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싯입니다. 게임 공략은 처음 써 보다 보니 두근두근하네요. 철대만 동인게임 <박철 메이커>  플랫폼 문제로 많은 분들께 생소할 타이틀이지만, 그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부족하나마 공략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스크린샷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게임인 관계로 이미지 없이 텍스트로만 공략 적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박철 메이커>의 기본틀은 육성 시뮬레이션의 근본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를 따라갑니다.  다양한 교육과 아르바이트를 통해 아이의 스탯을 올려 올려 19세 성년이 되는 해 직업 엔딩을 보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합니다. 조폭, 정비사, 목수, 건축가, 용병, 메이드, 기둥서방, 패션디자이너, 주부, 격투기 선수, 등 '철자니아' 이름값 하는 다양한 직업 엔딩이 존재합니다. 

이 게임이 기존 육성 시뮬레이션과 차별화되는 점은 직업 엔딩보다는 두 번째 엔딩, '정대만(플레이어)과의 관계'엔딩에 있습니다. 육성 시뮬레이션에에 연애 시뮬레이션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업계 트렌드이긴 합니다. 그러나 여러 공략캐 중 한 사람을 선택해 관계를 발전시키는 여타 연애 시뮬레이션과 달리, 이 게임에서 '철이'가 관계맺는 대상은 플레이어=양육자인 '정대만' 한 사람에 국한됩니다. 이 게임의 '정대만'은 모니터 밖 플레이어의 대리인에 지나지 않는 기존 양육자들과 달리 자아를 지닌 캐릭터이자 서사의 다른 한 축입니다. 따라서 철이의 '정대만과의 관계' 엔딩도 업계 전통의 '양육자와의 결혼' 뿐 아니라 의절 엔딩, 우정 엔딩, 그 외 모종의 엔딩까지 다양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것보단 일단 게임을 시작하는 게 낫겠죠. 첫 장면은 나, ‘정대만’시점입니다. 검은 화면 하단에 대화창이 떠오르고, 정대만의 독백이 시작됩니다. 


정대만: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정대만: 스물아홉까지 내 인생은 화려했다. 농구선수로서 탁월한 재능을 타고난 나는 명문 체대를 졸업해 최우수 구단에 1순위 드래프트, 경력 내내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조국에 금메달을 가져오는 운동 선수 최고의 영예까지 누렸다. 누구처럼 미국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국내 최고의 팬덤을 거느린 '프로농구의 별' 이 나, 정대만이었다. 

정대만: 그러나 농구 선수로서 아무리 성공해도, 아니 오히려 성공할수록 내 가슴속에는 그림자가 짙어졌다. 하루 12시간의 고된 훈련을 버텨내는 몸을 가지고도 나는 무수한 심인성 질환에 시달렸다. 건강 검진표상 아무 이상이 없는 최고 기능의 심장이 죄여들어 잠 못 이뤘고 소화계에 아무 문제도 없건만 늘 뱃속이 허했다. 

정대만: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정대만: 특히 유월이면 자꾸 길을 잃어버렸다. 익숙한 길을 걷다가도 정신을 놓쳐 몇 시간을 정처없이 걷다 모르는 장소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십상이었다. 올해, 이 증상은 예년보다 심각했다. 그렇겠지. '그 녀석'이 죽은 지 올해로 딱 십 년이니. 

정대만: 그래 지금도 나는, 길을 잃고, 어디론가…


음량을 줄여 두지 않았다면 여기서 클락션 소리에 놀라실 수 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었네요. 귀청을 찢는 클락션 소리와 함께, 내내 검은 색이던 배경이 달려오는 트럭으로 바뀝니다. 빨간 불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정대만에게 트럭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대만은 죽음을 각오한 듯한, 불길한 나레이션을 읊습니다. 


정대만: 트럭이다. 아, 오늘은 6월 12일. 철이의 기일. 십 년 전 그날 철이를 치었던 것도… … 


그런데 이때, 화면의 그림이 바뀝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한 소년이 정대만의 몸을 뒤로 잡아끌고 있습니다.


의문의 소년: “정신 차려!”


그리고 페이드아웃. 검은 화면이 수 초 떠 있다가 (오류인 줄 알고 화면 끄시면 안됩니다) 흐릿한 병원 배경으로 바뀝니다.  


정대만: 나는 빨간 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했다. 상대는 졸음운전이었다고 한다. 

정대만: 그날의 사고로 내 선수 생명은 끝났다. 뒤에서 날 잡아당긴 아이 덕분에 트럭에 정면으로 치이는 꼴은 면했지만 발이 트럭에 스쳤다. <프로농구의 별> 정대만의 은퇴를 세상이 아쉬워했다. 병실은 팬들의 눈물젖은 편지로 가득 찼다. 날 찾아온 친구들, 팬들, 가족들, 모두 울었다. 

