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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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운수 좋은 날





"여주야 그러지 말고 너도 축구 보러 갈래?"

"네? 제가 왜..."

"아니 뭐 할거없지 않아?"

"그건 맞는데... 제가 가면 불편하지 않을까요?"

"누가 여주 불편해해!!!"

"유타형 온대?"

"응 이미 도착했대. 아니 그래서 누가 여주 불편해하는데?"

"그게 아니고 여주 축구 보러 간대"

"헐 진짜?? 아싸 여주 응원 받기"



 어쩌다 보니 축구 관람하러 가게 됐다. 내 키는 166. 어디 가서 꿀리지 않을 키가 아닌데 180 사이에 있으니 쪼끄매 보인다. 나도 어디서 꿀리지 않아 너도 거기서 꿀리지 마라 우리 모두 꿀리지 말자~

문여주(17)/갑자기 기분 좋아지는 중


"어 왔어?"

"안녕하세요"

"어~ 여주야 되게 오랜만이다 그치"

"그러게요. 맨날 톡으로만 대화하구ㅎㅎ"

"나 응원하려고 온 거 맞지?"

"형 무슨 소리야 여주 나 응원하려고 온 거야"

"에 그건 좀 아니다. 나 응원하려고 온 거야"

"여주야 니가 이해해줘... 유타형이랑 정우랑 맨날 저러고 놀아."

"아...! 노는 거였구나"



 티격태격 유타선배랑 정우선배는 되게 귀엽게 노시네. 이렇게 더운데 축구하면 더 덥지 않나? 아님 더위를 즐기나? 역시 다들 핫하시네. 나는 운동 진짜 못하겠던데 멋있으시다... 유타 선배를 중심으로 하나둘 운동장으로 모인다. 학교 대항인듯 싶다. 아 근데 이 자리 좀 덥네 그늘로 가야겠다.



"이동혁?"

"뭐냐 문여주? 너 왜 나 따라다녀"

"무슨 소리야 나 재현선배랑 정우선배 따라왔어"

"오~ 많이 친해졌나봐?"

"완전 짱친이지 정우선배가 아까 아이스크림도 사줬어"

"정우형이 지갑을 열었어? 헐 난 안 사주더니"

"그게 바로 클라스 차이라는 거야. 알지?"

"뭐래"



 까톡-! 이동혁은 소리를 듣고 타자를 두드렸다. 뭐가 그리 바쁜지 나한텐 대충 대답한다. 급 조용해진 공기. 타자 소리만 들린다.




"근데 넌 축구 안 하고 왜 여깄어?"

"원래 하려고 했는데 이따 약속있어서"

"누구랑 있는데?"



 사실 "되게 중요한 연락인가 봐?"라고 물어볼 뻔했다. 내가 말을 걸어도 시선은 오로지 폰에만 집중되어있는 이동혁을 보니 뭔가 서운했다. 이동혁은 타자를 멈추고 날 봤다. 아뿔싸 이 타이밍에 공이 우리 쪽으로 날라왔다. 이동혁은 그 공을 힘껏 찼다. 뭔가 말해줄 것 처럼 하더니 화제를 돌리는 이동혁.



"근데 너 아까 나한테 삐지지 않았냐?"

"아~ 맞다"

"뭐야 까먹고 있었어?"

"응 계속 기억하고 있다가 아까 너 형이 태용선배라는 얘기 듣고 다 까먹었는데 덕분에 다시 기억났다"

"아. 괜히 말했네"

"응"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바뀌는 건 뭔데. 너 삐질 때마다 약간 귀여운 거 알아?"



 어? 갑자기 훅 들어온 펀치 하나 제대로 맞았다. 지는 아무렇지 않은지 다시 카톡 소리에 폰을 본다. 볼이 화끈거리는 게 느껴진다. 아 여름이라 그런가 많이 덥나보다. 역시 축구보러 오는 게 아니었는데. 



"어...?"

"어, 야 나 가야겠다 축구 재밌게 봐라 안녕~"



 이동혁은 핸드폰을 급하게 끄더니 짐을 챙겨 떠났다. 뭐야 축구 한판 끝날 때까지는 있을 줄 알았는데 좀 아쉽다... 어? 뭐라고 여주야? 왜 아쉬운데? 아, 내가 무의식적으로 계속 밴드부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가? 쟤가 계속 밴드부 들어오라고 해줬음 좋겠는건가? 아니야 여주야 너 밴드부 들어가면 안된다고 알았지 백번 다짐해. 꼭꼭



"여주야 나 방금 봤어? 대박 쩔었다 인정?"

