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문에 이마를 대고 중얼거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몇시간을 며칠을 살아봐도 결론은 심창민 없이는 못산다는 것 뿐. 


한 밤중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 것도,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한가지 더 만드는 것일까 겁이 났다. 


언제나 심창민은 내 곁에 있었다. 내가 처절하도록 비참할 때에도, 다시금 인생에 볕이 들었을 때에도, 언제나. 언제나.. 


심창민 없는 하루는 떠올린 적 없었다. 














'정윤호.' 


차갑게 부르는 목소리조차 그리워. 


'늦게 들어오면 말해주기로 했잖아.' 

'........'

'전화 한 번 받는게, 문자 한 번 남겨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애써 날선 말투를 하며, 걱정을 꾹꾹 겨우 눌러담는 목소리. 한 번도 사랑스럽지 않은 적 없었다. 


'그래그래...' 

'또 그냥 이렇게 얼렁뚱...' 

'우리 창민이이...' 

'...아 진짜..!' 


언듯한 차가운 표정도, 은근슬쩍 붙잡아 입맞추는 내 손짓에 스리슬쩍 녹는다. 몇차례 밀어내던 심창민이 이내 고분히 안겨왔다. 아... 발버둥치는 것도 얌전히 안겨있는 것도 모두 귀엽다. 


'....맨날 이렇게 넘어가고....'

'안그럴게. 안 그럴게.' 


나는 그러고도 물렁하게 반응하는 심창민을 늘 얕보았는지도 모른다. 내가 어떻게 해도, 심창민은 날 사랑해. 내가 뭘 해도, 심창민은 날 용서해. 

내가 정윤호인 이상, 심창민은 옆에 있어. 







[집으로 가] 


몇시간째 심창민 집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을까. 문자가 왔다. 그 문자조차 널향한 마음을 접지 못하게 하는데. 늦었다 말하지 마. 너 아니면 죽을 것 같아....... 


언 손으로 겨우 답장했다. 


[너 아니면 나 죽어...] 

[신고 한다.] 


오늘도 심창민 얼굴을 못보고 집에 가면, 아마 나는 내일 아침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너 없는 하루를 사는게, 아침이 오는게 악몽보다 더 잔인해... 차라리 깨지 않는 것이 낫다. 


[얼굴 한번만 보여주면 안될까] 

[창민아]

[창민아...]

[답장해줘서 고마워...]

[나 잘할 수 있는데...] 

[아니, 나 얼굴 한 번만.. 목소리 한번만 들려줘....] 











술에 쩔어 집에 가면 늘 심창민을 깨웠다. 곤히자는 채로도 귀여웠지만 나는 심창민을 괴롭히지 않고는 못참았다. 올라타서 시린손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뽀뽀하면, 금세 졸린 심창민이 깬다. 


'아으... 몇시야...?'

'너와 나의 대서사시...?'

'어우 또 지랄났어... 술 마셨지!?' 


회사에선 머릿속으로 농담이 떠올라도 꾹참고 눌러담고있다가 심창민에게는 마구 지껄였다. 심창민이 질색하면 질색하는대로 좋았다. 심창민 반응을 보려고 사는 것도 같았다. 


'손 씻었어? 씻었을 리가 없...흐..' 


나는 술에 취하면, 집에 들어가면, 심창민을 보면, 심창민을 탐하지 않고는 못견뎠다. 심창민은 맛봐야 하고 만져야 하고, 안아야 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이 좋았다. 


'그만해애..흐..' 


예민한 몸을 이리 저리 건드는 것도, 귓볼을 잘근잘근 씹다 핥는 것도... 다... 

나는 다 좋았다... 


심창민이 지쳐가고 있는 것도 모르고. 










강추위라고 했다. 심창민 집 앞에서 무대포로 버틴지도 벌써 몇시간째. 손 끝의 감각이 없었다. 쪼그려 앉은 자세로 몸을 웅크려봐도, 관절마다 감각이 둔하다. 


그 와중에도 심창민이 보고 싶었다. 


이렇게 버티면... 아침에 출근하는 심창민을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조금만 버티면....



".....정윤호 너 진짜....." 


심창민이었다. 

아직 깜깜한데,

아직... 지금 몇시지.... 


"벌써 출근 해...?" 


몸을 일으키는데 저린 것과 추운 것이 합쳐서 다리가 꼬였다. 심창민이 맨발로 튀어나와 나를 붙잡았다. 늘 심창민에게서 나는 향 심창민의 온기에 나는 아찔했다. 


걱정하며 내 얼굴을 살피는 심창민 얼굴을 보며 눈물이 났다. 


"이렇게 추운데... 뭐하는 거야 이 미친놈아!!" 


감정 섞인 욕도, 심창민이 해서 좋았다. 욕해도 좋으니까... 내 얼굴 계속 봐줘. 계속 얼굴 보여줘.... 


"창민아... 한 번만... 한 번만 기회줄래." 

"........"

"잘 할게. 나... 너 없으면... 못살아........" 


심창민이 내 언 볼을 쥐었다. 알 수 없는 표정이 두려웠지만 예뻤다. 


"...응?" 

"......"

"...응?" 


몇번 되묻자 심창민의 표정이 아주 살짝 풀어졌다. 


"일단 들어와..." 


심창민의 공간에 발을 들이며, 입맞추고 싶어졌다. 성급하게도.... 꾹꾹 눌러 참고 있는데, 문이 닫히자 마자 심창민이 나를 현관문으로 밀어붙였다. 


찬 입술과 혀는 감각이 둔해진 것 이상으로 심창민의 혀를 달게 삼켰다. 온기까지 넘어와 황홀할 지경이었다. 살짝 덜 가신 화까지 느껴지는 키스였다. 심창민의 혀가 나를 나무라고 달래고 다시 허락하고 있었다. 


"....계속 해도 돼? 


나는 매너를 찾기로 했기 때문에 물었다. 심창민이 얄궂은 표정을 짓고는 내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전력..음.. 30..?40..? 정도로 짧게 써보았습니다

노래 너무 세상 좋으니까 계속 계속 계속 듣고 듣고 또 들읍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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