정대만: 하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흐르는 눈물을 억지로 참은 건 아니었다. 나도 슬프고 아쉬웠다. 하지만 억울하지는 않았다. 뭐랄까,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오히려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이었다. 필연 같았다.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랬다. 

정대만: 목발을 짚고 병상을 나선 나는 트럭 운전수에게 사과했다.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그 아이를 찾아갔다. 나를 구해준 아이. 횡단보도에 달려들어, 달려오는 트럭으로부터 날 끌어낸 아이. 그 애는 고아원에 있었다. 고작 열 살이었다. 


배경이 흐릿하고 누리끼리한 고아원으로 바뀝니다. 곧 CG가 뜹니다. 이 게임의 첫 일러스트 CG, 갤러리 01번. 열 살짜리 꾀죄죄한 '철이'가 이쪽을 올려다보는 그림입니다. 철이는 목 늘어난 흰색 메리야스에 후줄근한 청바지 차림입니다. 덥수룩한 검은 곱슬머리를 꽁지로 묶었고, 팔다리 여기저기 상처와 반창고가 보입니다. 이 때부터 눈빛이 반항적이네요. 


정대만: “이름이 뭐니?”

소년: “…철이라고 부르면 돼요.”

원장: “박철수예요. 지혜로울 철에 목숨 수 자를 씁니다.”

소년: “철이라고 불러…요. 강철 할 때 철.”

정대만: 원장이 이름을 정정하자 소년의 얼굴에 짜증스러운 기색이 지나간다. 철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어,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노려보는데, 누군가는 밉살스럽다고도 할 법한 그 표정이 나는 어쩐지 사랑스러웠다. 


원장이 언급한 본명은 별 의미 없습니다. 왜냐면 이때부터 게임 끝날 때까지 정대만은 아이를 '철이'라고 부르거든요. 

대화 후 이름 부르는 선택지가 뜨는데, 선택지랄 것도 없는게 선택창이 하나뿐입니다. 


선택지:  “철아.”


선택지를 누르면 철이의 얼굴이 인상쓴 표정에서 만족스러운 듯한 무표정으로 변합니다. 


정대만: “왜 나를 구했니? 무서웠을 텐데…”

철이: “그냥.”

원장: “어른이 물어보시는데 제대로 대답해야지!”

정대만: “괜찮아요. 철아, 그냥이 무슨 뜻인지 말해줄 수 있어?”

철이: “그냥 그래야 될 거 같아서.”

정대만: 철이는 거기까지 말하고 입을 닫았다. 열 살 짜리 어린애가, 달려오는 트럭을 향해 가는 어른을 보고 그냥 잡아당겨 구해야 할 것 같았다니. 비명을 지르거나 도망치긴 커녕. 그러나 그 '그냥' 을 나는 납득해 버렸다. 가슴 깊은 곳에서 그럴 수 있다고 납득했다. 

정대만: 그날 그 순간 철이는, 나를 구해야 한다는, 어떤 운명적인 충동에 사로잡힌 게 아니었을까? 대학 시절 어느 교양 과목 교수는 의식이 몸을 지배하지 못하면 인간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운동선수라면 모두 의식 이전에 움직이는 몸을 경험한다. 가장 치열한 경기 한복판에서, 의식도 숙고도 판단도 없이 몸이 스스로 움직인다. 움직이고 나서야 내가 옳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다. 

정대만: 고아원에서 철이를 마주보는 내게도 갑자기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고민이나 숙고 이전에 성대와 혀, 입술이 먼저 움직였다. 

정대만: “철이야, 내가 너 입양할까? 나랑 살래?”

철이: “… .” 

정대만: 입술에서 흘러나간 말을 귀로 들은 후에야 내가 방금 한 말을 인지할 수 있었다. 철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한 행동은 옳았다고 직감이 내게 말했다. 


프롤로그가 끝나고 시스템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프린세스 메이커>에선 이 때 딸의 생일을 정하지만 여기선 6월 12일로 고정입니다. 6월 12일은 정대만이 트럭에 치일 뻔한 날이자 그가 회상하는 박철의 기일이죠. 

정대만의 직업은 '한량'과 '프로농구 코치' 중 고릅니다. 한량은 연 1회 지급되는 기본 소지금 외 추가 소득이 없지만 철이와의 친밀도를 올리기 쉽습니다. 프로농구 코치는 월마다 소지금이 늘지만 친밀도를 올리기 어렵습니다. 정대만은 기본 소지금이 넉넉하므로 저는 '한량'을 골랐습니다. 어차피 중간에 직업 바꿀 기회 한 번 더 옵니다. 

