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오히 2차 창작입니다.


요한로드는 처음이네요~ 요한이랑 로드 관계성 넘 좋죠 ㅠ 이번에 업데이트 된 아발론 기사 훈련 해보셨나요? 요한... 아... 이거 스포니까 말은 못하겠네요.... 암튼 요한한테 로드 안겨줘 ㅠ


요한X여로드이고요~ 기본 커마(긴 흑발+머리장식, 흑안)를 생각하고 썼습니다.

수위는 없고 그냥... 잔잔한 글입니다. 헤헤 >< 길지 않고 짧아용~


-


기상 시간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자연스레 기분도 좋지 않다. 어둡기 때문에 아침이 아니라 밤에 깬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괜히 덜 잔 것 같아서 영 찝찝하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대충 묶고 씻었다. 그래도 곧 다가올 일을 생각하니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다. 로드는 설레는 마음으로 욕실을 나섰다.

창문을 여니 축축한 바람과 함께 낮은 세계의 천장이 보였다. 석회질 같은 하늘은 조금만 높게 뛰면 손끝이 닿을 것 같다. 옷을 갈아입고 잠시 기다리자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로드. 요한입니다.”

“들어와.”

곧장 대답했지만 문은 바로 열리지 않았다. 요한이 아침마다 방문한 지 제법 됐는데도, 그는 항상 문 앞에서 짧게 망설이다 열곤 했다. 오늘도 요한은 수십 초가 지난 후에야 열었다. 차려입었지만 무장은 아니다. 처음 부르기 전 날, 왕의 침실에 들어가기 위해 요한이 예법서를 다시 찾아보았다는 말을 들었었다. 밤도 아니고 아침에 방문하라 일렀는데 그가 긴장한 이유를 로드는 알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거리를 두고 로드 앞에 선 요한은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요한 테일드. 로드를 뵙습니다.”

“좋은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로드.”

비가 내리지 않아 오히려 무겁고 우중충한 날씨는 빈말로도 좋다고 못할 것이었으나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럼 오늘도 부탁해.”

“네.”

요한은 의자에 앉은 로드 뒤에 서서 천천히 머리를 빗기기 시작했다. 처음 했을 때는 서툴어서 더 엉키게 만들었지만 이제 제법 경력이 쌓여 손길이 부드럽다. 요한은 고용인이 준비해둔 향기 나는 물과 수건으로 손을 깨끗하게 닦았다. 손빗으로 헝클어진 머릿결을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정리했다. 넓직하고 빗살이 성긴 빗으로 두피부터 천천히 빗겼다. 자칫해서 엉킨 부분을 빗살이 지나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로드를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곱슬이라 쉽게 엉키는 머리카락이다. 그나마 머리카락이 가늘지 않아 쉬이 끊기거나 엉키는 정도가 심하지 않다. 검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 손가락을 휘감을 때마다 요한은 침을 삼켰다. 이렇게 불순한 마음을 주군께서 알아차릴까봐 두려웠다. 요한은 수행하는 마음으로 빗질에 임했다.

처음 요청을 받았을 때는 당황했다. 밤에 오라는 것도 아닌데 엄청 놀라버렸다. 아침이라도 침실에 오라니. 요한은 당연히 로드의 명에 군말없이 따르는 편이지만 그때 꽤 난감했다. 요한은 빗질을 하는 손이 점점 떠는 걸 보고 평안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제발, 로드께서 아무것도 모르시기를 바라며.

촘촘한 참빗으로 머리끝을 꼼꼼하게 빗고 나서야 빗질은 끝났다. 요한은 한 번, 두 번, 세 번, 심호흡을 한 후에야 금색 머리장식을 들었다.

요한은 로드 앞에 섰다. 로드는 요한을 올려다보았다. 시선이 일순간의 인연처럼 툭 스쳐지나간다. 요한은 머리카락을 한 줌 잡았다. 항상 장식을 채우는 터라 집히는 머리카락의 양은 일정했다. 장식을 위해 자란 머리카락처럼 딱 자리까지 잡혀서 얌전히 장식을 채워줄 사람을 기다린다.

요한은 결국 바들바들 떠는 손으로 장식을 채웠다. 로드는 끝이 발갛게 달아오른 귀를 봤다. 그걸 손으로 집어보고 싶다.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고 싶다.

로드는 장신구를 만지작거리고 일어났다. 요한은 어느새 더 이상 떨지 않고 반듯하게 서서 로드의 옆에 섰다.

“가자. 요한.”

“네. 로드.”

“이제 슬슬 눈치채면 어때?”

“예?”

로드는 슬쩍 웃고서 먼저 문을 나섰다. 그에게 몰래 준 유예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본인도 몰랐다. 넘볼 수 없는 존재라 여기고 제멋대로 마음 접은 사람이 미웠지만 한편으로는 귀여웠다. 로드는 뒤에서 제가 무엇을 잘못했냐고 묻는 우직한 기사에게 질문을 무시하는 벌을 주었다. 언제쯤 너도 우리가 같은 마음인 걸 알까.





ONLY 2차만 팝니다

링델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