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겨울을 견디고 깨어난 나비는 봄을 맞아 춤을 추었다

팔랑이는 날개를 빛내며 하늘을 누비던 나비는

봄이 영원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빠르게 사그러든 봄이 곧 겨울을 이끌어오고

나비는 몸을 웅크려 찬바람을 견뎌야만 했다

얇디얇던 그의 날개는 얼음 조각에 빛을 잃었다


겨울이 휩쓸고 지나간 들판에는 다시 봄이 찾아왔다

다시 돌아온 봄, 다시 겨울을 불러올 봄.

나비에게 봄은 곧 겨울이 되어있었다


나비는 더 이상 날지 못했다


- 2020.06.1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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