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른 하자 형섭아.




- 아.. 진쨔.. 꼭 거기 앉아서 해야 해??



- 내가 이겼잖아.




지훈이 자신의 허벅지를 툭툭 쳤음. 방금 윙섭은 룸카페에서 루미큐브를 가지고 내기했고 형섭이 진 참이었음. 이긴 사람 소원들어주기를 걸고 한 내기였는데 지훈은 가지고 있던 조커와 마지막 한 패를 붙이자마자 말했음.


내 무릎 위에 앉아서 키스해줘



이런 거 하려고 룸카페 왔냐고 형섭이 툴툴댔지만 지훈은 웃으며 약속했는데 안지키면 남자도 아니라며 형섭을 놀리기만 함.


결국 지훈의 아빠 다리 위에 주춤주춤 다가가 앉은 형섭. 어.. 이거 불편한데.. 아 그러면 내가 다리를 일자로 필까? 아 아니야 됐다! 드디어 자리를 잡은 형섭이 웃는데 편하게 하려고 보니 자기 다리는 지훈에게 감은 모양새임. 생각보다 훨씬 더 야한 자세라고 생각한 형섭이 귀가 빨개지니까 지훈이 빨리 뽀뽀 해달라며 입술을 쭉 내밀었음. 혹시나 쪽쪽거리는 민망한 소리가 들릴까 켜놓은 음악 볼륨을 더 높인 형섭이 지훈에게 살며시 입을 맞췄음.



언제나 부드럽게 맞닿는 지훈의 입술은 매우 도톰해서 형섭은 지훈과 키스하는 걸 정말 좋아했음. 곧 이어 입이 열리고 서로의 혀가 만났음. 지훈이 형섭의 혀를 물고 강하게 빨아당기자 으응- 하는 달큰한 신음소리가 서로의 입안으로 퍼졌음. 지훈의 손이 형섭의 귀를 만지다 목덜미를 지분거리더니 점점 아래로 내려가 허벅지를 야하게 쓸었음. 지훈은 말랑말랑하게 살이 붙은 형섭의 허벅지를 만지는걸 좋아했음. 예전엔 옷이 두꺼워서 몰랐는데 점점 날이 풀려서 옷도 얇아지니까 만져오는 농도가 더 짙어진 것 같음. 처음 만질 때도 너무 야해서 놀랐는데 지금은 더 장난아니게 쥐고 쓸고 문지르고 난리침.



형섭은 지훈을 만나기 전까지는 지같은 얌전한 애들만 만났기 때문에 순수ㅌㅊ로 연애하느라 키스는 했지만 그 이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스킨십에 하나하나 눈떠가고 있는 중이었음. 이제는 입천장을 쓸어오는 까실한 혀끝을 느끼며 형섭은 지훈의 허리를 만졌음. 자신과는 다르게 단단하고 어두운 피부는 퍽 만지는 느낌이 좋아서 자꾸 손이 감. 특히 지훈의 배는 복근이 생길랑 말랑하게 탄탄하고 치골도 바로 아래 만져져서 형섭은 지훈의 옆구리를 만지는 걸 좋아했음.


한참 그렇게 지훈의 위에 겹쳐앉아 서로 만지면서 키스하다가 천천히 얼굴을 떼자 지훈이 엄지로 형섭의 입술을 닦아줌. 끌어안고 서로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가 지훈이 한숨처럼 그랬음. 




아.. 진짜 하고싶다



아까부터 둘의 것은 팽팽하게 서있었지만 서로 모른 척 하고 있었음. 이럴 때면 형섭도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할 수는 없어서 그냥 지훈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음.

과제철도 한차례 지나가고 간만에 데이트로 룸카페를 왔는데 어쩌다 보니 또 좋았던 분위기가 어색해져버림. 결국 형섭이 손이나 입으로 해줄까 물었지만 지훈은 벌써 그런걸 시키고 싶지않다며 그냥 고개를 저었고 아쉬운 입술만 다시 부비다가 나와서 집에 돌아왔음. 집에 오는 길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둘은 밝게 떠들었지만 사실 둘 다 느끼고 있었음. 점점 더 참기 힘들어진다는걸. 안그래도 요즘 지훈도 너무 하고싶어하고 자기도 이제 슬슬 눈 딱감고 해볼까 싶은데 또 너무 아플 것 같아서 존나 고민이 되는 형섭이었음.




.


.


.




형섭이 요즘 그 생각(?)만 하느라 근무를 나와서도 한숨을 푹푹 쉬니까 옆에서 대휘가 무슨 일이냐며 물어왔음.



- 저.. 그게.. 아.. 이걸 말해도 되나..

- 아 뭔데요~ 오빠 눈치보니까.. 매니저님 일인거죠?? 왜, 빡매님이랑 뭐가 잘 안돼요?

- 어? 어?! 어.. 아니야.. 안되긴 뭐가 안돼..




말안하면 옹매님한테 일를거임~

- 어허 오빠 ㅋㅋㅋ 누굴 속여요. 반응보니까 뻔하구만~ 뭔데요 빨리 털어놔봐요.



