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커크는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럴 계획은 없었지만 매일의 적지 않은 순간처럼 인생의 많은 일들은 계획이나 목적 없이도 일어났다. 햇빛은 눈부셨고 청량한 색의 바닥 위로 생겨난 그림자들마저 잎사귀 하나하나를 갖고 있었다. 작고 큰 벤치와 테이블들 수십여 개가 호수를 따라 오후를 즐길 자리를 만들어 놨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커피 한잔의 휴식이나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몇 명은 바쁜 와중의 잠깐이라 서두르는 게 분명했지만 다수는 주변과 시간의 완벽한 조화를 즐기고 있었고 커크는 자신이 어느 쪽으로 보일지 자신할 수 없었다.

짐 커크는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천둥과 벼락이 치는 하늘을 바라보던 어린 시절의 습관이 커크를 찾아왔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백퍼센트를 확신하지 못하는 일기예보처럼, 세상만사에 다 이유가 있고 단순히 모두가 알지는 못할 뿐이라면, 그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중간을 찾아내지 못해도 원인으로 이어지는 결과들. 혹은, 현상들. 왜 그는 지금 꽃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의 아버지가 죽어서는 아니었다. 거기서 출발한 결과들은 오래된 습관으로조차 남지 못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커크의 어린 시절에서 불만의 대상들은 죽고 없는 아버지일수 없었다. 살아있지만 곁에 없던 어머니가 더 좋은 핑계였고, 그렇기 때문에 생각조차 하지 않고는 했다.

그 순간 커크는 깨달았다. 당장의 문제에서 도망치기위해 죽은 이름까지 찾아가다니? 지금의 상황은 그의 생각보다 심각했고 깨닫기 위한 방법조차 한심했다. 제기랄.


***


시작은 그의 생일파티였다. 아니, 우선은 빅뱅이겠지만 그건 너무 옛날이고 그의 뇌는 카페인이 부족하니까, 급한 대로 거기서 그치자. 연방의 회의실을 빌려 치러진 커크의 생일파티는 적당한 규모였다. 너무 요란하지 않고 너무 짧지 않았다. 가볍게 들린 요크타운의 중요인사들은 그들을 구한 영웅들과 담소하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째서인지 그중의 하나는 커크의 전출신청이었다. 당연히 상황은 달라져 있었고 그러니 결과도 달랐지만 그의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드디어 연락이 왔나? 아이가 학교에 가야 해서 아버지의 이름이 필요하다고?”
“뭐?”
“솔직하게 말해서, 아이가 아빠를 찾기 시작하면 가장 먼 우주로 도망갈 것 같았는데 말이지.”
“본즈, 웃기려는 거면 말해야겠어. 웃기지 않다고.”
“그래, 따라잡지 못하겠는걸. 짐 커크가 엔터프라이즈를 떠난다고? 그것도 자발적으로? 그거야말로 대성공인 농담이지.”
“……그때는 농담이 아니었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농담이 무슨 소용이겠어?”
“확실해지면 얘기하려고 했어.”
“누구에게?”
“우선은 스팍이겠지. 내 추천이 없더라도 다음 함장은 그였을 테니까.”
“……와우, 초록피 외계인에게도 비밀이었단 말이지?”
“그러니까 화내지 말라고. 확실해질 때까지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으려던 거니까.”

맥코이는 손안의 잔을 흔들었다. 찰랑찰랑. 얼음이 녹아있어 색이 연해진 잔 안의 술을 바라보며 고개를 흔든 그의 친구는 숨겨진 무기를 꺼내들 듯 고개를 들었고, 한 모금에 잔을 비운 뒤 입을 열었다.

“스팍은 벌칸으로 떠날 계획이었어.”
“뭐라고?”
“출혈이 심해서 제정신이 아닌 상황이었지. 그래서 나한테 얘기한 걸 거야. 하지만 난 가장 먼저 우리 함장님을 걱정했었다고. 왜냐면 난 과분한 친구일 뿐만 아니라 대원들의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훌륭한 의사니까.”
“…….”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 같군. 안 그래? 우리 함장님은, 혼자 돌아갈 생각이었으니까.”
“지금 화내는 거야?”
“내가 왜? 짐 커크의 무책임한 돌진에 화내는 건 이미 지루해진 습관이지.”
“…….”
“어이없게도, 어떤 사람들은 아직도 놀라고 있지만 말이지.”

