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의 연습 시합이 8세트로 끝이 났음.


우리 애들은 연습 시합 때도 쉽지 않았음. 어떻게 이렇게 자꾸 사고가 튀어나오는 건지 재주라면 재주였음.

얼마나 더 크려고 이렇게 성장통을 각지 각색으로 겪는지 모르겠음. 그러고 보니 우리 팀에서 장신축에 속하는 애들이 유난히 더 그러는 느낌... 이거도 통계를 내볼까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후타쿠치의 목소리가 들려왔음.



"볼 착각하지 마라."


"호랑이가 없으면 여우가 왕이라더니, 후배들만 굴리냐? 넌 정리 안 해?"



"뭐야. 또. 그러는 너는 왜 거기 누워있는데?"


"나는 머리 담당이라. 몸 담당은 따로 있어."


"누가 들으면 진짠 줄 알겠네."


"바닥이 찹니다."


"오! 아오네! 진짜 누구랑 비교되는 거 봐라. 오늘 어땠어? 재밌었어?"


"미숙한 점이 많아 더 정진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 저런 이야기 까지 한다고? 모니와상한테도 말 잘 안 하는데 어떻게 구워삶은 거야.'



"아니야. 너 지난번 보다 더 날카롭더라. 진짜 무서웠어. 서브 위력이 강하긴 한데 정밀도면은 조금 아쉽긴 하더라."



"네. 연습하겠습니다."



"그리고 후타쿠치."


"왜...?"

나한텐 또 욕이나 하겠지. 속이나 또 박박 긁어대겠지.



"너네 지금 나쁘지 않네. 주장이 바뀌어서 그런가? 지금 이대로만 한다면 내년엔 정말 위험하겠어."


"네에네에, 잘들었.... 하아? 뭐?!"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은 후타쿠치는 얼이 빠져버렸음. 다시 말해보라고 빽빽 소리를 지르는데도 여주는 쌩까고 그냥 제 갈 길 가버리는 게 아니겠음?



"난 가끔 쟤가 날 싫어하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눈빛


"나는... 뭐... 제법 좋아하는 편이지? 가끔 열받게 굴긴 하지만. 뭐... 재밌기도 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후타쿠치는 수긍하는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부정하지도 않았음.




"코가네가와! 잘 가! 또 봐!" / "코가네! 또 보자!" / "네에!!"



"봄철대회! 힘내세요."



"네, 감사합니다."



"아사히. 너 겁먹은 표정이 더 위협적이야. 표정 좀 풀어~"



"역시 다테공고의 위압감은 엄청나네." / "얽히기 싫은 학교 넘버 원." / "모니와는 상냥하잖아."


"인상은 2학년 쪽이 더 더럽지 않아? 3학년 애들은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인데."


"아니지. 철벽 2학년 2인조를 거느렸던 녀석인 거지!"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격동의 다테공고와의 연습 시합이 끝이 났음.



"자율연습은 적당히! 특히, 정신교육을 빌미로 나머지 교육 시키는 여주."



"... 아니 나는 다 잘되라고 그러는 거지... 나머지 교육이라니...!"




"니시노야! 오늘도 연습, 도와줄게."


오.

키노시타가 패기롭게 니시노야를 불렀음. 오늘 연습 시합 이후 약간은 패기가 붙은 모양이었음.


그러나 조져지는 건 키노시타였음. 저런.


자, 저긴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까 내버려 두고.



"아사히, 츳키, 카게야마 너네 다 이리와."


"아... 역시?"




"칫."



"저도 말임까?"



그렇게 셋은 귓구멍이 터질 때까지 엄청 혼이 났다.



"아사히. 너 아직도 그렇게 쫄보 티 낼 거야 말 거야. 어? 너 왕고야. 우리 팀 에이스. 자꾸 그런 초식동물 같은 생각 티 내지 말라고. 알겠냐고."



"으응...! 노력, 해볼게."


여주는 아사히에게 세뇌에 가까운 주입식 교육을 시켰음. 여전히 좀 불안불안하지만 학기 초에 비하면 많이 성장했으니 이 정도로 끝내주기로 했음. 자, 그럼 다음 타자.



"츳키. 넌 다 좋은데, 그 사람 속 뒤집는 것 좀 적당히 해. 그게 통하는 놈이 있고 안 통하는 놈이 있잖아."


