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월말이 다가온다.

월말이 다가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

내년 다이어리를 구매한다.


2018년부터 꾸준히 쓰기시작해서 올해로 벌써 4번째로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아직 두달가량 남아있지만 올해 다이어리에 대한 평을 내려보자면, 정말 최악! 마지막 일기가 8월이었으니까 말 다했지 뭐.


이 다이어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시작부터 우당탕탕의 이야기가 있는데... 친구랑 같이 1+1 다이어리를 구매하기로 하고 산거였다. 나는 딱히 원하는 색은 없었고 갈색만 아니면 된다는 마음이어서 친구한테 색 결정권을 넘겨주고 랜덤 상품을 갖기로 했는데 아니 글쎄 하필 5~6가지 색 중에서 갈색이 온게 아닌가. 게다가 다이어리가 생각보다 너무 아담해서 뭘 쓰려고 하면 한쪽이 뚝딱 꽉 차버리는 일들이 발생했다.


게다가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코로나때문에 집에 콕 박혀있다보니까 딱히 적을만한 일들이 없었다. 기껏해야 한달에 한번정도 카페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이어리 모임을 갖는 것 정도? 학교를 등하교 해야 거기서 발생했던 일상들을 적고 수업시작하기 전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일기도 쓰고 하는건데. 집에 있다보니까 다이어리 쓸 시간에 유튜브 보고, 소설 보고, 적을 일도 없고.


물론 그래도 내년 다이어리는 살 거다. 두근두근~! 내 최애 다이어리는 2019년에 썼던 메이크잇카운트투데이 라는 다이어리인데, 위클리가 왼쪽에 몰려있고 오른쪽에는 여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참 좋았다. 뭐가 좋냐고? 칸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여행갔을 때 편하게 일기를 쫙쫙 쓸 수 있다는 점이. 근데 작년도 올해도 아직 안나온걸 보면 절판됐나보다. 이렇게 생긴 다이어리를 찾아봤는데, 한쪽에 위클리를 모아둔 다이어리도 적을뿐더러 있더라도 꼭 오른쪽이 모눈이더라. 나는 모눈은 싫어하는 사람이라 눈물을 머금고 그냥 지나쳤다. 모눈은 내 글씨가 삐뚤빼뚤한게 너무 잘 보여서 싫어.


그렇게 심사숙고를 해서 고른 결과 내년 다이어리를 결정했다. 우선 정말 파격적인 행보인데 무려 내가 만년형 다이어리를 골랐다. 날짜쓰다가 지칠게 뻔해서 만년형은 거들떠도 안봤는데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소리다. 일단 위클리는 한쪽당 세로로 긴 직사각형이 4개씩 있는 구조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눈은 없음! 선은 검정, 배경은 흰색에다가 묘하게 손글씨가 잘어울리는 디자인이라 글씨가 살짝 삐뚤빼뚤해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한다. 사이즈는 올해 것 보다 크고. 그리고 프리노트도 꽤 두껍게 들어가 있다. 그리고 표지 디자인과 비슷한 스티커 4종이 첨부되어 있다. 이 스티커가 진짜 짱 귀엽다! 날짜 쓰는건 좀 귀찮겠지만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날짜스티커도 같이 골랐다. 그걸 골랐다고 해도 월간이나 위클리 둘 중 하나는 손으로 직접 써야겠지만... 아무튼 어디에 스티커를 붙이고 어디에 손글씨를 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지.


게다가 핫트랙스에서 지금 시키면 1+1인데다가 무료배송이라고 한다. 올해 다이어리는 1+1라 구매했다면, 이번에는 운좋게도 마음에 든 다이어리가 1+1인 상황! 만년형이니까 여차하면 내후년에도 이 다이어리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구매했다. 올해 써보고 별로면 뭐, 당근마켓에 내놓던가 해야지. 아직 집에오진 않았지만 벌써부터 두근두근하다.


다음 달에는 중학교 동창들이랑 놀러가기로 했고, 그 다음달에는 길원들이랑 만나서 놀기로 했는데. (이제 우리는 백신 2차접종까지 다 맞은 신인류니깐!) 올해 다이어리가 망한김에 이 두 이야기는 내년 다이어리에 적을까 고민이다. 올해만 그런건 아니고 작년에도 이랬다. 꼭 매년 말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새 다이어리를 구경하는 순간 현 다이어리는 찬밥신세... 주인이 미안하다. 그래도 책장에 예쁘게 꽂아놓고 가끔 생각나면 꺼내서 읽어보니까 그걸로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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