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서론

내가 만약 사재기 발라더라면 5월에는 노래를 내지 않을 것이고, 사재기 같은 부정행위를 사용하여 10위권 이내로 차트인하는 짓은 더더욱 안 할 것이다. 다른 달이면 몰라도 5월에 나댄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 없다. 다들 알겠지만 컴백 라인업이 엄청 쟁쟁하다.

왜 이렇게 5월에 다 몰아서 컴백할까 생각해봤는데 7할이 코로나 때문인 것 같다.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가 언젠가 나아 지겠지 싶어서, 혹시 생길지 모르는 수익을 포기하기 싫어서 소속사들이 존버타다가 상반기를 통째로 날려먹을 지경에 이르렀고, 대부분의 소속사들이 상반기의 마지노선인 5월 컴백을 울며 겨자 먹기로 결정한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아마 국내 소속사들은 급전을 바로 바로 땡길 수 있는 팬싸, 행사, 콘서트, 팬미팅 같은 것들이 5개월째 모두 막혀 똥줄이 타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해외투어도 다 날아가버렸으니 얼마나 상심이 클까? 회사 대표들의 그 똥씹은 표정을 옆에서 직관하지 못해 슬프다. 그러길래 수익원을 해외로 치중하지 말고 국내 팬들도 신경 써주고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겠어 국내 팬 홀대하다가 벌 받은거다. 개꼬숩죠?

코로나로 생긴 풍파에 수익이 정산식으로 돌아가는 찐망돌들이 더욱 버석버석 말라가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먹고 살만한 애들이 대거 투입되어 그려지는 이 5월 컴백 전쟁이 구경꾼 입장에선 진짜 재밌거든요. 심지어 로투킹 때문에 1주일마다 벌어질 팬덤 싸움 구경도 해야하는지라 5월은 바쁘고 행복할 거 같습니다.

'하여간 차트고 로투킹이고 돌덕들이 예민해져 있는 이시기에 K발라드가 눈치 없이 설치면 그 가수는 인스타에 바로 욕박히는 거다.' <이런 생각이 들때쯤, 언제부터 음반시장에서 이렇게 눈치 없이 불법을 대놓고 저지르는 더러운 곳이 되었나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진행해보는 오늘의 고찰

왜 사재기 k발라드가 존나 싫은걸까?


사재기에 대한 불만

난 한 2013~14년쯤에 사재기가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었는데 그때는 믿지 않았다. 근데 2017년 쯤부터 어디선가 언제 한번쯤 들어 본듯한 발라드가 여기저기 울려퍼지고 차트인하는걸 보면서 좀 믿게되더라. 그쯤에는 그런 노래가 1년에  많아야 3곡 정도였고 성적도 10~20위권을 맴돌던 정도라 그러려니 했는데 18년부터 정말 대놓고 1위를 차지 하는걸 보면서 이건 백퍼 사재기가 아니면 설명이 안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걔네들이 1위를 하는게 말이 안된다. 스밍 돌리는 아이돌 팬덤이 있는데 일개 신인이 새벽 차트를 이긴다는 건 말이 안된다. 

그 점을 지적하는 돌덕들에게 사람들은 사재기나 사재끼기나 다를 게 없지 않냐고 하지만 그 둘은 존나 다르다. 사재기는 로봇이 듣고 사재끼기는 진짜 사람이 듣거든요. 그리고 돌덕들은 직접 노동을 하는데 사재기 업체는 컴퓨터 몇개로 수천수만명의 허수를 쉽게 만들잖아요. 존나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아이돌 콘서트는 매진이 되는데 사재기 가수는 콘서트가 매진되는 걸 볼 수가 없는 것이고, 아이돌은 질 좋은 서브타이틀, 수록곡도 차트인하면 대중들이 사랑해주는데 왜 사재기 가수들은 그들의 대표곡 같은 것만 차트인하고 숨겨진 띵곡같은걸 볼수 없는걸까? 

