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요즘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스피처 적외선 우주 망원경에 엮인 역사가 잘 나와있는데요.

 초반부터 나오는 NASA, 학계, 정가, 재무부, 계약업자, 여론, 대통령 간의 얽힌 얘기들을 보다가 드디어는 초안을 내고 진행한 나사 Ames 연구소에서 JPL이 프로젝트를 가져가는걸 보고 (작은 연구소라 경력이랑 능력이 없어서) 아래 책이 떠올랐어요.


 마우나케아 천문대와 그 안의 망원경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들을 담은 책입니다. (한국에 1994년 발간) 
 1969년에 공사를 준비하는 초반부 망원경에서부터 이런 대목이 나와요.

"이곳에는 많은 더러운 정치들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별에게로 가는 계단은 내용이 많고 두툼하지만, 워낙 방대한 이야기들이라 저자가 많은 부분을 줄였는데도 저런식의 언급이 제법 나옵니다.


그리고 스피처 우주망원경 바로 전에 읽은 책에서도 비슷한 언급이 나옵니다.


"다음 세대의 망원경이 만들어지는 지금 시대, 불행히 천문학을 위한 연구비는 갈수록 매우 빠듯해진다. 지금까진 새 최첨단 망원경 지원을 위한 연구비가 따로 배정되었다."

"천문대들은 현장에서 가장 오래되고 생산성이 낮은 망원경을 골라 닫아야 한다는 지시도 받는다. "

"결과적으로 우리는 쏟아질 새로운 자료를 사용해 과학을 하기 위해 계속 줄어드는 연구비 지원을 직면한다. 새로운 자료란 아주 값지지만 어쨌든 이해하기 어려운 0과 1의 조합이고, 여기서 뽑아낼 과학은 뉴스 머리기사와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할 아주 신나는 발견들이다."

"문제는 이런 일만 하다 보면, 과학의 다른 면을 희생하기를 종용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학자로서는 신물나겠지만 크고 주목받고 돈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 일수록 경제적 정치적 관계에서 도망가기는 불가능합니다. 연구비 지원에서도요. 

천문학은 관측장비가 거대화 고도화 될수록 더욱 정치적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될수록 예측불가능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겠죠.

 또다른 천문학계의 양극화인 셈입니다.


포스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