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표정이 어떠냐고? 설마 또 울고 있냐고?


아닌데용. 저 지금 눈물이 하나도 안 나는데용.

왜 안 우냐고...? 그것도 모르겠는데요...?

읭?!


근데 지금 우리가 이긴 게 맞나...? 제가 아직 지금 인지 감각이 덜 들어온 느낌이라서 좀 얼떨떨하기도 하고... 이게 꿈인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이 환상이 아닐까 하는 의혹도 들어서... 약간 붕 떠 있어서 꿈속을 헤매는 기분이 드는 것... 같은... 현실감이 잘 안 느껴졌음. 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체육관 안이 정적이라 그 덕에 더 현실감이 없게 만들기도 했음.

조금 늦게 휘슬이 울렸음. 꿈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알람음 같았음. 멍한 기분으로 점수판을 확인했음. 

19 : 21 


두박자는 늦게 뒤쪽부터 환호성이 터졌음. 관중석을 돌아보니 다들 환호를 하고 있었음.

이거 진짜 꿈이 아닌가 봐... 이거 진짜 꿈이 아닌가 봐...!


우리 애들...! 우리 애들은?!

힘을 다 소진해서 그런 건지 아님 나보다 더 현실감이 없는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지 그 자리에서 서서 숨만 헐떡거리고 있었음. 멍한 표정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3학년들. 

이어지는 기쁨의 포효.


감격에 말을 잇지 못하는 코치와 선생님.


3년동안 함께 고생하며 울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시미즈.


그리고 여주.

그제서야 눈물이 났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정말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음.


다시 한 번의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이 정렬을 하며 서로에게 인사를 했음. 박수갈채가 쏟아졌음. 다들 축하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는데 여주는 그저 주저앉아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쏟아내기 바빴음. 


진짜 가자. 봄철배구!




무슨 정신으로 자리를 정돈하고 나왔는지 모르겠음. 야치가 뭐라고 이야길 계속했지만 하나도 들려오지 않았음. 그저 끄덕거리며 손에 들려진 카메라 가방을 챙겨 들고 그저 걷는 거만 입력된 로봇처럼 움직였음. 마지막 공이 굴러간 시점 이후 그 뒤에 기억이 잘 나지 않았음.

하지만 여주는 항상 계획이 있는 사람이었음. 정해놓은 일은 까먹고 못할 타입은 아니었음.


내가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이거에요.

왜냐하면 지금이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자 약을 바짝 올릴 수 있는 중요한 타이밍이거든요 ㅋ 얄미운 미야기 쫄따구들을 싹 다 광역저격을 할 수 있는 그 순간을 여주가 놓칠 리가 없었음ㅋ 아주 그냥 도발이란 도발성을 다 담은 저격을 했음ㅋ 당연히 물고기들은 미끼를 물었고 반응은 터질 듯 했음ㅋ 가끔 악플도 있었지만 뭐 ㅋㅋㅋ어쩌라고 ㅋㅋㅋ 너희 팀 우리 팀 보다 약해서 졌는데 ㅋㅋㅋ 어쩌라고 ㅋㅋㅋ 인성 터진 거 처음 보는 거 아니잖아? 아마추어같이 왜그래ㅋ


기쁜반면에,

우승을 해서 봄철배구에 간 것은 좋지만 덕분에 일이 더 많아졌음.

미야기 내에서야 매번 붙어온 상대들이니 상대적으로 자료가 많았고 비교군과 전력을 알아낼 방법은 다양했고 많았지만 이제부턴 미지의 세계임.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보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정보였을 것이고, 중요한 정보들은 나누어 들려고 하지 않을게 뻔했기 때문이었음. 그럼 각자 개인의 능력으로 그걸 알아내야 하는데 그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음. 일이 많아진 건 좋으면서도 좋지 않았음. 

왕관의 무게는 정말 더럽게 무겁구나. 오히려 좋아.