빈 잔의 끝이 향하는 곳에서 커크는 스팍의 시선을 마주했다. 아무런 물음도, 질책도 담기지 않은 엄격한 눈동자를.


**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우주에서도 연방의 시계는 익숙한 시간에 맞춰져 있다. 그들의 함장이 엔터프라이즈를 떠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아는 대원들은 한 손을 넘겼지만 누구도 커크에게 묻지 않았다. 모두가 바쁘기도 했고, 개인적인 일이기도 했으며, 개인적인 사이에서조차 조심스러운 화제였다. 적어도 커크는 그렇게 생각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많은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엔터프라이즈는 적지 않은 변화를 필요로 했고 맞춰서 진행되는 일들은 함장의 주의를 요하는 중요한 업무였다. 그것과, 연방의 정치와, 외우주의 위험과, 그 모든 걸 고려해서 준비되는 새로운 대원들의 새로운 부서들까지. 커크는 충분히 바빴고 잡념으로 도피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다른 모두도 그랬다. 적어도 그게 커크의 이해였다. 아니라면 지난 일주일이 불가능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주일하고도 이틀간 커크는 스팍을 보지 못했고, 단 두 번의 통화만이 가능했으며, 그 두 번은 심지어 영상조차 없었다. 정말로 모두가 바빴기 때문에 커크는 맥코이와의 식사조차 미리 약속을 잡아야만 가능했고 그 덕에 당면한 자신의 문제를 뒤늦게 눈치챘다. 어쩌면 친구의 강요에 그제야 인정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결론은 같았다.

“난 스팍이 날 피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건 비이성적인 행동이고 스팍은 그런 짓을 하지 않으니까!”
“음, 난 어제 뾰족귀와 점심을 먹었지. 스코티를 찾아왔었거든. 그리고 우린 같은 빌딩에 있으니까.”
“그래서?”
“누구도 비이성적인 행동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겠지만 때때로 감정은 논리에 포함되는 원인이 된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만약 스팍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면 그에게 연락하라고. 보고 싶다면 보자고 하고! 하지만 넌 그러지 않고 있지.”
“했어! 했다고! 커뮤니케이터는 항상 꺼져있고 방으로 연결한 통화는 녹음된 답변으로만 돌아온다고!”
“그리고 모든 사유가 논리적이지, 안 그래?”
“……과학부서는 반 이상 새로운 대원으로 채워지고 있어. 도착하는 대원들의 훈련이 완전한지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하다고.”
“그러게. 정말 바쁘게 들리는군. 일에 치여서 죽을 지경이겠어. 어제 봤을 땐 전혀 몰랐는데 말이지?”
“…….”

커크는 스팍의 비논리적인 행동을 변호하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고 어쩌면 정말로, 진실을 직면하기 두려워 현상을 외면해온 게 스스로일지 모른다는 증명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하게 됐다.


**


때로는 사고로 때로는 우연으로 때로는 운명의 장난으로. 짐 커크는 결론에서부터 시작하는 상황을 여러 번 겪어봤고 제법 자주 해결을 만들어냈다. 전혀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서 새로운 결론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해결이라고 누군가는 그랬다. 당장의 무기력함에서 도피하기에도 좋은 핑계였고, 어쨌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나았다.

“스팍이 화난건가? 평범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를 때 대화를 끊어버리는 게 스팍의 방법인건가? 그런 건가?”
[짐, 난 십분 뒤에 프론티어에 타야해요. 이 회의에는 제독이 두 명이나 참석하는데다, 장담하는데 그분들은 벌써 시간과 공간을 지나가고 있을걸요.]
“애인이니까 알거 아냐! 정말로 화났을 때 무시하는 게 스팍의 스타일인거야? 그런 거야?”
[첫째로, 우린 더 이상 그런 관계가 아녜요. 둘째로, 스팍이 진짜로 화났을 때 어떤지는 당신도 알잖아요? 멱살을 잡혀본 건 내가 아니라 그쪽이라고요.]
“뭐? 언제 그렇게 됐어?”
[흠, 생각해 보죠. 오, 기억났어요. 벌칸 행성이 우주의 먼지가 된 날이죠. 스팍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같은 날이었던가요?]
“아니! 그거 말고 첫 번째 말이야! 둘이 헤어졌어? 정말로? 언제? 왜 내가 몰랐지?”
[글쎄요, 죄지은 개처럼 도망 다니지 않으면 진작 알았겠죠? 이렇게 떠들 시간이 있다면 찾아가기라도 하라고요. 무슨, 블랙홀의 반대편에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왜 내가 죄인인거야? 인사도 하지 않는 건 내가 아니라고!”
[그러면 왜 죄인처럼 구는 건데요?]
“…….”
[난 이제 가야해요. 짐, 다음 수요일에 중간점검 있는 거 알죠? 그때도 이런 쇼를 하고 다니면, 내가 정말로 화난 걸 보게 될 거에요.]

