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또 다시 나에게 상처를 안겨줬다. 내가 참아야지 하면서도 진짜 왜 저러나 싶다.


돈 주고도 못할 진귀한 경험을 했다. 좋은 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미리 도착했던 나는 괜시리 화가 났다.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도 미리 전달사항을 전달 받지 못한 것도 부탁을 받은 입장에서 거슬리는 점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오죽했으면 이럴까 싶어서 그냥 넘겼다. 지금 이 순간 제일 애간장이 탈 사람은 다름 아닌 너였을테니. 그렇지만 내가 존중 받지 못했다는 생각은 떨칠 수 없다.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에게 힘이 된 사실만 생각하고 간직하고자 한다. 그래도 나름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진 느낌이다. 멋진 너를 응원해.

맥주를 네캔이나 마셨다. 배불러죽겠다. 토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할 것 같다. 재밌는 시간이었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얼마나 나에게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금 깨닫는 하루가 되었다. 싱숭생숭했던 마음도 꽤나 귀엽다는 말 한 마디로 상황정리되었다. 뜨끈했던 내 마음과 머리를 차갑게 식혀 주었다. 생각이 넓은 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나를 잡아주는 고삐. 함께한 세월은 무시 못한다. 역시.


오늘은 꽤나 싱숭생숭했다. 아침부터 정신 없었고 바쁜 너는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 그러면서 함께하는 곳에는 꽤나 많은 대화를 해나갔다. 나에겐 연락도 없이. 모두가 조용한 지금에서나 연락이 잘 되는 걸 보면 약간 뭔가 싶기도 하다. 항상 1순위일 수 없는 건 잘 안다. 하지만 그게 눈에 보이는 순간 애정의 척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차갑게 식었던 머리가 다시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바빠서 연락을 못하는 건 이해하는데 단톡에서는 얘기하고 나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는 건 너무한거 아닌가. 이런 일은 나만 모르게 하면 안되나 싶다. 기분이 안 좋음에 따라 연락의 빈도가 차이가 나나 싶기도 하다. 모르겠다. 사소한걸로 마음 쓰고 싶지 않고 그가 누리는 것들을 나로 인해서 포기하거나 눈치 보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괜히 모든게 다 나의 것이었으면 좋을 정도로 욕심이 난다. 욕심은 많았지만 이렇게 탐이 나게 가지고 싶은게 생긴건 정말 오랜만 같다. 어렵다. 생각 깊게 하고 계산하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내가 쫌생이가 된 것 같다. 천천히 생각 정리해봐야겠다. 오늘 그냥 정신이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원래 그런건지. 좋아하는 것들이니깐 일단 생각하며 관찰해봐야겠다. 호아ㅏㅏ티ㅣ나를 갉아 먹지 말 것. 나를 위주로 생각할 것. 잘 하지 못해도 할 수 있는 걸 하기.


오늘 하루 고생 많았다. 알찬 시간을 보냈다니 뿌듯하다. 이제 주말만 놀고 다시 나의 것을 해야겠다. 화이팅. 잘하고 있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제는 알고 있잖아.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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