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빠지게 밖에서 구르고 집 들어와도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덩치 큰 일본놈 피해 쇼파 구석에 웅크리고 한 숨 돌리는 인생... 

집 들어가도 쉬는것 같지 않으니 맨날 아무나 붙잡고 ㅎㅎ 요 앞에서 밥 먹고 갈래...? 술 한 잔 할래..? 내가 살게 하면서 귀가 시간 늦춰보기...

공짜 밥 술 쏜다는데 싫다는 사람이 어딨노 다들 좋다고 나 등처먹을듯

암튼 그렇게 밥먹고 뭐 시간 때웠어도 집에 아예 안들어갈 순 없으니까 밤 늦게 현관문 열고 다녀왓습니다 하면 그 일본놈 자지도 않고 맨날 깨어있을듯

ㅅㅂ 걍 처자고 있으라고... 마주칠 때마다 존나 뻘쭘하니까... 생각하면서 ㅎㅎ... 안 주무셨네요 하면 평소에는 걍 온 거 보고 어~ 하고 자러가더니 오늘은 어째 대답도 안하고 사람 물끄러미 보면서 대뜸 밥 먹었어? 이래서 엥 해버리기

이새끼 지 손으로 밥 차려먹기 귀찮아서 지금까지 나 기다린건가? 지금 우회적으로 밥 차려달라 그런거임?? 약간 빡치려는 타이밍에 국 데워서 밥 먹어 하고는 보던 티비로 시선 돌려버림

예?? 어...? 토우지씨가 밥 해놨어요?? ㅅㅂ 믿을 수 없어서 가스렌지 보니까 ㄹㅇ 국 있고 밥통도 보온상태임 

헉 ㅅㅂ... 좀 미안한데... 난 지금 밖에서 감자탕에 밥까지 볶아먹고 들어오는 길인데 이 자식은 나 먹으라고 밥 해놓고 기다렸단거임?ㅜ

배 존나 부르지만 사람성의를 어떻게 무시하노 와~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하고 밥통 여는데 이게 씨뻘,,, 죽인지 밥인지? 

이걸 처먹어 말아 이러면서 보고 있는데 힐긋 보더니 많이 먹어 이래서 아 예^^ 해버리기

그래 ㅅㅂ 저 자식이 밥을 해놓은 자체가 기적이다 걍 먹자하고 눈물의 저녁식사 하기... 밥은 죽이고 국은 된장국 흉내낸 된장 푼 물일듯... 겨우 이거 해놓은 주제에 뭘 어떻게 한건지 싱크대도 개박살 나있음

푸드파이터도 맛있는걸로 배채우는데 나는 씨발 왜..?ㅜ 얕은 수 쓴 업보인가? 토우지씨 내일부터는 제가 일찍 들어올테니까 그냥... 쉬세요^^ 하고 존나게 신신당부 하기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평범하게 집가서 밥 만들고 같이 먹고 그러는 생활하는데 친구1이 지금까지 얻어먹었던거 미안하니까 오늘은 내가 쏠게~~ㅎㅎ 이래서 콜당오^^ 해벌이기 

한국인 클래식답게 삼겹살에 쏘주 먹고싶노... 집에서 혼자 뒹굴고 있을 놈이 맘에 좀 걸리지만 사회인이면 이렇게 외식도하고 머 그런거 아니겠냐고 ㅎㅎ 그리구 배고프면 지가 알아서 라면이라도 끓여먹겠지 하는 생각


그렇게 소주 한 잔 두 잔... 인셍이 쓰니까,,, 술이 달다^^...! 하면서 마시다보니 벌써 버스 막차시간임

헉 ㅅㅂ 돈도 없는데 야간할증 붙은 택시탈수는 없잔어 아직 더 먹을 수 있지만 귀가해야됨

그렇게 집 가는 버스 타는데 분명 먹고 마실 때는 멀쩡하더니 막차 만원버스 타고 이리저리 흔들리니까 존나 메스꺼움... 그리고 삼겹살 먹은 냄새가 너무 몸에 배어서 승객들이 큼큼,,, 할때마다 존나 죄인되어버리기... 나올 때 페브리즈 축축하게 뿌렷건만 의미없는 짓이었음

결국 중간 쯤 가다가 내려버리기... 속도 안좋고 고기랑 소주냄새 나는 것도 존나 챙피하고,,,... 

