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백업용으로 저렴하게 번역, 오타 의역 오역 있음)



( 원글: https://argo-bdp.com/news/post-36112/ )





― 2일차 낮.

레이지는 한숨을 내쉬며 작은 아이를 보았다. 여행 첫날 슈의 기분은 대단히 나빴다. 

그의 제멋대로인 행동에 억지로 어울린 레이지는, 방의 등급을 급속 최상급으로 변경하거나, 참치를 손질하거나, 온천의 성분을 해석하는 등 터무니없는 요구를 필사적으로 이뤄냈다. 그러나, 그 노력은 보답받지 못하고, 슈의 기분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


슈는 여전히 언짢은 얼굴로, 꽃병에 꽂혀 있는 꽃잎을 뚝뚝 떼어내고 있다. 보다 못한 레이지는 슈에게 말을 걸었다.


"……슈, 더러워집니다. 꽃을 날리지 말아주십시오"

"한가하니까 이렇게 혼자서 놀고 있는 거잖아. 그건 그렇고, 다같이 여행……대체 몇 살짜리 어린이야? 진짜 시시하네"


대충 꽃잎 뜯는 것을 끝낸 후, 슈는 크게 기지개를 켰다. 


"애초에, LR 배틀의 상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런 여행으로 기뻐할 사람이 있을 리 없잖아. 만약, 있다면 너무도 불쌍해서 눈물이 다 나오네"

"마음은 알겠습니다만……모처럼 온천에 와 있으니, 방에 틀어박혀 있지 말고, 슈도 입욕하고 오는 게 어떻습니까?"


레이지의 제안에, 슈는 진심으로 싫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싫어. 나, 누군가랑 같이 목욕이라니 기분 나빠서 견딜 수 없는걸. ……그러고 보니, 꽤나 조용하네, 이 방"


슈가 주위를 둘러보니, 함께 왔을 터인 하루카, 카나타, 타다오미의 모습은 없었다. 바로 조금 전까지, 소란스럽게 무언가 말다툼을 하고 있었을 텐데. 

슈가 찢고 놀았던 꽃잎을 치운 레이지가, "아아"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타다오미는 온천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혼자서 먼저 나갔습니다. 하루카는 온천가 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 아마 카나타도"

"온천가……"

"예. 호텔 주변에 족탕과 당일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몇 개 있는 것 같습니다"

"후응. 어쩔 수 없지, 나도 나갔다 올까. 여기에 있어도 레이지의 시시한 설교 들을 뿐이고"


과장된 커다란 한숨을 내쉰 뒤, 슈는 천천히 일어나곤, 아주 당연하단 듯 꽃병을 넘어뜨려,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레이지를 보았다. 


"그럼, 다녀올게"

"……슈, 여행지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건 하지 말아주시길"

"그건 내 기분에 달려있어"


싱긋 웃으며 방을 나가는 슈를 보고, 레이지는 작게 혀를 찼다.


"……하여간, 저 도련님은"



한편 그 무렵, 니죠 하루카는 온천가에 있는 당일 온천에 있었다. 의외라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하루카는 온천이 싫지 않았다. 스트레스 투성이의 일상을 잊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는 그런 시간은, 하루카에게 있어 지극히 귀중하고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하루카의 안식은 입욕한 지 불과 3분 만에 무산되었다. 


"있지 형! 여기 온천, 피부미용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완전 좋지"

"왜 네가 있는 거야!"


당연하다는 듯 옆에서 더운물을 만끽하는 카나타를 보고, 하루카는 고함을 질렀다.


"네네-, 소리치지 말아줘. 형은 여전히 신경질적이라니까. 오히려 묻는데, 왜 내가 없을 거라 생각했어?"

"…………"


말없이 일어서서, 온천을 나가려고 하는 하루카의 팔을 카나타가 황급히 잡았다. 


"잠깐 잠깐 말없이 나가려고 하지 말아줘-! 가끔은 함께 목욕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말이야"

"기분 나빠. 사라져"

"넘해! 뭐, 됐어. 그래서 말이지, 형. 어땠어?"

"……뭐가?"

