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모습
천잠사를 풀었을 때
신녀 모습(장모님ⓒ)

《프로필》

범무구

(성은 範,이름은 無救)


나이: 이립 중반.

키:5자 1치 전후.

아명: 무아(無兒 또는 無我).

별호: 소청각(小淸閣)의 소각주, 귀안(鬼眼)의 신녀, 천랑신녀(天娘神女), 대산낭랑(大山娘娘).

생년월일: 양력 3월 5일(음력 1월 18일).

출신지: 흑룡강 근처 유역.

거주지: 사천 민산 옥취봉 근처.


체형: 작은 몸집에 굴곡이 많은 체형인데 골반보다 어깨가 살짝 넓다.

외양: 동그랗고 살짝 통통한 얼굴이라 나이에 비해 어려 보임. 단아하고 청수한 느낌이지만 빼어난 외모는 아니다.

 눈은 편도(扁桃) 모양이며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음.

전체적으로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지만 감정 표현이 풍부한 편이라 새침하다.

왼쪽 눈과 오른쪽 입가에 점이 있음.

 양 눈의 색은 빙륜(氷輪)을 닮은 담청색이며 동공은 피처럼 붉은데, 얼음 같아 섬뜩하다는 평이나 달 또는 천축(天竺)에서 들여온 월장석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오금까지 내려온 생머리를 하나로 높이 올려 묶고 다닌다.

 

표정: 웃을 때 뾰족한 덧니가 보이는 편으로, 웃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매우 큼.

무표정하게 있으면 화났냐는 질문을 들음.


성격: 경계심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외로움을 잘 탐. 화가 많은 다혈질이며 눈물도 그만큼 많다.

정이 많아 이기적으로 보일 정도로 제 사람을 아끼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을 좋아하고 엉뚱한 편이지만, 낯가림이 심해 이런 성격을 아는 이는 적다.


특이사항: 21세기 한반도 출신으로 수십 번의 죽음을 겪었으며 실제 나이는 오천 살을 넘는다.

여타 중생과 마찬가지로 윤회를 겪지만, 망각을 잃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삶을 이어간다.

일반적인 짐승에게 기피의 대상으로 공포심을 느끼는 듯함. 예외적으로 영물이 잘 따르는 체질이다.

그의 푸른 눈은 귀안(鬼眼)이라고 불리는 신묘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본다.

때문에 얇고 흰 천잠사(天蠶絲)로 눈을 가리고 다닌다.

허약한 편에 속하며 본인의 부주의 탓에 자주 다친다.

속 빈 금방울 한 쌍이 달린 붉은 비단을 손목에 묶고 다님.

본명 대신 아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일상.



《귀안》


귀안(鬼眼).

귀신을 보는 눈이라는 의미나, 정확히는 삼라만상을 이루는 거대한 흐름을 볼 수 있는 눈을 말함.

평범한 사람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끔 음양안(陰陽眼)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십중팔구 도관에서 부르는 말이다.



《월하노인》


월하노인을 모시는 신당


'바라건대 천하의 모든 정인

모두 한 가정을 이루어라

이것은 전생이 정해놓은 일

혼인의 인연을 그르치진 말아라'


월하노인은 천기(天機)가 기록된 서첩을 들고 다니며 천명에 따라 천하의 연인들을 부부의 연으로 묶는다.

설령, 상대가 철천지원이라고 해도 그의 적승으로 묶인 이들은 모두 끊어지지 않는 운명으로 엮이게 된다.

아주 오래전, 어느 이질적인 혼백의 재래를 하늘이 점지했다.

세상을 환란에 빠트린 마귀의 배필이 될 운명이라고 하여, 그는 하늘의 뜻을 따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거두어 정해진 이름을 주었다.

이후 아이는 닷새 해를 지났을 때, 한 노파에게 맡겨진다.



《기억》


수십 번의 죽음과 환생을 겪었기 때문에 감정과 자아가 마모되었다.

그를 거둔 양능소(陽凌霄)라고 하는 의원 노파는 그런 범무구를 위해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방도를 모색했다.

상청파(上淸派) 출신인 양능소가 만든 부적과 약으로 과거의 기억은 수면 밑으로 묻혔다.

덕분에 그는 이립이 넘어서도 조금 특별한 눈을 가진 것뿐인 여인으로 살 수 있었다.

양능소가 사망하기 전까지는.


《아명》


스승이자 양할머니인 양능소가 지어준 아명은 '무아(無兒)'이다.

하늘이 내린 '범무구' 라는 이름은 민간신앙 속 저승사자의 이름으로, 너무나 불길한 것이었다.

이름은 삶의 지표와도 같으니, 그와 같은 인생을 살게 될 범무구를 걱정한 양능소는 '그곳에 있으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런 아명을 지었다.