귀신같이 찝어내는 대휘의 눈치에 놀란 형섭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정했지만 더욱더 확신을 한 대휘는 끈질기게 형섭에게 무슨 일인지 말하라며 졸랐음. 안하면 옹매님께 오빠들 사귄다고 이르겠다고 반 협박까지 하는 대휘 때문에 결국 형섭은 마감이 끝나고 근처에 있는 24시 투썸에 가서 모든걸 얘기하기에 이르렀음. 요즘 지훈과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자기도 사실 하고싶긴 한데 무섭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는 형섭의 울상을 본 대휘가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풋 웃었음.





- 사실.. 흠 이거 빡매님한테 비밀이긴 한데.. 빡매님도 저한테 며칠전에 이거 관련된 얘기를 했었어요..

- 헉 지훈이가? 언제! 왜?!ㅠㅠ

- 아 그런것까지 다 얘기하긴 좀 그렇구.. 암튼.. 오빠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 ㅠㅜ 고민되는데 어떻게 해..

- 걱정마요 매니저님이 다 알아서 하실걸요?

- 으.. 내가 지훈이를 너무 곤란하게 하고 있는건 아닌거지?

- 움..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ㅋㅋㅋ 그래도 괜찮아요. 빡매님이 오빠를 얼마나 생각하는데요. 그냥..

- 그냥..?

- 그냥 빡매님이 알아서 하실때 오빠는 모르는척 은근슬쩍 넘어가주면 돼요.

- 아.. 정말..?

- 네네네. ㅋㅋㅋㅋㅋ


- 사실 안그래도.. 이제 금방있으면 100일이라서.. 같이 별보러 가기로 했는데.. 그때 하자고 할까..




- 아하.. 어쩐지..




- 응? 뭐라고 했어 대휘야?




그냥 빡매님 따라가요 ㅎㅎ /알게썽!!

-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ㅋㅋㅋ 암튼 오빠는 그냥 빡매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됨 ㅇㅋ?

- 으응.. 고마워 대휘야..




불여시처럼 웃는 대휘의 말을 들으니 그제야 안심된 형섭이 고맙다며 한층 밝아진 얼굴로 카페를 나섰음. 대휘는 여전히 카페에 앉아 데리러 오겠다는 진영을 기다리는 동안 아아메를 쪽쪽 빨면서 며칠 전 있었던 일을 상기했음.







야 이대휘 잠깐 얘기좀.



존나 심각한 얼굴로 와서는 잠깐 면담 좀 하자길래 적쟎이 놀랐었는데 존나 안 그럴 것같이 생겨선 딸기향 콘돔이라던지 아니면 복숭아향 젤같은거는 어디서 사냐고 물어오는 바람에 웃음이 팍 터졌었음. 방금 형섭처럼 똑같이 근처 투썸으로 와서 일단 먹고 싶은거 고르라고 한 다음 본론을 꺼내는 지훈.





- 야.. 너니까 물어보는건데.. 너 배진영이랑 그거할때 .. 콘돔이런거 어디서 사냐.




- 네???!! 어머머 매니저님 저한테 그런 걸 왜물어보세요..ㅋㅋㅋ 제가 생일만 빨라서 18살인거지 아직 17살밖에 안된 미잔데..



- 됐고. 너 발랑까진 거 다 알아. 열 살때 팬픽 쓴 주제에..





매니저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 헐 그게 무슨 소리에요...




- 뭐 니가 엑셀파일 보낸 이메일 들어가보면 니 블로그 밑에 뜨더만.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초딩 때부터 그런거 쓴 애가.. 아 씨발 아파 왜때려




- ...진영오빠한테는 그 블로그 비밀이에요..




- 어 ㅋㅋㅋ 그러니까 빨리 알려줘




- 아 근데 그냥 편의점에서 사면 되잖아요!





- 아 솔직히.. 너같으면.. 처음이면 좋은 걸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냐?




- 어머머머!! 처음~?? 시작~?? 오빠들 아직도 안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빡매님 안그렇게 생기셔선 존나 순정 ㅋㅋㅋㅋ




- 닥쳐라 이대휘.. 니가 내 맘을 아냐..




그럼 이제 가나요 가나요 오~~ / 어..ㅎ

- ㅋㅋㅋ 그런데도 물어본다는 건 조만간 각?




아 진짜 빡매님 추카함 ㅋㅋ / 야 조용히 해

- 어..ㅋㅋㅋ 그러니까 어디서 사야돼.



제가 즐겨찾기 해놓은 데가..

- 흠 그러면 제가 주로 사는 데는.. 여기.. 이 싸이트..




뭐 대충 이랬던 대화를 떠올리며 대휘는 풋 웃었음. 어느덧 카페 안으로 들어선 진영이 왜 무슨 좋은 일 있어? 하고 물었지만 대휘는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으며 아니야 빨리 가자 오빠 ㅋㅋㅋㅋㅋ 하고 쪼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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