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치 형 생일 때의 사스케도 만만치 않았지만 말예요."

"......."


눈앞에서 머슥하게 볼을 긁적이며 서 있는 이타치 형을 보며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문득 6월 초에 있었던 사스케의 '임무를 떠난 이타치 형에게 생일 선물을 전하라'는 빌어먹을 임무가 떠올랐다.

다들 중급 닌자 시험 준비중이라 바쁜 와중에 그런 어이없는 임무를 수행하느라 어이없었지만, 그래도 녀석이 계속 중요 서류를 뒤집어엎는 걸 보거나, 호카게면서도 단지 '생일날' 선물을 전하겠다는 이유로, 형 따라가서 전하고야 말겠다고 탈주 준비하는 녀석을 막다 발생하는 피해보다야 낫다는 모두의 판단에 가장 속도가 빠른 내가 어떻게 죽어라 달려 전했더니, 전해진 건 소환 두루마리. 거기서 나온 건 한창 바빠야 할 빌어먹을 사스케 자식.

그렇게 녀석은 결국 직접 선물을 전하겠다는 원을 이루고서야 그 곳에서 나뭇잎으로 돌아갔었다.


그런데, 중급닌자 시험 전에 사스케가 그렇게 한바탕 소동을 펼치더니, 중급닌자 시험 중엔 이타치 형인가.

나는 임무를 끝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중닌시험 때문에 다들 바쁜데도 당당하게 한달짜리 장기 휴가를 요청.

사스케 녀석의 '형이 쉰데!'라는 기쁨 어린 외침과 함께 단박에 허락을 받아 버린 이타치 형을 눈앞에서 쳐다보며 할 말을 잃었다.

다른 때는 다들 바쁜 때 자기만 쉴 수 없다며 남의 임무까지 도와주러 나가는 사람이, 중닌시험으로 바쁜 때에 당당하게 한달짜리 휴가를 얻어서 하는 일이...


"그래서, 개인적으로, 닌자들 한 사람 한사람 찾아다니며 직접 의뢰를 하고 있단 말이죠."

"아니, 뭐, 호카게가 다른 사람이면 나도 정식으로 의뢰 신청을 넣겠는데...."

-하필 사스케가 그 자리에 있어서. 아니 그렇다고 동생이 자랑스럽지 않다는 건 아니고.


이타치 형은 그렇게 말하며 살짝 붉어진 볼을 긁적였다.

진실이 밝혀지고 형이 나뭇잎 마을에 돌아온 뒤에 한 건강검진에서 밝혀진 엄청난 병세와 혹사당할 대로 당한 몸 상태 때문에, 호카게 자리를 넘기고 뒤로 물러나 장로 중의 1인이 되어 전 장로들이 또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지 감시하는 동시에 병원에서 차세대 의료 닌자들을 교육시키며 보통 의료닌자들에겐 힘든 난수술들을 집도하고 그 예후를 살피고 있는 츠나데 할멈을 주치의로 두고 있는 이타치 형이었다.


그 덕분에 4차 닌계 대전이 끝나고 나뭇잎 재건 초기엔 이젠 건강하다며 안 그래도 사람이 부족해 다들 힘들어하는데 자기만 쉴 수는 없다며 임무를 나가겠다는 이타치 형을 츠나데 할멈이 강제로 기절시켜 끌고 가는 광경을 거의 일상이다 시피 자주 봤었는데, 그 때부터 몇 년이 지나 몸 상태도 좋아져서 정말로 장기 임무를 나갈 정도가 되어서인지, 아니면 요즘은 검사를 잘 받고 있어서 인지 혈색이 완전히 돌아와 있어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건강해진 몸으로 이런 짓을 하라는 건 아니었는데.


"네.... 호카게가 그 서프라이즈의 주인공이라 정식의뢰를 넣으면 바로 들키겠죠."

-그럼 서프라이즈의 의미가 없어지고 말이죠.


아니 그전에 호카게가 사스케가 아니었으면 정식 의뢰를 넣었을 거라니.

보통 생일 파티 하는데 닌자마을에 의뢰까지 하는 게 정상이야? 정상인 건가?

아니, 실제로 형한테 선물을 전해! 라며 의뢰...라기보다는 '명령'했던 사스케 녀석이야 그렇다 치고.

무엇보다 '한달 장기 휴가'를 설마. 혹시. 정말로. 진짜. 오직 사스케의 생일을 준비하기 위해 받은 거야?


"응. 그래서 개인의뢰."