정적이 흐르는 커뮤니케이터를 든 채로, 커크는 자신이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 둔할 수는 있지만.


**


사람들은 벌칸이 감정이 없다고들 말한다. 과학적인 지식에 바탕해 그게 아니라는 걸 믿는 이들조차 눈앞의 상대를 보면서 문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어한다. 커크는 경험으로도 그게 아니라는 걸 아는 소수의 하나였지만 그런 그조차도 직면한 문제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다. 벌칸의 감정을 상하게 하다니. 물론, 누군가의 상상에서 가능한 일이라면, 커크가 못 해낼 것은 없었지만.


**


“이건 말도 안 된다고. 자기도 떠나려고 했던 거면서 왜 나한테 화를 내지?”
“아아, 우리의 함장님은 너그럽게 이해해줬겠지.”
“뭐를?”
“스팍이 벌칸으로 가기 위해 엔터프라이즈를 떠난다고 했다면, 안타까운 마음으로 앞날을 축복하며 송별회를 열어 줬겠지. 그렇고말고!”
“난 열흘이 넘게 유치한 데모를 하지는 않았을 거야.”
“당연하지. 넌 십분도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서는 삿대질을 시작했을 테니까.”
“…….”
“그리고 엄밀하게 말하자면 스팍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 장담하는데 내킬 때까지 계속 그럴 수 있을걸. 그녀석이 캐롤의 정체를 숨기고 있던 거 기억해? 잘난 척하기 위한 타이밍을 위해서라면 벙어리 노릇도 십년은 가능할걸.”
“에, 아니. 그렇게 참을성 있진 않지.”
“상대적인 평가라면 다른 생각이 들걸.”
“…….”

맥코이의 눈동자는 끈질겼지만 커크는 상대가 누군지 묻지 않았다,


**


커크는 사과에 능숙한 남자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형편없지도 않았다. 몇 백 명의 인생과 경력을 책임지고 몇 년간 우주를 헤매다 보면 낯선 것들도 능숙해지게 된다. 혹은, 당해버리거나.

대부분의 경우 그에겐 고민할 시간이 적었다. 당장의 전개가 먼저인 순간에는, 일초도 걸리지 않는 차이로 수많은 결과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는, 생각을 미루며 해치울 일을 해치우게 된다. 항상 자발적인 건 아니지만 일이 끝난 다음엔 굳이 따질 이유가 없었다.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요크타운에서의 시간은 함대의 시간과 같은데도 다르게 흘러갔다. 커크는 상사와 부하와 새로운 부서와 정치적인 잡담 등을 매일 소화해내는 바쁜 생활로 늦잠을 자기도 어려운 지경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할 시간이 남아났다. 도대체 어떻게?

답은 간단하다. 그는 시간이 남아돌아 생각하는 게 아니다. 생각을 그칠 수 없어서, 매일이 얼마나 바쁜지를 잊고 있을 뿐이다.

“흠.”

한순간이지만 커크는 벌칸을 질투했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인생이 편리할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말이지.


**


커크가 눈앞의 존재를 깨닫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어째서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지만 거기엔 나름의 이유가 여럿이다. 첫째 그는 피곤했고, 둘째 그곳엔 사람이 많았고, 셋째 그에겐 다른 할 일이 있었고…….

복수형의 목록을 되는대로 떠올리던 커크의 머리가 멈춘다. 지금 막, 스팍은 컵을 내려놨다. 그리고 커크는 기억해낸다. 그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을. 그러니까, 계속해서, 꽃을 보고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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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타운의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지 않았다. 실험에 도전하기엔 너무 크고 너무 중요했다. 그 대신 그들은 현재의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행성에 비교하기엔 작지만 그 어떤 함대와도 비교하지 못할 크기인 그곳에는 연방이 가진 모든 기술과 올바른 분량의 상상력이 실현되어 있었다. 그들은 우주에 길을 만들어 함대를 불러들였고, 트랜스포터를 대중의 교통으로 상용화했으며, 새까만 밤과 푸른 하늘이 함께하는 도시를 만들었고, 방문하는 중요인사들과 지친 연방의 대원들, 그리고 꿈과 희망으로 우주에 가정을 꾸린 생생한 삶의 주인공들에게 강가를 따라 피는 숲을 줬다.