"네 ㅋㅋㅋㅋㅋ 봤어요 선배 짱"

"야~ 근데 자꾸 정 없게 선배가 뭐야 편하게 불러"

"네? 아 제가 그런걸 잘 못 해서..."

"아 그럼 걍 정우라고 불러 괜찮아"

"아뇨! 그건 유교걸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그냥 오빠라고 할게요 ㅎㅎ"



 정우 선배 아니 정우 오빠가 골을 넣고 교체 들어오면서 말했다. 많이 더운지 선풍기 세대로 땀을 식힌다. 에구 손은 두 갠데 선풍긴 세 개니까 자꾸 떨어지지...



"제가 하나 들어드릴까요?"

"그럴래? 와~ 더 시원한 듯"

"여름에 운동하면 막 습하고 덥고 짜증 나지 않아요?"

"그치? 근데 재밌잖아"

"오빤 축구 진짜 좋아하시나 봐요"

"너는 그런 거 없어?"

"있죠"

"오 진짜? 뭔데?"

"저 원래 기타쳤어요. 베이스"



 정우 오빠의 눈이 동그래졌다. 하긴 뭐, 좀 의외긴하지 내가 기타 친다는 게. 가뜩이나 한 번도 그런 내색 안 했으니까 더 놀랄 만 하다. "영상 있어? 보여줘" 고개를 저으니 계속 보여달라고 재촉한다. 무슨 사람이 이렇게 강아지 같을 수가 있지



"와... 너 진짜 짱이다 우리 밴드부 들어와"

"네? 우리 밴드부요?"



 아 또 잊었다. 이 오빠 밴드부 드럼이다. 저번에 밴드부실 가서 들어놓고 잊고 있었다. 아니 잠만 재현 선배가 밴드부 차장이라 그러지 않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밴드부 사람들이랑 엮이네. 싫어요 그만 엮이고 싶어요ㅠㅠㅠㅠ



"아 그래서 동혁이가 계속... 아하..."

"네? 이동혁이 왜요?"

"자꾸 단톡방에 문여주 데려와야한다고 그러더라고"

"그래요? 걘 내가 기타 치는지도 모를 텐데"

"아는 거 아니었어?"

"근데 오빠 이거 비밀로 해주시면 안 돼요?"

"야 당연하지 내가 누구야 바로 비밀지키미 김정우선생"




22) 언니가 어떻게 알아?

 저녁 8시가 돼서야 축구 경기가 모두 끝났다. 가만히 앉아 지루할줄 알았는데 정우 오빠가 계속 쉬러와서 심심하지 않았다. 그 덕에 제일 친해진 것 같다. 다들 밥 먹으러 간다는데 내가 거기까지 낄 순 없지. 낄끼빠빠 잘하는 신여성답게 안 간다고 했는데 이 선배는 왜 같이 빠진 거지



"선배는 회식 안 가요?"

"30분에 학원 있어서 못가"

"8시 30분이요? 그럼 시간 좀 뜨잖아요. 회식 가서 시간 때우시지..."

"너 왜 이렇게 날 보내려해 내가 불편하니...?"

"네? 아뇨아뇨 절대로 제가 선배를 왜..."

"반응 보니까 맞구나...? 알겠어 그럼 잘가..."

"아니 재현선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장난이야"

"아 진짜... 근데 진짜 남는 시간 어떻게 하시려구요?"

"음... 집 데려다줄까?"



 이래서 지금 같이 우리 집으로 가고 있다. 가만보면 이 선배도 개그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별로 안 웃긴 개근데 웃게 된다. 아 잘생겨서 그런가? 



"근데 선배도 축구부예요?"

"아니 난 농구부"

"아 진짜요? 근데 축구 되게 잘하시던데"

"고마워 되게 오랜만에 들어본다"

"농구 하는 것도 보고 싶어요"

"그래? 여주가 보고 싶다 그럼 한번 보여줘야지"

"근데 선배, 댄스부랑 밴드부랑 두 개 다 하면 안 힘들어요?"

"내가 좋아해서 하는 거니까 안 힘들지. 왜 댄스부 힘들어?"

