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벨레앗티스

퀴벨레와 앗티스

 퀴벨레는 소아시아 프뤼기아 지방에서 숭배된 지모신이다. 퀴벨레는 주로 '산의 어머니'로 불리곤 했는데, 주로 사자를 데리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퀴벨레의 행렬에선 심벌즈와 북을 연주하며 춤을 추었다. 퀴벨레를 따르는 젊은 남자 정령들은 '코뤼반테스'라고 불렸다. 퀴벨레는 제우스의 어머니 레아와 동일시되었고, 코뤼반테스는 쿠레테스와 동일시되었다.

 퀴벨레와 연관된 남자 정령 앗티스에 관한 신화가 존재한다. 그에 따르면, 제우스가 자는 동안 정액이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 그곳에서 퀴벨레와 동일시되는 아그디스티스가 태어났다. 아그디스티스는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신들은 그 모습을 싫어하여 아그디스티스의 남자 생식기를 제거했다.
 아그디스티스의 잘린 생식기에선 아몬드나무가 자라났다. 강의 신 상가리오스의 딸 나나는 그 아몬드나무의 열매를 따서 보관했다. 그러자 나나는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앗티스였다. 나나는 아이를 버렸지만 아이는 염소의 보살핌을 받아 자랐다. 장성한 앗티스는 매우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다. 아그디스티스는 앗티스의 미모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앗티스가 결혼하게 되자, 아그디스티스는 결혼식에 난입해 앗티스를 미치게 했다. 앗티스는 미쳐서 자기 성기를 잘랐다. 후일 후회한 아그디스티스는 제우스에게 부탁해, 앗티스의 시신이 썩지 않게 만들었다고 한다.

미다스와 고르디아스

 '황금 손'으로 유명한 왕 미다스도 프뤼기아 출신이었다. 프뤼기아 농부들이 세일레노스를 꽃 사슬로 묶어 미다스에게 데려갔을 때, 미다스는 그를 알아보았다. 이전에 오르페우스와 에우몰포스에게서 디오뉘소스 숭배를 배웠기 때문이었다. 미다스는 디오뉘소스의 스승 세일레노스를 극진히 대접했다. 그리고 그에게서 여러 지혜를 배웠다. 열흘 뒤, 미다스는 세일레노스를 디오뉘소스에게 데려다주었다.
 디오뉘소스가 그 보답을 말해보라고 하자, 미다스는 만지는 모든 것이 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디오뉘소스는 좋은 소원이 아니라 여겼지만, 그 소원을 들어주었다.

 미다스는 황금의 손을 얻게 되어 기뻐했다. 그는 돌아가는 길에 나뭇가지와 사과를 황금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가 식사하려고 빵을 손에 들자마자, 빵이 금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가 포도주를 마시려 하자, 녹은 금이 그의 목으로 넘어갔다.
 어리석은 소원에 후회한 미다스는 디오뉘소스에게 능력을 없애달라고 빌었다. 디오뉘소스는 참회한 미다스에게, 팍톨로스강에 가서 몸을 씻으라고 말했다. 미다스는 디오뉘소스가 시키는 대로 했고, 그 능력을 잃었다. 이후로 팍톨로스강에선 금이 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일로, 미다스는 부를 멀리하게 되었다. 미다스는 산속에서 지내며 판을 숭배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어리석었다. 미다스는 트몰로스산에서 아폴론과 판이 연주 시합하는 모습을 보았다. 심판이었던 트몰로스 산신은 아폴론의 승리를 발표했다. 그러나 미다스만은 판의 승리를 주장했다. 분노한 아폴론은 미다스가 당나귀 같은 귀를 가지게 했다.
 미다스는 귀를 부끄럽게 여겨 모자로 가리고 다녔다. 그러나 미용사에게는 숨길 수 없었다. 미용사는 이를 말할 수 없었으나, 계속 말하고 싶어 했다. 결국 미용사는 땅에 구멍을 파고 그곳에 모든 걸 외쳤다. 후일 그곳에는 갈대밭이 자라났다. 갈대밭에 바람이 불 때마다, 그곳에선 미용사가 외쳤던 말들이 전부 흘러나왔다.

 미다스의 아버지는 매듭으로 유명한 고르디아스다. 고르디아스는 본래 가난한 농부였다. 어느 날 그의 수레에 독수리가 앉았다. 그 독수리는 자릴 떠나지 않고 줄곧 앉아있었다. 놀란 고르디아스는 예언가로 유명한 마을 테멧소스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만난 무녀는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일러주었다. 고르디아스는 무녀와 결혼했고, 둘 사이에서 미다스가 태어났다.

 후일 미다스는 부모를 데리고 수레를 탄 채 프뤼기아로 향했다. 당시 프뤼기아에는 수레를 타고서 왕이 나타날 것이란 신탁이 내려져 있었다. 프뤼기아 사람들은 신탁의 주인공을 바로 알아보았고, 미다스(혹은 고르디아스)가 왕위에 올랐다.
 고르디아스는 그 수레를 제우스에게 바쳤다. 후일 수레를 묶어둔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를 지배할 것이란 신탁이 내려졌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칼로 매듭을 잘라 이를 해결했다고 한다.

아라크네

 아라크네는 소아시아 뤼디아 출신의 처녀였다. 그의 아버지는 염색 장인 이드몬이었다. 아라크네는 베 짜기 실력이 매우 출중했다. 그 모습을 보려고 뉨프들까지도 몰려들었다. 아라크네는 자기 실력을 과신하며 아테나를 무시했다. 아테나는 노파의 모습으로 아라크네를 찾아가, 신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충고했다. 아라크네가 충고를 무시하자, 아테나는 본모습을 드러냈다. 주변 사람들과 뉨프들은 아테나에게 경의를 표했으나, 아라크네만은 그러지 않았다.

 그렇게 아테나와 아라크네 사이에 시합이 벌어졌다. 아테나는 열두 신들의 모습과 신벌을 받은 인간들의 모습을 수놓았다. 반면 아라크네는 남신들이 여러 모습으로 변해, 여인에게 구애하는 모습을 수놓아 신들을 조롱했다. 아라크네의 작품은 아테나가 보아도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 아테나는 분함에 아라크네의 베를 찢고, 회양목 북을 이용해 아라크네의 이마를 서너 번 때렸다. 아라크네는 목을 매 자살하고자 했다. 아테나는 아라크네를 가엽게 여겨, 아라크네에게 헤카테의 액즙을 뿌렸다. 액즙을 맞은 아라크네는 거미로 변해 계속해서 실을 만들었다.

참고:
아리안, 《알렉산드로스의 원정》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오비디우스, 《변신》

그림그리는 오타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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