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아이비 트리오가 한집에 사는 현대 AU입니다.

예전에 썼던 전력을 조금 수정해서 올려봅니다!

많이 늦었지만...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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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같이 살기 시작한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갑자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작은 집을 사서 들어온 세 명은 이웃에게 꽤 많은 관심을 받곤 했다. 물론 그런 관심을 딱히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조용히 이삿짐이 들어오고, 별다른 큰 소리 없이 짐을 정리한다. 소파를 옮기는 건장한 녀석이 둘. 자잘한 도구를 짊어지고 옮기는 깡마른 녀석이 하나. 아무리 봐도 셋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


조용한 마을에 불쑥 나타난 소란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 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든 셋은 튼 소란을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딱히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았다. 둘은 가끔 학교에 가는 것인지 바깥으로 나오곤 했는데, 한 명은 도통 집 밖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묘한 분위기가 풍기자 다들 아닌 척하며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수군수군 대는 목소리가 들릴 법도 한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보통 마트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었다. 가끔 곱슬한 브루넷 머리카락을 가진 녀석이 들리기도 했는데, 보통 인스턴트 음식을 사러 오곤 했다. 단단한 근육이 만들어진 몸은 멀리서 봐도 누군지 알아챌 수 있을 만큼 티가 났다. 이쪽은 요리 재료를 많이 사 가곤 했다.


하지만 아직은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남자는 이리저리 뭔가를 찾다 결국 점원한테 묻는다. 이런 일은 마트 내에서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라 놀랄 일도 아니었다.



“여기 양파는 어디 있나요?”

“오른쪽 코너로 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찾고 있는 재료 위치를 모르는 것 치고는 손길이 제법 꼼꼼했다. 채소를 하나하나 고르더니 주변을 돌아본다. 그리고 두 칸 더 이동해 파스타 면이 진열된 곳을 바라본다. 무슨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민호는 잠깐 미간을 찌푸리면서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어본다. 하지만 특이한 것을 사봤자 남는 것은 망친 요리뿐이었다. 그래서 늘 먹던 제품을 집어 들었다.



“소스는 뭐로 해야 하나.”



혼잣말하며 잠깐 고민한다. 무겁지도 않은지 소스며 치즈를 잔뜩 쓸어 담은 채 계산대로 향했다. 어차피 한번 사는 거 살 수 있을 만큼 쟁여두는 쪽이 좋았다. 어차피 채워둔 것이 떨어진다면 마트에 다시 들릴 사람은 뻔했다.



“안녕하세요?”

“아…네. 안녕하세요.”



짧은 인사가 오갔다. 항상 비슷한 시간에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도 은근 눈에 남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점원들은 대부분 민호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물건을 계산하는 이상으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는다. 그렇게 지나칠 손님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중엔 남다른 친화력으로 어느 정도 안면을 튼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민호는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짧게 대답을 하곤 했다.



“오늘은 좀 많이 사네요?”

“며칠 바쁠 거 같아서요.”

“아, 그러시구나.”

“그리고 어차피 제가 사야 하던데요.”



그 소리를 들으며 가늘게 웃던 여성이 바코드를 빠르게 찍었다. 눈앞에 쌓여가는 생필품을 바라보던 민호는 커다란 봉투에 주섬주섬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제법 무거운 봉투를 바라보던 민호는 양손에 가득 안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뚜벅뚜벅 걸어가는 길은 항상 지나다니는 곳이었다. 처음 이사 왔을 때야 낯설었지만 이젠 눈을 감아도 찾아갈 수 있었다. 익숙하게 골목으로 들어간다. 집 앞에 멈춘 민호가 목소리를 높이며 누군가를 불렀다. 양손에 물건이 가득 들려있는 터라 초인종을 누를 수 없었다.



“뉴트!”

“…….”

“토마스? 뉴트!”

“…….”

“집에 없나?”

“…….”

“이럴 거면 이야기를 좀 해주지.”



민호가 난감한 표정으로 봉투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문이 벌컥 열렸다. 가까이 다가갔던 민호는 그대로 코를 박을 뻔했다. 간신히 문을 피한 민호가 미간을 구긴 채 바라보자 안쪽에서 웃고 있는 뉴트가 보였다. 그런 얼굴을 보니 괜히 심술이 났다. 늘 있는 일이지만, 가끔 그런 기분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서로 멱살 쥐고 싸우는 일은 없었다.



