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소라 둘다 성인인 설정

드래곤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있데, 그 강력한 힘으로 운명마저 비틀어버릴 수도 있다니, 정말 엄청난 존재지 않아?

가마돈의 아들, 로이드 몽고메리 가마돈은 자신이 어릴적에 니야가 들고온 그림책을 읽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했던 걸 떠올렸다. 그 당시 그는 별 볼일 없는 존재였고, 선택받은 자도 아니였을 뿐더러 어딜 가든 사고치기 일쑤였으나, 지금의 그는 달랐다. 마스터 자리에 올라서 두 제자를 받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피치 못할 선택을 했다. 그 선택의 결과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끈다는 것을 일찍 알았으면 좀더 나았을까?

임페리움으로 끌려간 몇 년 동안, 그는 목에 특수한 재질로 만든 초커를 걸은채 실험을 당했다. 그들의 목적이 뭐였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어쨌든 실험은 그의 몸에 변화를 일으켰고, 그는 등에는 커다란 날개를 머리카락 사이에는 드래곤의 뿔을 피부에는 약간의 비늘과 뽀족한 발톱을 가지게 되었다. 강력해진 힘으로 그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실험실에서 탈출하는 것이였다.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도끝에, 그는 임페리움이 그를 위해 마련해준 곳을 떠나서 탈출할 수 있었다. 

임페리움을 떠나서 닌자고로 돌아오면 모든게 다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고향에서 마주한 것은 그의 예상과 다른 것이였다. 드래곤의 힘을 얻은 존재들은 여제의 명에 따라 세력을 넓히고 그곳에 있던 이들을 착취했으며, 그의 고향이라고 예외는 아니였다. 그린닌자라는 존재를 잊어버린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고, 그에게 적대감을 표하며, 폭언을 비롯하여 물질적인 공격을 일삼았다. 그들이 내던지는 것들이 그의 피부를 뚫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적대감을 품으며 내던지는 말은 그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그것이 쌓여서 마을을 불태우게 될때까지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린닌자일때, 적들에게서 구해냈던 마을을 드래곤이 된 지금 자신의 힘으로 무너뜨리고 있단 것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안에 쌓인 분노와 외로움은 마을의 파괴와 그 안에 사는 이들을 죽이는데 활용되었고, 그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죽음을 맞이하는 소리를 들으며 그들이 응당 치려야 할 대가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마을을 지나서 그녀와 재회하기까지, 그는 끔찍한 파괴를 즐기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하루미, 그녀는 사원을 떠난 후로 홀로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융합이 덮쳤고, 그녀는 기억이 지워진 뒤 행정부에서 요원으로 일했다가 기억을 되찾고서 고향인 닌자고로 돌아왔다. 돌아온 사원에는 로이드의 제자만이 있었으며, 그것이 그녀와 아린 그리고 소라와의 첫 만남이였다. 처음에 아린은 소라의 뛰어난 기술을 빌려서 타임머신을 만들고자 했고, 몇번 시도한 끝에 그것이 끝없는 시간의 루프에 갇히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에 임페리움에서 보낸 드래곤 강화 인간들이 찾아왔고, 셋은 그것들을 막고 사람들을 지키면서 닌자고를 지키는데 애써왔다. 

로이드가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 닌자고는 꽤 평화로운 차원이였다. 임페리움의 공격에서 그나마 멀쩡한 차원이라고 표현해도 될정도였으니까. 각자 다른 차원에서 온 이들이 크로스로드를 중심으로 채웠으며, 다채로운 문화가 그곳에 가득했다. 로이드가 그곳을 공격했을때, 그들은 그곳의 주민들을 피신시키고 있었다. 아린은 원소마스터가 아니였고, 소라는 마스터로 불리기엔 미숙했으며, 그녀는 체력이 좀 좋은 인간에 불과했으니. 피난이란 선택지가 최선이였을터다. 뜨거운 화염속에서, 그녀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모녀와 함께 있었다. 죽음을 각오한 어머니와 두려워하는 아이 그리고 그들과 끝까지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그녀는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그녀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로 목숨을 잃었다.

