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최근 들어 사소한 일에도 욱한다. 눈이 어두워진 탓이다. 그래서 분노는 먼저 입을 열어 눈을 감는 거라고 한다. 스스로 부끄러움만 드러낼 뿐, 지혜롭기를 거부하는 것이 분노다. 불교에서도 독이 되는 세 가지 마음인 탐진치(貪瞋痴)의 하나로 분노(화냄, 瞋)를 꼽았다. 그만큼 누구나 참지 못해 화를 내고 또 스스로 풀기를 어려워한다. 한자의 글자대로 제대로만(眞) 보면(目) 화낼 일도 아니고, 못 풀 화도 없는 데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어두워진 탓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항상 붙여 이야기하다 보니 《일리아스 오디세이 아》 하나의 작품으로 아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로, 일리아스와 오디 세이아, 두 사람의 이야기로 아는 사람도 있다. 《일리아스》는 1만 5693행의 ‘트로이 성의 노래’이고, 《오디세이아》는 1만 2110행의 ‘오디세우스의 노래’로, 각각 24권에 수록된 독립된 대 서사시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성을 의미하는 ‘일리온’에서 유래된, ‘일리온의 노래’라는 뜻이다. 즉 트로이 성의 노래다. 트로이 성을 두고 벌어진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10년간의 트로이전쟁 중 마지막 약 50일간의 이야기다.

 

 

신화 속의 트로이전쟁

 

트로이는 그리스와 터키 사이의 에게 해안에 있는 현재 터키 지역으로, 에게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해협 입구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고리로, 유럽에서 아시아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진출하려는 세력이 반드시 걸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다. 고대 두 강자 그리스의 미케네와 소아시아의 트로이가 맞부딪힐 수밖에 없는 운명의 지역이다.

 

바로 여기서 기원전 1250년경 유럽, 아시아 나아가 아프리카를 차지하려는 세계 최초의 세계대전이 벌어졌다. 그 전쟁이 바로 트로이전쟁이다. 트로이전쟁은 그리스 신화로 먼저 전해졌다. 신화에서 이야기하는 전쟁의 발단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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