애초에 왜 아이돌은 수록곡이 있는 앨범 단위로 컴백하고 사재기 가수라는 타이틀이 오명이라는 그분들은 왜 계속 싱글 단위로만 발표하는 것일까? 어차피 어떤 노래를 만들어도 차트에 올라갈 텐데 굳이 돈을 더 써가면서 수록곡까지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 싱글만 내는 것이라고 합리적 의심이 들어도 할말 없지 않은가?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노래가 대중픽이라고 쉴드를치는데

기계가 대중인가요? 애초에 대중픽이라는 말은 이름있는 아티스트가 들을 법한 이야기인데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발라더들이 그 소리를 하면 얼마나 얼탱이가 없어요. 대중픽이라면서 그보다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가 내는 곡도 밀어내고 1위를 할만큼 그 노래들이 가진 매력과 가치가 뭔지 난 모르겠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상대방은 피곤해 한다. 그냥 노래가 좋아서 듣는 건데 왜 이렇게 따지냐고 한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수준을 알게 된다. 사재기를 행위를 해도 노래가 좋다는 이유로 듣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건 올바르지 못한 행위이다. 사재기를 쉴드치는 그들은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한 사람의 죄를 비판하기 보다는 살짝 눈감으면 취할 수 있는 본인의 유흥과 즐거움을 포기 못한다는 소리인데 그런 식으로 어물쩍 봐주고 넘어 가니까 사재기로 욕먹을 것을 알면서도 가수들이 사재기를 하는 것이다. 잃을 것보다 얻을게 더 많잖아. 욕처먹고 때돈 벌 수 있으면 나같아도 하겠다. 이런 더러운 심보도 모르고 노래가 좋다면서 계속 듣고 쉴드치는 사람들은 개돼지보다 못한 것이다.


사재기 때문에 정당하게 차트인 할 수 있었던 가수가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했을 수도 있고, 정말로 정당한 방법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우리는 이제 어떤 노래가 상위권이면 사재기 의심부터 하게 되었다. 과거에 역주행하여 인생 역전했던 가수들도 지금에 와서 진위여부를 떠나 사재기를 의심받게 되었고, 대중들은 좋은 노래들과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빼았겼다. 

가수나 대중들이 피해를 보고 사재기 가수만 이득을 취하는 이 기묘한 상황에 동조하는 애들은 노래를 들을 자격도 없다. 본인 인생에 누군가 범법행위로 깽판쳐서 본인 기회를 가져갔다고 하면 개거품 물텐데 사재기 가수의 행동이 그것과 다른 줄도 모른다. 제일 먼저 사재기 의혹이 터졌을때 노래는 좋잖아~ 라고 쉴드 쳤던 애들 때문에 사재기 업체들이 겁도 없이 조작하는 거다. 2019년 여름을 k발라드식 눈물바다로 젖게 만든 것은 다 노래는좋아충들 때문이었다. 걔네들은 한강에 머리를 박아줬으면 좋겠다.


내 고막은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대한민국만의 아이덴티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굳이 2개를 뽑자면 외국인에게 설명하기도 어려운 '한'의 정서와 감정을 눌렀다 터트리는 '신파'가 있을 것이다. 이 부정적인 감정은 민족 단위로 공감성을 쉽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사재기 업체도 이 정서에 기대는 것이 '그래도 노래는 좋잖아~'라는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걸 알기에 사재기 가수들에게 그에 걸맞는 한풀이식 노래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 민족 특유의 정서가 현대의 대중 감성, 페북식 현실반영 감성문구와 섞여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인 가사에 이별한 상대에 대한 미움과 한을 담았고, 신파극을 찍기위한 짠내나는 구질 구질함이 곡 구석구석을 맴돈다. 내 귀는 감정 쓰레기통이 아닌데 그 K발라드는 나에게 감정의 여과없이 직설로 꽂히는 작법으로 본인들의 한을 흐느끼며 호소한다. 1년내내 징그러울 정도로

