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mple Life 02 :Take me, Hold me, Catch me 
· Guardians of Galaxy(2014) & the Antman(2015) 
· Peter Quill/Scott Lang
· AU
· Series
· G
· YOHEI/YH_Kun(yhk_lab@naver.com/@LabYhk)

· DATE20160626SUN

· MEMO

  기차에서 정신없이 날린 글... 한시간도 안 걸린 글입니다.

  지난 번 김밥말이 퀼스콧 후속? 그런 이야기.

  시리즈로 쓰게 되면 책으로 묶고 싶은 그런 이야기네요. 후후.








  피터 퀼은, 제 직업 외에 조그마한 회사(?)를 가지고 있다.
  부자라서가 아니다. 좋은 위탁처는 아니었지만, 유일한 가족...이라 할 수 있는 노인이 독립하는 그에게 남긴 유산 같은 거였다. 짧은 활주로, 자그마한 경비행기 세 대. 몇 번이고 팔아치우려고 했지만, 피터는 그러지 못했다. 틈만 나면 욕을 해댔던 양아버지는 주말이 되면 가끔 그를 비행기에 태웠다. 낡은 비행기 엔진 소리는 차원이 달랐다. 그 소리에 반해 있노라면, 옆에서 조종간을 붙들고 비행에 여념없던 양부는 언젠가 제가 디자인한 경비행기를 만들거라고 큰 꿈을 이야기했었다...

