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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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세요.

- .......

- 지미?

- 바보야. 눈 오는데 비행기가 어떻게 뜨냐. 하기야. 비행기를 타봤어야 알지.

 

본즈는 커크의 목소리에 머릿속이 멍해지는 것 같았어. 어젯밤에 이거랑 꼭 같은 꿈을 꿨던 것 같아. 그러니까, 지금도 계속 꿈에서 깨지 않은 건가. 꽤 좋은 꿈이었던 것 같은데 그거. 본즈는 전화기를 가만히 들고만 있었어. 그 너머에서는 투덜거리는 커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지. 그리고 원래 이렇게 직전에는 내리고 싶어도 못 내리거든. 무슨 비행기가 버스랑 같은 줄 알아. 본즈는 전화기를 부서져라 꽉 잡았어. 조금이라도 힘을 풀면 손에서 달아날 것 같이 불안했거든.

 

- 한 시간 내에 오면 용서해줄지 고민해볼게.

- 너 지금 어디야.

- 글쎄?

- 제발.

- 할 말이 그것뿐이야?

- 사랑해.

- 음... 너 비밀번호 안 바꿨구나.

 

본즈는 안전벨트도 잊고 곧장 차를 출발시켰어. 핸드폰은 마구잡이로 집어 던졌더니 조수석에 맞고 바닥으로 떨어졌지. 핸들을 돌리자 끼익 하는 소리가 났어. 핸드폰은 바닥에서 여기저기 굴러댔고. 내비게이션에서는 규정 속도를 넘었다는 알림이 시끄럽게 울어댔어. 본즈는 급하게 차들을 피해 주차장 밖으로 나갔어. 날은 흐렸지만 아직 길은 밝았어. 얼마 안 있으면 해가 질 시간이었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어졌어. 작은 소리였지만, 매일 듣는 그 소리를 모른 체 할래야 모른 체 할 수가 없었어. 본즈는 정확히 왔던 길을,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들어섰어.

 



커크는 짐을 현관문 쪽에 전부 쌓아뒀어. 비행기 시간과 관계없이 집 계약은 그대로여서 짐은 모두 빼주어야 했거든. 커크는 바닥에 떨어진 리모컨을 주워 올리고 소파에 누웠어. 티비를 켜보니 저녁 뉴스가 나오고 있었어. 물컵도 치우지 않은 걸 보면 꽤 급하게 나갔나봐. 내가 자기 같은 겁쟁이인 줄 아나. 고작 한 번 가지고 포기하게. 커크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확인했어. 카드로 환불이 완료되었다는 문자였어. 오늘 아침에 취소했는데, 이제야 처리가 완료됐나봐. 눈 때문에 딜레이 될 줄 알았으면 그냥 기다릴 걸 그랬네. 반액 이상 손해 보는 걸 감수하면서 취소했는데.

 

커크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살폈어. 1시간이라고 약속한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지. 하지만 커크는 가만히 소파에 누워있었어. 어차피 갈 곳도 없는 걸, 뭐. 애초에 1시간만 있을 거면 오지도 않았을 거야. 커크는 시끄러운 뉴스를 꺼버렸어. 본즈 성격이라면, 몇 분 지나지 않아 분명히 도착할 테니까. 삐삐삐삑. 커크는 급하게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를 들으며 몸을 일으켰어. 삐삐삐삑. 삐삐삐삑. 얼마나 급하게 누르는지, 매일 누르는 자기 집 비밀번호도 저렇게 자꾸 틀려댔지. 커크는 현관문 앞에서, 느긋하게 벽에 기대어 서 있었어. 삐삐삐삑 삐삐빅. 아, 열린다.

 

“뭘 그렇게 숨 차 해. 뛰어오기라도 했어? 3분 늦었는데. 어쩌지. 안 되겠다.”

“..........”

“근데 내가 이제 집이 없어서 어쩔 수 - ”

 

커크는 순식간에 다가온 입술에 눈을 감았어. 본즈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입술을 뜯어갈 기세로 빨아댔어. 커크는 얼굴을 잡은 본즈의 땀이 식어 차가운 두 손등을 마주 잡았어.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빠르게 뛰어대는 본즈의 심장 박동이 느껴졌어. 정말 급하게 운전을 하긴 했나봐. 커크는 본즈가 엑셀을 밟는 모습을 떠올려봤어. 아, 너무 귀여워. 어떡하지. 커크는 혀를 더 깊숙이 섞였어. 몸이 점점 밀려서 벽에 완전히 밀착됐어. 본즈는 숨이 차 하면서도 커크를 놓아주지 않았어. 어디 도망가기라도 하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점점 커크도 본즈만큼이나 숨이 가빠졌지.


커크는 손가락에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눈을 떠봤어. 1센치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본즈의 눈이 있었어. 그 진지한 눈을 보고 있자니 다시 웃음이 나왔어. 굳이 눈으로 확인해보지 않아도 이게 뭔지는 알 수 있었지. 커크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해봤어. 커크는 본즈 입에 짧게 입맞춤을 했어. 둘은 잠시 떨어져서 그렇게 서로를 보고 있었지. 커크는 본즈가 무언가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본즈는 계속 입술을 옴싹 달싹하고 있기만 했어. 커크는 그 입술에 다시 가볍게 키스를 했어. 이제는 다, 알고 있었으니까. 네가 못하면 내가 도와줘야지, 뭐.

 

“누가 너랑 살아준대? 난 장거리는 싫어.”

“같이 가자.”

“왜. 미시시피는 이제 질렸어?”