"아뇨 요즘은 좋아지고 있어요. 잘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뭔지 모르겠지만 고민있나보네. 언제든 들어줄 수 있으니까 준비 되면 말해"



 나 되게 심각하게 물어봤나? 딱히 고민은 없지만... 고민이라고 하면 밴드부에 대한 내 갈증 그 정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고민이 뭐냐고 물어보지 않고 때되면 말해달라는 게 좋은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지만 내 편이 생긴 느낌? 든든해진 기분이다. 내 뒤로 벽 하나가 크게 서 있는 느낌.



"문현주!"

"언니?"

"너 왜 이제 집 들어가? 학교 끝난 지 한참 전이잖아"

"친구랑 놀다가. 근데 옆에 누ㄱ... 헐 성찬이 형 아니에요?"

"니가 재현선배를 어떻게 알아?"

"내가 전에 말했던 친구 형이신데"

"아~ 그 떡볶이 집에 성찬이랑 같이 있던 애구나!"

"네네 맞아요!"

"근데 여주 동생이라니 세상 진짜 좁다"

"그러게요 문현주 친구가 선배 동생이라니"



 그때 그 잘생겼다고 한 동생 친구 형이 재현선배라니 진짜 선배 말대로 세상 엄청 좁다. 얘도 얼빠 아니랄까 봐 하여튼 잘생긴 건 단번에 알아요. 어떨 때 보면 배다른 동생 아닐까 생각하지만 이럴 때 보면 자매가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셋이서 아니 문현주는 조용히 있어서 거의 둘만 떠들며 걸으니 벌써 집에 도착했다. 선배는 바로 학원으로 향했고 문현주는 엘베 탐과 동시에 질문이 쏟아졌다.



"뭐야 언니 학교에 저 오빠가 있었으면 말을 해줬어야지"

"니가 이름을 안 알려줬잖아"

"그래도 언니가 먼저 이름 알려줬음 됐잖아"

"난 그때 알려줬었어 윤오 선배라고"

"뭐야 저 오빠 이름 재현 아니야?"

"개명해서 정윤오잖아 몰랐어? 그래서 명찰도 정윤온데"

문현주(16)/처음 안 사실



23) 동의서

"오빠 안녕하세요~ 선배도 안녕하세요"

"뭐야 정우는 오빠고 왜 난 선배야?"

"형은 아직 어색한가 봐요"

"제노야 그렇게 뼈 때릴 필욘 없잖아..."



 다음 날, 드디어 제대로 된 첫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날이다. 생각보다 교복이 예뻐서 그런가 아침부터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 드디어 나도 눈치 안 보고 교문 통과 가능하다!!! 이제노도 날 보더니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줬다 오늘 뭔가 좋은 일만 가득하려나? 교문에서 정우 오빠랑 영호 선배랑 가벼운 인사를 하고 반으로 들어왔다.



"자 가정통신문 뒤로 돌리고, 다음 주면 9월인 거 다들 알지? 그래서 수학여행 동의서 주는 거니까 내일까지 꼭 까먹지 말고 가져오고 여주는 잠깐 선생님 좀 볼까?"











"선생님이 왜 보자고 했는진 여주도 알지?"

"네... 저는 당연히 못 가죠 숙소도 그렇고..."

"아니야 여주야. 너도 가고 싶으면 갈 수 있어"

"근데 숙소도 그렇고 활동하는 것도 그렇고..."

"그래 그렇게 생각할까 봐 보자고 했던 거야. 활동하는 건 당연히 문제 없고 숙소는 2인 1실이라서 선생님이랑 쓰면 돼"

"그럼 저 가도 되는 거예요...?"

"당연하지 여주도 우리학교 학생인데 같이 가야지"



 아침에 느꼈던 좋은 기운이 도와준 날이다. 수학여행 당연히 가고 싶고 들뜨지만 이 학교로 전학 오고 나서 당연히 포기 했던 것들 중 하나다. 애들 들뜬 모습만 구경하다가 혼자 등교할 줄 알았는데 오늘 기분이 참 좋다.

 벌써 수학여행을 갈 생각하니까 마음이 두근두근하다. 첫 비행기 첫 제주도!! 2박 3일이 되게 짧게 느껴지겠지? 추석도 껴있어서 배송 느릴 테니까 빨리 기내용 슬리퍼 주문 해놔야겠다. 오늘 집 가자마자 해야지 












카톡-

카톡-

카톡-

카톡-

카톡-

"문여주!"

"네?"

"59쪽 읽으라니까 뭐 하고 있어"

"아... 네!"



 아 순간 너무 재밌어서 수업 중이라는 것도 잊고 카톡 했네.