내려서 터덜터덜 걷는데 버스 타고 지나갈 땐 몰랐는데 여기가 이렇게 을씨년하고 무서운 길이었누 괜히 존나 무섭고... 걷다보니까 술도 슬슬 깨는 것 같은데 ㅅㅂ 내가 버스에서 왜 내렷지?? 하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옴 걍 존버하고 몇 정거장만 더 갔으면 집인데 그걸 못참고 내려서 이 지랄중인게 너무 어이없고... 좃같내...

ㅅㅂ 걍 빨리 가자... 이렇게까지 늦게 귀가하는 건 또 첨이라 더 초조해지는데 뒤에서 발자국 소리 들리기 시작함

뒤 돌아보니까 약간 머리 벗겨진 아저씨.... 술에 취했는지 비틀거리면서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데 웬걸 존나 무서움 이 길은 갈림길도 없어서 ㅅㅂ 방향 다른척 피할 수도 없다고 

ㅜㅜ 으악 시발 걍 존나 빨리 걸어서 멀어져 보자 하는 맘으로 경보하는데 내 기분탓인지 뭔지 내가 빨라질 때마다 뒤에서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도 빨라지는 느낌

머 머야 뛰어야되나?? 이새끼 지금 설마 나 따라오는 건가 싶은데 어두컴컴한 맞은편에 뭔가 인영이 하나 더 보임

딱 봐도 저것도 남자임.... 뒤에 있는 놈이랑 일당인가? 앞 뒤로 꽉 막혀서 어디 도망갈 수도 없고 나 ㄹㅇ 좆된거임..? 그렇다고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데 멈추지도 못하고 도살장 끌려가는 심정으로 계속 앞으로 걷는데 그 맞은편의 인영도 슬슬 나한테 걸어옴

ㄹㅇ 개쫄아서 눈물날 지경되는데 맞은 편의 커다란 남자가 뭐하다 이제 들어와 하는 소리에 다리힘 풀려버리기 

너였노ㅠㅠ.... 씨히히히발 토우지씨...ㅜ 하면서 다리도 풀리고 긴장도 풀려가지고 주저앉아서 눈물 찔끔 나버리는데 ? 왜 울어 하면서 쳐다보다가 뒤에 있는 취객 보고 대충 뭔지 알겠는지 아아~ 하면서 일으켜줄듯

그냥 취한 사람이잖아 겁먹었어? 하는데 시벌럼아 너야 저런 놈들이 뒤에서 스무명씩 따라와도 신경 안쓰이겠지만 난 아니라고ㅜ 잡으라고 내밀어진 팔뚝 붙들고 갓 태어난 사슴처럼 걸으면서 아 ㅎㅎ... 밤이라 어두워가지고... 대답하기 

그럼 일찍 오지 나 너 기다렸는데 하는거 듣고 약간 양심 찔려벌임 아... 저녁 드셨어요? 물어보면 걍 대충 김치랑 먹었다고 일본놈주제에 존나 한국인같은 대답할듯

그러면서 내 쪽으로 코 킁킁대면서 너 고기 먹었네 하면 존나 미안해지기.... 아니 나 나도 얻어먹은건데,,,

ㅎㅎ... 담에 제가 고기 사 드릴까요... 하면 사양도 안하고 엉 이래서 이 깍 깨물기... 그래도 오늘 존나 고마웠으니까 머... 함 쏴야겠다 하면서 터덜터덜 걷는데 너 앞으로도 늦으면 나한테 연락해 이래서 예? 하고 올려다보니까 부르면 마중 나와준다고 하면서 주머니 뒤질듯 

번호 찍으라고 핸드폰 내미는데 뭔 ㅅㅂ 우리 할머니 효도폰 같은 존나 큰 폴더폰... 디자인이고 뭐고 걍 제일 싸서 선택한게 분명한 모양새에 웃긴거 참아보는데 폴더 여니까 노인 맞춤으로 존나 크게 설정되어있는 글자 크기 보고 못참고 빠개버리기

ㅋㅋ 아 이게 뭐야 하면서 웃는데 그 옆에서 왜 웃어? 하면서 영문을 모르는 일본놈... 그런 말은 또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울다가 웃으면 안 좋댔어 하면서 훈계하는 중...,,

암튼 번호 찍으라니까 옛날 감성 느끼면서 자판 눌러서 전화 걸면 내 폰에도 지가 이름 저장하겠다면서 핸드폰 달라함... 외국놈이 한글 공부 좀 하겠다는데 머... 순순히 내놓기

노인네 폰 쓰다가 미끄덩한 액정 폰 쓰려니까 적응 안되는지 인상쓰는 모습보고 또 몰래 빠개고 있는데 연락처 목록 보다가 야 니가 공시우 번호를 어떻게 알아? 하는 말 듣고 얼음 되어벌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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