작법이 똑같으면 노래 진행 방식이라도 신선했으면 좋겠다. 그분들은 매번 잔잔한 피아노 반주위에 무심하게 말을 걸듯 읆조리는 가사 전달 방식을 보여주다가 하이라이트로 넘어가면 호흡을 꾹 참고 터트리면서 갑자기 키가 2개가 올라가는데 부르는 가수마저 감당하기 어려워 삑사리가 난다. 현악과 밴드사운드에 범벅 되어 그렇게 헤어져서 죽을 것처럼 울부짖다 노래 끝에서 다시 잔잔한 피아노 반주로 끝나버리는 이 신파극 발라드는 듣는 내내 피곤하다. 이 노래만이 가진 인상 깊은 멜로디와 매력적인 선율, 악기의 활용도 없다. 가수들의 목소리마저 특징 없다. 굳이 찾자면 살면서 목소리 좋다는 소리 한번쯤 들어본 사람일 거라는 거? 목소리가 좋은 거랑 매력있는거랑 천지차이인데 노래는 좋잖아 충은 목소리가 좋잖아~로 또 쉴드를 친다. 하여간 신파극으로 인해 쉽게 공감을 샀다는 핑계를 대기 위해 존재하는 음악에 작품성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가사에선 화자가 나에게 본인도 부르기 벅찬 고음으로 감정을 호소하고 귀에선 피아노반주, 현악 오케스트라, 밴드 사운드가 개노답 삼형제처럼 나를 괴롭힌다. 이런거에 속아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 한풀이는 봄이면 봄에 헤어져서, 여름이면 봄에 싸우다 헤어져서, 가을이면 가을감성 타고 추팔하다가 감정이 터져서, 겨울이면 겨울엔 발라드라고 사시사철 나를 감정 쓰레기 통으로 쓰는데. 그 감정호소식 K 발라드에 신물이 났다. 본인들 돈벌자고 내 귀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지 말아주길 바란다.


이별의 정서를 가져오더라도 데이식스처럼 화법과 작법에 차이를 준다면 정서가 같더라도 곡마다 다른 분위기와 다른 결말을 충분히 가져 올 수 있는데 우리나라 이별 노래는 발전이 없다. 데이식스는 다른 사람을 만나는 연인에게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한다고 말하는 반어법을 사용해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Congratulations>을 만들어냈고, <반드시 웃는다>에선 ‘웃는다’ 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 되는 노랫말에 애잔함을 실은 보컬이 이별의 아픔을 역설적으로 풀어간다. <행복했던 날들이었다>에선 눈물을 질질짜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연인간의 추억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줄아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별 하나를 겪어도 이처럼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노래를 풀어갈 수 있는데 사재기 발라더들은 찍어 내기만 하기 듣기 싫은 거다. 걔네들은 너무 게으르다. 

심지어 데이식스의 신작 트레일러는 사랑의 온도차라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주제를 악마라는 존재를 투입하여 흥미롭게 풀어간다. 이상적인 사랑에서 연인간의 사랑의 온도는 서로 같아야하는게 맞는거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을 사실적인 이야기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악마가 사랑이 평등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한쪽으로 기울게했다는 설정을 넣었고 한쪽의 사랑은 차가워지고 한쪽은 사랑의 온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뜨거워지다 못해 녹을 지경이 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한쪽의 마음이 식은 것은 상대의 잘못이 아니라 중간에 낀 악마의 잘못이다."라고 말하는 앨범 기대되지 않나요? 이게 바로 글을 읽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5월 컴백 전쟁 속에서 5월 11일 오후 6시 데이식스가  새로운 앨범 <The Book of Us : The Demon>를 발표합니다. 타이틀 <Zombie> 많이 들어주세요~!!


트레일러 퀄 잘뽑혔으니까 여기까지 읽었으면 한번 감상해보세요. 


방가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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