크기로 따지자면 홀로그램이 주는 착각보다 덜하지만, 전문가들의 미적인 가치에 맞춰 정돈된 정원은 만들어진 것이라 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었고 빛과 그늘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잊게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짐 커크는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럴 계획은 없었지만 매일의 적지 않은 순간처럼 인생의 많은 일들은 계획이나 목적 없이도 일어났다. 주변의 사람들은 꽃을 보기위해 이곳에 왔을지도 모른다. 그림같이 그려진 지도를 따라 길을 걷다 발걸음을 멈췄을 수도 있고, 회의와 모험과 보기 싫은 상사와 무서운 희망의 사이를 따라가다 잠시나마 쉬기 위해 자리를 잡았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그처럼, 계속해서 소원하던 뭔가를 생각도 못한 순간에 마주쳐 주저앉아야만 했을 수도 있다. 하여간에 이것은, 정말로 소원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더라도 일단 잡게 된 이상 놓치기 어려운 기회였다. 아마도? 아마도.


**


노랗고 하얀 꽃이 무겁다는 듯 길게 가지가 늘어진 그늘 밑에는 반원형의 긴 테이블과 세 개의 의자가 자리했다. 엔터프라이즈의 부함장인 스팍은 그중 제일 오른쪽의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온기를 즐기는 것처럼 컵을 감쌌던 두 손은 어느새 무릎으로 옮겨졌고 변화를 느끼기 힘든 불투명한 용기는 자신의 마지막을 아는 것처럼 방치되어있다. 어차피 재활용되는 인생이니 죽음이 두렵지는 않을 터였다. 여전히 꽃을 바라보고 있던 커크는 우주기지에서 수집되고 분해되어 재생산될 컵의 운명을 상상했고, 사실상 꽃의 운명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기억해 냈으며, 생각에 잠긴 것처럼 방향이 고정된 스팍이 기지안의 순환생태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했다.

그가 궁금한 것은 그밖에도 많았지만 그 어떤 것도 지금의 상황에선 물을 수 없었다. 아는 척 조차 힘들어 이러고 있는 이상 답이 없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시작을 찾기가 불가능했다. 오랜만이라고? 어떻게 지냈느냐고? 커크는 스팍의 직속상관이었고 자동적으로 매일의 스케줄을 보고받았다. 여기서 뭘 하고 있냐고? 그는 직전의 사십여 분 간 강가의 그늘에 앉아있던 벌칸이 뭘 했는지를 본인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짐 커크는 꽃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누가 어디에서 뭘 하든 쳐다볼 기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그는, 번잡한 한 무리의 소란을 뚫고 자신에게 와 닿는 스팍의 시선을 느꼈으며, 생각을 미루고서 해치울 일을 해치우기로 결심했다.


**


커크의 앞에는 테이블이 없었다. 낮은 바위처럼 길게 놓인 벤치로 스팍이 걸어온다면 자신 역시 일어설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면 긴 대화가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어색함 또한 배가 될 것만 같았고 그러니 그가 걸어가야만 했다.

그것이 커크의 이유였다. 스팍이 얼마나 오래 자신을 노려보기만 할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대로 자리를 뜰 가능성이 더 높았고, 정말 그렇게 된다면 아무런 변화 없이도 악화된 상황이란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섣부른 도전은 일어나지 못했다. 목적이 있는 걸음의 그를 붙잡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저기 앉아서 각자의 휴식을 즐기는 이들 중 몇몇은 커크의 얼굴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한 시간 넘게 한자리에 앉아있는 동안에도 가벼운 눈인사 정도가 전부였다.

스팍도 마찬가지였다. 새하얀 테이블 위로 그림자를 만들어낸 커크를 보면서도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고 짧게 깜박거리는 눈인사로만 반응했다. 따뜻한 봄 날씨와 흡사할 온도 속에서도 커크는 한기를 느꼈고 어딘가 불쾌한 피로감을 밀어내느라 몇 초의 시간이 필요했다.