  //퀼, 집중해요.
  헤드셋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피터가 킥킥 웃었다.
  "나 못 믿어?"
  //당연한 소릴.
  "로켓~ 우리 아가씨가 불안해한다고."
  //고객님, 옆의 그 남자는 미인이 옆에 있으면 가끔 고도 조정 지시를 까먹는답니다. 다음엔 여자 인스트럭터로 붙여드리죠. 하지만 최고라는 건 보장합니다. 참, 웃는 얼굴에 넘어가지 마세요. 애인이랑 동거 중인 남자랍니다.
  그 말에야 조종간을 붙든 여자가 겨우 웃는다. 사실 이건 일부러였다. 등록해서 연습한 지 제법 시간이 지난 사람인데 자꾸 몇 가지 조작을 까먹는 것이다. 깐깐하고 정석대로 교육하는 가모라였다면 혼이 났을 테지만, 피터는 그런 타입이 아니었다.
  수요일 오후, 토요일 오전, 일요일 오후. 일주일에 세 번만 출근하는 피터는 엔지니어 -항공기 엔진- 로 일하면서 제 회사를 운영한다. 그래봐야 피터를 포함해 다섯명 뿐인, 경비행기 강습학원 같은 거지만. 널널한 스케쥴에, 다들 반 취미로 하고 있는 일이라 오히려 재미있게들 하고 있다.
  //이제 슬슬 내려오시죠?
  비행 스케줄의 관리와 관제를 담당하는 로켓. 일주일에 네 번 출근하는 인스트럭터 가모라. 사고에 대비한 안전 요원(?)이라지만 잡무 담당인 그루트와, 백업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비행 스케쥴이 잡히는 드랙스. 다들 본업이 있다. 경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그들은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피터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팔아버릴까 고민하던 이 장소와 낡은 경비행기들을 고치고 강습학원으로 한 건 그들이 있기도 했지만,
  "Roger! 갑시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피터 또한 비행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요일 강습이 끝난 피터가 사무실에 들어서며 로켓에게 말을 던졌다.
  "2호 엔진 좀 손 봐야겠어. 다음 비행 때까지 봉인."
  다행히 큰 일은 없었기 때문에 강습 자체는 무사히 끝났지만, 착륙하면서 동체가 흔들려 피터는 내심 무척 긴장해야 했다. 그들이 탄 건 경비행기다. 그대로 활주로에 처박히면 즉사였다. 고도가 높든 높지 않든 간에.
  "뭐야. 겁먹었어?"
  "뭔 소리야. 사고 내서 손님 다 떨어뜨릴 일 있어?"
  "예민하게 구니까 그러지. 알았어. 나머지는?"
  "괜찮아. 3호는 튜닝 엔진인 거 다들 기억 하라 하고!!"
  긴장으로 땀에 젖은 티셔츠를 벗어 던지고 피터는 샤워실로 향했다. 로켓이 흐음, 하고 한 번 어깨를 으쓱이곤 다시 관제 업무로 돌아간다.
  짧은 활주로에는 이제 막 경비행기가 엔진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죽을 뻔 한 적은 많았다.
  독립한 이후 피터는 늘 혼자였다. 양부의 비행기 따위 아무래도 좋았고, 언제고 죽을 수 있다는 건 피터에게 최고의 매력이었다... 고아인 그에겐 돌아갈 곳이 없었다. 물론 집도 회사도 있었지만 그것 뿐이다. 지금도 피터는, 언제고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슬펐지만, 사실이기도 했다.
  "스캇"
  아파트 문을 열고 이름을 부르자 소파에 누워있던 갈색 머리통이 작게 움직였다. 대답하기 싫지만 들었다는 표현이겠지.
  "점심 먹었어요?"
  가모라의 비행을 보지도 않고, 샤워 부스에서 뛰어나와 로켓에게 일임하고 아파트로 달려왔다. 얼마나 급했는 지 머리카락 끝이 아직도 축축하다.
  "아니이... 뭐 먹을까?"
  티비 채널을 휭 바꾸고 스캇이 미적미적 몸을 일으켰다. 분명 세수도 안 한게 틀림없는 스캇의 부은 얼굴에 피터가 웃으며 손을 뻗었다. 가칠하게 수염이 돋은 뺨을 살짝 쓸고 곧 동그란 뒤통수에 손바닥을 댄다. 무방비한 표정의 스캇을 그대로 끌어안고 피터는 잠깐 숨을 골랐다.
  그냥 활주로에 처박혀도 되는 삶이었는데.
  눈을 감고, 피터는 스캇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내가 죽으면 이 사람은 울어줄까...?
  너무나 서글픈 생각에 눈물이 날 것 같다. 물어보고 싶지만 대답을 듣고 싶지 않았다. 피터는 스캇을 사랑하지만, 스캇이 저를 사랑하는 지는 모른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피터는 입술을 물었다. 아무 말 없이 저를 끌어안고만 있는 피터가 이상했는 지 스캇이 몸을 비틀다가, 팔을 올렸다.
  "응. 와플 만들어줄께."
  피터의 굽은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고는 곧 살짝 밀어낸다. 결국 코끝과 눈가가 조금 붉어진 피터의 얼굴을 보더니, 놀란 표정이다가 쿡쿡 웃는다. 왠지 섭섭해서 바라보자 스캇이 먼저 짧게 피터에게 키스했다.
  "앉아있ㅇ-"
  팔을 잡아당겨 입술을 부딪히자마자 거스르지 않고 스캇이 응해왔다. 평소라면 계라도 탄 건가, 하는 생각을 했겠지만 그것보다 그냥 오늘은 스캇이 너무 필요했다. 게다가 그런 피터를 아는 것처럼 스캇 또한 피하지 않는다. 겹친 입술만이 아니라 얽은 혀도, 허리를 안은 팔도, 몸을 어루만지는 손도 전혀 피하지 않았다.
  나는 당신을 놓지 않을 거니까.
  젖은 소리가 나며 입술이 떨어지고 피터는 다시 스캇을 끌어안았다.
  "...와플 안 먹을 거야?"
  오늘따라 이상하다 너. 툴툴거림도 걱정도 섞이지 않은 스캇의 그 말에 그냥 바보처럼 웃고 피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조금만.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 게요."
  "나참..."
  당신도 나를 잡아주면 좋겠어.
  그 말은 제 가슴에 꽉 누른 채 피터는 스캇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대답은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마치 마법처럼, 스캇이 피터의 등을 끌어안았다.


  한동안 두 그림자는 그렇게 엉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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