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용어 쓰는 나한테 더보이즈가 하는 말

(로맨스 X 아마도 )


어느 날, 인터넷용어를 속사포랩처럼 썼을 때

더보이즈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머선129 이건 못 참지~ 킹받네. 완전 덥며드는 부분? 킹정? 알잘딱깔센 그럼 많관부 ^^~"




김영훈


툭 -

영훈은 입에 물고있던 배스킨라빈스 핑크색 스푼을 떨어뜨린다. 한껏 확장된 동공으로 나를 바라보는 영훈의 시선에, 쪽팔림과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오늘 어디 아파⋯ ?"

진심으로 걱정하며 영훈은 시원한 제 손을 내 이마 위로 올려본다. 내가 미안⋯ 반응이 궁금해서 해봤다고 실토하자 영훈은 금방 함박웃음을 짓는다.

"아 뭐야~ 놀랐잖아~"

그이후로 영훈은 종종 내가 썼던 인터넷용어로 나를 놀린다.

"어! 지금 완전 킹받았구나!"

아, 하지말라고.



이재현

"...뭐, 뭐야? 인터넷 많이 하는 사람 같아."

예상한대로 떨떠름한 반응이다.

재현은 나에게서 10센치 가량 멀어졌다.

"알잘, 뭐? 알깔딱잘? 뭔 소리야, 그게."

아예 질색을 하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요즘 유행이라고 우겨보자.

"허⋯ 이거 안 쓰면 아싸라고? 그럼 난 그냥 아싸할래. 너 인싸 해."

졸지에 불명예스러운 인싸가 되어버렸다.

결국 상황을 설명하고 용어별 뜻도 알려줬다.

"아~ 킹받네 뜻이 열받는단 뜻이야? 그럼 아닐 땐 서민받네인가? 깔깔깔"

괜히 알려줬다.

"나 저 영화 오조오억번 봤잖아. 아, 나 방금 완전 인싸같았다. 그치!"

그만하시라고요.



이주연


"앟....ㅎ"

주연이 웃으며 입을 틀어막았다.

앵콜의 의미로 알아 듣고 한 번 더 현란하게 인터넷용어를 쏟아내자 이젠 책상을 퍽퍽 때려가며 웃는다.

"와, 이런 말 언제 배웠어?"

놀리냐?

싶었는데 아무래도 순수한 감탄 같다.

"나 전에 보여줬던 거 한 번만 더 보여주라 ㅎㅎ"

그후로 볼때마다 내게 재공연을 요청한다.

지치긴 하지만 반응이 좋아서 매번 하게 된다.

다음엔 절대 안 해줘야지⋯.



최찬희


"⋯ 너 이거 누가 알려줬어?"

찬희가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다.

누구냐니깐? 김선우야? 아니면 이재현? 유력용의자들이 최찬희의 입에서 줄줄 나온다. 절대 내 스스로 배우진 않았을 거라는 찬희의 정신승리가 눈물겹다. 불효녀가 된 기분에 슬쩍 김선우, 라고 책임을 떠넘기기로 했다.

"그럴 줄 알았어."

찬희는 참지 않음.

한 손으로 이마를 짚은 찬희는 다른 손으로 핸드폰 다이얼 숫자를 꾹꾹 누른다.

아뿔싸.

이렇게 일이 커지는 건 사양이다.

최찬희 멈춰~~~!

가까스로 찬희를 막고 빠르게 해명했다.

"아⋯ 그런 거였어?"

상황을 납득한 찬희가 문득 심각하게 굴었던 자기 자신을 회상하며 민망함에 고개를 숙였다. 그보다 웃긴 게 더 크긴 컸는지 어깨가 들썩거린다.



김선우


"푸훕⋯ ! 뭐야아아악!"

선우가 머금고있던 물을 화려하게 뱉으며 샤우팅을 지른다. 난 진지하단 사실을 어필하기 위해 한 번 더 비슷하게 랩을 해줬더니 끅끅거리며 죽을라 한다.

"아...ㅋㅋㅋㅋㅋㅋ이거 어디서 배웠어? 대박이다하하학..."

이제야 진정한듯한 선우가 자랑스럽다는듯 박수까지 쳐준다. 찬희의 오해와는 다르게 선우는 인터넷용어를 그렇게 잘 알지는 못 했다.

"와. 발음도 진짜 너무 좋아."

이걸 이렇게까지 칭찬해준다고?

마냥 좋아하며 웃는 주연과는 다르게 선우는 디테일하게 분석해준다.

"나도 한 번 해볼테니까 들어봐봐."

어? 갑자기 랩배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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