**


정적은 길지 않았다.

“어색하군.”
“무엇이?”
“지금 상황 말이지.”
“……이해가 힘든 표현인데.”

태연하게 눈을 마주쳐 오는 스팍을 보며 커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어쨌든 본론부터 시작된 대화가 그는 마음에 들었다. 사실상,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해도 이제와 어쩔 방법이 없다.

“어색하다는 말이 이해 안 된다는 건가?”

말하고 나자 당연하게 생각된다. 어색하다는 표현을 벌칸이 쓸 일이 있을까? 아니, 눈앞에 들이댄다고 이해라도 할 수 있을까? 무심코 뱉은 말이라도 거짓은 아니었고 후회될 실수는 아니었지만. 머릿속의 짐작처럼 스팍에게선 대답이 없었고 커크는 빈 테이블 한 구석을 보며 눈을 몇 번 깜박였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넌 지금 나한테 화가 나있어. 왜냐면 내가 함장을 그만두려고 했었기 때문이지. 혼자서, 결정해서는. 하지만 너 역시 엔터프라이즈를 떠날 생각이었고, 그래서 나를 탓하지 못하는 거야. 그렇다고 화가 사라지진 않지만 같은 행동을 한 이상 분노하는 게 비논리적이라고. 감정으로만 따지면 논리적일수도 있으려나? 하여간에, 누구도 잘못된 건 없지만 편하지 않은 상황. 이런 걸 어색하다고 하는 거야. 그냥 넘기기엔 뭔가 걸리고, 풀어헤치기엔 묶인 게 없고.”
“……그러한 감정이 결과에 부정적인 변화를 만드나?”
“만들고말고. 이러고 있는 걸 봐!”
“지금의 만남이 부정적인 감상을 준다면 해결할 방법은 적지 않아.”
“아니, 그게 아니라고. 만남은 부정적이지 않아! 단지, 대화가 힘들뿐이지.”
“장애가 있는 대화인 줄 인식하지 못했는데.”
“최소 한 시간은 낭비하고도 이러고 있잖아? 못해도 일주일은 그렇게 날아간 것 같고…….”

커크의 목소리가 힘을 잃는다. 이상한 긴장이 사라지질 못한다. 매끄럽지 못한 주절거림이 과연 얼마나 통할지 알 수 없는데, 말을 하면 할수록 알맹이가 사라지는 기분이 된다. 땅콩 껍질처럼 흐트러진 부스러기나 다름없는 대화를 돌아보며 커크는 미간을 찌푸렸고 한숨을 내쉬었다. 후. 하.  

돌아온 정적 또한 길지 않았다. 이번에 대화를 시작한 것은 스팍이다.

“짐, 지금의 대화가 어떤 목적인지 명확히 밝힐 수 있나?”
“간단해! 우린 오랜만에 만났고, 그래서 어색하다는 거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오 일 전으로 기억하는데.”
“뭐? 어디서?”
“연방 상공회의 보고를 위한 회의가 있었지.”
“그건 홀로 회의였잖아! 거기다가 참석자가 이십 명이 넘었다고? 밥한 끼 먹기도 어려울 만큼 바쁜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커크는 입술을 깨물어 말을 막았다. 그는 절대, 네가 삐져서 날 피했다는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안 그래도 미묘한 감정의 문제인 만큼 최대한 완만한 대화로 해결해야했고 솔직하게 말해 그 역시 마냥 편한 화제는 아니었다. 서운함이나 아쉬움 등의 멋쩍은 감정들은 말로 해결되는 게 아니기도 했다. 어차피 감정이란 커크의 인생에서도 쉬운 게 아니었으니까. 그렇다고 어렵다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처리한 경험이 많지는 않았다. 적어도, 직접적으로는.

난 벌칸에게 감정을 설명할만한 입장이 아니야. 커크는 뒤늦게 깨달았지만 그것 역시 모르던 사실이 아니었다. 비교형이 워낙 대단해서 잊기 쉬울 뿐이지, 그 스스로도 관계의 미묘한 부산물들을 잘 청소하는 남자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거지? 왜냐면 내가 벌칸과 친구가 돼서? 내가 벌칸을 신경 쓰게 돼서? 내가, 벌칸의 감정에 관심 있어서?