“왜 문을 안 열고 그래.”

“일하느라 못 들었지 뭐.”

“번역?”

“응. 이번 주까지 초고 보내달라고 하잖아.”

“좀 몰아서 하지 말고, 건강 좀 챙겨라.”

“잔소리는 어지간히 하지.”

“우리 둘이 서로 몸이 바뀌어도 똑같은 소리를 서로 보면서 할 거다.”

“그거참 대단하네.”

“…….”

“뭐해. 들어와.”



자기가 문을 막고 서있었던 사람이 피식 웃으면서 뒤로 물러선다. 늘 이런 식이었다. 이젠 인사처럼 변한 투덜거림이었다. 민호는 짐을 잔뜩 든 채 안으로 들어간다. 매일 인사처럼 하는 일인데, 한마디 더 얹을 이유가 없었다.


민호가 들고 있는 짐을 건네받은 뉴트가 안쪽을 뒤적거렸다. 손이 뭔가를 헤집을수록 비닐 구겨지는 소리가 난다. 야, 그만해. 계속 들리는 잔소리를 한 귀로 열심히 흘리다 가장 안쪽에 들어있는 맥주 캔을 기어이 발견해 집어냈다. 와. 냉큼 캔을 따려는 뉴트의 손에서 맥주를 뺏으려다 실패한 민호는 한숨을 쉬었다.


저 녀석은 늘 인생 즐거움 없이 걸어 다니는 것 같으면서도 이럴 때만 굉장히 빠르다. 물론 그런 것이 좋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자꾸 이렇게 먼저 자기 것을 다 먹어버리면 분명 돌아온 녀석이 툴툴 거릴 것이 분명했다. 민호는 어지간하면 그런 소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 속을 알 수 없으니 별수 없었다. 그래도 한마디는 해야 나중에 면피가 되겠지.



“지금 먹으라고 사 온 거 아니야.”

“어차피 좀 있다가 먹어도 비슷할걸?”

“…….”

“못 말리는 거 알면서 민호는 포기를 안 하더라?”

“말이나 못 하면.”

“이럴 줄 알고 네 개 사 온 거 아냐? 나 두 개. 너랑 토마스 하나씩.”

“내가 아니라고 하면?”

“그럴 리 없으니까 하는 소리야.”



민호는 이미 냉장고를 열고 사 온 재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사실 냉장고에 들어갈 만한 짐은 별로 없었다. 애초에 요리 솜씨가 썩 뛰어나지 않은 셋이 살고 있으니 재료의 신선함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다 주면 뭘 하나. 이런 생각을 굳힌 이후 식사는 어지간하면 요리를 하지 않는 쪽으로 정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예 안 먹고는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 대충 씻어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사다 두면 입으로 들어가긴 한다. 채소와 과일을 하나둘 정리하고 파스타 면을 한군데 모아둔 뒤에야 뻐근한 허리를 펼 수 있었다. 소파에 앉아 맥주 캔을 들고 있던 뉴트는 이미 절반도 넘게 비운 캔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다했어?”

“그래. 다 했다.”

“와서 좀 쉬지그래.”

“그런데…집이 왜 이렇게 더워?”

“더워?”



민호는 대답도 하지 않고, 곧장 셔츠를 벗으며 화장실로 걸어갔다. 태양이 인간으로 태어나기라도 했나. 이럴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뉴트는 익숙한 표정으로 에어컨 리모컨을 들었다. 그리곤 몇 번 버튼을 누르자 시원한 바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금방 온도가 낮아지는 거실에 앉아있던 뉴트는 약간 추운지 온몸을 가늘게 떨었다.


민호는 샤워를 하는지, 문 뒤로 물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민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 했던 뉴트는 결국 얇은 가디건을 들고 돌아왔다. 손등을 덮을 정도로 넉넉한 크기의 가디건을 몸에 걸친 채 다시 소파에 앉았다. 등을 완전히 파묻고 소파 위에 발을 올린 채 다리를 구부린 뉴트는 눈을 깜박거리며 민호가 나오길 기다렸다.



“…추워.”