"LR 배틀. 그 녀석도 출전했잖아. 형의 [라이벌]"


카나타는 그렇게 말하곤, 하루카의 일거일동에 주목하며 답을 기다렸다. 굳이 하루카가 화낼 만한 화제를 선택한 것은, 그를 화나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 아니다. 단순히 이 화제인 편이 하루카와 실컷 이야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증오, 혐오, 살의, 전의, 구기, 아주 약간의 율연. 카나타는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말야, 나는 인정하지 않으니까"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관계없어"

"그러니까-, 관계 있다니깐. 그 녀석처럼 헤타쿠소에 어중간한 자식, 형의 라이벌이라니 격이 안 맞아(ガラじゃない)"

"니죠 동생은 닭뼈(鶏ガラ)를 좋아하지 않는 건가?"


하루카와 카나타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진심으로 놀라 뒤돌아보았다. 그곳엔 예상 외……긴 하지만, 익숙한 검은 모자가 있었다.


"난 좋아해. 닭뼈 국물은 백미에 어울려"

"츠바키……?"

"……밧키, 머리 괜찮아? 랄까 진짜로 어디부터 지적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나는 밧키가 아니야. 츠바키 야마토다"

"짜증나……그보다, 온천에서 모자 쓰지 말라고"

"이런, 벗는 걸 잊어버렸다"

"잠깐 형. 진짜 뭐야, 이 녀석"


그런 걸 물어본들, 하루카가 알 리 없었다. 하루카는 크게 숨을 내뱉어 마음을 진정시키고, 아직도 모자를 쓴 채인 야마토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


"어이, 츠바키. 너, 왜 여기 있어?"

"여관 내 대욕탕에 가려고 했더니, 이 당일 온천에 도착했다"

" " 어째서!? " "


하루카와 카나타의 목소리가 쌍둥이답게 깨끗이 겹쳤다. 그러나, 야마토는 별로 신경 쓰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좋아하는 모자를 벗었다. 


"내게 있어선 일상단반사(ニチジョウサンハンジ)다"

"일상다반사(にちじょうさはんじ)겠지. 보통, 여관을 나온 시점에서 눈치채잖아……아니, 츠바키는 보통이 아닌 건가"

"보통이다"

"그보다, 이젠 방향치 수준이 아닌 거 아냐?"

"방향치 아니야"

"방향치잖아! 자각(じかく)하라고!"

"자획(じかく)?"

"자각!"


카나타는, 답답하다는 기색으로 녹색 머리를 헝크러트렸다. 그리고, 야마토에게 들리도록 일부러 혀를 찼다. 카나타는, 이 세상의 불쾌함을 응축한 듯한 이 남자가, 진심으로 싫었다.


"아- 진짜-, 말이 안 통해서 머리 아파진다……"

"두통인가? 딱하군"

"밧키 때문이라니까"

"……………이제 나간다"

"아, 잠깐 형!"


하루카는 한숨을 내쉬며, 도망치듯 탈의실 쪽으로 향했다. 


"아-아, 밧키 때문에 형이 가버렸잖아"

"니죠는 탕에 오래 있는 타입이 아닌 건가. 제비 행열이군"

"까마귀 행수*! 하아……왜 이런 게 형의 [라이벌]인 거?"

(*목욕을 서둘러 끝내는 것, 또 입욕 시간이 짧은 것의 비유)

"무슨 뜻이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야. 머리가 나빠, 악기도 헤타쿠소, 남의 말을 듣지 않아……덤으로 노력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녀석이 라이벌이라니 이상하잖아"


카나타의 이야기를 들은 야마토는, 무언가를 생각하듯 잠자코 있었다.


"뭘 조용히 있는데? 정곡이었어?"

"……니죠 동생도, 니죠의 라이벌이 되고 싶은 건가?"


야마토의 예상 외의 말에, 카나타는 순간, 호흡을 멈췄다. 가슴을 차지하는 감정이, 불쾌감인지 동요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무슨 말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확실히 머리가 나빠. 기타도 아직까지 서툴러. 하지만 노력은 하고 있어. 아오이와 미사키에게 공부를 가르쳐달라고 하거나, 니죠에게 기타를 배우거나"

"그게 뭐? 노력하고 있으니까 대단하다고?"

"그게 아니야. 함께 있으면서 변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게 라이벌이라고 생각해. 절차탁월……절차만별……"

"……절차탁마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그래. 그거다. 나는 니죠에게 기타를 배워서, 더 잘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서로에게 배워서, 함께 높은 곳으로 향하는 게 라이벌이라고 생각해. ……뭐, 내가 니죠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건, 쌀 품종 정도다만"

"무슨 소리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니죠 동생도 니죠의 라이벌이 되고 싶다면, 그런 관계를 목표로 하면 되지 않아?"