대회가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는 할 일이 많아졌음.

봄철대회 팸플릿을 위한 스파이크 최고도달점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이었음.


진짜 이런 거 하고 있으니까 우리 일진짱먹은거 실감 대박 난다! 이런 상세 프로필 진짜 보기만 해봤지 우리 애들이 하고 있으니까 느낌 너무 이상하고 좋아! 이게 바로 우승 뽕인가? 어?! 이게 말로만 듣던 윗 공기의 맛이냐고!!



"다들 있어?"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타게다 선생님. 묘한 기시감이 들었음. 우리 저번에도 이런 적 있지 않았나? 뭔가 대형 발언이 있을 때마다 이랬던 것 같은데...?


"카게야마군. 청소년 국가 대표 합숙 훈련에 소집됐다는 연락이 왔어요!"



"국가대표?!"


"합숙?!?!!"


내 새끼를 나라에서 원한다는 초대장이 날아왔음. 대형발언 정도가 아니라 폭탄 발언이었음.



"단, 합숙이 12월 초의 5일간이라 1월의 봄철 배구 직전이 되므로 강제는 아닙니다."


"갈게요!" / "당연히 가야죠. 최강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당연하지. 가야지. 안 가면 바보지. 뺏어올게 있으면 절대적으로 훔쳐 와라. 누나가 잘 써먹어 줄게."


도쿄에서 합숙이라니? 진짜 대박찬스 아님? 뭐든 듣고 보고 느끼고 경험해보고 올 텐데 하다못해 걔들이 무슨 음료를 마시는지, 프로틴은 사용하는지, 어떤 보충식을 먹는지조차 알 수 있잖아!

"저는요?!"


"전국이야, 전국. 19세 이하 국가 대표. 알고 있어?"


"그러게? 우리 히나타 천재인데 왜 안 불러줬지? 이상하네?"


진심으로 생각을 했음. 솔직히 마지막 시합에서 가장 눈에 띄게 된 사람은 히나타가 아닌가? 카게야마야 중학생 때부터 워낙 유명했으니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었겠지만 히나타는 이제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미지의 인물 아닌가?! 어?! 심지어 잘하는데?!


"니시노야는 소집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 "전체적인 균형도 고려하는 것 같아. 초면일 테니 융합을 잘하는 사람이나 리베로라..."


"점잖은 녀석이 불리지 않을까?"

(납득)


"노야 정도면 융화 잘 되는 편이지 않아? 완전 매력썬더볼트인데?!"


노야정도의 쾌남이라면 그 팀의 분위기는 진짜 문제 없을 것 같은데, 그리고 당연히 노야도 천재니까 불릴만하지 않나? 솔직히 미야기 내에서 리베로 중 우리 노야가 원탑이라고 보는데...?!


"... ..." / (기준이 여주라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네...) / "... ..."



"야, 너네 뭐야. 그 침묵. 지금 나 욕하는 거지? 어? 욕했지?! 어?!"


거대한 폭탄의 위력으로 한창 소란스러운데 타게다 선생님이 다시 집중을 시켜왔음. 아직 잔여 폭탄이 남아있는 모양이었음.

미야기현 안의 유망한 1학년만을 모아 합숙을 하기로 결정이 된 모양이었음. 미야기현 전체의 배구 수준 향상을 목적이라고 했음. 그리고 우리에게도 연락이 왔다고 했음.

위풍당당한 그의 이름 츠.키.시.마



호명된 당사자인 츳키는 제법 많이 놀란 눈치였음.

아뉘... 츳키 너 그날 진짜 날아다녔다고? 눈에 띌 만했다고? 다들 욕심내고 탐내고 눈독 들일 만 했다고? 왜 놀라는 건데?! 이제는 그저 부 활동 씨 아니잖아 너. 정열 불살라버린 거 내가 다 봤는데. 이 카메라에 내가 다 녹화해놨는데?!


"굉장해 츠키!" / "합숙..."