어느 틈엔가 허공을 바라보던 커크의 시선이 앞을 향한다. 지금 막 스팍은 빈 컵을 치우며 자세를 바꿨다. 아무것도 없는 테이블 위에 놓인 두 손은 신기할 정도로 허전해 보이지 않는다. 곧은 어깨를 더 곧게 하고서 숨을 내쉰 스팍의 얼굴은 판결을 내린 판사깉다.

“우선적으로, 두 개의 확실한 정보를 전달하겠네. 지금의 대화에 필수적이라 생각되는군.”
“뭔데?”
“첫째로, 난 화나지 않았어.”
“…….”
“둘째로, 난 자네가 엔터프라이즈와 그녀의 대원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과도한 책임을 느끼지 않길 바라네.”
“어, 누가 들어도 화가 잔뜩 난 수동적 공격인데?”
“……내 이야기를 더 들은 뒤 결정하도록 해.”

커크는 입을 다물었다. 정말로 엄격해진 얼굴로 스팍은 두 손을 맞잡았고 망설임 없이 말을 이었다.  

커크의 생일파티에서, 스팍은 함장 직을 제안받았다.


**


스팍이 함장? 그러니까, 다른 함선의 함장?

커크는 전혀 상상조차 못한, 그러나 무척 말 되는 이야기였다. 불시의 습격에 멍해졌던 그도 금세 이치를 깨달았다. 스팍이 지금 당장이라도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은 자신이었고, 함장을 하기에 부족함 없는 부함장이라면 직속상관이 그만두기만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내 무덤을 내가 팠던 걸까? 느리게 돌아오는 현실 인식에 허덕거리는 커크의 앞에서 스팍의 말은 계속됐다.

“정당한 제의인 만큼 신중한 고찰을 필요로 했어. 고려할 사항은 여러 가지였고, 최근의 몇몇 일화로 자각한 사실도 그 중 하나지. 우리는 좋은 팀이야. 동시에 신뢰하는 친구이기도 하고, 가족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아.”
“그런데?”
“하지만 언젠가 엔터프라이즈를 떠나는 것 또한 성장의 절차지. 연방의 체계는 기존에 인정하고 받아들인 상식이야. 새로운 기회를 거절하는 것에, 단순히 친밀한 관계와 우정만을 이유로 삼을 수는 없을 테지.”
“거절했다는 거야?”
“……자네도 그렇게 생각해서, 떠나기로 했던 것이고.”

스팍은 서둘러 나온 반문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엄격하고 단호하고 확고한, 진실한 답만을 얘기하라는 듯 빈틈없는 벌칸의 눈동자 앞에서 커크는 마른 침을 모아 삼켰다. 세상에 공짜란 없었다. 구하는 자는 내줘야 했고 그렇다면 솔직해져야 한다.

커크는 짧게 웃었다. 어색하고 미묘한 감정에 대해서 물을 줄 아는 벌칸이라면, 두서없는 대답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고 편해지는 건 없었다. 감정이란 원래가 느끼는 것이지 설명의 대상이 아니다. 커크는 자꾸 멈추는 자신의 말이 그래서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그렇다고 자위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권태에 빠졌던 스스로를 고백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딘가 부끄럽기도 하고, 자세히 말할수록 구차해진다.

“결국은 그런 거였어. 엔터프라이즈의 임무는 끝나는 날이 없는 종류잖아? 물론 임무가 끝나는 날은 있지만 그건 우리의 시간이고 임무 자체는 영원히 계속될 종류지. 우주는 계속되고, 새로운 세상도 계속해서 등장할 테니까. 그러나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라서…… 결국 무엇에든 익숙해진다고. 부끄럽지만 나는 아마, 질렸던 것 같아.”
“무엇에 말이지?”
“매일의 반복에? 이해할 수 있을걸. 모험이니 발견이니 해봤자 다 끝난 다음엔 항상 비슷했잖아. 기록하고, 회의를 하고, 보고한 결과를 검토하고……. 나한테는 그 이상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어. 우주선의 생활은 고정된 일과지. 모든 게 새롭다면 결국 어떤 것도 새롭지 않잖아? 나에게는, 정말로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기 어려웠다고.”
“반복이? 아니면 반복으로 얻어지는 성과가?”
“둘이 다른 건 알지만 그때는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 난 외롭고 지루했다고.”
“…….”

