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누나야. 오랜만.


너의 기본군사훈련단 수료식이 있던 날 이후 여유가 없어 인편을 못 쓰다가 행정학교 인편 마감 얘기에 부랴부랴 쓴다. 내일이 지나고 나면 정말로 인편을 안 쓰게 되겠지? 처음 인편 쓰다 보니 아는 게 없다. 인편 쓸 수 있는 기간이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는지 몰라. 너를 언제 그곳으로 보낼지 몰랐던 것처럼. 그래서 일단 네가 궁금할 최근 세상 소식 먼저 보낸다.


먼저 슬픈 소식이다. 6월 8일 오늘, 송해님이 별세하셨다. 이제 그분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다. 내가 초등학생 때 구포에서 멀리서 뵀던 분이 가셨다는 속보가 믿기지 않아 눈물이 난다. 세상의 이치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죄를 지어 죽어야 할 사람도 많은데 그런 사람 냅두고 다른 사람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세상이 밉다. 나는 '고인의 명복'이라는 단어가 뜰 때마다 내가 아는 이의 소식과 모르는 이의 소식 모두를 보게 되는 걸 얼마 전에야 깨달았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오는 건 알았지만 세상에는 죽음이 매일 온단 걸 몰랐어.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비보를 듣고 또 열심히 너를, 가족을, 주위를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명의 욕구를 느낀다. 이렇게 넓게 퍼져 살기 전에는 매일 모두가 비보를 들었을 텐데,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음을 우리는 본디 매일 알아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어서.


다음은 중간쯤의 소식이다. 얼마 전에 방탄소년단이 백악관을 방문했다. 내 영광처럼 기쁘지만, 그들이 그곳을 방문한 이유는 슬프기만 해서 중간의 감정이라고 쓴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그들이 말했던 것은  반아시아계 정서에서 비롯한 혐오 범죄, 아시아계 포용, 그리고 다양성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다름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부전공 중인 영어영문학과 수업에서 'Beloved'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그 책에는 흑인노예제도가 남긴 깊은 상처가 잔인하리만큼 묘사되어 있었다. 노예제도의 상처를 물려주지 않으려 딸을 살해한 사건이 중심사건이거든. 그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이 참 잔혹하다고 평가했는데, 아직도 지금을 잔혹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네.


마지막, 기쁜 소식...을 쓰려고 했는데 생각이 안 난다. 그저 그런 소식뿐. 방탄소년단이 10일에 컴백한다 뿐. 근데 나 시험기간이야. 아, 그리고 내 단짝 친구 하나는 우리 아파트로 이사를 왔고 단짝 서울 친구 하나는 졸업 전시회를 무사히 마쳤다. 무지 기뻐. 이상, 최근 소식 끝.

글짓는 코끼리. 무지개빛 세상을 꿈꾸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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