야마토의 말을 듣고, 카나타는 구역질을 느꼈다. 그런 게 뭐가 좋은 건가. 자신 형제는 그런 관계가 될 수 없고, 애초에, 그런 관계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나, 밧키가 엄청 싫단 말이지"


겨우 내뱉은 카나타의 말에, 야마토는 그런가, 하고 짧게 답했다. 답답함과 초조, 그리고 최대한의 불쾌감을 담아 혀를 차고는, 카나타는 말없이 온천을 뒤로 했다.

―증오, 혐오, 살의, 전의, 구기, 아주 약간의 율연. 실로 최악의 기분이었다.



―2일차 밤.

겨우 일을 끝낸 쿠로카와 토모루는,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던 온천에 잠겨 평온한 때를 즐기고 있었다. 


"하아아-……살아있길 잘했다"


생각 이상으로 지친 목소리가 나와, 새삼 피로를 실감했다. 그러자, 갑자기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어라, 쿠로카와 씨잖아요"


이름을 불려, 목소리 쪽을 향했다. 그러나 안경을 벗고 있기에, 시야는 여느 때보다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눈을 가늘게 하고 있으니, 상대가 얼핏 웃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아, 안 보이는 거군요. 저예요, 쿠라마 타다오미예요"

"쿠라마 군인가! 미, 미안! 눈이 나쁘니까 누군지 모르겠어서"

"아뇨,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오늘은 안경이 없네요"

"응. 온천에선 벗는 파거든. 그것보다……너도 왔었구나, 온천"

"네. 모두는 처음엔, 굉장히 싫어했습니다만……"

"확실히, 입시 멤버들은 온천을 좋아한단 느낌은 아닐 것 같지. 하와이라든가 유럽이라든가, 뭔가 그……해외를 좋아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을 지도"


그 말을 듣고, 타다오미는 조심스레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토모루는 문득 펠릭스를 떠올렸다. 역시 귀하게 자란 사람은 모두, 웃는 것도 고상하다.


"쿠로카와 씨는, 온천을 좋아하나요?"

"나도 고등학생이라든가 중학생 땐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어른이 되면서 좋아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매력을 알게 되었어. 오늘도 사실은 식사 전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일이 전혀 끝나지 않아서 말이야. 결국, 이런 시간이 되어버렸어"

"그렇군요. 일 수고하셨습니다"

"고마워. 쿠라마 군은 좋아해? 온천"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흥미로워? 온천이?"

"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장소니까요. 쿠로카와 씨처럼 기운 빠진 표정의 사람도 있고,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그저 물에 잠기는 것뿐인데, 이렇게나 다른 건 무척 흥미로워요"

"그, 그런가……"


별난 아이네, 무심코 나올 것 같은 말을, 황급히 삼켰다. 타다오미의 독특한 해석에 아무 말도 못하고, 사회인답게 애매하게 미소짓는 것으로 무마시켰다. 


"맞다, 쿠로카와 씨. 아까 스자키 씨와 레이지 군이 함께 들어갔었어요"

"쥰이랑 카라스마 군이? 그건 또 보기 드문 조합이네"

"쿠로카와 씨에겐, 두 사람은 어떻게 보이나요?"

"어떻게 보이……냐니, 으음……상성이 나쁠 것 같다, 려나? 쥰은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소극적이지만, 카라스마 군은 적극적이고 착실할 것 같으니까. 그나저나 카라스마 군인가……쥰, 제대로 대화가 되었을까나"

"되었어요"

"그런가, 다행이다. 고등학생과 대화할 수 있다니, 쥰도 성장했네"


타다오미는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잠자코 있었다. 그것은 토모루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라기 보단, 토모루를 가만히 관찰하고 있는 듯했다. 아무래도 어색해져서 말을 걸었다. 


"음, 쿠라마 군?"

"……전, 레이지 군과 스자키 씨는 무척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타다오미의 머리에서 톡 하고 하나,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 순간, 주변의 소리가 일제히 사라지고, 타다오미의 목소리만이 섬뜩하게 울렸다.