로이드가 지상으로 내려왔을때, 그는 제자의 갈고리를 맞을 뻔했으며, 본능적으로 피했다. 갈고리가 닿은 벽은 산산히 부서졌기에 본능을 따른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할 수 있었다. 아린은 그녀가 생기를 잃은 것을 보고 흐느껴 울었으며, 소라는 우는 대신 그가 아린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힘으로 벽을 만들었다. 원소의 힘으로 만들어진 벽은 로이드의 주변을 감쌌고, 결국 옴짝달짝하지 못한 채로 그곳에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그녀를 묻고 묘비를 세웠던 시기가 되어서야, 로이드는 자신이 무슨일을 벌인 건지 깨달았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그는 죄책감에 둘러쌓인채로 재판을 받았고, 크립타리움의 특수한 독방에 갇혔다. 드래곤을 온전히 가둘 수 있는 감옥은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죄를 알기에 탈옥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아린이 그의 방에 찾아왔을때, 그는 도저히 제자를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아린은 그 그림책을 그의 앞에 들이밀며 말했다. 

당신은 드래곤의 힘을 가지고 있으니, 이걸 할 수 있을거에요. 내가 시도하려고 했고, 실패했던 과거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도 있겠죠. 안 그래요?

 로이드는 제자가 취한 것이 느껴졌지만, 제자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제일 강력한 드래곤이였고, 그래곤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특별한 존재였으니까. 과거로 돌아가는 것 정도야 어렵지 않았다. 남는 힘을 다 쥐어짜서 시공간을 넘을 수 있는 포탈을 만들었고,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와 처음 만났을때, 같이 데이트를 하고 얘기를 나누었고, 배신을 당했으며, 둘다 한번씩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되살아났으며 같이 사원을 지었고 그녀가 사원을 떠난 이후로 소식이 끊겻을 때까지. 그는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보호했다. 그녀가 기억을 잃었을때, 행정부까지 찾아가서 그녀의 기억을 되새겨주었고,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를 따라다니며 보호했다. 드래곤일때의 부분을 감추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녀가 편하게 느낄 수 있다면 상관 없었다. 평범한 인간처럼 보인다면 그녀도, 그의 제자도 크게 의심하지 않을터였다. 

로이드가 크로스로드를 덮쳤을 때, 그는 제빠르게 움직였다. 과거의 자신과 다시 만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였지만, 그는 게의치 않았다. 분노의 휘말린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린 자신을 쓰러뜨리고, 그녀를 구하는 것만이 그에게 중요했다. 과거의 그는 그의 제제에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으나,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로이드는 모든 것을 바로잡을 방법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망설이지 않고 시행했다. 둘을 휘감은 열기는 무척이나 뜨거웠고, 따가웠으며 끔찍하게 아팠지만 그는 내뿜는 것을 중단하지 않았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과거의 그는 쓰러진 채였으며, 로이드의 몸은 점차 투명해지고 있었다. 그녀를 죽일 운명을 거두어들인탓에 그의 존재가 지워지고 있었고, 그건 그가 응당 치뤄야하는 대가였다. 그에게 다가온 그녀는 울면서 로이드의 손을 잡으려 했으나, 그녀의 손이 로이드의 손을 통과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그녀의 표정을 눈으로 담은 채, 로이드는 완전히 사라지기 전, 그녀에게 작별을 고했다.

너를 만나서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어, 그렇기에 너를 살리기 위해 내가 한 선택을 후회하진 않아, 처음부터 그러기 위해서 과거로 돌아왔던 거니까. 네가 살아갈 새로운 날이 보다 밝고 희망차기를 바래, 나의 하나뿐인 공주님.     



lara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