아.

합숙이 문제였구나; 너; 이 자식; 뽑힌 게 문제가 아니라 합숙이 문제였던 거던 거냐고; 이 샤이보이가; 이 사회성 빵점 녀석; 좀 다른 사람들과 부대껴보라고! 심지어 너 블랙홀이잖아. 다들 널 좋아해 주는데 왜 거부하는 건데? 나 같으면 그 안에서 후리고 다녔어!! 바꿔줘라. 차라리 내가 갈게! 아니다 히나타 보내줘라! 우리 히나타!


"츠키시마군 뿐이네요..."

"흐아아앍!"


참나, 진짜 됐어! 신경 쓰지 마! 히나타! 우리 애의 진가를 몰라봐 주는 곳에 굳이 갈 필요 있냐고. 내가 안 보낸다고! 이번에도 츳키만 불려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히나타를 토닥이고 있었음. 

츳키의 습관성 거절을 캐치했는지 바로 선수를 쳐왔음.

"전, 사양..." / "열심히 하고 와라! 츠키시마!" / "밖에서 부대낄 기회는 좀처럼 없어, 츠키시마!"


"그래! 사회성 길러와 츳키! 그리고 애들 기도 확 죽여놔! 너 그런 말 잘 하잖아!"


"어이, 먼저 간다."


주전인 다른 1학년들은 어디든 불려가는데 그러지 못한 히나타는 굉장히 분한 모양이었음. 칵얌의 도발이 제대로 먹힌 모양이었음. 쟤도 진짜 성격 나쁘다니까. 츳키한테 뭐라 할 짬이 아니야. 둘 다 별로긴 해. 물론 나한테 그랬다면 정의의 철권으로 급소를 줘패버렸을거임. 안 하니까 나도 안 때릴 뿐.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하냐... 면 솔직히 대단하긴 하지. 나름 전문가들이라고 붙어있으면서 선정을 했을 텐데 히나타가 거기에 포함이 되지 않았단 게 나로서도 아이러니 하긴 했음. 누가 봐도 가장 독보적으로 빛나던 게 히나타 아닌가? 다들 눈까리가 삐었나? 아님 다 퇴물들이라 장래가 밝은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시야가 썩어버린 게 분명했음.

우리 애, 기를 죽일 필요 없지. 다른 놈들에게 피해가 되든 말든 무슨 상관이람. 내 새끼만 잘되면 상관없지 안 그래? 난 누가 뭐래도 우리 애 편들 것임.


그렇게 연습, 연습 시합, 로테이션 확인, 새로운 대형 복기, 자율연습 등으로 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음. 내색은 하지 않지만 히나타의 목소리에 기운이 없었음. 미묘하지만 데시벨도 낮아지고 톤도 떨어졌음. 확실했음. 쟤 지금 속상해서 마음이 엉망진창일게 분명했음. 

뒤처지고 있다는 감각은 확실히 기분이 더럽지.


"난 거기가 우리 밀고 당기는 것 같아. 밀면 내가 당기면 되는 거지. 안 그래? 걍 쳐들어가 버리자. 이미 와버렸는데 어쩔 거야. 그 자식들이. 안 그래?"


원래 나쁜 짓 하자고 꾀는 말은 달콤한 법임.




"여주 선배, 혹시 오늘 보셨나요?" / "아니." / "어... 그러게?"


"히나타는 아직 안 왔죠?" / "아, 그러네. 이 시간에 없다니 확실히 별일이네."








"진짜 존나 싫다. 영감탱. 키 성애자인가. 왜 저렇게 높이에만 집착하는 거야. 그러니까 영감탱인 거야. 개 꼰대."