"레이지 군은 자신과 스자키 씨는 다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틀렸어. 레이지 군도 스자키 씨와 같은 입장에 있는 인간이에요"


마치 세계에서 잘려나간 듯한 감각에, 토모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만약, 이 세상에 빼앗는 자와 빼앗기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두 사람 다 빼앗기는 쪽의 인간이에요. 아니, 빼앗긴 쪽인 걸까. 레이지 군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간단히 인간은 바뀔 수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과, 과연……?"


겨우 쥐어짜낸 목소리는 너무도 한심한 음색을 띠고 있어, 타다오미의 세계에 휩쓸려 있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빼앗는 쪽, 빼앗기는 쪽……아무래도 온천과는 동떨어진 말이다. 그런 이야기를 해서, 타다오미는 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 걸까.

토모루는 이전, 타다오미와 공원에서 이야기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 때도 신기한 소년이라 느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타다오미와 같은 나이였을 무렵, 이런 생각을 했었나 하고 자문해 보았다. 어쩌면, 타다오미는 철학이나 그런 류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건 좋은 일이지만, 타다오미와 같은 것에 흥미를 갖는 친구가 동급생 중에 있는지 걱정이 되었다. 주위와 대화가 맞지 않는다, 라는 건 몇 살이 되어도 의외로 괴로운 것이다. 

토모루는, 일로 피로해지고 온천에서 축 늘어진 뇌를 풀 회전시켰다. 그리고 한 번, 크게 숨을 내쉬고 나서, 가능한 한 성실하게, 신중히, 정중히 생각하고 대답을 돌려줬다.

아이에게 다가가는 것은, 자신들 어른의 의무다.


"음……즉, 쿠라마 군이 본 카라스마 군은 상냥한 사람이라는 거려나?"

"에?"

"정리하자면, 카라스마 군은 남에게서 무언가를 빼앗는 심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잖아? 쥰도 그래. 남들보다 상냥하니까, 누구에게도 무엇도 빼앗지 않고, 빼앗으려 하지 않아. 그러니까 빼앗기는 쪽이 되어버리는 거겠지만, 그런 쥰이니까 도와주고 싶어지고, 응원하고 싶어져. 쿠라마 군이 본 카라스마 군도 그렇다는 거지"

"과연……쿠로카와 씨의 해석은, 때때로 예상 외라 굉장히 공부가 돼요"

"그, 그러려나? 이거, 쥰한테는 비밀로 해줘. 뭔가 좀 부끄러우니까."

"물론이에요"


토모루는, 타다오미의 변함없는 표정을 보고, 과연 납득이 가는 대답이 되었는지 불안해졌다. 그리고, 어색한 기침을 하고서, 슬며시 일어섰다. 슬슬 뇌가 녹아내려 쏟아질 것 같았다.


"그, 그럼 나, 슬슬 나가볼까. 쿠라마 군은?"

"전 조금 더 있으려고요"

"그래? ……그러고 보니, 어느 정도 들어가 있었어?"

"별 거 아니에요. 고작 몇 시간, 이라고 하면 될까요?"


고개를 갸웃하고 웃는 얼굴로 대답하는 타다오미를 보고, 토모루는 문득 웃었다. 사고도 겉모습도 어른스러운 이 소년도, 이렇게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흐뭇해졌다.


"하핫, 그래 그래. 그럼, 머리에 피 안 쏠리도록 조심해"

"네, 감사합니다"



토모루가 나간 후의 온천에서, 타다오미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우두커니 중얼거렸다.


"나에게 있어서의 레이지 군인가……생각해보지도 않았어. 역시 쿠로카와 씨는 재밌네"


작게 흘러내린 말은 누구의 귀에도 닿지 않고, 물에 녹아 사라져갔다.


탈의실에서 옷을 입은 토모루는, 드라이어로 거칠게 적당히 머리카락을 말리고 있었다. 그러나, 문득 느낀 위화감에 손을 멈췄다.

그러고 보니, 쥰이 온천에 갔던 건 몇 시였을까. 토모루보다 상당히 전에 갔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목욕탕으로 이어지는 문으로 시선을 향한다. 

목욕탕은, 마치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슈의 교토벤은 표준어로 번역함.)


(애프터 스토리의 시간상 순서는 Argonavis → 풍신RIZING! → Fantôme Iris → εpsilonΦ → GYROAX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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