농담을 섞어 분위기를 풀어보려던 커크의 시도는 실패했다. 유치하다 못해 한심한 순간의 실체는 지나치게 정직한 목소리로 흘러나왔고 대비하지 못한 채 드러난 빈 바닥을 보였다. 바닥이 있는 줄 그도 몰랐는데! 중년의 위기가 너무 빨리 왔나? 뭐였든 간에 지나갔는데. 아마도? 분명히?

커크는 과거를 반추하며 후회하는 취향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을 취미였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인생의 순간들을 돌아보기 시작하는 게 알코올중독의 지름길이었다. 그의 친구처럼, 습관이 되기 전에 멈춰야 했다. 하지만 손은 비어있고 테이블 위엔 빈 컵 하나뿐이다. 추락하기 시작한 생각을 멈출 방법이 없어 커크는 당황했고 스팍은 입을 열었다.

“지식을 얻은 뒤 생겨나는 착각에 빠졌었군.”
“뭐라고?”
“우리는 뭔가를 배울 때마다 만족이 늘어나지. 아는 것이 늘어날수록 관련된 요소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조화에 익숙해지는 거야. 축적된 정보는 응용되어 더 많은 해결을 얻기도 하지만 주변의 세상에 틀을 만들어 생각을 고정시키고 자만을 일으키지.”
“…….”
“자네의 표현대로, 익숙해진 삶은 그 안의 것들을 간과하게 만드니까.”

결론은 이해가 쉬웠다. 커크는 자신이 잊고 지내던 감정들이 어떻게 되살아났는지를 기억해냈고 떨떠름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정말 그랬었고, 스팍은 그런 그를 이해한 것만 같다.

“그래.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어째서?”
“잊고 있던 걸 기억해 냈거든.”
“흠.”

커크는 만약 스팍이 그 이상의 설명을 구한다면 어떻게 설명해야하는지를 짧은 시간 안에 필사적으로 고민했다. 난 내가 믿고 있는 삶을 살고 있고, 그 삶은 엔터프라이즈에 속해 있다고 말한다면 충분한 걸까?  인간의 삶과 우주를 지탱하는 커다란 바퀴의 하나인 자신에게 그는 다시금 불만이 없어져 있다. 인생을 지탱하는 확신을 말로 전할 수 있을지 커크는 불안했지만  스팍은 그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는 벌써 다음 순서로 넘어가 있었다.

“새로운 엔터프라이즈는 이전에 비해 여러모로 발전된 상태겠지만, 표면적으로는 과거의 반복과 크게 다르지 않을 테지. 그 점은 고려했겠지?”
“……다시 말해, 그녀의 함장과 부함장도 여전히 똑같은 놈들 일거란 뜻이야?”
“생존자중 약 71%의 대원들이 임무를 계속할 뜻을 보였으니 다수가 유지된다고 할 수 있지.”
“너도?”
“나 역시 다수의 대원들과 같은 의견이야.”
“그래!”

그거 참 좋은 생각이라고 외치려던 커크의 입이 갑자기 닫힌다. 안도감이 스치고 지나가자 의구심이 치솟았다. 왜?

“왜? 함장이 될 수도 있잖아?
“능력과 의지는 항상 같은 것이 아니야.”
“그야 그렇지만, 도대체 왜? 분명히 말해서 나는 엄청나게 환영하고 있지만!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걸지도 모른다고.”
“그 말 그대로야. 나 역시 많은 시간을 고민했지…….”

어울리지 않게 흐릿해지는 목소리에 자세를 바로 한 커크가 아무것도 없는 테이블 위를 짧게 살피는 스팍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자신처럼, 틈새를 때울 뭔가를 아쉬워하나? 물론 벌칸은 술을 마시지 않지만, 안 마시는 거지 못 마시는 게 아니니까.


**


스팍의 대답은 커크가 예상한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 그조차도 자신이 무엇을 기대했는지 몰랐지만, 벌칸의 이유에 이만큼의 감상주의가 포함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걸 확신했다.

“엔터프라이즈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녀 혼자가 아니야. 그녀를 사랑하는 대원들이 가장 큰 역을 맡고 있지. 심지어는 그녀가 없을 때조차,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뤘으니까.”
“정말 그랬어. 그렇지?”
“그래.”
“…….”
“작고하신 스팍 대사가 그리워한 것도 그 점이지.”
“무엇을?”
“가족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 없는, 신뢰의 완성.”