뉴트의 입술을 벌써 하얗게 질려갔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뉴트는 에어컨 바람이 너무 차갑기만 했다. 물론 더위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는 좋지만, 이렇게 갑자기 온도가 떨어지면 몸이 삐걱 거린다. 그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호는 물이 뚝뚝 흐르는 머리를 수건으로 털어내며 민소매 티를 입은 채 거실로 걸어왔다.



“안 추워?”

“한여름인데, 덥냐고 물어봐야 하는 거 아냐?”

“…….”

“난 네가 신기하다.”

“난 그쪽이 더 신기한데요?”

“얼어 죽지 않아서 다행이네.”

“…….”



민호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뉴트는 민호의 어깨에 손을 대더니 고개를 저으며 물러났다. 얼마나 찬물로 샤워했는지, 싸늘하게 식어버린 체온이 손끝에 착 달라붙었다. 민호는 크게 웃으며 TV를 켰다. 뉴트는 도저히 맥주가 넘어가지 않는지 조금 남은 캔을 탁자에 올려두었다.


민호는 자연스럽게 남은 맥주를 들어왔다. 그리고 곧장 입에 털어 넣으며 한 손으론 바쁘게 채널을 돌렸다. 시끄러운 광고가 흘러나오는 TV를 잠깐 바라보던 뉴트는 곧 옆에 놓여있는 패드를 꺼내 그쪽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둘이 하는 일은 매우 달랐다. 토마스가 오기 전까지 일을 어느 정도 끝내놔야 기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

 

 


이런저런 이유로 뉴트와 토마스, 그리고 민호는 같이 살기 힘든 체질이었다. 물론 셋이서 산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체질이 달라도 180도 다를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하긴 애초에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조금 어려운 상황이 있겠지만, 서로서로 조금씩 맞춰가자며 말하던 녀석들은 그때까지만 해도 꽤 희망에 차 있었다. 집을 고르고 이사할 준비를 한다. 딱히 큰 짐은 없었고, 토마스의 책이 좀 많긴 하지만 못 옮길 정도는 아니었다. 최대한 조용한 곳으로 이사 처를 정했다. 그렇게 구한 집에서 첫 여름을 맞이하고 나서야,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을 깨달았다.



“…….”

“…….”

“…….”



셋은 한참 동안 서로를 마주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간신히 대화의 물꼬를 튼 민호는 아직도 훌쩍거리는 뉴트를 보자 다시 말문이 턱 막혔다.



“그러니까…….”

“…….”

“어제 매우 추웠다고?”

“그래. 이 망할 놈들아.”

“…….”

“추우면 말을 하지.”

“토마스 네가 할 말이 아니거든! 내가 끄고 잤는데 네가 귀신같이 일어나서 다시 에어컨 켰잖아.”

“…….”

“진짜 얼어 죽는 줄 알았네.”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뉴트는 조금만 기온이 떨어져도 추위에 정신이 없어지는 타입이다. 게다가 불행히도 민호와 토마스는 과할 정도로 열이 많은 체질이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더우면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더위를 많이 탔다. 이런 녀석이 둘 있으면 가만히 앉아있어도 열기가 훅훅 뿜어져 나온다. 그래서 당연한 것처럼 에어컨을 잔뜩 틀어놓고 잤다.


물론 그 에어컨의 희생양은 뉴트였다. 아무리 이불을 꽁꽁 덮고 잔다고 해도 여름용 이불은 한계가 있었다. 차라리 겨울에 이사를 왔으면 조금 나았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 흘러간다. 훌쩍거리며 몸을 웅크리던 뉴트는 금방이라도 얼어 죽을 것 같은 체온으로 둘에게 발견되었다. 뜨거운 물을 끓인다, 온몸을 주무른다. 난리를 치고 나서야 뉴트가 눈을 떴다. 간신히 제정신이 든 뉴트는 아직도 온몸에 붙어있는 찬 기운에 다시 이불을 둘러썼다.



“내가 뭐 어떻게 된 거야.”

“그러니까…….”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에어컨 작작 켜라 그랬지.”

“덥잖아.”

“…….”



하긴 뉴트가 유난히 더위를 타지 않는 것도 있었다. 한여름에 긴소매 가디건을 걸치고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게다가 혼자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뉴트는 절대 에어컨도 켜지 않았다. 아주 못 버틸 정도로 더울 때만 높은 온도로 잠깐 틀었다 끄곤 했다.


