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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이 정도만 사도 되나? 부족할 것 같은데.”

“용선 언니 어차피 입 짧아서 많이 못 먹어.”

“실례지만 내 입은?”

“너도 많이 안 먹잖아.”

“아, 고려하긴 했어?”

“당연하지. 그리고 언니 밥 먹고 온대, 이 정도면 충분할 듯.”

“모임 앞두고 밥 먹고 오는 건 어느 나라 예법이래?”

“도저히 조절 안되는 선약.”

“오, 심지어 약속이 두탕? 저기요 딸기는 뭘 또 그렇게 큰 걸 사, 그걸 누가 다 먹는다고!”

“용선 언니 딸기 좋아해.”

“와 대박적….”

“너무 많은가? 그냥 팩에 든 거 살까?”



딸기 한 박스를 품에 안고 고민하던 별이가 뒤늦게서야 휘인의 눈치를 살폈다. 좀 전까지만 해도 본인이 끌고 있던 마트 카트의 손잡이를 부여잡은 휘인이 손에 핏줄이 볼록볼록 불거졌다. 아, 왜. 불현듯 찌르르 불편해진 마음 한구석에 괜한 헛기침까지 내뱉은 별이가 조용히 박스를 내려놓았다. 훨씬 작은 크기의 딸기 한 팩을 집어 들어 카트에 쏙 넣은 뒤 달아나듯 앞장서 걷는 별이의 뒷모습을 빤히 보던 휘인이 혀끝을 빼어 물었다.


“둘이 헤어진 거 맞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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