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퍽한 흙에 조그마한 발자국이 남아있다
하나 둘…
아마 어린 아이들이 비를 좋아해
흙 위로 뛰어다녔나보다
우산은 비를 맞이하지 못 한다고
저 멀리 던져버리고
맨 몸으로
신나게 웃으며
비를 맞으며 뛰어다녔나보다
우리는 어떠한가
세월이 흐르고
그 어릴 적 순수했던 마음이
비에 씻겨내려
고인 흙탕물처럼 흐린 하늘처럼
너무나 차가워져서
비 맞는 것이 싫어져
우산을 쓰고 비를 맞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아, 저 순수한 마음
아, 저 순수한 한 때
비에 흠뻑 젖어도
즐거웠던 그 한 때
꿈과 같던 한순간이라고
눈을 감았다 뜨면 순식간에 사라질
그 한 순간, 어릴 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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