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분위기, 그 속에 숨겨진 공포감.

왠지 모를 기시감,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 비행하려는 고양이들의 귀,

멀리서 소곤거리는 알지 못할 말소리와, 눈앞에 펼쳐진 꿈같은 풍경.

여러 가지의 혼란 속에서 발걸음을 뗀다. 전진한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토끼가 말했다.


동물들이 이야기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다.

이게 맞나? 의문이 피어나는 사이에 다시 사그라든다.

내 물음의 꽃은 필 일이 없다.

마치 배속이 된 것처럼 빠르게 피었다 꽃이 진다.

그러면 다른 의문이 생겨난다. 그리곤 또 다시 없어진다.

무한 반복이었다. 어쨌거나 꽃은 피었었으니까.


ㅡ 거기 서!


 처음 보는 성으로 들어간다.

무지개 가득한 성으로, 박자가 어긋나게 들어간다.

처음으로 메트로놈의 박자를 무시했다.

어라. 무지개가 사라졌다. 빛도 없다. 무서워.


찬 바람은 이 배경을 무대로 하여 춤을 췄고,

나는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되었다.

꼭두각시가 된 듯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였고

그 움직임에는 내가 전혀 개입하지 못했다. 내 몸인데.


 내가 이 어둠 속에서 안정을 되찾고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LEVVVVELL 333333333333333333333333333. . . . . . . . . . . . . .


 안개가 자욱한 곳에서 눈을 떴다.

새하얀 흰색은 아니었고, 적당히 노란 끼가 도는

그렇지만 베이지색은 아닌 곳이었다.

전에도 몇 번 봤듯이 나는 이곳이 익숙한 곳이었기에,

하던 대로 진행했다.


ㅡ 안 아플 거야.


차갑게 얼은 날카로운 것을

그것에게 가져다 댄다.


ㅡ 다 널 위한 거야.


적지 않은 파란색.

파란색?


LEEEEEVELLEL 666666 ¡ ¡ ¡ ¡ ! ¡ ¡ ¡ ¡ ¡ ¡ ¡ ¡ ¡ ¡ ¡ ¡ ¡ 


빠르게 느리게 빠르게 느리게 빠르게 느리게


아니야. 빠르게 느리게 느리게 빠르게 느리게 빠르게 라니깐.

ㅡ 내가 장담 컨대 빠 느 빠 느 빠 느 야.

빠느빠느? 그게 뭔데.

ㅡ 빠르게 느리게 빠르게 느리게!

요즘 이상해. 너 정말 너 맞아?

ㅡ 뭔 소리야. 우리 함께 했잖아 계속.

너 너 맞냐고! 내 말에 답이나 해.

ㅡ 나 맞다니까?

그래?  살짝 올라간 입꼬리와 서늘해지는 주변 공기와 축소되는 동공.


살짝은 컸던 여자 비명 소리.

눈 앞에서 사라진 내 친구.


다시 들리는 메트로놈 소리,

그리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와

내 발 밑에서 들려오는 쿵쿵 거리는 심장 소리와

근처에서 들려오는 911소리.



LVEXLEXXL 999999999 E R R O R


피실험자 #&%~; 님, 일어나시죠. 

ㅡ 네? 뭐라구요? #&%~; 가 뭔데요? 제 이름은 그게 아닌데요?

네? 저는 @#₩%& 님 이라고 말했는데요?

ㅡ 그게 뭐냐고요!!!!


손에 들려있는 정체불명의 주사기가 내 팔에 꽂아진다.

거센 저항을 한다.

그새 잠잠해진다.


익숙한 성. 무지개가 널려있다.

다만 한 가지가 다르다. 메트로놈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살 것 같네. 조금은 시끄러웠어.


%₩=&^#@%=&$&=~.


응? 잘못 들은 거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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