아 어쩐지 이민형이랑 황인준이 너무 조용하더라 원래 이런 애들이 아닌데. 근데 2학년이랑 같이 가는 수학여행이라니 좀 신박한데? 어 잠만 문현주가 알면 난리 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나한테 좀 잘하겠네



24) 운수 좋은 날

좋아요 127개                                       댓글 57개       


이철수   홍길동 야 뭐냐 1학년 전학생 아님?

            ㄴ 홍길동  헐 맞는듯


현주   문여 언니 큰일났어 ㅃㄹ 봐봐

            ㄴ 정성찬  너네 언니야? 

            ㄴ 문현주  ㅇㅇ 뭐지;;; 이거 누가 올렸지

            ㄴ 박지성  헐 대박 잘하시는데?

            ㄴ 정성  정윤오


정윤오   문태일 형 이거 봤어요?

            ㄴ 김정우  헐 이게 뭐냐 여주야 난 아니야

            ㄴ 문태일  ??? 여주 숨겨진 능력잔데...?

            ㄴ 이동혁  거봐내가 밴드부 데려와야한댔지

            ㄴ 김정우  여주야 난 진짜 아니야

            ㄴ 정윤오  김정우 뭐야 넌 알고있었어?


황인   이제노이동혁

            ㄴ 이제노  ???

            ㄴ 이동혁  헐 뭐야

            ㄴ 황인준  너네 아무나 재민이도 보여줘봐

            ㄴ 이제노  안그래도 내가 보여줌

            ㄴ 이제노  와 뭐야? 베이스 미쳤는데?

            ㄴ 황인준  너 나재민?






(초록 배경: 우측 정재현 / 파란 배경: 우측 문여주)

(동시에 카톡방 불타는 중)


 이민형이랑 급식먹고 같이 산책 중이었다. 오늘따라 맛있는 메뉴라 두판을 클리어하고 기분 좋게 산책 중이었다. 계속해서 울리는 민형의 카톡 소리가 좀 거슬렸지만 참을 수 있긴 개뿔 계속 오는 구만. 솔직히 처음엔 단톡인줄 몰랐다. 내 폰은 무음이어서 알림이 안 울렸으니까. 점점 민형이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단톡 확인해보라고 했다. 아 시x 어쩐지 오늘 운수가 좋다 했다. 문현주가 언급한 게시물을 들어가니 이미 조회 수는 천 이상. 물론 현주 카톡도 불나있었다. 얘는 내가 밴드부였다는걸 숨기고 싶어 하는지 아니까 더 카톡한거겠지. 하 내 잘못이라면 폰을 무음으로 해둔 것. 멘탈이 탈탈 털리지만 그래도 누가 제보했는지부터 알아야한다. 댓글에 이동혁이랑 태일 선배도 있던 거 보면 이들은 날 무조건 영입하려고 할 테니까. 2-1 동영선배 반으로 무작정 갔다. 어느새 민형인 옆에 없었다. 다짜고짜 선배한테 게시물을 보여주며 말했다.



"선배는 알죠"

"뭐를?"

"이거 제보한사람."

"응. 알지"

"누구예요?"











현재까지 밝혀진 정보

16살(3-3): 종천러, 박지성, 정성찬, 문현주

17살: 1-2: 문여주, 황인준(부반장), 이민형

         1-4: 이동혁, 나재민, 이제노(전교부회장)

18살: 2-1(문과): 김동영(전교회장)

         2-6(이과): 김정우, 정윤오

19살: 3-2(문과): 나유타, 문태일

         3-5(이과): 이태용, 서영호(반장)



형제관계: 정윤오-정성찬 / 문여주-문현주 / 이태용-이동혁



학생부: 김동영, 이제노, 황인준, 서영호

환경미화부: 서영호

과학동아리: 이제노, 나재민, 황인준

방송부: 김정우, 이동혁, 문태일

축구부: 나유타, 김정우

도서부: 김동영, 이태용, 문여주

농구부: 정윤오

-

선도부: 김정우, 이제노, 이태용, 서영호

밴드부: 이동혁(보컬), 문태일(부장/보컬), 김동영(보컬), 정윤오(차장/보컬), 나재민(기타), 김정우(드럼)

댄스부: 이태용(부장), 이민형(차장), 황인준, 나유타, 서영호, 이제노, 정재현, 문여주(매니저)

-

중학교 댄스부: 박지성

중학교 축구부: 정성찬

중학교 농구부: 종천러



*50년 전통 남고가 남녀공학으로 바뀌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현재 입학한 여학생 단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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