낮 동안 혼자 있는데 전기세 아깝다는 소리도 삼세번이었다. 물론 그런 집에 들어오는 민호와 토마스는 더워서 쓰러지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취향 차이는 걷잡을 수 없었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셋의 건강이었다. 하지만 에어컨 온도 하나로 셋의 건강에 커다란 문제가 생길 정도가 되자 다들 심각해졌다.


약간 제정신이 든 뉴트가 상황을 정리한다. 물론 태양의 현신 같은 두 녀석은 뉴트 앞에 꿇어앉은 채 말이 없었다. 물론 셋 다 잘못한 일은 아니다만, 뉴트가 감기에 걸려서 저러고 있으니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타박할 생각은 없었지만 절로 말투가 뚱해지긴 하다. 그러자마자 두 녀석 고개가 푹 수그러드는 것을 보니 뭔가 미안하기도 했다.



“너희가 찬물로 샤워하고 나올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난 네가 쓰고 난 뒤에 들어가면 숨이 막힐 정도로 덥거든.”

“그건 민호 말이 맞아.”

“…….”

“바깥 온도는 이미 더 높아질 수 없을 정도로 여름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데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게 말이 되냐.”

“그런 난 너희가 이해가 안 되거든.”

“…….”



셋 다 의견은 팽팽했다. 그리고 모두 옳은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말을 하다 보니 애초에 섞일 수 없는 버릇이 벌써 열 손가락을 넘어간다. 사람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셋은 슬슬 어떻게 친해졌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긴 뉴트는 항상 뜨거운 커피만 마시더라.”

“너흰 겨울에도 찬 커피 마시잖아. 몸에 열이 많은 녀석아.”

“그야 뜨거운 게 들어가면 더우니까.”

“진짜 신기하네.”

“그렇게 따지면 뉴트도 신기하다고.”

“난 너희들이 더 신기하다.”



얼음 씹어 먹으면 이 안 시리냐. 타박에 가까운 투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점을 찾다가 결국 셋이서 갈라서는 것이 아닐까 고민했다. 사람이 어느 정도 건강을 지킬 수 있어야 우정도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 라고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아무리 봐도 공통점이란 없는 녀석들이었다. 점점 심각해지는 뉴트의 표정을 살피던 토마스가 툭 기어들었다.



“그럼 뉴트가 가운데서 자면 되겠네.”

“…뭐?”

“안 그래?”

“얜 또 무슨 소리는 하는 거야.”



토마스는 가끔 뜬구름 잡는 소리를 잘한다.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의 둘이 동시에 토마스를 바라보았다. 또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 아냐. 하지만 저런 소리를 듣고도 토마스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반짝이며 뉴트 옆에 붙어 앉았다.



“우린 더워서 못 자고 뉴트는 추워서 못 자는 거 아냐.”

“그렇지.”

“이런 상황에서 에어컨을 끄면 민호나 내가 못 자니까 뉴트도 괴로워질 거란 말이지.”

“그렇긴 해.”

맞는 말이었다. 둘 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난 토마스가 마저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뉴트를 가운데 두고 우리가 에어컨 바람은 막아주면서 자면 되지 않을까?”

“…….”

“왜 맞는 말이잖아. 사람 체온이 가장 따뜻하다며. 자는 동안 뉴트는 우리 둘 체온이 있어서 따뜻하니 좋고 우리는 시원해서 좋고.”

“…….”

“안 그래?”

“…….”



이쯤 되니 저 말이 맞는 소리인지 아닌지조차 생각하기 어려웠다. 토마스는 꽤 괜찮은 방법이 아니냐며 재차 자신의 의견을 관철했다. 하긴 원래 커다란 침대에서 같이 자던 녀석들이었는데, 자는 위치 조금 바꾼다고 크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하루만 자보고 괜찮으면 그렇게 하자니까.”

“…….”

“민호도 괜찮지?”

“나야…뭐. 그래”

“좋아. 오늘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자.”



어쩐지 이상한 방향으로 설득된 것 같았다. 일단 계획을 세웠으니 실행해보자는 토마스의 외침에 뉴트는 두 사람한테 허리를 잡혀 침실로 끌려들어 갔다. 야, 잠깐만! 야! 한참 침대에서 뒹굴던 녀석들은 완전히 늘어진 채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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쩜오 연성 창고 트위터 : @hwanwol_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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