'아 젠장 이 빌어먹을 브라콤 형제!'


나는 형의 대답에 마음속으로 강하게 외치며 방금 전의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의뢰서의 내용을 쭈욱 읽어내리고 난 뒤, 내가 받아든 의뢰서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의뢰내용에 어이없는 건 첫 번째고 그 의뢰의 금액에 놀라는 게 두 번째. 그리고 의뢰서의 마지막 문구가 화룡정점을 찍었다.


누가 생일 파티 준비를 이런 식으로 하냐고!

누가 동생-의뢰받는 입장에선 친구-생일 파티 도와달라는 걸 '의뢰'로 요청해?

거기다 '기밀엄수'의 의무가 강조되어 적혀 있고, 혹시라도 의뢰대상자나 다른 이들에게 들켰을 때는 이렇게 설명할 것.이라고 친절하게 적혀 있어. 그런데 그 친절이 부담스럽다.

정말로 서프라이즈하게 당일 날 동생을 놀라게 해 주고 싶은 건 알겠는데... 그래도 '생일파티'인데 너무 진지해.

트리플 S급 임무에서도 느끼지 못한 부담감이 느껴져.


매사에 진지한 이타치 형이지만 이런 것에서까지 무서울 정도로 진지할 필요는 없잖아요.

이거 사스케한테 들키면 끝장. 이라는 협박으로 보이는데. 이 사항을 굵게 강조까지 하며 적어 넣은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타치 형이라는게 가장 무섭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뭐든 해내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선 한번 해 냈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사스케를 속이는 일에 대해서라면 녀석의 성격을 모두 파악하고 완벽하게 속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거기다 생일파티 초대까지 의뢰야.

이거 무슨 일이 있어도 빠지면 안된다는 압박인가. 협박이야?

헐. 나 그럼 이 의뢰 받아들인 뒤에 사스케 생일파티 가면 이타치 형에게 의뢰비 받는 건가.

아니, 그 전에 의뢰인이 이타치 형인 시점에서 이 의뢰 거부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데.

이 의뢰 거부하면 무사할 수는 있는 거?


나는 나를 외동으로 낳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이 때처럼 원망스러운 적이 없었다.

정상인 건가? 저 둘의 형제애가 정상인 거야?

모든 형이 저렇게 동생을 위해서 희생해야 하는 거야? 챙겨야 하는 거야? 응?

세상 동생들은 다 형 누나들에게 저런 사랑을 받는 건가?

그럼 도대체 외동으로 자라는 아이들은 얼마나 억울해 해야 하는 거야?

아빠. 엄마. 나 낳기 전에 내 형 하나 나아주고 가지 그랬어요.

나는 엄마나 아빠가 없어서 힘들었던 것보다, 지금 이 순간 엄마와 아빠가 내 형이나 누나를 먼저 낳지 않았던 것에 항의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사실 평범하게 할까 했는데, 이번 내 생일 때 내가 마을에 없었어서 사스케가 많이 실망했던 것 같아서."


이타치 형은 그렇게 말하며 뒷목을 쓸었지만, 나는 그 말에 짜게 식었다.

실망이라. 실망이라. 실망이란 말이지. 이타치 형이 의뢰를 받아 나뭇잎에 없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관저에서의 난동이 실망이라.... 애처럼 삐져서는 관저를 뒤집어엎고 형 따라 가서 임무지에서라도 생일파티 할거라는 사스케를 말리던 경호 암부 다섯이 부상으로 이 주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나는 '임시'임무까지 부여받아 이타치 형을 쫒아야 했는데 그걸 '실망'이란 단어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건가.

형은 부끄러움에 뒷목을 쓸었는지 모르지만 난 기막힘에 뒷목을 부여잡았다.




결국 반쯤 압박에 의해 의뢰를 수락한 나는 다른 의뢰 수락자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면면이 다 기가 막혔다. 어쩜 이렇게 앞으로의 나뭇잎을 지켜 나갈 차기 유망주들.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이름있는 이들만 골라 의뢰를 할 수 있는 걸까. 아니, 이타치 형 입장에선 사스케의 동기라서 그들을 고른 거 같기도 하지만....


"너도.... 의뢰를 받은 거냐."

"나루토냐? 결국 이타치 씨가 너에게도 의뢰했군. 그리고 날 찾아온걸 보면 너도 수락했고. 그렇지? 내가 이타치 형이 제안(....)한 파티 작전의 전체 작전 지휘자다. 빌어먹게도 귀찮게 시리. 난 중닌시험 담당자라고. 그거 담당하면서 이 짓까지 해야 하다니."