시스템 설정을 마치고 나면 드디어 본게임 시작입니다. 1년차 7월 1일.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거실을 배경으로 10세 철이가 '정대만'을 맞아줍니다. 


철이:“…안녕.” 

선택지: “안녕.” / “안녕하세요, 라고 해야지.” 


'철이'와 '정대만'의 관계에 작용하는 스테이터스는 두 가지입니다. '양육자의 권위' 그리고 '정대만과의 친밀도'. 

'양육자의 권위(이하 '권위')'는 철이에게 그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강제하는 힘입니다. 엔간해선 딸의 독립심이 오르지 않는 프메 시리즈 딸과 달리 철이는 기본 독립심 스탯이 높기 때문에, 육성 후반부에 접어들면 플레이어가 짜준 스케쥴을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일이 생깁니다. 독립심이 높은 상태로 '불량' '비행'까지 달아버린 철이는 정말 골치가 아픕니다... 하지만 권위를 높이는 선택지는 후술할 '정대만과의 친밀도'를 낮춥니다. 

'정대만과의 친밀도(이하 '친밀도')'는 연애 시뮬레이션의 호감도에 대응합니다. 정대만과의 관계엔딩을 좌우하는 수치죠. 이 수치가 높을 때 나오는 대표적인 엔딩이 양육자와의 결혼 엔딩, '유월의 신랑' 입니다. 이 수치가 기본치 밑으로 떨어지면 각자 자기 삶 사는 엔딩, 마이너스면 의절 엔딩을 보게 됩니다. (+ '친밀도' 마이너스 수치가 아주 높은 상태에서 '권위'까지 높은 상태로 철이가 암흑가 직업을 가지면 무슨 퇴폐적인 엔딩이 나온다는데, 조건이 까다로워서 저는 아직 본 적 없네요.) 

이번 플레이에서는 '권위'를 좀 희생하더라도 '친밀도'를 가능한 높이는 방향으로 가보겠습니다. 


정대만: “안녕.” 

시스템: 아이의 얼굴에 만족한 듯한 미소가 떠오른다. 관계의 좋은 시작. (권위: -5 / 친밀도: +5) 


이제 일정표를 짜 볼까요. 한 번에 15일치 일정을 짭니다. 철이는 하루 전반 동안엔 학교에 가 있고, 후반엔  사용자가 지정한 일정대로 행동합니다. 

1년차에는 무조건 체력에 투자하는 게 육성 시뮬레이션의 기본이므로 7월 전반엔 헬스(교육)를 시켜봅니다. 


이정환: “헬스장에 온 걸 환영한다. 꾸준한 노력이 강한 신체를 만든다. 체력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 기본부터 철저하게 가자.” 

시스템: 철이의 근육이 발달한다. 

철이: “몸 움직이는 거 좋다. 강해진 기분.” 


7월 후반엔 농장 아르바이트를 보냈습니다. 가난한 프메 아버지와 달리 부유한 정대만은 일 년 내내 교육으로만 스케쥴을 짜도 금전상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만, 직업엔딩 가능성을 여러 개 열어두려면 아르바이트도 시키는 게 좋겠죠. 운이 나쁘면 육성 중간에 철이가 돈을 크게 잃는 이벤트가 발생할 수도 있고요.


신현철 “어린아이가 농장? 쉽지 않을 텐데. 우선 토끼부터 돌봐 봐.” 

시스템: 철이는 토끼를 돌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철이: “귀엽다… “


기본적으로  스크린샷이 지원되지 않는 게임입니다만, 트위터의 이끼 @01771G 님께서 농장 아르바이트 하는 철이 스샷 지원해주셨습니다! https://twitter.com/01771G/status/1674074992605294592?s=20 정말정말 사랑스러워요... 감사드립니다  😭

첫 달이 지나면 철이에게 여름옷을 사주겠냐는 메시지와 함께 의류 상점이 열립니다. 지난 달도 여름이었지만 그런 건 신경쓰지 말도록 합시다. 

기본 의상인 메리야스와 후줄근한 청바지 계속 입힐 거 아니면 옷 사줍시다. 초등학생용 '시원한 옷'은 귀여운 버전과 일반 버전 두 가지입니다. 저는 귀여운 버전을 골랐습니다. 철이 스탠딩이 귀여운 병아리 반팔티와 하얀색 반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바뀝니다. 


철이: “…유치해.” 



