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같은 아주 작은 땅

물줄기에서

어떤 물에서 고여버린

그런 물방울 같은 땅에

강철로 만든 배가 떠 있는 남태평양에서


땅은 아주 오래전에 작은 물방울 속에서 살아갔다. 강철의 배가 뱉은 모래가 물방울을 덮었다. 고여버린 땅에 솟아 오른 물방울에 침몰하는

쇳덩어리가 출렁이던 파도를 타고 남태평양은 오랫동안 고요하지 못했다. 작은 물방울들의 고향에서 땅을 밟은 순간 이질감에 쓰려질 뻔했을 것이다.


폭풍우에는 소금기가

수없이 많은 쇳덩이 움직이는 소리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엔진 소리,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그물의 소리

그 속의 소금기, 육지가 만든 전설이

강철의 배를 띄웠던 고요한 물방울

흙을 만든 그들만의 저주. 무언가 철퍽이며

적시는 소리. 육지에 대한 배신의 결말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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