시카마루는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녀석이 들고 있는 종이에는 이타치 형이 요구한 플랜이 적혀 있었고, 시카마루는 그 작전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입체적으로 계산해 모두를 지휘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녀석. 그것보다 니가 현 호카게 보좌관 아니었냐. 가장 바쁠 녀석인데....

나는 한숨을 내쉬며 천재라는 이유로 이타치 형에게 일차로 발탁되었을 녀석에게 애도를 보냈다.


그리고 동시에 아마 형은 사스케 곁에서 녀석을 보좌해야 하는 녀석이기에 '지휘'를 맞긴 것일터다. 자리를 비우면 사스케가 더 바빠지니까, 사스케의 곁에서 보좌관 일 빠지지 말고 하면서 '몰래 지휘나' 해라. 그거겠지.

지휘만 하라는 그게 더 부담이 된다고, 말에 뼈가 있었다고 시카마루 녀석은 말했다.


"그래서, 그 이타치 형은?"

-그 작전 아무리 네가 지휘한다고 해도, 이타치 형이 지휘하는 것보단 못할 것 같은데.


"사스케 줄 생일선물 구하러 다녀."


응. 우리한테 바쁜 건 다 맞겨 놓고, 가장 중요한 '선물'을 고르기 위해 우리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고 계신 거구나.

반쯤 해탈 상태에 접어든 나는 한숨을 내쉬며 시카마루에게 중얼거렸다.


"......역시 나도 형이 있었어야 했어. 그랬으면 왠지 이런 고생-인주력이 되어서 구박받고 인정받고 탈주한 친구 쫓아 데려오고, 전쟁 최전방에서 뛰는 등등의 일- 안 해도 됐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데."

"야. 니가 그런 희생을 해야 하는 형이 아닌 걸 감사히 여겨."

"아. 그렇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니 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난 뭘 하면 되는데."

"넌 물건을 공수해주면 돼. 즉 배달 담당."

"응?"

"다른 녀석들은 다른 나라나 마을에 다녀오려면 왕복 시간이 걸리잖아. 그런데 넌 안 가본 곳이라면 편도 시간, 갔던 곳이라면 순식간에 갔다 올 수 있으니까. 배달이나 해. 우선 불꽃 마을에 갔다 와. 거기서 폭죽장인 미즈키를 찾아 폭죽을 구입해 올 것. 구입대금은 갈 때 이타치 형에게 받아가. 이미 새 날려서 주문은 넣어놨어. 자 지도."

"폭죽까지 터트릴꺼래?"

"음."

"....나뭇잎에도 장인은 있잖아."

"그걸로 만족 못하겠다잖냐! '그' 이타치 씨가! '특별'한 걸 해 주고 싶단다. 젠장!"

"생일날 폭죽이라. 작은 축제라도 벌일 셈인가."

"....몰라."

-나한테 묻지 마.


나는 그렇게 말하는 시카마루에게서 지도를 받아들며 몇 번째일지 모를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녀석들은?"

"우선 네가 가장 열 받아 할만한 걸 알려주자면, 카카시 선생님. 사스케 한테서 두달짜리 장기 임무 받아 튀었다."

"썩을. 언제나 이런 쪽으론 눈치가 빨라."

"네지와 히나타는 백안으로 형이 말했던 약초 찾으러 다녀. 워낙 희귀한 것들이라. 시노는 키바랑 같이 그거 돕고 있고."

"백안을 그런 식으로 부려먹냐. 거기다 히나타. 어제까지만 해도 내게 아무 말 안했는데."

"안한 게 아니라 못했겠지. 백안 뿐만이 아니라 아부라메의 벌레와 이누즈카의 후각을 그런 식으로 쓰는 사람 없을 거다."

"......."


확실히 그랬다.


"사쿠라는 형이 말한 맛도 좋고 몸에도 좋고, 효과도 좋은 병량환 개발하느라 지금 일주일 째 집에 못 들어갔다."

"헐."

"그 사쿠라잖아. 몸에도 좋고, 효과도 좋은 약 개발은 애저녁에 끝났어. 맛 때문에 계속 퇴짜 맞고 있는 거지."

"뭐, 사쿠라니까."

"괜찮아. 아마 이제 곧 맛 쪽도 개선되겠지."

"응?"

"이노가 이번에 의뢰를 받아 들여서, 당일 날 꽃 장식을 책임지게 됐어. 그리고 이노도 의료닌자 자격이 있으니까. 그래서 사쿠라 도우러 갔다."