“여긴 지나치게 보수적이잖아.”

“그게 무슨 상관인데?”

“댐잇”

 

커크는 웃음이 터졌어. 그 며칠 새에 반지까지 다 준비해온 주제에, 정작 입술을 못 떼고 있으니까 말이야. 커크는 입이 마르는지 침을 삼키는 본즈를 가만히 보고 있었어. 이건 솔직히 예상을 못했는데 말이야. 본즈도 어지간히 급하긴 했나봐. 본즈가 커크보다 한 박자가 앞서 나가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어. 아, 어떡해. 귀여워. 커크는 자꾸만 입꼬리가 내려오질 않았어. 하기야 이만큼 사귀었으면 이럴 때도 됐지. 우리는 그냥 친구 사이라고 말했던 2년 동안, 사실은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었던 것 같았거든.

 

“이거 진짜 보석이야? 팔면 비행기 삯은 되려나.”

“거기 있는 병원으로 옮겨가는 것도 다 알아봤어. 일주일이면 - ”

“그러니까 왜.”

“.......”

“왜 그랬냐니까.”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음... 왜? 내가 너 없인 안 될 것 같아서?”

“내가.”

“네가 뭐?”

“내가 안 될 것 같아서.”

 

프러포즈 멘트치고는 별로인데. 커크는 핀잔을 줘놓고는 입가에 미소는 숨기질 못했지. 커크는 못 이기는 척 다시 눈을 감고 입술을 가져다댔어. 커크도 레지던트 과정이 대강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었어. 이렇게 급하게 병원을 옮기려면 지금 연차를 유지하긴 쉽지 않을 거야. 어쩌면 다시 1년차로 돌아갈지도 모르지. 또 바빠지겠네. 이걸 또 어떻게 뺏기지. 커크는 오른손으로 본즈의 셔츠 단추를 풀었어.

 

나는 본즈를 사랑하는 중이야. 그렇게 말로 규정을 해놓고 나니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지. 몇 년 전에도 본즈는 같은 말을 하곤 했어. 일은 그만둬도 상관없다고 말이야.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커크는 자기가 본즈의 인생을 망쳐놓는 철없는 애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 하지만 이제는 좀 욕심을 부리고 싶어졌어. 그 정도는 괜찮겠지? 커크는 눈을 떠서 본즈의 표정을 한 번 살폈어. 바지가 스르륵 밑으로 흘러내려가고 뜨거운 살갗이 서로 맞닿았어. 그 온도만으로도 곧바로 반응이 왔어. 그 동안 이거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Can Exes be Friends?


글쎄요. 우정은 사랑으로 자랄 수 있고, 종종 그렇죠. 하지만 사랑은 우정으로 절대로 가라앉지 않아요.

어쩌면 본즈는 달라지지 않을지도 몰라. 커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본즈의 허리를 안았어. 하지만 상관없었어. 그게 바로 커크가 본즈를 사랑하는 이유기도 했으니까. 누군가 변하지 않으면 결국 똑같을 거야. 커크는 내내 그 말을 방패처럼 본즈와 자기 사이에 쳐놨어. 그 방패를 바닥에 엎어놓고 나니 오히려 디딤대가 되었어. 커크는 그 디딤대를 딛고 올라서서 본즈에게 입을 맞췄어. 결국 똑같을지, 한 번 볼까?

 


 

 

 

제임스 T. 커크 님이 새로운 사진 1장을 추가했습니다 – Manhattan에서

함께 있는 사람: 레너드 맥코이

(사진)

 

댓글 148

...

레너드 맥코이 얼른 들어와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일하는 중이야

레너드 맥코이 짐. 지금 새벽 2시야.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열심히 일해야지. 백수 애인 먹여 살리려면

레너드 맥코이 댐잇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사랑해

레너드 맥코이 지미, 그런 말은 여기에서 하지 않아도 되잖아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레너드 맥코이 사랑해

레너드 맥코이 댐잇

 

 

 

제임스 T. 커크 님이 레너드 맥코이 님과 함께 있습니다

💙

복잡한 연애 중

 

댓글 3,428

...

레너드 맥코이 항상 복잡하지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히히

레너드 맥코이 금방 갈게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안 믿어

레너드 맥코이 미안해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비밀번호 바꿨어. 밖에서 자

레너드 맥코이 사랑해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님이 댓글을 남겼습니다

20대들의 생활 (1시간 전)

(사진) / (사진) / (사진) / (사진)

헐... 이 커플 근황이라는데

Can Exes be Friends? - 링크 https://s*tube.com/*****

 

공유 5,298회

댓글 14,289

...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사진) (9,834 likes)

ㅇㅇ ????? 와 미친 같이 찍은 사진?

ㅁㅁ 진짜가 나타났다

ㅎㅎ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레너드 맥코이 그건 또 언제 찍었어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비행기 안에서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몰랐지?

 

 

 

 

제임스 T. 커크 님이 링크를 공유했습니다.

방금 STube

 

🤔?

(동영상) Can Exes be Friends?

 

댓글 15,598

...

레너드 맥코이 아니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뭐가?

레너드 맥코이 대답 말이야. 저 질문에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그럼 뭐가 될 수 있는데? 친구가 될 수 없으면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원수? 😛

레너드 맥코이 (사진) (2,567 likes)

ㅇㅇ 반지??? 어떻게 된 거야 @제임스 T. 커크

제임스 T. 커크 @ㅇㅇ 모르겠는데‍

레너드 맥코이 알잖아

제임스 T. 커크 @레너드 맥코이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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