"타격감이 좋은걸 어떡해요. 그걸 구분 못 하는 상대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요?"


"너, 지금 내 말 무슨 뜻인지 다 알아들었잖아. 자꾸 그렇게 삐딱하게 나올 거야? 더 깊은 몸의 대화를 나누고 싶어?"


"...알겠습니다. 저도 노력해보죠."



똑똑한 애라서 더 까다로운 녀석이긴 했음. 다른 놈들이야 눈치가 없어서 그렇다고 쳐도 얘는 아니란 말임; 잘 알고 있는 애가 그러니까 더 복장 터지기 일수였음. 똘똘한 놈이 이러니까 더 서운한 거 있지! 알지?! 어?! 내 마음 알잖아 츳키 이 자식.

자, 그다음... 우리 카게야마...



"카게야마님께는 스페셜 코스로 모셔보겠습니다. 이 순서로 교육이 들어갈 예정인데 괜찮으신지요?"


"...흡...! 네... 네!"


언제 교육계획서를 짜왔는지 순차적으로 어떤 강의를 할 것인지 전체적인 교육의 목적과 이후 카게야마의 방향성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하기 시작했음. 본격적인 여주의 태도에 카게야마도 점점 긴장하기 시작했음.

그렇게 카게야마와 여주는 한동안 구석에서 예쁘게 말하는 연습을 했음. 가끔 '사랑합니다 고갱님!' 같은 소리가 들렸지만 주최자가 여주였기에 아무도 그것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말릴 수가 없었음.






여주는 관종 중 관종이자 나름 마당발이라고 자부하고 있음.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자신이 중심이 되어 무엇인가를 꾸려나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친구를 만들고 사귀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편이었음.

"뭐? 내 아주 은밀한 사생활을 구경하고 싶다고? 내 일상은 너희랑 항상 함께잖아?"


그런 여주의 연락망을 훔쳐보기로 했음.



1. 여주가 관심병사와 소통하는 방법.

내가 꼰대였어?






2. 알고 보면 스가가 제일 무서워.

스가 말이 맞으니까 듣는 거임; 아니면 반박... 시 죽었을 거 같긴 함; 큼큼;





3. 넌 아직 날 이기려면 멀었어.

나도 숨통이 트일 곳은 필요하지 않겠어?





4. 배신은 배신을 낳고.

그렇게 한동안 여주는 치카라를 쌩깠다고 한다. 후에 샐러드빵 5개 상납을 받고 용서해줬다는 후문.




5. 유일하게 여주는 다이치 말은 잘 들어요.

막상 얼굴 마주하면 다이치가 져주는 편ㅋ





6. 조련은 확실하게.

적반하장은 이런 것이라는 표본.





7. 오이카와 없는 아오바죠사이 단톡방.

이후 급습을 당한 오이카와는 여주와 세이죠 친구들에게 엄청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영상으로 못 올리지만 여주의 휴대폰엔 오이카와가 악을 쓰며 노래 부르는 영상만 8개를 찍었다고 한다.





8. 여주 양심은 원래 중동 갔어.

왜? 뭐? 왜요! 여자가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예? 안 그렇다고 말 할 수 있어요?!





9. 양심이 중동이 아니라 우주 갔어.

나중에 텐도가 엄청난 간식거리를 만들어서 보내준 건 안비밀ㅋ 그 덕에 여주가 살쪘다고 텐도에게 찡찡거렸음.





10. 암살자는 어디서든지 공격이 가능하다.


10 - 1. 스파이는 어디에든 있는 법.


10 - 2. 적반하장은 이렇게 하는 거란다.

우리 사실 사이 좋은 거 맞아요. 이런 사이의 친구도 있는 법이죠.





11. 켄마는 신이에요.

켄마는 정말 신이에요.




12. 질척거리는 남자를 손쉽게 떼어내는 방법.

나중에 놀리기 위해서 강제로 춤을 시켰는데 연습을 제대로 했는지 정말 잘 춰서 놀릴 수가 없었다는 후문.





13. 카라스노 점심시간에는 어쩌고 있을까?

오늘도 우당탕탕 시끄러운 카라스노 배구부의 일상.






* * * 

카톡은 인터넷에 유명한 썰들을 참고해서 썼습니다.


먹고싶은 맛이 있는데 아직 메뉴에 없다면 직접 조리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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