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시목동재 & 크로스오버 CP 포스타입 온라인 온리전 샘플 페이지입니다.

 

배우 시목 X 배우 동재

키워드 : 연령 반전

약 45,000자(미완)

 


“미친!!! 내가 진짜 배우님을 만난다고?”

 

입으로 뱉으니 현실감이 확 밀려왔다. 손에 쥐고 있는 휴대전화기 문자를 열었다. 문자를 읽고 또 읽고. 외울 정도로 읽고 나니 처음 보는 자리인데 입을 만한 옷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벌떡 일으켜 옷이 걸린 행거로 다가갔다. 옷걸이 사이사이 손을 넣어 옷을 쭉 훑어보았다. 이것도 너무 후줄근하고. 이건 너무 색이 이상하고. 이런 건 안 좋아하실 텐데. 내가 옷이 이렇게 없었던가. 00대 경영과 패셔니스타라 불리던 서동재가 입을 옷이 없다니!! 동재는 빠르게 컴퓨터 앞으로 앉았다. 팬 사인회 복장. 검색 결과는 놀라웠다. 가장 놀랐던 건 코스튬 플레이 복장이었는데 동재는 조용히 창을 닫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동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인회만 생각하고 제가 모은 돈을 다 털어 붓고 그 뒷일을 생각하지 않다 보니 이것저것 준비할 돈이 모자랐다. 이것만 끝나고 나면 아르바이트라도 더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있는 옷 중 그나마 제일 무난한 옷으로 차려입고 머리도 신경 써 정리했다. 포마드로 멋있게 올려 정리된 얼굴을 보며 ‘이정도면 배우님이 얼굴 보고 욕할 정도는 아니겠지. 좀 나이 들어 보이나?’ 거울 앞에서 이것저것 하나하나 따지고 보다 보니 벌써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이크. 늦어서 입장도 못 하는 건 아니겠지. 동재는 서둘러 작은 자취방을 나섰다. 사인회 장소에 가니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었다. 야외 팬 사인회라 그런지 지나가던 사람들도 서 있기도 했고, 사인회에 떨어진 팬들이 있기도 했다. 스텝이라 적힌 옷을 입은 사람에게 다가가 당첨 문자를 모여주자 사인회 장소 옆 사람들이 서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줄을 세웠다. 주위를 둘러보며 온통 여성 팬들뿐이었다. 서동재의 눈에도 다른 팬들이 신기해 보였지만 다른 팬들 눈에도 서동재가 신기한지 흘끔흘끔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동재는 쪼그라드는 심장을 다시 펴고 고개를 쳐들었다. 저나 나나 똑같은 사람인데 뭐 어때. 자신이 잘생겨서 수군댈 거라곤 생각도 못 한 동재가 머릿속으로 이상한 망상을 쫓아내고 있을 때쯤 사인회 시간이 다가왔다. 가드가 하나둘씩 들어오고 현장을 통제하는 인원이 많아졌다. 좀 전 동재를 이곳까지 데려왔던 스태프가 여기부터 한 명씩 들어갈 거라며 몇 명씩 줄을 세워 무대 옆으로 데리고 갔다. 동재는 큰 키를 이용해 사람들 머리통 위로 빼죽 얼굴을 빼고 주위를 살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소란스러워지더니 곧 귀를 찢을듯한 함성이 들렸다. 다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으나 옆쪽에 자리해서 그런지 뒷모습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실물로 처음 담는 뒷모습이라 그런지 심장이 쿵쿵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점점 앞에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차례가 돌아왔다. 들어가세요.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등이 떠밀려 앞으로 나아갔다. 저기에. 황시목 배우님이!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데도 아직 숙이고 있는 머리통만 보였다.

 

“아,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동재의 시간은 거기에서 멈추었다. 웃는 얼굴도 아니었고 그저 고개를 들어 눈만 마주쳤을 뿐이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심장 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목소리만 귓가에 들렸다. 그 이후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렸을 땐 제 손에 덩그러니 사인이 적힌 종이만 들려있었다. 사람들의 함성에 정신을 얼른 차려 주위를 살피니 시목이 자리에서 일어서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낮은 목소리만 들렸다. 이게 뭐야?! 동재는 재빠르게 자리를 이동해보지만 이미 사람들로 가득한 장소에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있는 장소는 없었다. 다시 꾸벅 인사를 하고 뒤로 사라지는 시목의 뒷모습을 쫓으며 동재는 울상을 지었다. 하…. 한숨을 쉬며 다음을 기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쉬움이 남은 사람들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동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는데 그제야 손에 쥔 흰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to. 서동자 항상 행복하세요. 이런 등신 같은 게 자기 이름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는지 흰 종이에는 동재가 아닌 동자라고 적혀있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시목의 팬이 되고 처음 만나는 자리였는데 안녕하세요. 인사 한번에 모든 기억이 휘발되다니. 할 수 있다면 최면이라도 해서 자신의 무의식에 가라앉은 기억을 꺼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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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멈머 입니다.

먼저 시작하기 전에 포온온에 공개될 글이 미완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게으름을 부린 탓에 공개되는 3/1까지 아무리 글을 쓴다고 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완결까지 진행되지 않을 것 같아 상-하로 나뉘어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따끔한 채찍의 말씀 겸허히 받겠습니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완결하는 것이 목표임으로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거라고 예상되나 모두 기대한 날에 완결된 글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ㅠ_ㅠ

굼벵이처럼 굴러가는 포타에 관심 가져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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