가오잡는 표정으로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1학년들에게 유감이 있는 건 아님. 그냥 그 높게 치솟은 신장이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해서 뽑은 이 합숙의 대빵일 영감탱에게 유감이 있을 뿐. 이래서 우리 히나타를 안 뽑았구먼. 진짜 개빡친다. 인정할 건 인정하라고! 세대의 흐름이 바뀌고 플레이 스타일도 유행이 있다고! 언제까지 그런 구닥다리 높이 집착으로 이 화려한 개인기 시대를 따라오려고 그러는 건지... 정말 너무너무 꽉 막히지 않음???


그 사이에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서 있는 우리의 귀염둥이 히나타.



정말 소둥하고 힐링 되는 재질 아니냐고. 저 지금 가오충 남 고딩들 특유의 기 싸움 특유의 시건방진 표정 사이에서 저런 햇살 캐가 나오니까 진짜 밸런스가 딱이지 않겠냐고요!



"저기... 너는 호출되지 않았지?"



'무시하자. 난 몰라. 모르는 사람 입니다.'


"우와! 카라스노의 10번이잖아!"



"바보 아냐?!" / "그치만, 체포는 곤란하잖아."


"어떻게 돼먹은 사고 회로야?! 이 바...! 진짜 바보!"



...헤... 바보라서 미안합니다... ㅎ 왜 나한테 하는 말 같냐... ㅎ 왜이렇게... ㅎ






한편,


"어...?!"


"히나타는 1학년 강화 합숙에 간 모양이에요. 그래서, 지금 시라토리자와에 있다고... 여주 선배랑..."


"ㅋㅋㅋㅋ왘ㅋㅋ캌캌ㅋㅋㅋㅋㅋ" / "제법인데 쇼요! 멋진데 여주 선배!"


"정말... 그러네...."



"웃기지 마! 하나 타! 이 자식! 여주는 왜 또 거기 있는 거야!!"


난 없다고 해라. 데려다주고 다시 돌아갔다고 해라. 히나타 넌 할 수 있는 남자야. 그렇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어. 그렇지? 응?!!! 제발 그렇다고 해!! 무서워 죽겠네;;!!

코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수화기 밖으로 까지 울리는데 진짜 이번 건 좀 무서웠음. 진짜....


"죄송합니다!!"


같이 호달달 떨던 히나타가 사색이 되더니 갑자기 책상에 머리를 박으며 사과를 하는 게 아니겠음?! 아, 이건 진짜다. 타케쨩이야. 타케쨩 화나면 무서워. 본적은 없지만... 원래 얌전한 사람이 화내면 존나게 무서운 거 알고 있어. 진짜 개무섭다....;;;




"목숨만은 살려주시옵고, 제가 이 난관과 역경을 헤쳐 나갈 지혜와 용기를 주시옵소서! 성부 성좌 성렁의 이름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아메에에에엔!!"


이게 내 마지막 유언은 아니길 빌었다. 잘못한 건 알고 있지만! 그렇지마아안! 억울하잖아! 내 새끼가 억울하잖아!! 나도 억울하잖아!! 키 성애자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야!!


"카라스노 보다 이쪽의 연습이 더 중요하단 건 아니에요."


"하지만 강한 녀석들이 모이는 합숙에 저도 들어가고 싶어요. 알고 싶어요!"



히나타 이 자식... 꼬실 때 덥석 물어버리길래 그냥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 건 줄 알았더니 딱히 그런 것만은 아닌 모양이었음. 나름의 고민과 내 꼬임의 뜻이 일치했기에 동참했나 봄. 이성적인 판단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구나... ㅎ 나만 너무 본능에 충실했네ㅎㅎㅎ; 약간 좀 배신감 느꼈다 히나타ㅋ 너 나랑 같은 계열 아니었냐고.



"볼 보이가 한 명 늘어나는 것 정도야 상관없네."


...허락해준 건 고맙지만 역시 영감탱은 생물학적으로 나랑 좀 안맞는듯... 볼 보이가 뭐냐고... 그냥 끼워주면 안되나? 되게 까탈스럽네... 진짜 영감탱 머리 다 뽑히고 싶어?! 남은 머리라도 지키고 싶다면 잘하자. 어?!