7월, 8월, 9월, 10월, 11월, 헬스장과 농장을 반복합니다. 헬스장 화면은 변함없지만 농장일 화면은 계절이 변함에 따라 달라지는군요. 여름에 토끼를 돌보던 철이가 가을에는 사과를 포장합니다(사과를 따기에는 키가 작아서 포장 일을 하는 걸까요?). 

휴일엔 자유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낮춥니다. 어린이 공원에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철이를 볼 수 있습니다. 사교성이 부족해 보이는 철이지만 또래에서 소외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12월이 오면 겨울옷을 사 줍시다. ‘따뜻한 옷’ 도 귀여운 버전으로 골랐습니다. 토끼 귀가 달린 코트에 손모아 장갑을 낀 철이가 정말 귀엽습니다. 귀여운 옷은 어릴 때 입혀놔야됩니다. 애 커서 독립심 높아지면 스스로 옷 사 입습니다. 그 때 되면 권위가 아주아주 높지 않고서야 귀여운 옷 못 입힙니다. 

12월 25일엔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뜹니다. 둘이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죠. 


정대만: 철이와 가족이 되고 맞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다. 사람 많은 곳은 싫다고 해서 유명 레스토랑 예약은 취소하고 집 근처 경양식집에 갔다. 스파게티와 돈까스, 크림 스프를 먹고 케익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케익은 철이가 골랐다. 과일 생크림 케익. 

정대만: 우리가 함께 보낸 첫 해를 기념하는 의미로 케익에 초를 하나 꽃고 철이한테 끄라고 했다. 초를 후 불어 끄는 철이의 얼굴이 꼭 내 기억 속 철이 같아서 마음이 조금 슬펐다. 


크리스마스 스크립트를 진행하면 철이에게 선물을 줄 거냐는 메시지와 함께 이벤트 상점이 열립니다. 어린이에게는 역시 인형이니까 저는 곰인형을 골라보았습니다. 도덕심 +15, 정대만과의 친밀도 +5 입니다. 


철이: “곰인형? …유치해.” 

정대만: “앗, 잘못 골랐나?” 

철이: “… 싫진 않아.” 


CG 갤러리 02번, 미소짓는 10세 철이의 얼굴이 지나갑니다. 게임이 시작되고 처음 보는 철이의 웃는 얼굴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끝나면 나머지 12월 스케쥴이 진행됩니다. 12월 31일에서 1월로 넘어가는 밤에는 꿈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꿈 이벤트는 정대만과 철이가 같은 꿈을 꾸는 것으로, 매 해, 해가 넘어갈 때 발생합니다. 


박철: “널 이 무리에 끼워 달라고.” 

???: “어. 나도 같이 놀아. 안 돼?” 


‘박철’과 정대만의 질풍노도의 시기입니다. 어두운 뒷골목에서 불량배들과 일대 다로 자기 딴에는 힘에 부치는 싸움, 남 보기엔 다구리를 당하고 있던 정대만을 지나가던 박철과 그의 무리가 구해 줍니다. 정대만은 홍합머리에 목발을 짚고 있고, 박철은 슬램덩크 원작 시점보다 훨씬 애티가 나는 얼굴입니다. 

꿈은 전부 ‘박철’의 시점입니다. 


박철: 이상하다. 나는 왜 저 녀석을 구해 줬을까? 어줍잖은 정의심일 리는 없다. 약해서 맞는 놈을 동정한 적은 없다. 그저 그놈을 본 순간 몸이 움직였다. 그래야 한다는 운명에 사로잡힌 것처럼 나는 녀석과 적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녀석이 맞고 있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 자길 내 무리에 받아달라는 말도, 거절할 수 없었다.

박철: 받아 주겠다고 하자 녀석은 입꼬리만 올려 웃었다. 기뻐 보이지도, 안도한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 웃음이었다. 그 웃는 얼굴에서 나는 시선을 떼지 못했다. 


2년 1월 1일 

(정대만의 침실) 

정대만: ……. 

정대만: 철이 꿈을 꿨다. 내가 철이가 되어 나를 보는 꿈… 철이의 마음이 느껴졌어, 뭐지? 너무 생생했어. 철이를 데려온 후 철이 꿈은 꾸지 않았는데. 

정대만: 개꿈이다 정대만. 잊자. 잊어버리자. 철이한테 티내지 말고. 


(거실) 

정대만: “철아,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철이: “…….” 

정대만: “철아?”

시스템: 철이는 당신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조용하고 집요한 시선이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뜯어 본다. 마치 당신의 얼굴에서 다른 누구의 흔적을 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철이: “…아무 것도 아니야.”


공략글 1편은 여기까지입니다. 2년차부터는 다음 글에서 진행할게요. 댓글과 좋아요는 공략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