그 때문에 범무구도 이름보다 아명으로 불리는 것이 익숙하다.

진짜 이름을 아는 이는 월하노인과 양능소, 범무구의 친우인 당보, 그리고 정인까지 넷뿐이다.



《소청각》


小淸閣.

사천 민산 옥취봉에 위치한 의방으로 양능소가 세우고 범무구가 이름을 지었다.

근처에 오색으로 빛나는 호수가 가득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소청각은 의술을 배우는 의생과 의원으로 가득하며 규모는 오십 명 정도된다.

천자의 신임까지 얻게 된 양능소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소청각은 유명해진다.

그러나, 마교 발호 이후 양능소와 많은 의원이 사망하면서 소청각의 주인이 바뀌게 된다.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새 각주의 실종으로 곧 쇠락한다.



《천잠사》


나방 영물인 천잠(天蠶)의 실인 천잠사(天蠶絲)로 짠 비단으로 만들어진 부산물.

천잠사는 잘 찢어지지 않고 불에 타지 않으며 매우 튼튼하다.

범무구가 지닌 천잠사는 총 두 종류인데, 하나는 양능소가 선물한 얇고 흰 천잠사고 나머지는 정인이 선물한 붉은 천이다.

귀안의 힘을 억누르기 위해 양능소는 야수궁주의 병을 고쳤을 때 받은 천잠사로 범무구의 눈을 가렸다.

범무구가 손목에 감고 다니는 붉은 천잠사는 정인이 직접 만든 것이다.

홍실로 작약 자수가 새겨졌으며 양 끝에 속이 빈 금방울이 달렸다.

금방울은 술법이 걸려 있어서 정인이 가까이에 있을 때만 소리가 난다.



《인물관계》


천마: 자신을 '고하(苦河)'라고 지칭한 사내로 민산의 사찰에서 범무구가 거둔 낭인.

사찰의 모든 도인이 살해당한 장소에서 홀로 살아남은 그를 치료하고 보듬었다.

그것을 계기로 인연이 시작되어 서로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은 결과 연인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진실은 귀안의 힘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연출된 만남으로 가족과 친우의 죽음이 있기 전까지 관계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똑같은 업을 짊어진, 서로에게 유일한 이해자다.

천마에게 범무구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지만, 제 심장을 찌르는 결과를 불러오더라도 그를 곁에 두고자 한다.


양능소: 범무구를 거둔 백 살 넘은 노파.

신의(神醫)라고 불릴 정도의 실력을 지닌 의원이다.

하나뿐인 가족인 범무구를 위해 억지로 기억을 묻게 했다.

기만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보인 애정과 정성은 진심이었고, 범무구 또한 그 마음을 알기에 진심으로 조모를 사랑했다.

양능소는 마교가 사천을 습격했을 당시, 제자들과 함께 지원을 나갔다가 사망한다.

이것이 범무구가 무너지는 발화점이 된다.


당보: 민산 아래 촌락을 습격한 도적 떼에게서 아이를 보호하던 범무구를 구해주며 인연이 시작됐다.

범무구에게 있어 유일한 친우이다.

당보는 그를 어린 손녀 내지 친구처럼 여긴다.

범무구의 정인에 대한 의문을 가장 먼저 느낀 이로, 사천 습격 이후에 그의 정체가 마인(魔人)임을 알리지만 의견 차이로 틀어진다.

사과하고 싶은 마음을 누른 채 전장에 나선 그는 주검이 되어 사천으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범무구는 진실을 마주할 각오를 세웠다.


천살마제: 귀안을 마주한 순간, 아주 찰나였지만 압도되었다.

천마 이외의 존재에게 경외감을 느낀 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사내는 지독히도 그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범무구 또한 자신을 미워하는 그를 곱게 보지 않는다.

신의 곁에 오점을 남길 수 없다고 여겼던 천살은 범무구가 죽음을 결심하여 도망치는 것을 묵인했고, 결국 그것이 천마에게서 하루의 시간을 앗아갔다.


대주교: 교의 신인 천마께서 직접 선택한 존재이기에 그를 '신녀'로 지칭하고 추대한다.

반려를 평범한 인간으로 낮추는 행위가 천마의 신성을 더럽힌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신녀의 자결로 천마가 심마에 빠진 것에 강한 분노를 느꼈지만, 그것을 벌할 자는 오로지 '신'밖에 없기에 원한을 억누른다.


마교: 대주교의 영향을 받은 마장(魔將)과 평신도, 또는 천마를 의심하지 않는 주교 등은 범무구를 '낭랑'이라고 높여 부른다.

 하나, 이 또한 모두 허울에 불과하다.



《서사》


월하노인의 적승으로 묶인 인연.

