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서워하는 식판 위의 잔반

엎드린 채 무서워하는

물통 곁에서 입을 닫고

정적. 내가 입은 옷은

밥을 삼키는 것조차

허락을 받아야 하는 세상에

거짓말로

아 나는 배가 고프고

내일도 배가 고프겠지

능력 밖의 일인 것 마냥

세상에 그런 거짓말로


많이 버렸다.

꾸밈없이 식판을 기울였다. 내일도

아 내일은 그래도

무서워할 것이 하나 줄어든다.

밥숟갈을 줄이고 고개를 숙인 밥상 앞에 모자를 씌운다. 오래 잠을 잤다.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면

학교 가는 사람들

많이 보인다. 별로 

그들에게 나를 투영하지 않았다. 연탄 쪼갠 비닐하우스 주변에서


세상에 그런 거짓말로

마냥 무서워하는 아이에게는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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