿속에 있는 한 얼굴이 독이 있는 송곳니로 휘감아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병실 어딘가에 숨어들어있는 한 의식의 대체품일것이다. 그건 너무 오래 전의 일이었고, 너무나도 보잘것 없었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빛나는 녹색의 눈동자. 자연 그대로인 갈색 머리칼. 고양이같은 웃음이 밤의 어둠속에서 번뜩였다. 그 녹색의 고글이 경기장을 볼 수 있게 허가 해 주었다. 조롱하는듯한 목소리가 나를 계속해 괴롭혔다. 발톱이 내 살을 파고들어 베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반복해서. 평상시와 다를 바 없었고,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있던것도 아니었다. 기억하려고 노력까지 했다...적어도 의식적으로. 그 얼굴은 내가 최근 몇주동안 알게 된 얼굴이었다. 항상 활짝 웃으며 짓궃은, 생기로웠던. 하루의 일찍부터 공포에 떨고있던 그 누군가였다.


"그는 이미 화가 다 풀렸어 후후쨩. 그가 사과를 하기 위해서 직접 스테이크도 구웠어."


"형제, 빨리 와, 우리가 영화를 틀어뒀어."


"후-쨩, 그가 네 무기를 훔치면 안됐는데. 나와서 같이 놀자."



내 문을 마지막으로 노크한것이 그것이었다. 노크. 발자국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그의 가슴에 주먹을 내리 꽂은 괴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그에게 노크를 하라고 몰아 붙였을 것이다. 그들은 결국 그것을 보러 왔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절대로 되지 않을.



내 눈이 진 한병과 함께, 조심스럽게 놓여진 넷 잭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건 무기가 아니었다. 확신은 못하지만. 도구였다, 전자 장치들을 멈추게 하기 위한. 어떤 인간일 지라도 이것에 의해서 다칠 수 없었고, 내 타임라인 밖에 있는 누군가가 신경망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조롱하는듯한 미소가 냉담하게 허공으로 휙, 치워졌다. 그는 그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놀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틀린 사용자에 의해서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 이미 어두운 미래에 나의 네온의 과거가 존재했다. 전에도 본 적 있는 사진이었다. 그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치명적인 무기를 가지고 있는, 유령같은 도둑. 나는 그에 따라 행동을 취했다.



주먹이 허공을 향해 나가 떨어질 때, 그가 비명을 지르며 외친 내 이름만이 뚝, 정신을 백지로 만들었다. 내가 어디에선가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괴도가 왜 그 이름을 외쳤을까? 잠들기 전에야 비로소 모든것이 확실해졌다. 두개의 타임라인에 걸쳐서 같은 이름들이 존재했다. 다른 이름을 가진 같은 얼굴이 존재했다. 같은 무기가 이것과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다.




저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거짓말들이 입술을 빠져나오는 동안 그것은 비슷한 시간동안 내 곁에 있었다. 내가 묻어둔 기억에서부터 나를 꺼내주었다. 한번 더 잔을 비워내고, 빈 병을 베젤 위에 올려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레가투스 505가 수행해낸 또 다른 미션이었다. 알코올은 의식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다른 방법들중 하나였다. 잠을 자는것보다 쉽게 얻어낼 수 있는. 나같은 이력을 가진 사람에게는 후유증이 덜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약간 비틀거리며 벽에 기대 서 있었다. 내가 약한게 느껴졌다. 사람이다. 나는 괴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꿈에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피로 뒤덮혀, 한쪽 팔이 사라져 있었다. 무언가 정확하게 급소들을 조준해 잘라냈다. 고양이의 발톱이 정확하게 일을 해냈다.






*








손가락 끝이 내 척추로 옮겨간 다음 셔츠 천 위로 볼록 튀어나온 금속을 느끼고 있었다. 부드럽고 은은한 빛이 내가 그것을 잡아 끌어 당기기 전 빨간색과 검정색의 내 손에서 비춰지기 시작했다. 더이상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픈 곳들은 전부 잡아 뜯어냈다. 당신은 내가 패닉에 빠진 채 이름들을 부르짖는것을 볼 수 없을것이다.


이 시점에서 내가 누구에세 연락을 취해야 할까? 싸워내야 할 전투나 복수해야 할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다른 시간선에서조차 나는 여전히 기계일 뿐이다. 이제 나는 삶의 목적조차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똬리 튼 뱀으로부터 떨어지기 위해 저항하거나 원동력을 제공해 앞으로 나아가도록 가능케하는 레가티오 조차 없었다. 나는 빈 병을 쥐고, 이틀만에 문을 처음 열어 나섰다.



-쿵-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뒤를 돌았다. 금방이라도 내려칠 수 있는 병을 들고. IIs를 구석구석 비추며, 또 다른 IED가 나타나길 예측했다.



.........




괴도가 공 모양으로 웅크리곤 집 문의 뒤쪽에 기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심지어 문이 열리며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도 그는 잠에서 깨지 못했다. 현재, 표정이 엉망진창으로 차가운 스테이크와 아스파라거스들로 무너져 내렸다.



"쉬이이-,.." 



부드러운 웃음, 숨보다 웃음이 더 섞인게 내 입술 사이로 빠져나왔다.


"멍청한 고양이.  ...침대로 옮겨주도록 하지."





번역-천희(twitter @cheonh1e)

twitter @cheonh1e E-mail cheonhim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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