여차저차해서 잘 마무리가 되는 듯했는데 갑자기 또 영감탱이 하지도 않아도 될 말을 뱉었음.


"미리 말해두지. 카게야마라는 세터가 없는 네게 난 가치를 못 느낀다. 볼 보이가 싫으면 언제든 돌아가도 좋다."



죄명이 있는 죄수였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거지 저도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는 줄 아세요? 이 영감탱이가.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지 그걸 구분하지 못하는 건가요? 예?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는 건가요? 예?!

아, 좋지! 높이! 높이 있으면 확실히 손을 댈 수 없는 곳에서 내려 꽂으면 되니까, 아! 좋지! 파워! 파워가 있으면 건들지도 못하고 설사 터치가 있다고 해도 공이 이상한 곳으로 튈 수 있지!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걸 왜 저 오래 산 영감탱은 모를까?! 심지어 우리 애 아직 덜 컸어요! 자라는 중인데요?! 성장이 멈춘 그 쪽과 달리 자라고 있는 우리 애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 아닌가요!?


절대로 용서 못 해.

내가 이곳에서 뭐라도 챙겨간다. 뭐라도 훔쳐 간다. 그게 영감탱 틀니라고 해도!!!



"연습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만약 내가 저런 말을 들었더라면 영감탱에게 막말을 하고 깽판을 치며 이딴 더러운 곳 미련도 없다는 듯 박차고 나갔을지도 모름. 그러나 히나타는 자존심이 상할지언정 이 자리에 있을 모양이었음. 꽉 말아진 저 주먹이 그 의지를 담고 있는 듯했음. 듣는 당사자가 버티겠다는데 내가 저기서 걍 짱나니까 가자! 하면서 산통을 깰 필요는 없지.

그저 원래대로, 우리가 해왔던 것처럼 너를 믿어주는 게 내 최선의 응원이겠지. 항상 잘해왔잖아. 히나타. 그리고 우리. 내가 너를 위해 스킬 도둑놈이 되어줄게. 우리 존나 맛있게 잘 먹고 잘 써먹자!


 


"카라스노 고교 1학년 히나타 쇼요! 164cm! 포지션 볼 보이! 잘 부탁드립니다!"


선전포고가 너무 멋진 거 아니냐고.

나아가고 싶다, 더 다른 내가 되고 싶다는 그 욕심과 욕망을 나는 항상 응원해.


"볼 보이로 다시 일진 짱 먹어보자고!"


봄철대회이라는 대형 메인 퀘스트를 진입하기 전 볼 보이로 시작해 짱먹는 서브 퀘스트 정돈 있어야지 ㅋ 안 그래?


그리고 히나타의 의지가 너에게도 전염됐으면 좋겠어. 츳키. 난 솔직히 히나타보다 네가 더 걱정이 되거든.


제일 구석진 단상에 눈만 내밀곤 외치질 못하는 응원을 되뇌었음.


대게 청춘이란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판에 박힌 모습들이 생각나기 마련이었음. 인생에 가장 활동력이 강한 어린 시기나 청년 시절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함.

평생의 가장 열정적인 순간이지 않을까?

그게 어떠한 사람은 지금 일 수도 있고 몇십년 뒤 일수도 있음. 아니면 또 여러 번의 그러한 시절을 보낼지도 모름. 아님 평생을 경험하지 못할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난 지금의 네가 이런 열의를 불태워봤음 좋겠어. 열기는 언제든 자신의 발화점에 불이 붙는다면 태워볼 수 있지만 기회는 항상 오지 않으니까. 

그랬으면 좋겠어. 히나타도, 츳키도, 그리고 도쿄에 있을 카게야마도.

우리 카라스노가.


드디어 잡은 이 기회를 청춘이라는 불길로 태워봤음 좋겠어.


먹고싶은 맛이 있는데 아직 메뉴에 없다면 직접 조리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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