소청각의 소각주이자 의원이던 범무구는 사천 민산에 자리한 어느 도교 사찰에서 한 사내와 만난다.

사방에 널린 시산혈해 사이에서 구해낸 한 낭인은 스스로를 '고하'라고 칭했다.

속이 텅 비어있는 공허한 눈을 본 범무구는 본능적으로 그가 자신과 같은 존재임을 느끼고 정을 준다.

사내는 여인이 베푸는 온정에서 동질감과 안정감을 느꼈다.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의 관계는 영원할 것 같았다.

유일한 이해자를 향해 피어났던 애틋한 연심은 정인의 배반으로 처절하게 무너졌다.

마교 발호로 사천이 습격당했을 당시 범무구의 스승이 사망한다.

친우인 당보는 그의 정인을 의심했고 그로 인해 둘 사이가 크게 틀어진다.

그가 자신의 '눈'을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

스승인 양능소가 자신을 거둔 이후 온갖 유언비어와 소문에 공격당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눈에 대한 주제는 역린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남은 친우마저 살해당하자 범무구는 두 눈을 가린 천잠사를 거두고 제 정인을 마주한다.

눈을 가렸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그제야 보였다.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새까만 영혼과 휘몰아치는 악의.

그가 정말 '천마'였다.

진실을 마주한 그는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정인의 방해로 그르치게 된다.

원치 않은 혼례까지 치르게 된 범무구는 십만대산을 향해 진군하는 결사대의 소문을 듣고 마지막 기회를 움켜쥔다.

어수선한 틈을 타 밖으로 도망친 그는 친우에게 받았던 독, 미인루를 삼키고 불을 질러 목숨을 끊는다.


《여담》


드림주와 연관된 오리지널 자캐의 설정입니다.

본 장르와 개별적인 세계관 설정이니,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창세의 기록

태초에 이매망량魑魅魍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산과 바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하찮은 돌멩이까지 포함한 온갖 것이 그의 일부였다.

만물의 탄생과 함께 태어난 그것은 이 땅의 모든 존재와 자아를 공유했다.

이윽고 지성체의 진화와 함께 곧 실체를 갖추게 된 그것은 감정을 알게 된 순간부터 자연을 사랑하고 그 일부인 인간 또한 사랑하게 됐다.

그러나 인간이 쌓은 문명과 문화의 발전을 통해 조금씩 자신이 병들고 있음을 깨달은 그는 점점 혼돈으로 변해갔다.

끝내 인간에 대한 모든 애정을 버린 망량은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자신을 대신할 대리자를 만들어 인간과의 결속을 끊어낸 후, 생명의 근원지인 바다로 돌아가는 것.

인간이 탐하는 에너지의 일부를 거두어 씨앗을 퍼뜨린 망량은 땅 위의 군유와 살아갈 이를 '이매魑魅'라고 칭했다.

씨앗은 인간의 혼백 사이를 파고 들었지만, 정작 싹을 틔운 존재는 몇 없었다.

죽음 또는 그에 준하는 충격을 받았을 때만 씨앗이 발아하기 때문이다.

후보자는 피처럼 진하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붉은 동공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망량의 씨앗은 후보의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특이한 힘을 부여한다.

시간을 떠도는 힘을 얻은 자가 있는가 하면, 불로불사의 삶을 받은 자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끝내 죽거나 혼이 소멸하여 망량이 바라는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남은 것은 단 한 명뿐.

유일하게 연속성連續性의 이능을 얻은 존재는 계속된 죽음과 윤회를 반복하면서도 자아를 유지한 채 삶의 다음을 이어갔다.

망량은 마지막 남은 후보가 정해진 섭리를 거스르는 것을 보며 '이매'의 탄생을 고대한다.

망량의 모습은 인간의 인식에 따라 모습과 형태, 성별, 복식 등이 달라진다.

그러나 보통은 다섯 살 정도의 아이 형태를 취한다.


패수

씨앗이 발아된 이매 후보자에게 기생하는 이질적인 존재.

귀신, 정, 요괴와 같은 괴력난신과는 다르며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

숙주의 성향을 받아 여러 사물의 형태로 발현되는데, 아주 드물게 인간의 형태를 뒤집어쓰고 나올 때가 있다.

그것은 숙주의 자아를 빼앗고 육신을 지배하는 순간으로, 보통 망량의 모습을 본뜬 외모다.

이를 두고 한 숙주는 그를 패수悖獸라고 칭했다.

패수는 어그러진 짐승이라는 의미로 망량의 혼돈을 닮아 숙주의 원초적인 욕망을 해소하려는 폭력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통 후보자의 불안정한 정신을 파고드는 편으로, 해결 방법은 그보다 강한 정신력으로 눌러서 흡수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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