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보면...... 아쳐가 조금 더 나이 들은 후에 죽었어도 나쁘지 않았겠어. 주름이라던가, 괜찮았을거 같은데."

  

오랜만에 거울을 들여다보는 사치를 누리다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시로의 얼굴은 자신과 매우 닮았고, 조금 나이들었고, 그리고 아름다웠다.


" 나이가 들더니 뻔뻔해졌군. 거울 보고 자화자찬이라니."


빈정거리는 듯한 내 말에도 웃으면서 살짝 입맞추고 떠난 시로에게는 확실한 여유와 연륜이 보였다. 

운 좋게 잠시 묵게 된 낡은 호텔방의 녹물 나오던 화장실. 그때 그곳에서의 시로보다 지금 눈을 감고 있는 시로는 며칠을 더 살고 얼마나 나이를 더 먹었던 것인가. 인간의 유한한 시간은 무한한 삶을 사는 자에게는 가늠하기 어렵고 너무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경향이 있었다. 


"너도...... 조금 더 나이 들은 후에 죽었어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마지막 키스를 보낸 뺨이 조금 거칠고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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