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이럴까요.."
-쪽
"거기까지."
"..."
"아무튼 내일이 온다고들 하잖아요. 오늘 저랑 같이 한숨 푹 자고,"
"싫어."
"..그건 제가 좀 아픈데요."
"..혼자 못 자는 게 더 힘들어요."
"그러고 보니까 궁금했어요. 우리 첫 날 빼고 계속 따로 자고 있잖아요. 왜 그런 거예요?"
"..깰 때 옆에 사람 있으면 놀라요. 좀 크게."
"아.. 그래서..?"
"이제 놀라면 심장 아파요. 잘 때도 옆에 누구 있거나 신경써야하는 일이나 사람 있으면 아예 못 자기도 하고."
"그럼.."
"응?"
"제가 여기 있을 때 못 잤어요?"
"..."
"말하지 그랬어요."
"어차피 내쫓을 사람한테 굳이.."
"또 마음 아프게 하네."
"..그러니까 나 말고 다른 사람 찾으라니까요."
"또 상처주시고."
"..."
"어쨌든 오늘 못 자는 날인거죠?"
"..그래도 자야죠. 내일 일정 차질 빚으면 딜레이 걸리니까."
"그럼 오늘은 제 따끈한 품에서 잠들어봐요."
"..."
"어차피 혼자서 뒤척일 바에는 말랑하고 따뜻한 걸 품에 두는 게 좋지 않나요?"
"딱딱하던데."
"든든하다고 하죠."
"하아.."
"어서 이리와요. 조금이라도 자고 내일 잘해내봅시다."
"..."
"어허. 불신의 눈길은 거둬주시고."
"어어,"
"자, 왼팔은 머리, 오른팔은 제 허리."
"..안 불편해요?"
"전 괜찮죠? 불편해요?"
"..일단 더워요."
"아차.. 그걸 생각 못했네요."
"그리고.."
"그리고?"
"평소에 엎드려서 자요."
"..안 좋은 습관을 가졌네요."
"나갈래."
"제가 이런 기회 놓칠리 없잖아요."
"덕분에 아프는 건 나고?"
"그럼.. 끙차..! 이건 어때요?"
"..."
"꾹꾹이해요?"
"자리잡기."
"하여간 귀여워."
"뭐가요."
"그래도 들어주려고 하는 거요."
"내가 싫어해서 좋아하는 건 아니고?"
"음.."
"..."
"싫어하는 척 들어주는 사람이라서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내 앞에선 싫어하는 척도 안해줬음 싶기도 하고. 조금 복합적이네요."
"..그래."
"어떻게, 잠자리는 괜찮아요?"
"..나름."
"그럼 조금이라도 자고 내일 일정 잘 해내봅시다."
"..잘자요."
"응? 못 자요."
"음?"
"드디어 품에 안아봤는데 오늘은 계속 봐야죠."
"..."
"어어, 허튼 짓 안할게요. 안겨줘요."
"하여튼 하지 마요."
"영국 신사가 한 입으로 두 말 할까요."
"예의 안 차리면 할 수도 있죠."
"그렇기엔 제 숙녀 분께서 예의를 좋아하셔서."
"..에반은."
"으음.. 망나니?"
"역시 저리가."
"아아, 안돼요..! 포기 못해요! 보기만 할게요!"
"..."
"주인공씨 제발요.."
"..약속해요."
"네, 어떤 걸요?"
"신사도를 발휘해서 자는 거 보기만 하겠다고."
"그럼요. 약속할게요."
"하아.."
"고마워요."
"그럼 미안하지만 먼저 잘게요."
"미안하지 않아도 되니까 어서 자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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