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볼 걸 봐버렸다. 


전남친 전정국의 키스. 

1년 전 우리는 헤어졌고 보고 싶지 않은 뒤통수를 보게 되었다. 

이넓은 대한민국, 아니 이큰 서울 땅덩어리에서도 왜하필 내 눈앞에서 넌 왜 키스를 하고 있는 건데?! 


나는 키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분위기 좋은 로맨틱한 키스를 꿈꾸고 있던 나였기에 정말 완벽한 키스를 하고 싶었어. 


하지만.. 

너와의 첫 번째 키스는, 

친구들에게 떠밀리다시피 한 키스였고 나에겐 너무 창피한 기억이었어. 

안그래도 첫키스라 너무 떨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키스라니..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아. 


너와의 두 번째 키스는, 

먹지도 못하는 술을 엄청 먹고 속이 안좋아 술집에서 몰래 빠져나와 힘들게 게워내고 있었는데 어느새 따라 나온 니가 등을 두드려줬고 내가 술기운에.. 

그대로 니입술에 키스를 해버렸지.. 

정말 이건 내가 미안해서 기억하고 싶지 않아..


 너와의 세 번째 키스는,

너와 키스를 한 후 누가 먼저 옮은 건지, 너와 난 지독한 독감으로 2주넘게 끙끙 앓았고.

 정말 죽다살아난듯했지. 


근데 이번엔..  니가 다른사람과 키스를 하고 있네..


 아마도 이게 내가 제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키스가 될 거 같아.




#



지민은 답답한 마음에 바람도 쐴 겸 무작정 기차에 올랐다. 

어느 정도 달렸을까. 

시원한 바다내음에 눈을떴고 어딘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무작정 내렸다. 

부산 해운대... 

젠장... 


너와 함께 왔던 바닷가.. 

왜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일까. 

너와 함께였던 이곳에 오늘난 혼자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 털푸덕 주저 앉았다. 

둘이 같이 왔을 땐 너무 행복하고 편안한 바다였는데.. 

혼자온 오늘의 바다는 외롭고 쓸쓸해 보인다. 

그렇게 일렁이는 파도를 멍하니 보고 있을 때 누군가의 그림자가 곁에와서 멈춰 섰다. 

....?? 

"뭐야?? 니가 왜 여기있어? "

"너야말로 여기 왜 있냐." 

지민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나. 그냥... 그냥. 바다. 보려고. 그냥 왔지."

....

기가막힌 우연인데..? 

..... 


둘은 한동안 말없이 바다만 바라봤다.

" 잘 지냈냐." 

먼저 입을 뗀 건 정국이었다.

" 그냥 그렇지 뭐. "

"연애도 하고 잘 지내는 거 같던데 뭐."

정국이 지민을 흘끔 쳐다보며 말했다

" 연애는 무슨...." 

"너 김태형이랑 사귄다며. "

"뭐? 김태형? 내가 태형이랑 왜사겨. "

"그냥. 그렇게 들었는데"

"아니야. 태태는 어릴 때부터 친형제처럼 자란사이야. 엄마들도 친구고."

" 아... 그래.. "

"너야말로 연애사업 잘 돼 가는 거 같던데. "

??? 

"아무 데서나 키스하고 그러지좀마. "

"야. 내가 언제 아무 데서나 키스했다고 그래? "

"엊그제도 편의점 옆 골목길에서 했자나!"

 .....? 

..... 

"너 나 스토킹하냐?"

"뭐래. 아무 데서나 그러고 다니니까 안 보고 싶어도 다 보이지. "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냐. 나도 당한 거거든..!! "

"어련하시겠어. "

"아휴.. "

. . . . 


꼬르륵- 

지민의 뱃속에서 들리는 뻘쭘한소리.


"배고프냐? "

"몰라"

"돼지국밥 먹으러 가고 싶은데. 혼자 가기엔 너무 청승맞아 보여서.."

.....

"같이 갈래? "

"....... 니가 사는 거지?" 

풉. 



배가 고팠던 둘은 정신없이 돼지국밥을 흡입했고, 자연스럽게 술도 같이 마시게 되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술이 약한 지민은 속이 좋지 않았고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밖으로 나왔다. 

속이 불편한지 뒷편 골목에 쪼그려 앉아 게워내기 시작했고 언제 따라 나온 건지 정국이 지민의 등을 두드려줬다. 

"저리가-"

"여전하네. "

"빨리 가라고. "

"고집 피우지 마. "

..... 

한참을 게워낸 후.. 

정국이 지민의 눈을 마주 보고 섰다.

지민은 순간적으로 손으로 입을 막았고

정국이 푸흣.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 야. 뭐야, 누가 너랑 키스한대? 안 한다 안 해. "

'아. 깜짝이야..' 

뻘쭘해진 지민.. 

"여기 잠깐 앉아있어."

정국은 잠시 지민을 앉혀놓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잠시 후 정국의 손에는 티슈, 숙취해소제, 가그린 등이 들려있었다. 

"뭐야 이게? "

"속 안좋으니까 마시라고. 입도 헹구고. 티슈도 사 왔어."

지민은 아무 말 없이 가그린을 받아들고 입도 헹구고 숙취해소제도 받아 마셨다. 

"괜찮아? 

정국은 지민에게 숙취해소제도 먹이고 입과 얼굴도 정성스레 닦아주었다. 

그런 정국을 빤히 쳐다보는 지민. 

"왜? "

"아. 아냐.. "

"또 키스하게?"

" 야!"

"하고 싶음 해도 되는데. "

"뭐래. 내가 왜 너랑 키스를해. "

"나는 너랑 키스하고 싶은데."

.....//// 

얼굴이 빨개진 지민. 

그런 지민을 보고 정국은 지민의 얼굴을 감싸고 입술을 가져갔다. 

지민은 잠시 놀랜듯 했으나 순순히 정국의 입술을 받아들였고 둘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진한키스를 나누었다. 

이 순간만큼은 지민도 키스가 달콤하다고 느껴졌다. 

전정국과의 키스. 

지민의 얼굴을 감쌌던 정국의 손이 지민의 가슴으로... 허리로 향해갔고. 이내 옷속으로 서서히 들어왔다.

" 뭐 하는 거야..!?"

지민이 급하게 입술을 떼어내며 말했다.

 "나 못참겠어.. "

??? 



"우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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