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간다
흘러나간다
사라져 간다
손에 가득 담았는데도
어느샌가 증발해 있다
그렇게도 싫었던 걸까
금세 빠져나가는 노을 아래 썰물처럼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증발해 있다
하이얀 결정의 노을,
그 아래 서 있었던 날을 기억하며
나는 허리를 굽혀 한 줌의 모래를 쥔다
모래는 조금도 머물기 싫다는 듯이 빠져나간다
빠져나간다
흘러나간다
사라져 간다
모래알의 수만큼 있었는데도
어느샌가 증발해버린 기쁨처럼
모래는 내 손에서 빠져나간다
Leonard B Lozental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