"아아."

"그리고 쵸지는 리 감시역."

"응?"

"리는 쉽게 열혈 모드가 되어버리니까 금방 들킬 거라며, 의뢰 수락자-의뢰 수행자들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활."

"리는 의뢰 요청 안 받은 거야?"

"정확히 말해서 못 받은 거지. 이타치 형에게 '리'에게 만은 들키면 안돼.라는 말을 들었어. 바로 사스케가 눈치 챌 거라고."

"나 갑자기 리가 부러워."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시카마루가 호응해 주었다.


"언제나 올곧게 솔직한 놈이지."

"응. 너무 솔직해서 멋진 놈."


난 그렇게 말하곤 지도를 들고 한번도 가본 적 없었기 때문에 편도 4일은 걸리는 거리를 가기위한 준비를 끝냈다.

내가 준비를 하는 이유를 들은 히나타는 말없이 야숙 물품을 준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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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요즘 기류가 이상하다.

서류처리를 하다보면 옆에서 시카마루가 한숨을 쉬다가 나를 노려보는 걸 느끼고, 중닌 시험 때문에 만나는 각 일족 사람들 사이에서도 노려보는 시선이 있다.

사륜안으로 확인을 해 보면 언제나 얼굴을 아는 동기생이다.

도대체 왜 그러냐고 대놓고 물었더니, 요즘 일이 있어서 신경이 날카로운 거니까 신경쓰지 말란다.

아니 자기 일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운 데 날 노려봤다고?


이 와중에 나루토 녀석은, 나뭇잎 내부 일도 바쁜데, '개인의뢰' 받아서 타 마을에 갔다지 않나.

내가 그 사실을 알고 투덜거렸다가, 시카마루에게 닥치고 서류 결재나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아니 나루토 욕을 했는데 왜 시카마루가 화를 내는 건데! 평소 같으면 녀석이 언제 그런 거 신경 썼냐고 같이 욕을 해 줬을 놈이!


그리고 호카게로서 나뭇잎 마을 병원에 2차 시험을 끝내고 입원해 있는 마을 닌자들을 살펴보러 갔다가 쾡한 얼굴로 연구실에서 비척비척 걸어나오는 사쿠라를 봤다.

안색이 너무 나빠서 그렇게 일이 힘드냐고, 연구도 적당히 하고 몸 생각해서 쉬어가면서 하라고 말을 걸었더니, 사쿠라는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내 멱살을 잡고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라고, 그래 나 요리실력 나쁘다. 내 음식 맛없어. 그래도 내 약 효과는 좋단 말야. 라며 서럽게 펑펑 울었다. 아니 도대체 뭐가 나 때문인지는 말해주고 울던가. 정말 답답한 건 나였다.


그 와중 유일하게 변함 없는 건, 언제나 열혈을 외치며 점점 더 가이 상닌과 닮아가는 리 녀석.

요즘 다들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리는 '그렇습니까? 전 언제나 같아 보이는데요! 아하하하'라고 말해서 녀석에게 물어본 나 자신이 바보였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의아함과 의구심만 쌓이고 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갑자기 녀석들이 다들 싱글싱글 웃고 다녔다.


아니 도대체 왜?!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만만한 히나타나 나루토를 잡고 물어봤더니 한동안 일이 있었는데 그게 다 끝났다고 했다.

호카게인 나는 모르는데, 나뭇잎의 강자들이 다 일이 있었고, 그 일이 거의 다 같은 날에 끝났다고?

영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그 의심은 조금 어이없게 풀렸다.




한참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시카마루 녀석이 내 남은 서류를 다 빼앗아 갔다.

왜 그래?라는 눈으로 쳐다보니, 밖에 너 기다리는 사람 있으니 얼른 꺼지란다.

누군가 봤더니 형이라서, 시카마루가 왠일인가 의심도 못한 채로 밖으로 뛰어 나갔다.

오랜만에 형과 함께 하는 귀가길이라 굉장히 즐거웠는데, 아직은 둘 뿐인 우치하 사유지 내의 집으로 돌아가자 언제나 적막하던 집안이 이상할 정도로 시끌벅적했다.


"아! 야 사스케 녀석 드디어 왔다!"

"올, 늦었다. 사스케."

"시카마루?"


내가 나오기 전까지 관저에서 서류 정리하던 녀석이 나보다 먼저 우리 집에 와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타치 형 뭐라고 할 자격 없겠다. 너. 너 태어난 날도 잊었냐! -생일 축하한다!"