스팍의 대답은 반론의 여지가 없는 정의였고 커크는 그 적나라한 고백에 놀라고 만다.

“나는 가족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엔터프라이즈의 대원들이 공유하는 신뢰와 애정이 그보다 덜하지 않다는 의견에 반대하지 못해.”
“어, 그래. 그렇지.”

죽어도 인정하기 싫다는 소리 같았지만 말하는 자가 누군지 고려한다면 죽기 직전에나 할법한 이야기였다. 대체 뭘 하고 다닌 거지? 커크는 연락이 없던 최근 스팍이 뭘 하고 지냈는지를 기회가 생기는 대로 알아볼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젠 술을 마실지도 몰라? 생각조차 못해본 많은 게 가능해 보인다. 지금의 대화 역시 그 중 하나였고, 심지어 아직 끝나지도 않았으니.

“그의 죽음은 자연적인 수명에 가까웠어. 겪어온 인생을 생각한다면 많은 세월을 잃지 않았다고 평할 수 있지.”
“고통이 없었다니 다행스럽군.”
“동의하네. 하지만 그에겐 그리움이 있었지. 나는, 그것이 우주를 향한 그리움이라고 생각했었어. 미지의 지식과 모험이 존재하는 영역으로. 하지만 그렇지 않아. 그분이 그리워한 것은 함께했던 시간들이지. 그들과 함께한 순간이 우주에 있었기 때문에…… 그의 친구들이, 우주 너머에 있었기 때문에 외로웠던 거야.”
“…….”
“나는, 그 특별함을 간과할 만큼 멍청하지 않아. 다행스럽게도 내게는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스팍이 말하는 특별함이 무엇을 뜻하는지 커크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실수를 바로잡겠다는 말은 알아듣기 힘든 소리였지만.

“잘못한 게 그리 많은 줄 몰랐는데?”
“잘못된 것은 없어. 단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영유하겠다는 결심을 했네.”
“말하자면?”
“말하자면, 앞으로의 나는 사회적인 활동과 교류에 좀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계획이지.”
“흠.”
“……대원들과의 관계에 필요한 만큼의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걸 나 역시 알고 있으니까.”
“아.”

그런 이야기였군. 잠깐이지만 스팍이 우주의 평화를 위해 새로운 단체를 설립할까봐 걱정했던 커크는 안도의 한숨을 삼켰고 결론에 만족했다. 친구가 인생의 새 장을 열겠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좋아! 새 인생의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저녁을 먹자고.”
“과장된 인식이 필요할 만큼 극단적인 결심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겠는데.”
“사회적인 교류에 좀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며?”
“우리는 함께 식사를 한 횟수가 적지 않아.”
“그러니 계속 하자고. 아니면 그냥 하던가. 어쨌든 난 밥을 먹어야겠고, 한 시간이 넘도록 빈자리에 앉아있던 주제에 바쁜 일정이 있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지!”
“…….”

커크의 논리는 빈틈없었다. 그들은 자리를 정리했고 장소를 옮기기 위해 걸음을 시작했다. 꽃향기가 베인 그림자를 밟으며 돌아온 대화는 일상적이었고 그렇게, 익숙한 박자로 겹쳐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커크는 기억해냈다. 모든 게 그대로인 듯한 현실에서 달라진 한 가지를.

“그래서 말인데…… 진짜 헤어진 거야?”
“다른 이들에게 필수적인 지식이 아니라고 확신하는데.”
“그러지 말고 말해봐! 우린 가족이라며?”
“…….”

커크의 농담 같은 애원은 그 뒤로도 이어졌지만 스팍은 철저한 무시로 대응했다. 때때로 무례한 질문을 던지거나 상대의 유치함을 감내하는 것 역시 가족의 정의였고, 이것만큼은 연습이 필요 없게 익숙해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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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반 전에 (제가)요구해서 받은 리퀘스트 중 하나입니다 원 리퀘는

"ㅠㅠㅠㅠ(감격) 벚꽃 휘날리는 오후 3시쯤..주변의 시끄러움과 동화 되어있는 커크스팍이 보고싶어요. 남 눈치 안보면서 커크스팍 데이트 하는거 최고 좋습니다 ㅠㅠ"

인데 왜 이런게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어..

앞으로 뭘 써도 이보다는 재밌을것 같아서 긍정적입니다 

100's @mcback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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