"어?!!!!"


나루토의 말에 그제서야 오늘이 23일 임을 안 내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형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생일 축하해 사스케. 이번 생일은 조금 특별하게 하고 싶어서. 이 형이 애 좀 썼어."


"조금.이라...."


안쪽의 녀석 들 중에 누구인진 모르지만 허탈한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 한 게 들린 것도 같았지만, 내 귀는 알아서 그 목소리를 삭제했다.


"자, 어서 들어가자."

"어, 응!"


형의 인도로 집안으로 들어가자, 거실에 있는 상위에 가득 차려진 음식들이 보였다.


"우와....."

"온 갓 희귀하고 몸에 좋은 식재료는 다 썼다. 나 동생 생일에 동생 친구들한테 생일선물까지 지정해 주는 형 처음 봤어."


그렇게 말한 건 상 한쪽에 앉아 있는 네지였고, 그에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히나타, 그리고 키바와 시노가 보였다.


"장식한 꽃은 내가 꽂았어."


그렇게 말하며 초지 옆에 앉아 있는 이노도 보였다.


"자, 몸에 좋고, 효과도 좋고, 맛...도.-으득-좋은 병량환."


사쿠라가 뒤이어 내게 선물을 건냈다. 말하는 도중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린 건 덤이다.


뒤이어 다른 녀석들을 쳐다보자 록리 녀석은 "계속 서류 작업 때문에 앉아 있기만 하면 몸이 굳어 버릴 겁니다! 그런 사스케 군을 위한 트레이닝 리스트를 만들어 봤습니다! 아하하"라며 내게 종이를 내밀었다.


시카마루는 "'이 파티 작전' 전체 총괄 내가 했어. 네 보좌 하면서, 중닌 시험 관리하면서, 전체 총괄도 했어. 참 편~~~~~한 한달이었지." 라며 고개를 돌렸고.


나루토 녀석은 병 하나를 던지며 "이타치 형 생일 날 줬던 거랑 같은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난 눈치채고 말았다.

근 한달 간 나를 주시하던 녀석들, 이상한 행동을 했던 녀석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혹시, 설마. 모두들 이거 준비하느라고?


그렇게 생각하는데 밖의 하늘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아, 시작하나 보다."


나루토 녀석은 그렇게 말하며 거실 창 밖을 가리켰고, 고개를 돌리자 축제 때나 터트리는 화려한 불꽃이 하늘에 퍼지고 있는 게 보였다.


"참고로 저거 지금 터트리고 있는 것도 내 분신이야. 가져온 것도 나지. 우후후후. 온 갓 곳을 다 가 봤어. 불꽃 마을 뿐만이 아니라, 다기 장인이 있는 푸름 마을에도 가 봤고, 주문품 찾으러 공구에도 갔었지. 저 쪽 바닷가에 있다는 조개 마을에도 갔었고."


그렇게 말하는 나루토 녀석의 말에 뼈가 있었다.

다들 내 생일 준비하느라고 바빴던 거구나. 그걸 이해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단 둘이 하는 생일파티도 좋았지만, 이렇게 여럿이 하는 파티도 즐겁지?"


형이 곁에서 그렇게 말하며 웃었고, 나는 함께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건 내 선물."


그렇게 말하며 형이 내민 상자에는 우치하의 문양이 박힌 목걸이가 있었다.


"이건...."

"네가 내 생일 날 주었던 것과 같은 거."


나는 형의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를 보고 내 손에 있는 목걸이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그 후에 케익을 자르고, 친구 녀석들은 다들 알아서 음식을 먹으며 불꽃놀이를 구경하거나, 한잔씩 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적막하던 집안이 북적거리는 것도 좋구나 싶기도 하고, 꽤나 즐거웠다.

때때로 모두와 어울리긴 했지만, 생일파티라는 특이성 때문일까 더 기분이 들뜨는 느낌이었다.


"다음 생일에도 이렇게 다 불러서 북적거리며 놀자."

"응. 형!"


나는 형의 말에 그렇게 답하며 웃었다.


제발 앞으로 생일은 그냥 둘이서 축하하라느니, 의뢰비가 이번의 세배라고 해도 이젠 다시는 못한다느니 그렇게 온종일 돌아다니더니 결국 고른 선물이 저거냐느니 하는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들려왔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최고의 생일이라고 생각하며 사스케는 다음에도 이렇게 친구들과 북적거리며 기쁜 일을 축하하고 형과 불꽃놀이를 구경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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